지상권 존속기간을 30년보다 짧게 정해도 법으로 30년까지 늘어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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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권 존속기간을 30년보다 짧게 정해도 법으로 30년까지 늘어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토지 위에 건물을 짓거나 수목을 심으려고 지상권을 설정할 때, 계약서에 존속기간을 짧게 적어두면 그 기간대로 효력이 생긴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민법은 지상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건물의 종류에 따라 최소 5년에서 30년까지 존속기간을 강제하고 있고, 계약으로 이보다 짧게 정해도 그 약정은 법이 정한 기간까지 자동으로 늘어납니다. 반대로 토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짧은 기간으로 합의했다고 안심했다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 지상권에 묶이는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상권 존속기간이 왜 최단기간보다 짧아질 수 없는지, 그 근거와 계약·등기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지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지상권이란 무엇인가 — 토지 위 건물·수목을 소유하는 물권

민법 제279조는 지상권을 "타인의 토지에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을 소유하기 위하여 그 토지를 사용하는 권리"로 정의합니다. 핵심은 지상권이 임차권처럼 계약 당사자 사이에서만 효력이 있는 채권이 아니라, 등기를 통해 성립하는 물권이라는 점입니다. 물권이기 때문에 토지 소유자가 바뀌더라도 지상권자는 새 소유자에게 그대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고, 임대차처럼 소유자와의 개인적 신뢰관계가 끊어졌다는 이유로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실무에서 지상권은 여러 형태로 설정됩니다. 토지 소유자와 별도로 건물을 짓는 사람이 토지 사용권을 확보하려고 설정하는 일반적인 경우 외에도, 금융기관이 나대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면서 담보가치 보전을 위해 함께 설정하는 담보목적 지상권, 지하철이나 송전선처럼 토지의 상하 일정 범위만 사용하는 구분지상권 등이 있습니다. 문제는 계약 실무에서 지상권과 임대차를 혼동해 존속기간이나 등기 여부를 임의로 정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 권리의 성격 — 지상권은 물권, 임차권은 채권. 지상권은 토지 소유자 변경과 무관하게 유지됨.

  • 성립 요건 — 지상권은 등기해야 효력 발생, 임대차는 계약만으로 성립하고 등기는 선택.

  • 양도·담보 제공 — 지상권자는 설정자 동의 없이도 지상권을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 가능(제282조).

  • 존속기간 보장 — 지상권은 민법 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이 강제되지만, 임대차는 이런 최단기간 강제가 없음.

지상권은 계약으로 발생하는 채권인 임차권과 달리 등기를 통해 성립하는 물권이어서, 토지 소유자가 바뀌어도 지상권자는 그 지위를 그대로 주장할 수 있다.

지상권 존속기간, 계약으로도 최단기간보다 짧게 정할 수 없다

민법 제280조 제1항은 계약으로 지상권의 존속기간을 정하는 경우에도 다음 기간보다 짧게 정하지 못하도록 못박고 있습니다. 첫째, 석조·석회조·연와조 또는 이와 유사한 견고한 건물이나 수목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때에는 30년입니다. 둘째, 그 외의 일반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때에는 15년입니다. 셋째, 건물이 아닌 공작물(광고탑·주차장 시설 등)을 소유할 목적인 때에는 5년입니다. 건물의 견고성 정도, 즉 철거·재건축에 걸리는 시간과 투자 회수 기간을 고려해 법이 유형별로 하한선을 그어둔 것입니다.

여기서 실무에서 가장 자주 오해가 생기는 부분이 제280조 제2항입니다. 당사자가 이 최단기간보다 짧은 기간을 계약서에 써넣었다고 해서 그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거나 존속기간 조항만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법은 "전항의 기간까지 연장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짧게 정한 약정은 자동으로 법정 최단기간까지 늘어난 것으로 취급됩니다. 예를 들어 견고한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지상권을 설정하면서 계약서에 "존속기간 10년"이라고 적었더라도, 실제로는 30년짜리 지상권이 성립한 것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 견고한 건물(석조·석회조·연와조 등)·수목 소유 목적 — 최단 30년

  • 그 밖의 일반 건물 소유 목적 — 최단 15년

  • 건물 이외의 공작물 소유 목적 — 최단 5년

  • 계약으로 이보다 짧게 정해도 계약은 유효하고, 기간만 해당 최단기간까지 연장됨

존속기간을 짧게 정한 계약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조항만 법이 정한 최단기간까지 자동으로 늘어난다.

편면적 강행규정인 이유 — 지상권자를 보호하는 취지

민법 제289조는 제280조를 포함한 존속기간·갱신·매수청구권 관련 규정에 위반하는 계약으로서 지상권자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학계와 실무에서는 이를 편면적 강행규정이라고 부릅니다. 당사자 쌍방을 똑같이 구속하는 강행규정이 아니라, 오직 지상권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만 작용을 막고 지상권자에게 유리한 방향의 합의는 그대로 인정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최단기간보다 짧게 정하는 합의는 지상권자에게 불리하므로 효력이 없지만, 최단기간보다 더 길게 정하는 합의는 얼마든지 유효합니다.

이런 강행규정을 둔 취지는 분명합니다. 지상권자는 대개 건물을 신축하거나 수목을 심는 데 상당한 자본을 투입합니다. 토지 소유자가 계약 협상에서 우월한 지위에 있다는 점을 이용해 존속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강요하면, 지상권자는 투자금을 회수하기도 전에 건물을 철거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습니다. 법은 이런 불균형을 막기 위해 건물의 종류별로 최소한의 존속기간을 강제로 보장해, 지상권자가 안정적으로 토지를 사용하며 투자를 회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준 것입니다.

존속기간을 아예 정하지 않았다면 — 민법 제281조

계약 당사자가 지상권을 설정하면서 존속기간을 아예 정하지 않는 경우도 실무에서 흔합니다. 이때는 민법 제281조 제1항에 따라 그 기간은 앞서 본 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으로 봅니다. 즉 견고한 건물이나 수목 소유가 목적이면 30년, 일반 건물이면 15년, 공작물이면 5년으로 자동 확정되는 것입니다.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지상권의 효력이 불안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법이 정한 최단기간이 그대로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한 가지 예외가 있습니다. 지상권 설정 당시 공작물의 종류와 구조 자체를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제281조 제2항에 따라 존속기간을 15년으로 봅니다. 계약서에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한다"는 정도만 적고 그 건물이 견고한 구조인지 일반 구조인지조차 특정하지 않았다면, 30년이 아니라 중간 수준인 15년으로 처리된다는 뜻입니다. 계약서를 작성할 때 목적물의 종류와 구조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두어야 나중에 존속기간을 둘러싼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계약을 갱신할 때도 최단기간 규정이 적용된다

지상권 존속기간이 만료된 뒤 당사자가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에도 최단기간 규정은 그대로 작동합니다. 민법 제284조는 당사자가 계약을 갱신할 때 지상권의 존속기간을 갱신한 날로부터 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보다 짧게 정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최초 설정 계약뿐 아니라 갱신 계약에도 같은 하한선이 적용되는 것이어서, 갱신 시점에 토지 소유자가 짧은 기간을 요구해도 법정 최단기간 아래로는 내려갈 수 없습니다.

다만 갱신 시에도 최단기간보다 더 긴 기간을 정하는 것은 당사자의 자유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 건물 소유 목적으로 최단 15년짜리 지상권을 설정했다가 갱신하면서 20년으로 합의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반대로 갱신 계약서에 "5년"이라고만 적었다면, 그 조항 역시 제280조·제284조에 따라 15년까지 자동으로 연장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갱신 협상 단계에서 이 하한선을 모르고 짧은 기간에 합의해 준 것처럼 서류를 정리해 두면, 나중에 실제 권리관계와 등기·계약서 문언이 어긋나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최단기간이 지나면 끝? — 갱신청구권과 지상물매수청구권

존속기간이 만료되었다고 해서 지상권자가 곧바로 건물을 철거하고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283조 제1항은 지상권이 소멸한 경우 건물 기타 공작물이나 수목이 현존하는 때에는 지상권자가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토지 소유자가 이 갱신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지상권자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설정자가 계약 갱신을 원하지 않을 때 지상권자가 상당한 가액으로 그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지상물매수청구권은 형성권으로 이해되어, 지상권자가 매수청구 의사를 표시하면 그 즉시 토지 소유자와 지상권자 사이에 지상물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한 것과 같은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결국 존속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지상권자는 갱신청구와 매수청구라는 두 갈래 방어수단을 가지고 있어, 최단존속기간 규정과 함께 지상권자의 투자 회수를 이중으로 보장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토지 소유자 입장에서는 존속기간 만료만으로 곧바로 토지를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법정지상권에도 최단존속기간이 적용되는가

지금까지 살펴본 것은 당사자가 계약으로 설정하는 약정지상권의 존속기간입니다. 이와 별개로 민법 제366조가 정하는 법정지상권, 그리고 판례로 인정되어 온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처럼 당사자의 계약 없이도 법률 규정이나 판례 법리에 따라 성립하는 지상권이 있습니다.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동일인 소유였다가 경매로 소유자가 달라지는 경우, 건물 소유자에게 법정지상권이 인정되는 식입니다.

이런 법정지상권은 처음부터 당사자 사이에 존속기간을 정하는 계약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실무와 판례는 법정지상권도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지상권으로 취급해, 앞서 본 민법 제281조·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 규정을 그대로 준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법정지상권이 성립한 건물이 견고한 구조인지 일반 구조인지에 따라 30년 또는 15년의 최단기간이 인정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약정으로 설정한 지상권이든, 계약 없이 법률상 성립하는 지상권이든 존속기간의 하한선을 정하는 원리 자체는 다르지 않은 셈입니다.

계약·등기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

지상권 설정 계약서를 작성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존속기간 조항을 당사자 편의대로 짧게 적어두는 것입니다. 토지 소유자로서는 "짧게 써두면 짧게 끝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앞서 본 대로 최단기간까지 자동 연장되므로 계약서상 문구와 실제 법률관계가 어긋나게 됩니다. 이 어긋남은 등기부에도 그대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지상권 설정등기 신청 시 등기원인증서에 적힌 존속기간이 그대로 등기부에 기재되는데, 계약서상 짧은 기간이 그대로 올라가 있으면 제3자가 등기부만 보고 실제보다 짧은 기간에 지상권이 끝난다고 오인할 소지가 있습니다.

토지를 매수하거나 담보로 잡으려는 사람 입장에서도 이 부분은 중요합니다. 등기부상 지상권 존속기간이 짧게 기재되어 있다고 해서 실제로도 그 기간에 끝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 설정 목적물이 견고한 건물인지 일반 건물인지, 최초 설정일이 언제인지를 함께 확인해 실질적인 최단존속기간을 따져봐야 합니다. 반대로 토지 소유자가 나중에 매도나 재개발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상권 설정 단계에서부터 목적물의 종류와 구조를 명확히 하고 강행규정상 하한선을 감안해 협상해야 예상치 못하게 오래 지상권에 묶이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근저당권과 함께 설정되는 담보목적 지상권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융기관이 나대지에 근저당권을 설정하면서 채무자나 제3자가 건물을 지어 담보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을 막으려고 함께 설정하는 지상권인데, 이 경우에도 계약서상 존속기간을 짧게 적으면 제280조가 그대로 적용되어 최단기간까지 늘어납니다. 근저당권이 이미 말소되었더라도 지상권 등기가 별도로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토지를 새로 매수하거나 개발하려는 사람은 근저당권 말소 여부와 무관하게 지상권 등기의 존속 여부와 존속기간을 함께 확인해야 뒤늦은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지상권 계약서에 존속기간을 5년으로 적었는데, 견고한 건물을 짓는 경우라면 어떻게 되나요?

A. 견고한 건물 소유를 목적으로 한 지상권은 민법 제280조에 따라 최단 30년이 보장되므로, 계약서에 5년이라고 적었더라도 그 조항은 30년까지 자동으로 연장된 것으로 취급됩니다.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기간 조항만 법정 최단기간으로 대체되는 구조입니다.

Q. 최단존속기간보다 긴 기간으로 계약하는 것도 안 되나요?

A. 됩니다. 민법 제280조와 제289조는 지상권자에게 불리한 짧은 기간 약정만 막는 편면적 강행규정이어서, 최단기간보다 더 길게 정하는 합의는 당사자 사이에서 얼마든지 유효합니다.

Q. 존속기간을 아예 정하지 않고 계약했다면 지상권이 무효인가요?

A. 무효가 아닙니다. 민법 제281조에 따라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이 그대로 적용되고, 목적물의 종류와 구조까지 정하지 않았다면 15년으로 봅니다.

Q. 지상권 존속기간이 끝나면 건물을 무조건 철거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민법 제283조에 따라 건물 등이 현존하면 지상권자는 계약 갱신을 청구할 수 있고, 토지 소유자가 갱신을 원하지 않으면 상당한 가액으로 지상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법정지상권도 존속기간이 정해져 있나요?

A. 법정지상권은 당사자 계약으로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존속기간을 정한 바가 없으므로,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지상권으로 취급되어 민법 제281조·제280조의 최단존속기간 규정이 준용된다고 보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Q. 등기부에 적힌 존속기간이 실제보다 짧게 기재되어 있으면 문제가 없나요?

A. 계약서·등기원인증서에 짧은 기간이 그대로 올라가 있으면 실제 법률관계(최단기간까지 연장된 상태)와 등기부 기재가 어긋날 수 있어, 토지 거래나 담보 설정 시 목적물의 종류·구조와 설정일을 함께 확인해 실질적인 존속기간을 따져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지상권 존속기간은 당사자가 계약서에 무엇을 적었는지가 아니라, 목적물이 견고한 건물인지·일반 건물인지·공작물인지에 따라 법이 정한 최단기간이 우선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짧게 정한 약정은 무효가 되지 않고 그 최단기간까지 자동으로 늘어나며, 이는 갱신 계약과 존속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 나아가 법정지상권에도 같은 원리로 이어집니다.

계약서 문구와 등기부 기재만 믿고 존속기간을 판단하면 실제 권리관계와 어긋날 수 있으므로, 지상권을 설정하거나 지상권이 걸린 토지를 거래하기 전에는 목적물의 종류와 최초 설정일부터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용인 처인이나 양평·용문 일대처럼 전원주택·토지 거래가 잦은 지역에서는 지상권 존속기간을 둘러싼 분쟁이 특히 자주 발생하는 만큼, 계약 전 검토를 권해드립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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