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강제추행 사건은 형법이 아니라 성폭력처벌법 제7조가 적용되어 법정형부터 다르게 시작합니다. 성인을 상대로 한 일반 강제추행죄는 벌금형까지 선택할 수 있는 데 반해,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면 최소 5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선고할 수 있고 벌금형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공소시효 배제, 신상정보 공개, 취업제한 같은 형벌 이외의 처분까지 뒤따르다 보니, 사건 초기에 대응 방향을 잘못 잡으면 돌이키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폭력처벌법 제7조가 왜 이렇게 무겁게 설계되어 있는지, 그리고 실제 수사·재판 단계에서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13세 미만 피해자, 왜 형법이 아니라 성폭력처벌법 제7조가 적용되나
강제추행죄의 기본 조문은 형법 제298조로,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만 놓고 보면 사안이 가벼우면 벌금형으로, 무거우면 실형으로 폭넓게 양형이 갈릴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13세 미만이라면 이 형법 조항 대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이 적용되어,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사람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는 문구 그대로 처벌받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제7조 제3항이 강제추행죄와 별개의 새로운 범죄를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조문이 스스로 "형법 제298조의 죄를 범한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있듯, 성립요건 자체—폭행 또는 협박의 존재, 그로 인한 추행 행위—는 형법상 강제추행죄와 동일합니다. 다만 피해자의 나이가 범행 당시 만 13세 미만이라는 사정 하나가 더해지면서 법정형의 하한이 5년으로 껑충 뛰어오르는 것입니다. 나이는 판결 선고 시점이 아니라 범행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수사나 재판이 길어져 피해자가 그사이 13세를 넘겼더라도 적용 조문은 바뀌지 않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은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와 동일한 성립요건에 '피해자가 범행 당시 13세 미만'이라는 나이 요건만 더해 법정형의 하한을 끌어올린 가중처벌 규정이다.
벌금형이 사라진 이유 — 5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남은 법정형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은 과거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3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양형 선택지를 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 5월 19일 개정으로 벌금형이 삭제되면서, 지금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만 남아 있습니다. 그 결과 형법상 일반 강제추행죄(제298조)는 상한만 있고 하한이 없어 벌금이나 단기 실형까지 가능한 반면, 13세 미만 대상 사건은 정반대로 하한이 고정되어 벌금 선택 자체가 원천적으로 막혀 있는 구조가 됐습니다.
이렇게 법정형 하한을 높은 수준으로 고정한 조항이 형벌 간 비례원칙이나 평등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실제로 있었습니다. 의정부지방법원이 이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2025년 11월 27일 재판관 9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아동 대상 성범죄의 특수성과 피해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5년 이상이라는 하한이 과도하지 않고, 정상을 참작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작량감경을 거쳐 법관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길도 열려 있어 재량권을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폭행·협박이 없어도 처벌된다 — 위계·위력에 의한 추행
강제추행이라고 하면 흔히 물리적인 힘이나 협박을 동반한 장면을 떠올리지만, 13세 미만 피해자 사건에서는 그런 요소가 전혀 없어도 동일하게 무겁게 처벌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5항은 13세 미만의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추행한 사람도 제3항의 예에 따라, 즉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위계는 상대방을 속여 착오에 빠뜨리는 것이고, 위력은 상대방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만한 세력을 이용하는 것으로, 반드시 눈에 보이는 폭력이 아니어도 성립합니다.
실무에서는 게임이나 놀이를 빙자해 신체를 만지게 유도하거나, 어른의 말이라 거역하기 어려운 지위·신뢰관계를 이용해 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이 위계·위력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조항이 두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13세 미만 아동은 상황을 판단하고 거부 의사를 명확히 표현할 능력이 성인보다 부족하다고 보기 때문에, 물리적 강제력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법이 보완 장치를 마련해 둔 것입니다. 그래서 피해 아동이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거나 심지어 순순히 따랐다는 사정은 무죄의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강제추행의 '폭행·협박', 완화된 기준으로 다시 정의되다
폭행·협박이 실제로 있었던 사건에서도 그 폭행·협박이 어느 정도여야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는지는 오랫동안 다퉈진 문제였습니다. 종래 대법원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한 폭행·협박이어야 한다는 이른바 최협의설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8도13877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태도를 40년 만에 변경해,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은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로 강력할 것을 요구하지 않고, 상대방 신체에 불법한 유형력을 행사하거나(폭행) 일반적으로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협박)이면 충분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은 이른바 기습추행 법리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추행행위와 동시에 이루어지는 폭행은 상대방의 의사를 억압할 정도일 필요가 없고,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면 그 힘의 세기와 무관하게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완화된 기준은 특히 13세 미만 아동 피해 사건에서 의미가 큽니다. 아동은 성인보다 신체적으로 저항하기 어렵고, 놀란 상황에서 두려움을 즉각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완화된 기준은 그런 아동의 현실적 반응을 반영해 강제추행 성립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작동합니다.
'추행'인지 아닌지, 법원이 보는 기준
폭행·협박의 정도와 별개로, 문제 된 행위 자체가 '추행'에 해당하는지도 다퉈지는 지점입니다.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2417 판결은 추행을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구체적으로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다음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행위였는지 여부
피해자의 성별과 연령, 발달 단계
행위자와 피해자의 이전부터의 관계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구체적 경위와 행위 태양
범행 당시 주위의 객관적 상황과 그 시대의 성적 도덕관념
13세 미만 아동이 피해자인 사건에서는 이 가운데 '피해자의 의사'를 판단할 때 나이와 발달 단계가 특히 중요하게 반영됩니다. 아동이 명확한 거부 표현을 하지 않았다거나, 사건 이후에도 가해자를 평소처럼 대했다는 사정만으로 추행 사실 자체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부위, 접촉이 이어진 시간, 그리고 그 상황에서 통상적인 아동이라면 어떻게 반응했을지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미수에 그쳐도, 뒤따르는 부수처분까지 무겁다
성폭력처벌법 제15조는 제3조부터 제9조까지의 미수범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제7조 위반죄의 미수범도 처벌 대상입니다. 신체 접촉을 시도했지만 피해 아동이 도망치거나 주변인이 제지해 실제 접촉에까지 이르지 못한 경우에도, 실행에 착수한 이상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다만 미수에 그쳤다는 사정은 기수와 비교했을 때 양형에서 유리하게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형사처벌 자체가 확정되면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13세 미만 대상 강제추행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벌과는 별도로 여러 보안처분이 함께 부과될 수 있고, 이는 형의 집행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일상과 직업에 영향을 미칩니다.
신상정보 등록 — 성명·주민등록번호·주소·사진 등을 일정 기간 등록·관리
신상정보 공개·고지 — 여성가족부 홈페이지 공개, 인근 지역 고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 학교·학원·체육시설 등에 일정 기간 취업 금지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 재범 위험성이 인정되면 부착명령 청구 가능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 형 집행과 별도로 일정 시간 이수 의무
공소시효가 없다는 것의 무게
일반 형사사건은 범죄 종류에 따라 공소시효가 정해져 있어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소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그러나 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3항은 13세 미만의 사람 및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에 대하여 형법 제297조부터 제305조까지의 죄를 범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과 군사법원법에 규정된 공소시효를 아예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도 이 범위에 포함되므로,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강제추행은 공소시효 자체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사건 발생 시점으로부터 수년, 심지어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성인이 된 피해자가 뒤늦게 어린 시절의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고, 시간이 흘렀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시간이 오래 지난 사건일수록 물리적 증거는 남아 있기 어려워,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과 구체성, 주변 정황, 당시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형이 아니라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법정형만 보면 집행유예는 불가능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형법 제53조는 범죄의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 법관이 작량감경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유기징역을 감경할 때는 형법 제55조에 따라 그 형기의 2분의 1까지 감경할 수 있습니다. 5년의 2분의 1은 2년 6개월이므로, 작량감경이 이루어지면 형법 제62조가 정한 집행유예 요건인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의 범위 안으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앞서 본 헌법재판소의 2025년 합헌 결정도 바로 이 지점—작량감경을 통해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법정형 하한이 과도하지 않다고 본 논거 중 하나로 명시했습니다.
그러나 법리상 가능하다는 것과 실제로 그 결과를 받아내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법원은 범행의 경위와 수법, 피해 아동의 나이와 피해 정도, 반성의 정도,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 동종 전과 유무, 재범 위험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작량감경 여부와 집행유예 선고 여부를 결정합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사실관계를 명확히 정리하고 정상관계 자료를 체계적으로 준비하는지에 따라 최종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피해자가 사건 당시 13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나이는 판결 선고 시점이 아니라 범행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범행 시점에 만 13세가 되지 않았다면 성폭력처벌법 제7조가 적용되고, 수사나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생일이 지나 13세를 넘겼더라도 적용 조문은 바뀌지 않습니다. 반대로 범행 당시 이미 13세를 넘긴 상태였다면 이 조항이 아니라 형법 제298조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법정형 구조 자체가 달라집니다.
Q. 벌금형으로 사건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 2020년 5월 개정 이후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의 법정형에는 벌금형이 아예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식으로 기소되어 유죄가 인정되면 최소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선고되거나, 정상 참작 사유가 인정되어 작량감경을 거쳐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두 갈래뿐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혐의를 다투거나 기소유예를 받아내는 방법은 별개의 문제이므로, 벌금형이 없다는 사정과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Q. 피해 아동 측과 합의하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요?
A. 성폭력처벌법 위반죄는 피해자의 처벌불원 의사만으로 공소권이 소멸하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가 이루어져도 수사와 기소 자체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진지한 피해 회복 노력은 양형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작량감경 후 집행유예 여부를 가르는 국면에서는 합의 성립 여부와 그 시기가 실질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신체 접촉이 짧았거나 옷 위로만 있었어도 강제추행이 되나요?
A. 접촉 시간의 길고 짧음이나 옷을 사이에 두었는지는 그 자체로 추행 여부를 가르는 절대적 기준이 아닙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대로 피해자의 의사와 나이, 행위 경위, 구체적 행위 태양 등을 종합해 판단하며, 옷 위 접촉이라도 추행으로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특히 13세 미만 아동 사건에서는 접촉 부위가 성적 의미를 가지는지, 그 상황에서 통상적인 아동이라면 어떻게 받아들였을지가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Q. 미수에 그쳤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15조에 따라 제7조 위반죄의 미수범도 처벌 대상입니다. 실행에 착수했으나 실제 접촉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미수범으로 기소될 수 있으며, 다만 기수보다 형이 감경될 여지는 있습니다. 신상정보 등록이나 취업제한 같은 부수처분 역시 미수범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동 면제되지 않습니다.
Q. 공소시효가 없다면 몇십 년 뒤에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성폭력처벌법 제21조 제3항에 따라 13세 미만 피해자에 대한 강제추행은 공소시효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아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기소가 가능합니다. 다만 오래된 사건일수록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과 정황 증거의 확보가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피고인 입장에서도 시간이 흘렀다는 사정만으로 방어권 행사가 불리해지지 않도록, 당시 상황을 뒷받침할 자료를 최대한 조기에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맺음말
성폭력처벌법 제7조가 13세 미만 피해자를 상대로 한 강제추행에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무거운 하한을 두고 벌금형까지 없앤 것은, 물리적 폭력의 강도가 아니라 피해자가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부족한 아동이라는 사정 자체를 무겁게 본 결과입니다. 폭행·협박 없이 위계나 위력만으로도 처벌되고, 폭행·협박의 판단 기준마저 완화된 방향으로 정리된 지금은 신체 접촉이 짧았다거나 아이가 저항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무죄의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공소시효조차 없는 범죄인 만큼, 수사 초기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하고 법리에 맞게 대응하는지가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관련 사건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는 만큼, 사건 초기부터 정확한 법적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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