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야스닷컴 이용자의 단계별 형사책임을 정리해 드렸는데, 이후 "야동코리아는 어떻게 되느냐", "제가 쓰던 사이트는 이름이 다른데 괜찮은 거냐"는 질문을 여러 건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법이 보는 것은 사이트 이름이 아닙니다. 어느 사이트를 거쳤든 내가 접한 파일이 무엇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이 두 가지로 처벌 여부가 결정됩니다.
기준은 지난 글과 동일한 세 갈래입니다. 성인 간 합의하에 제작된 일반 음란물은 혼자 보거나 내려받은 것만으로 처벌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반면 몰래카메라 등 불법촬영물은 소지·구입·저장은 물론 시청 자체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고(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이르면 구입·소지·시청만으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며 벌금형이 아예 없습니다(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
문제는 이런 사이트들에 세 종류의 파일이 뒤섞여 있다는 점입니다. 제목만 봐서는 일반 음란물인지 불법촬영물인지 알기 어렵고, '국산', '유출', '몰카' 같은 표현이 붙은 게시물은 불법촬영물임을 알면서 접근했다는 정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교복 등 미성년자로 보이게 연출된 영상이라면 아청법 쟁점까지 더해집니다. 판례는 등장인물이 어려 보인다는 사정만으로 성착취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하지만(대법원 2014. 9. 24. 선고 2013도4503 판결), 그것은 법원 단계의 판단 기준이고, 수사 단계에서는 일단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용 방식도 다시 강조해 드립니다. 이런 사이트들은 토렌트 파일을 내려받아 재생하는 구조인 경우가 많은데, 토렌트는 내려받는 동안 내 컴퓨터가 다른 이용자에게 파일 조각을 보내주는 방식이라, 대법원은 이를 음란물의 배포 내지 공공연한 전시로 봅니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9도5283 판결). 일반 음란물이라도 토렌트로 받았다면 정보통신망법 위반(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될 수 있고, 불법촬영물이라면 유포죄로 형이 훨씬 무거워집니다.
시점의 문제도 있습니다. 소지죄는 파일을 지배하는 동안 계속 성립하는 범죄여서, 오래전에 받아둔 파일이라도 지금까지 기기나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6도541 판결). "몇 년 전 일이라 시효가 지났겠지"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파일이 남아 있는 한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의 수사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도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용자가 개별적으로 적발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사이트 운영자나 대량 유포자에 대한 수사에서 서버 자료와 회원 정보, 접속 기록이 확보되면서 이용자들이 사후에 특정되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용 시점과 연락이 오는 시점 사이에 몇 달에서 몇 년의 간격이 생기고, 본인은 잊고 있던 일로 갑자기 출석요구를 받게 됩니다. 이때 소지죄가 계속범이라는 위 법리가 다시 중요해집니다. 과거의 시청은 그 시점의 문제로 끝나지만, 파일이 지금도 남아 있다면 현재진행형의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기기와 클라우드, 외장하드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 스스로 확인해 보는 것이 상황 파악의 첫 단계인 이유입니다.
경찰 연락을 받았다면 확인할 것은 하나입니다. 어느 파일의 어떤 행위가 문제되는가. 일반 음란물 시청이라면 처벌규정 자체가 없고, 불법촬영물 시청이라면 불법촬영물임을 알았는지가, 토렌트 이용이라면 공유 사실의 인식이 각각 쟁점이 됩니다. 혐의별로 다툴 지점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용한 사이트와 접속 방식, 내려받기·스트리밍 여부, 파일의 저장 위치와 시기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두면 쟁점이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연락을 받은 뒤 기기를 급하게 초기화하는 것은 삭제 흔적이 복원되면서 오히려 불리한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함께 읽을 글 — 함께 발표된 조개모아 사건에서 이용자가 어디까지 수사 대상이 되는지도 정리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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