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수윤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최근 검토한 카피제품 사건에 대하여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의뢰인의 독창적인 디자인의 인기상품에서 색상만 변경한 제품이 전시장, 팝업스토어에서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분쟁에서 나오는 질문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상대방이 색이나 크기를 조금 바꿔 놓았는데 이것도 모방으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소송으로 끝까지 가면 판매를 막을 수 있는지입니다.
디자인등록을 해두지 않았다면
이때 기댈 수 있는 것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자목입니다. 타인이 제작한 상품의 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 대여하거나 이를 위해 전시, 수입, 수출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상품의 형태란 형상, 모양, 색채, 광택 또는 이들을 결합한 것을 말합니다. 색채가 형태의 구성요소로 명시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색상만 바꾸면 모방이 아닌가
법에서 말하는 모방은 타인의 상품 형태에 의거하여 실질적으로 동일한 형태의 상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합니다. 변경이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지는 변경의 내용과 정도, 그 착상의 난이도, 변경으로 인한 형태적 효과를 종합해 판단합니다(대법원 2008. 10. 17.자 2006마342 결정,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20044 판결).
그래서 치수를 조금 줄이거나 제품명을 바꾸는 정도로는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변경이고, 전체적인 외관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색채는 조금 다릅니다. 색채 역시 형태를 이루는 요소이므로, 색상의 변경이 제품 전체가 주는 인상을 달라지게 할 정도라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기 어려워집니다. 특히 색상이 제품 외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수요자가 쉽게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 그 차이가 심미감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됩니다.
정리하면 색을 바꿨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변경이 전체 외관을 다르게 만들 정도인지가 갈림길이 됩니다.
흔한 형태는 보호받지 못합니다
자목 단서는 동종 상품이 통상적으로 가지는 형태를 모방한 경우를 부정경쟁행위에서 제외합니다. 여기서 통상적인 형태란 그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채택되는 형태, 기능이나 효용을 달성하기 위해 채용이 불가피한 형태, 동종 상품이라면 흔히 가지는 개성 없는 형태를 말합니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216758 판결).
카피 제품 분쟁에서 상대방이 가장 먼저 꺼내는 주장이 이 부분입니다. 따라서 내 제품의 어떤 특징이 업계에서 보기 드문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작업이 실제 승패를 가릅니다.
3년이 지나면 보호가 사라집니다
가장 많이들 놓치는 부분입니다. 자목 단서는 상품의 시제품 제작 등 상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부터 3년이 지난 형태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기산점이 출시일이나 판매 개시일이 아니라 형태가 갖추어진 날이라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시제품을 만들고 시장 반응을 보며 출시를 미룬 기간까지 3년에 포함되므로, 실제로 팔아본 기간은 3년보다 훨씬 짧은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소송 기간이 겹칩니다. 금지청구가 인정되는지는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판결이 날 무렵 이미 3년이 지나 있으면 판매를 금지시킬 근거 자체가 사라집니다. 가처분에서 이겼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분쟁은 남은 기간을 계산하는 일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금지청구에 매달리기보다, 그 기간에 발생한 침해행위를 증거로 남겨 손해배상과 형사 절차로 책임을 묻고, 합의를 통해 기간 이후까지 효력이 미치는 약정을 확보하는 편이 실익이 큽니다. 상품형태 모방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이기도 합니다(같은 법 제18조 제4항 제1호).
앞으로를 위한 정리
이 조항은 등록 없이도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3년이라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장기적으로는 공개 전에 디자인등록을 마쳐두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디자인은 출원 전에 공개되면 원칙적으로 등록이 어렵고, 공개 후 인정되는 유예기간도 정해져 있으므로 신제품은 공개 전 출원을 원칙으로 삼으시길 권합니다.
이미 카피 제품이 시장에 나온 상황이라면, 대응의 순서와 시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제품의 형태가 갖추어진 날이 언제인지부터 확인해 보시고, 전문가와 함께 남은 선택지를 점검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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