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반향 대표 변호사 정찬입니다.
보이스피싱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단순히 물건이나 현금을 전달하는 일인 줄 알았습니다."
"한 번만 하면 끝나는 아르바이트라고 해서 맡았습니다."
처음 형사사건을 겪는 분들에게는 자신이 왜 보이스피싱 사건의 피의자가 되었는지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보이스피싱은 역할을 나누어 범행이 이루어지는 조직범죄입니다.
누군가는 피해자를 속이고, 누군가는 돈을 전달하며, 또 다른 사람은 범죄수익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죠.
이처럼 운반책 역시 범행 과정의 일부로 판단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직접 피해자를 속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초범이라는 사실에 기대를 걸기도 합니다.
물론 전과가 없다는 점은 사건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는 요소입니다.
그러나 초범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사건의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몇 차례 가담했는지, 범죄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식했는지, 대가를 지급받았는지 등 다양한 사정을 함께 살펴보게 되죠.
결국 중요한 것은 '처음이었다'는 사실보다 '어떤 경위로 참여하게 되었는지'입니다.
수사기관도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확인합니다.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어떤 경로로 일을 소개받았는지, 왜 정상적인 업무라고 믿었는지, 전달한 물건이나 현금의 성격을 알고 있었는지 등을 객관적인 자료와 함께 조사하게 되는데요.
메신저 대화, 계좌거래 내역, 통화기록, CCTV 등 여러 자료를 통해 당시 상황을 확인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건이 시작된 이후에는 감정적으로 "몰랐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왜 그렇게 판단하게 되었는지,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 운반 업무를 하게 되었는지를 사실관계에 맞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죠.
또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사건 이후의 대응입니다.
관련 대화를 삭제하거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를 임의로 없애려는 행동은 오히려 사건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형사절차에서는 객관적인 자료와 초기 진술이 함께 검토되는 만큼, 당시의 상황을 차분하게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보이스피싱 운반책 사건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물건을 옮긴 행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그 행위 자체보다 범죄를 인식하고 있었는지, 조직 범행에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데요.
따라서 초범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거나, 반대로 무조건 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의 역할과 당시의 경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사건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대응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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