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증여한 재산, 등기 후에는 못 돌려받나요?
자식에게 증여한 재산, 등기 후에는 못 돌려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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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에게 증여한 재산, 등기 후에는 못 돌려받나요? 

유지은 변호사

부모가 노후를 돌봐줄 것으로 믿고 자녀에게 토지나 아파트를 증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병원 진료에 동행하고 생활비도 드리겠다고 약속했던 자녀가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연락을 피하거나 부양을 거부한다면 부모로서는 재산을 다시 돌려받고 싶을 수밖에 없습니다.

민법은 자녀가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부동산 명의까지 넘겼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는데요, 오늘은 등기가 끝난 증여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자녀가 부양하지 않으면 증여를 취소할 수 있나요?

민법 제556조는 재산을 받은 사람이 증여자에 대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증여자가 증여계약을 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해제 사유가 발생했다고 해서 이미 넘긴 재산까지 항상 되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558조는 증여계약을 해제하더라도 ​이미 이행한 부분에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은 자녀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 일반적으로 증여의 이행이 완료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자녀가 이후 부양을 소홀히 했다는 이유만으로 증여계약을 해제해 등기를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등기하지 않은 부동산을 주겠다고 약속했거나 아직 지급하지 않은 현금처럼 증여가 완료되지 않은 부분은 해제할 수 있지만, 이미 자녀 명의로 등기를 마친 부동산은 원칙적으로 반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부양 약속 지키지 않은 아들에게 준 재산 돌려받을 수 있을까

A씨는 2008년 아들에게 토지를 증여하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쳐주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아들과 갈등을 겪어 따로 살게 되자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토지를 돌려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본안 법원은 아들이 실제로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설령 증여를 해제할 사유가 있더라도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미 완료됐으므로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았죠.

이에 부모는 이미 이행한 증여재산을 돌려받지 못하게 한 민법 제558조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26년 7월 23일 해당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

제558조 (해제와 이행완료부분) 전3조의 규정에 의한 계약의 해제는 이미 이행한 부분에 대하여는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이유는 증여가 끝난 뒤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증여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재산을 반환해야 한다면 법률관계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모는 별도로 부양료를 청구할 수 있고, 재산을 넘길 당시 부양을 조건으로 정하는 부담부증여를 활용할 수도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습니다.

다만 재판관 4명은 부양의무를 저버린 자녀의 이익을 보호하면서 자녀를 믿고 재산을 넘긴 부모의 생계와 신뢰는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현행 조항은 합헌으로 유지됐지만, 부모를 보호할 별도의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도 제시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로서는 이미 이행된 증여에 관한 민법 제558조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등기가 끝났어도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나요?

등기를 마쳤다는 이유만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재산을 되찾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 재산을 넘길 때 부양을 명확한 조건으로 정했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부모와 함께 살면서 매월 일정한 생활비를 지급하고, 병원비와 간병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부동산을 증여하기로 약정했다면 부담부증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약속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일반적인 부양의무 불이행이 아니라 증여계약에서 정한 부담을 위반한 것으로 보아 계약을 해제하고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자녀의 사기나 강박으로 증여한 경우, 증여 당시 부모에게 의사능력이 없었던 경우, 명의만 빌려준 것일 뿐 실제 증여가 아니었던 경우에는 별도의 법적 근거로 등기의 효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 간의 구두 약속만으로는 이를 입증하기 쉽지 않으므로 증여계약서, 문자메시지, 녹음, 생활비 지급 내역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이미 증여했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자녀가 부양하지 않는다는 사정만 강조해서는 등기가 끝난 부동산을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먼저 증여계약서나 각서에 부양 조건이 기재돼 있는지, 자녀가 어떤 의무를 부담하기로 했는지, 그 의무를 실제로 위반했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부양 조건이 명확하지 않다면 부모는 재산 반환과 별도로 민법상 부양료를 청구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재산을 넘기기 전이라면 전부를 즉시 증여하기보다 부양 조건과 계약 해제 조항을 문서로 남기고, 이행 정도에 따라 재산을 나누어 이전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등기 후 자녀가 잘 부양할 것이라는 믿음이 아니라, 그 약속을 증명하고 강제할 수 있는 계약 내용입니다. 이미 등기가 끝났다면 반환 요구부터 하기보다 증여 당시 작성한 문서와 대화 내용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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