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 판결 후 점유자가 바뀌었다면, 승계집행문으로 강제집행할 수 있는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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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 판결 후 점유자가 바뀌었다면, 승계집행문으로 강제집행할 수 있는 요건 

강대현 변호사

명도소송에서 승소판결까지 받아냈는데, 막상 강제집행을 신청하려니 살고 있는 사람이 판결서에 적힌 그 사람이 아닌 경우가 있습니다. 세입자가 몰래 가족을 들이거나 다른 사람에게 방을 넘기고 사라지면, 집행관은 판결서상의 채무자와 실제 점유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집행을 거부합니다. 이때 새로 소송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지 걱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점유자가 판결 확정 이후 채무자로부터 점유를 넘겨받은 것이라면 별도 소송 없이 승계집행문만으로 그 새 점유자에게 강제집행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이 통하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춰야 하고, 요건을 놓치면 오히려 시간만 더 걸릴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점유자가 바뀐 명도 사건에서 승계집행문이 언제 통하고 언제 통하지 않는지, 실제로 어떻게 신청하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명도 판결의 효력은 왜 상대방에게만 미치는가 — 기판력과 집행력의 인적 범위

민사소송의 대원칙은 확정판결의 효력이 그 소송의 당사자에게만 미친다는 것입니다. 민사소송법 제218조 제1항은 확정판결이 당사자,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 또는 그를 위하여 청구의 목적물을 소지한 사람에게만 효력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명도소송에서 임차인 갑을 상대로 승소판결을 받았다면, 그 판결의 기판력과 집행력은 원칙적으로 갑에게만 미치고 갑과 무관한 을에게는 미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판결 확정 후 점유자가 갑에서 을로 바뀌면 집행관은 판결서상의 채무자와 현재 점유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집행을 정지하거나 거부하게 됩니다. 이 원칙을 모르고 판결문만 들고 집행을 신청했다가 현장에서 되돌아오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다만 이 원칙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25조 제1항은 판결이 그 판결에 표시된 당사자 외의 사람에게 효력이 미치는 때에는 그 사람에 대하여도 집행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앞서 본 민사소송법 제218조가 정한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이 바로 이 예외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즉 점유자가 바뀌었다고 무조건 새로 소송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그 점유자가 법이 정한 승계인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판단에 따라 뒤에서 볼 승계집행문 신청으로 끝낼 수 있는 사안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새 소송이 필요한 사안인지가 갈립니다.

확정판결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만 미치지만, 변론종결 후 그 지위를 이어받은 승계인에게는 예외적으로 미친다 — 이 예외가 승계집행문 제도의 출발점이다.

승계집행문 — 별도 소송 없이 새 점유자에게 집행하는 길

앞서 본 예외를 실제 집행에 쓸 수 있게 해주는 절차가 승계집행문입니다. 민사집행법 제31조 제1항은 집행문을 판결에 표시된 채무자의 승계인에 대한 집행을 위하여도 내어줄 수 있되, 그 승계 사실이 법원에 명백하거나 승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붙인 때에 한한다고 정합니다. 쉽게 말해 원래 판결문에 새 점유자의 이름을 다시 새기는 것이 아니라, 이 판결은 을에게도 집행할 수 있다는 취지를 적은 집행문을 별도로 받아 그 집행문과 판결정본을 함께 들고 강제집행을 신청하는 방식입니다. 이 절차의 가장 큰 실익은 새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다시 받는 데 걸리는 몇 개월의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집행문은 민사집행법 제28조에 따라 제1심 법원의 법원사무관등이 신청에 따라 내어주고, 소송기록이 항소심·상고심 등 상급심에 있는 때에는 그 법원의 법원사무관등이 내어줍니다. 승계집행문도 이 절차를 그대로 따르되, 승계 사실을 소명해야 한다는 점이 통상의 집행문과 다릅니다. 결국 승계집행문 제도는 새 점유자가 진짜로 기존 채무자의 지위를 이어받은 것이 맞는지를 법원이 서류로 확인하는 절차이지, 아무나 판결서만 들고 가면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승계인'인가 — 점유가 채무자를 통해 넘어왔는지가 기준

실무에서 가장 다툼이 많은 지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판례상 변론을 종결한 뒤의 승계인인지는 폭넓게 인정되지 않고 비교적 제한적으로 판단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법원도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승계인의 범위를 다룬 사건에서, 단순히 목적물에 관한 사실관계가 바뀌었다는 것만으로 승계인에 해당한다고 보지 않고 그 사람이 기존 당사자가 가졌던 지위를 실질적으로 이어받았는지를 따졌습니다(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다261381 판결 참조 — 소유권 관련 사건이지만 승계인 범위를 좁게 보는 태도는 명도 사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명도 사건에 대입하면, 기존 채무자를 통해 그 점유를 넘겨받은 사람인지가 핵심 기준이 됩니다.

  • 승계인으로 인정되는 경우 — 기존 채무자(임차인)가 자신의 가족을 들이거나, 채무자가 몰래 전대해 전차인이 들어온 경우, 채무자가 운영하던 사업체를 양도하면서 그 자리를 함께 넘긴 경우.

  • 승계인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 — 채무자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점유를 개시한 무단점유자, 별도의 임대차계약이나 소유권을 근거로 채무자보다 앞선 권리를 주장하는 제3자.

  • 판단 기준 — 새 점유자의 점유가 채무자의 점유를 매개로 이어진 것인지, 아니면 채무자와 단절된 별개의 권원에 근거한 것인지.

승계인인지를 가르는 기준은 점유자가 바뀌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새 점유자가 기존 채무자의 점유를 매개로 그 자리를 이어받았는지다.

승계 사실을 무엇으로 증명하나 — 실무에서 쓰는 자료들

승계 사실이 법원에 명백하지 않다면, 신청인이 직접 증명서류를 갖춰 제출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집행관의 현황조사 결과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집행 신청 전에 집행관에게 부동산 인도 강제집행을 위한 사전 현황조사, 또는 집행 시도 중 작성되는 폐문부재·점유자 확인 조서를 요청하면 현재 그 부동산을 누가 어떤 경위로 점유하고 있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한 조서가 남습니다. 이 조서에 새 점유자가 기존 채무자의 가족·전차인·직원 등으로 기재되어 있다면 승계 사실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그 밖에도 주민등록 전입세대열람내역으로 새 점유자의 전입일과 기존 채무자와의 관계를 확인하거나, 관리사무소·경비실의 출입기록 및 확인서, 우편함에 남은 우편물, 공과금 납부자 명의 변경 이력 등을 함께 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무자가 새 점유자와 작성한 전대차계약서나 사업 양수도계약서가 있다면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됩니다. 이런 자료 없이 채무자의 가족일 것이라는 추측만으로는 법원사무관등이 승계집행문을 내주지 않으므로, 집행 신청 전 단계에서부터 점유자 변경 정황을 기록해 두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특히 집행관의 첫 방문에서 새 점유자를 만났다면, 그 자리에서 신분과 채무자와의 관계를 확인하고 이를 조서에 남겨 달라고 요청해 두는 것이 나중에 승계집행문을 신청할 때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됩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걸어뒀다면 승계집행문이 훨씬 수월해지는 이유

명도소송을 제기하면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해 두는 경우가 실무상 대부분인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가처분은 소송 도중 채무자가 점유를 제3자에게 넘겨 소송을 무력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절차로, 집행관이 목적물을 점검해 채무자의 점유를 확인하고 그 사실을 고시문 등으로 표시해 둡니다. 가처분이 집행된 뒤에 점유자가 바뀌었다면, 그 자체로 채무자가 가처분을 어기고 점유를 넘겼다는 정황이 되어 새 점유자가 채무자를 통해 점유를 이어받은 승계인이라는 사실이 법원에 비교적 명백하게 인정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걸어두지 않은 채 명도소송만 진행했다면, 판결 확정 후 점유자가 바뀌었을 때 그 경위를 처음부터 신청인이 별도로 소명해야 하는 부담이 커집니다.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은 점유자를 직접 내보내는 절차가 아니라 점유의 현상을 고정해 두는 절차일 뿐이지만, 이후 승계집행문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겼을 때는 그 존재 여부가 소명의 난이도를 크게 좌우합니다. 아직 소송 전이거나 소송 초기 단계라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해 두는 쪽이 뒤늦게 점유자가 바뀌는 상황 자체를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승계집행문 부여 절차 — 신청부터 발급까지

승계집행문은 원 판결을 선고한 제1심 법원(소송기록이 항소심 등 상급심에 있다면 그 법원)의 법원사무관등에게 신청합니다. 신청서에는 판결이 확정된 사실과 승계가 발생한 경위를 적고, 앞서 본 승계 증명자료를 첨부합니다. 법원사무관등이 심사해 승계 사실이 인정되면 승계집행문을 내어주고, 이 집행문과 판결정본을 함께 집행관에게 제출하면 새 점유자를 상대로 부동산 인도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절차는 별도의 변론기일 없이 서면 심사만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처음부터 소를 다시 제기하는 것에 비해 통상 몇 주 안팎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신청 서류 — 승계집행문부여신청서, 판결정본, 승계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현황조사서·전입세대열람내역 등).

  • 신청 장소 — 원 판결을 선고한 제1심 법원의 법원사무관등(사건이 상급심으로 올라가 있다면 그 법원).

  • 처리 방식 — 승계 사실이 명백하면 별도 심문 없이 곧바로 부여되는 경우가 많으나, 다투어질 소지가 있으면 소명자료 보완을 요구받을 수 있음.

  • 발급 이후 — 승계집행문과 판결정본을 함께 집행관에게 제출해 강제집행 신청.

상대방이 승계를 다툴 때 — 이의신청과 그 한계

승계집행문이 발급됐다고 끝이 아닙니다. 새 점유자, 즉 승계인으로 지목된 사람이 자신은 채무자의 승계인이 아니라고 다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민사집행법 제34조에 따른 집행문부여 등에 관한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이의신청은 승계집행문을 받은 채권자가 아니라 그 집행문의 대상이 된 승계인만 제기할 수 있고, 원래 판결의 채무자였던 사람은 이의신청의 당사자가 아닙니다. 이의신청이 인용되면 승계집행문의 효력이 다투어지는 동안 집행이 정지될 수 있고, 그 사이 새 점유자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점유를 넘기는 상황까지 대비해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의 효력 범위를 함께 점검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절차적인 다툼을 넘어 승계 여부 자체에 실체적인 다툼이 있다면 민사집행법 제45조의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법원사무관등이 승계집행문 발급을 거절하면, 신청인인 채권자 쪽에서 그 거절에 대해 이의신청 등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승계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충분할수록 이런 다툼 자체가 줄어들므로, 앞서 본 현황조사·전입세대열람 등 자료를 처음부터 꼼꼼히 갖춰두는 쪽이 결과적으로 시간을 아끼는 길입니다.

승계인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면 — 별도 소송이 필요한 경우

새 점유자가 채무자와 무관하게 독립적인 권원을 주장하거나, 애초에 채무자를 통해 점유를 넘겨받았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하기 어렵다면 승계집행문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기존 확정판결과는 별개로 그 새 점유자를 상대로 처음부터 인도청구 소송을 다시 제기해야 합니다. 다만 이때도 기존 소송에서 밝혀진 소유관계나 점유 경위에 관한 사실관계, 증거자료는 새 소송에서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처음부터 새로 조사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절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점유자가 바뀐 명도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새 점유자가 기존 채무자를 통해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것인지 아니면 독립적인 지위를 주장하는 사람인지를 가리는 일입니다. 이 판단에 따라 승계집행문 신청으로 몇 주 안에 끝날 사안인지, 아니면 다시 소를 제기해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사안인지가 갈리므로, 집행 신청 전에 이 구분부터 명확히 해두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점유자가 바뀌면 무조건 새로 소송을 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점유자가 기존 채무자를 통해 점유를 넘겨받은 승계인에 해당한다면 승계집행문만으로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새 점유자가 채무자와 무관한 독립적인 권원을 주장한다면 별도 소송이 필요할 수 있어, 먼저 점유가 채무자를 매개로 이어진 것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승계집행문은 누가, 어디에 신청하나요?

A. 원 판결을 선고한 제1심 법원(소송기록이 상급심에 있으면 그 법원)의 법원사무관등에게 채권자가 신청합니다. 신청서와 함께 승계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Q.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걸어두지 않았다면 승계집행문을 받을 수 없나요?

A. 받을 수는 있지만 소명 부담이 더 커집니다. 가처분이 없다면 새 점유자가 채무자를 통해 점유를 이어받았다는 사실을 집행관 현황조사나 전입세대열람내역 등으로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Q. 새 점유자가 승계 사실을 부인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새 점유자는 민사집행법 제34조에 따른 집행문부여 등에 관한 이의신청으로 다툴 수 있고, 실체적 다툼이 있다면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다툼이 정리될 때까지 집행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Q. 승계집행문을 받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A. 승계 사실이 명백하거나 증명자료가 충분하면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발급되지만, 다툼의 소지가 있어 소명자료 보완을 요구받으면 그만큼 늦어질 수 있습니다. 자료를 미리 갖춰둘수록 지연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승계인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나요?

A. 새로 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하지만, 기존 소송에서 확인된 사실관계와 증거는 새 소송에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조사하는 것보다는 시간이 절약되는 경우가 많고, 새 점유자를 상대로도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함께 신청해 두면 다시 점유자가 바뀌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명도판결을 받고도 점유자가 바뀌어 있다면 당황스럽지만, 새 점유자가 기존 채무자를 통해 그 자리를 이어받은 것이라면 처음부터 소송을 다시 할 필요는 없습니다. 승계집행문 제도는 이런 상황을 위해 마련된 절차이고, 관건은 점유가 채무자로부터 파생됐다는 사실을 법원에 얼마나 명확히 소명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집행관 현황조사, 전입세대열람, 관리사무소 확인서 같은 자료를 미리 갖춰두면 승계집행문 발급도, 이후의 다툼 대응도 한결 수월해집니다.

반대로 새 점유자가 채무자와 무관한 독립적인 지위를 주장한다면 승계집행문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고 별도 소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 구분을 초기에 정확히 하는 것이 전체 절차의 시간과 비용을 좌우하므로, 점유자가 바뀐 사실을 확인한 시점부터 그 경위를 기록해 두고 대응 방향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판결까지 받아 놓고도 마지막 집행 단계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으려면, 점유자 변경을 확인한 즉시 승계 여부부터 냉정하게 따져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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