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명의회복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대신 썼다가 기판력에 막히는 함정
진정명의회복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대신 썼다가 기판력에 막히는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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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명의회복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대신 썼다가 기판력에 막히는 함정 

강대현 변호사

등기부상 소유명의가 잘못되어 있을 때 이를 바로잡는 방법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말소등기청구지만, 실무에서는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대신 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두 청구는 겉모습만 다를 뿐 법원이 같은 소송으로 취급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순서를 잘못 밟으면, 먼저 낸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순간 같은 부동산을 두고 다시 다툴 길이 막혀버릴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말소등기 대신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청구를 쓸 수 있는 요건과 실익, 그리고 두 청구권이 사실은 하나의 소송물로 묶여 있어 생기는 기판력 함정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진정명의회복 소유권이전등기청구란 — 말소등기를 대신하는 이유

소유권을 침해당한 사람이 쓸 수 있는 기본 권리는 민법 제214조가 정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입니다. 등기부상 소유명의가 원인무효로 타인 앞으로 되어 있다면, 원칙적인 구제수단은 그 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말소등기청구입니다. 등기를 지워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직관적이고, 오랫동안 실무에서도 가장 먼저 검토되는 청구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 2001. 9. 20. 선고 99다37894 전원합의체 판결은 종래의 태도를 바꿔, 말소등기를 구하는 대신 진정한 등기명의의 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판결은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무효등기의 말소청구권이 어느 것이나 진정한 소유자의 등기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이 동일하고,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이라는 법적 근거와 성질도 같다고 보았습니다. 형식이 이전등기냐 말소등기냐가 다를 뿐, 실질은 같은 권리라는 것입니다.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청구권과 말소등기청구권은 형식만 다를 뿐, 진정한 소유자의 등기명의를 회복한다는 목적과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이라는 법적 성질이 동일하다.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를 쓸 수 있는 요건 — '진정한 소유자'라야 성립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는 아무나 쓸 수 있는 만능 수단이 아닙니다. 앞서 본 99다37894 판결이 제시한 요건은, 원고가 이미 자기 명의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었거나, 상속·시효취득처럼 법률의 규정에 의해 소유권을 취득한 진정한 소유자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등기부상 소유명의를 가져본 적이 전혀 없는 사람은 설령 실체법상 이해관계가 있더라도 이 청구를 쓸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다고 봅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사례를 예로 들면, 부모가 사망해 상속으로 당연히 소유권을 취득했지만 등기부에는 여전히 피상속인이나 무단으로 등기를 이전받은 제3자 명의가 남아 있는 경우, 상속인은 법률의 규정(상속)에 의해 소유권을 취득한 진정한 소유자이므로 그 제3자를 상대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등기명의를 가져본 적 없이 단지 명의신탁 약정상 신탁자에 불과한 사람이라면, 제3자를 상대로 이 청구를 할 수 있는 진정한 소유자의 지위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말소등기 대신 진정명의회복을 쓰는 실익 — 등기가 여러 번 넘어갔을 때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청구가 특히 유용해지는 지점은 원인무효 등기 이후 소유권이 여러 차례 넘어간 경우입니다. 원인무효인 최초 등기명의인 A로부터 B를 거쳐 현재 등기명의인 C까지 순차로 등기가 이전됐다면, 말소등기청구는 원칙적으로 각 단계의 등기를 순서대로 말소해야 하므로 A·B·C 모두를 상대로 하거나 적어도 중간자 B의 등기까지 말소 대상에 넣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중간자 B가 소재불명이거나 이미 사망해 상속관계가 복잡하다면, 절차는 그만큼 늘어지고 당사자도 많아집니다.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쓰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진정한 소유자는 중간에 등기를 거쳐 간 B를 굳이 상대방으로 삼지 않고, 현재 등기명의인인 C만을 상대로 곧바로 자신 앞으로 이전등기를 구할 수 있습니다. 등기부상 명의가 실체와 다르다는 결론만 바로잡으면 되는 것이지, 그 사이 거쳐 간 등기의 이력을 하나하나 되짚어 말소할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당사자 수가 줄어들고 청구취지도 간명해지는 만큼, 소송 진행 속도와 비용 부담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납니다.

  • 말소등기청구 — 원인무효 등기부터 현재 등기까지 이전 경로를 따라 순차로 말소를 구해야 하는 경우가 많음.

  •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청구 — 중간 등기명의인을 거치지 않고 현재 등기명의인만 상대로 직접 이전등기를 구함.

  • 중간자가 소재불명·사망·법인해산 등으로 상대하기 어려울수록 진정명의회복의 실익이 커짐.

부동산 표시나 등기원인 기재가 매끄럽지 않은 사안에서도 진정명의회복 쪽이 유리할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등기부상 지목이나 면적 표시가 실제와 달라 말소를 구하는 청구취지 자체를 구성하기 까다로운 경우, 진정명의회복은 '현재 등기명의를 원고 앞으로 옮긴다'는 결론에 집중하므로 청구취지를 상대적으로 단순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등기 실무상 편의의 문제일 뿐이고, 앞서 본 원고적격 요건 — 원고가 진정한 소유자여야 한다는 요건 — 을 갖췄다는 전제가 항상 먼저 확인돼야 합니다.

진짜 함정 — 말소등기청구 패소확정판결의 기판력이 그대로 옮겨온다

여기까지만 보면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청구는 말소등기청구의 편리한 대안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두 청구가 워낙 실질적으로 같은 권리로 취급되기 때문에, 하나에서 지면 다른 하나로 다시 다툴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61869 판결은 두 청구권의 소송물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전제 위에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소송에서 패소확정판결을 받았다면 그 기판력이 이후에 제기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에도 그대로 미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의 논리는 앞서 본 99다37894 판결의 연장선입니다. 두 청구권 모두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으로서 법적 근거와 성질이 같고, 진정한 소유자의 등기명의를 회복한다는 목적도 같으므로, 형식이 이전등기냐 말소등기냐는 소송물의 동일성을 가르는 기준이 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즉 원고가 같은 부동산, 같은 상대방을 두고 청구의 겉모습만 바꿔 다시 소를 제기해도 법원은 이를 별개의 새로운 소송이 아니라 이미 확정판결이 난 사건의 재탕으로 봅니다.

말소등기청구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되면, 같은 부동산·같은 당사자를 두고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소송을 다시 낼 수 없다 — 소송물이 실질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 — 청구원인을 바꿔도 소용없는 이유

실무에서 종종 오해하는 지점은, 전소에서 내세웠던 무효 사유와 후소에서 내세우는 무효 사유의 법률구성을 다르게 짜면 별개의 소송으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입니다. 그러나 법원이 동일하다고 본 것은 개별 무효 사유가 아니라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 그 자체이므로, 통정허위표시·무권대리·이중매매처럼 무효를 뒷받침하는 개별 사실관계를 바꿔 다시 주장하더라도 청구의 근본 성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형식적으로는 다른 논리를 편 것처럼 보여도, 결국 같은 부동산에 대한 같은 소유권 회복 청구라는 틀 안에 있다면 기판력의 적용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원고가 처음에는 매매계약의 통정허위표시를 이유로 말소등기청구를 냈다가 패소가 확정된 뒤, 같은 부동산·같은 피고를 상대로 이번에는 계약서 위조를 이유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다시 낸다면, 청구원인 사실을 바꿨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소송으로 인정받기는 어렵습니다. 법원은 두 소송이 겨냥하는 결론, 즉 등기명의 회복이라는 목적이 같다는 점에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함정을 피하는 방법 — 소 제기 전에 청구 방식을 함께 설계한다

이 기판력 함정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송을 나눠 순차로 진행하지 않는 것입니다. 처음 소를 제기하는 단계에서부터 말소등기청구와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 중 어느 쪽이 사안에 더 맞는지 미리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함께 구성해 한 번의 소송 안에서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주위적으로 말소등기청구를 하되,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예비적으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병합해 두면, 어느 한쪽이 배척되더라도 같은 소송 안에서 다른 쪽의 인용 여부까지 함께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아직 확정되기 전, 즉 변론이 종결되기 전 단계에서 청구취지를 변경하거나 예비적 청구를 추가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패소판결이 확정된 뒤라면 청구의 형식을 바꿔 재소하는 방법으로는 구제받기 어려우므로, 항소·상고 등 불복 절차 안에서 다투는 것이 원칙적인 대응이 됩니다.

  • 소 제기 전 — 말소등기청구·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청구 중 하나만 고르지 말고 예비적 병합을 검토.

  • 소송 계속 중 — 변론종결 전이라면 청구취지 추가·변경으로 양쪽 판단을 함께 받을 수 있음.

  • 패소 확정 후 — 청구 형식을 바꿔 재소하는 방법은 기판력에 막히므로, 상소 절차 안에서 다퉈야 함.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본인 소송으로 진행하다가 이 함정에 걸리는 사례가 특히 많습니다. 등기명의 회복이라는 결론만 생각하고 우선 말소등기청구부터 접수한 뒤, 소송 중간에 진정명의회복 쪽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려도 이미 변론이 진행된 단계라면 청구취지 변경이 제한적으로만 허용될 수 있습니다. 처음 소장을 작성하는 단계에서 등기 이력과 상대방의 항변 가능성까지 함께 검토해 청구 구성을 정하는 것이, 소송이 시작된 뒤 뒤늦게 수습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합니다.

소멸시효 문제 — 물권적 청구권이라 시효는 없지만 소유권 자체가 흔들리면 다르다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도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이므로, 원고가 소유권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한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실무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시간이 아무리 오래 지나도 등기명의 회복 자체를 구할 권리는 소멸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는 원고의 소유권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만약 현재 등기명의인이나 그 밖의 점유자가 등기부취득시효나 점유취득시효의 요건을 갖춰 소유권을 새로 취득했다면, 원고의 소유권 자체가 부정되므로 그에 기한 진정명의회복 청구권도 함께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시간이 흐를수록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시효취득 요건이 갖춰지기 전에 권리관계를 정리하는 쪽이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말소등기청구와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청구, 처음부터 둘 다 낼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주위적으로 말소등기청구를, 예비적으로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함께 병합해 제기하면, 하나의 소송 안에서 법원이 순차로 판단하게 됩니다. 이 방식이 기판력 함정을 피하는 가장 안전한 실무적 대응입니다.

Q. 이미 말소등기청구 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됐는데 방법이 전혀 없나요?

A. 같은 부동산·같은 당사자를 두고 청구 형식만 바꿔 다시 소를 내는 방법은 기판력에 막혀 어렵습니다. 다만 재심 사유에 해당하는 사정이 있거나 애초에 상소기간이 남아 있다면, 그 절차 안에서 다투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청구는 등기부상 명의를 한 번도 가진 적 없어도 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자기 명의로 소유권을 표상하는 등기가 되어 있었거나 상속·시효취득처럼 법률에 의해 소유권을 취득한 진정한 소유자여야 이 청구를 할 수 있는 지위가 인정됩니다.

Q. 등기가 A에서 B, C로 여러 번 넘어갔으면 꼭 진정명의회복으로 가야 하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중간 등기명의인을 거치지 않고 현재 등기명의인만 상대로 곧바로 이전등기를 구할 수 있어 절차가 간명해지는 실익이 있습니다. 중간자가 소재불명이거나 상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특히 유리합니다.

Q.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청구권도 시간이 지나면 소멸하나요?

A.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이므로 원고의 소유권이 유지되는 한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취득시효를 완성해 소유권을 새로 취득하면 원고의 소유권 자체가 부정되어 청구권도 함께 사라질 수 있습니다.

맺음말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는 등기가 여러 번 넘어간 사안에서 말소등기청구보다 절차를 간명하게 해주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두 청구권이 소송물 면에서 실질적으로 하나로 취급된다는 점을 놓치면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말소등기청구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된 뒤 청구 형식만 바꿔 다시 소를 내는 방식으로는 구제받기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결국 관건은 소를 제기하는 첫 단계에서 어느 청구가 사안에 맞는지, 그리고 예비적 병합으로 두 청구를 함께 구성할지를 미리 판단하는 데 있습니다. 등기가 여러 차례 이전되었거나 등기명의인과의 관계가 복잡한 사안일수록, 소 제기 전 권리관계와 청구 구성을 함께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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