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료행위와 범죄를 가르는 경계선
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료행위와 범죄를 가르는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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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상습 투약, 의료행위와 범죄를 가르는 경계선 

강대현 변호사

프로포폴은 병원에서 널리 쓰이는 마취제이자, 동시에 마약류관리법이 정한 향정신성의약품입니다. 같은 약물이 어떤 상황에서는 정당한 진료행위가 되고, 어떤 상황에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이라는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문제는 그 경계가 겉보기에는 뚜렷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반복해서 투약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범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반복이 어떤 성격을 띠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프로포폴의 상습 투약이 의료행위로 인정되는 경우와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처벌되는 경우를 가르는 실제 판단기준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프로포폴은 왜 마약류관리법의 적용을 받나 — 향정신성의약품 지정의 의미

프로포폴은 수면마취·진정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쓰이는 의약품이지만, 반복 투여 시 의존성과 환각 증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2011년 2월 1일부터 향정신성의약품 라목으로 지정되어 마약류관리법의 규율을 받게 되었습니다. 마취·진정에 흔히 쓰이는 약물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한 것은 당시 한국이 세계 최초의 사례였고, 그만큼 프로포폴의 오남용 위험성을 국가가 별도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입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은 위험도에 따라 가목부터 마목까지 나뉘는데, 라목으로 분류된 프로포폴은 무허가로 소지·투약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비교적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마약류관리법 제3조 제1호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가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명시하고, 제4조 제1항 제1호는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마약류를 소지·소유·사용·투약·수수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이라는 단서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마약류취급자로서 정해진 목적 범위 안에서 프로포폴을 다루는 것은 애초에 이 조항이 금지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뜻이고, 바로 이 지점에서 의료행위와 범죄를 가르는 첫 번째 기준선이 그어집니다.

의사의 프로포폴 투약이 허용되는 범위 — 마약류취급의료업자와 진료 목적

마약류관리법 제2조 제4호는 의료기관에 종사하며 환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거나 투약을 위해 조제·관리하는 의사를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 정의합니다. 이 지위를 가진 의사가 의학적 판단에 따라 질병 치료 등 의료 목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하는 것은 마약류관리법이 애초에 예정한 정당한 행위입니다. 수면 내시경, 통증 시술, 수술 전 진정 등 실제 임상에서 프로포폴이 필요한 상황은 이미 폭넓게 존재합니다.

문제는 '필요한 범위'라는 기준이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개별 환자의 상태와 시술의 성격에 따라 달라진다는 데 있습니다. 같은 시술이라도 환자마다 필요한 용량과 횟수가 다르고, 의학적으로 통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더 이상 '진료를 위해 필요한 사용'이라는 정당화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결국 개별 투약행위가 이 범위 안에 있는지를 사후에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실무에서 가장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여기에 더해 프로포폴은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인 의사 본인이 직접 투약하거나 그 지도·감독 아래 이루어져야 하며, 자격 없는 인력이 단독으로 주사하는 것은 그 자체로 별도의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도 함께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시술을 빙자한 투약"이라는 경계선 — 대법원이 제시한 판단기준

이 경계를 가장 분명하게 제시한 것이 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4도8514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마약류취급자인 의사가 의학적 판단에 따라 질병 치료 등 의료 목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이를 넘어서 의료행위 등을 빙자하여 투약하는 행위는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한 투약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사건에서는 의사가 환자에게 프로포폴 의존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통상 프로포폴이 필요하지 않은 IMS(근육내자극) 시술을 진행하면서 이 시술을 명목 삼아 프로포폴을 반복 투약한 정황이 문제 되었습니다. 법원은 그 시술의 의학적 성격상 프로포폴 진정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시술은 형식일 뿐 실질은 투약 그 자체였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기준을 실무에 적용하면 몇 가지 신호가 드러납니다. 시술 자체는 짧고 단순하게 끝나는데 프로포폴만 반복적으로 처방되는 경우, 의학적 적응증 없이 같은 환자에게 정기적인 재방문을 유도해 투약을 이어가는 경우, 진료기록에 투약의 의학적 근거가 구체적으로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법원은 이런 정황을 종합해 그 시술이 프로포폴 투약을 위한 명목에 불과했는지, 아니면 실제로 그 시술에 프로포폴이 필요했는지를 가려냅니다.

  • 시술 시간·강도에 비해 투약 빈도·용량이 과도하게 반복되는 경우

  • 동일 환자에게 의학적 적응증 없이 같은 명목의 시술이 정기적으로 반복 예약되는 경우

  • 진료기록에 구체적 증상·진단·투약 근거가 기재되어 있지 않은 경우

  • 환자의 약물 의존성을 인지하고도 시술을 명목으로 투약을 계속한 정황이 있는 경우

의료행위를 빙자한 투약은 겉모습이 진료라 해도 마약류관리법상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한 투약으로 취급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판단이다.

상습성은 무엇으로 판단하나 — 횟수·기간·반복된 수법

'상습'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여러 번 했다는 사실만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에서 상습성은 행위자가 같은 유형의 범행을 반복할 습벽, 즉 범죄를 저지르는 습관적 경향을 가지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실무에서는 투약 횟수와 기간, 투약 간격의 규칙성, 동일한 수법(같은 명목의 시술을 반복적으로 예약하는 방식 등)이 되풀이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상습성 여부를 가립니다.

예를 들어 짧은 기간에 수십 차례에서 수천 차례에 걸쳐 같은 방식으로 투약이 이루어졌다면, 매번 개별적인 의학적 판단에 따른 투약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습벽에서 비롯된 반복행위로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한 의사가 2020년 11월부터 약 5년에 걸쳐 32명의 환자에게 4,700여 차례, 총 18만mL의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사례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투약 총량과 횟수, 대상 환자 수 자체가 하나의 습벽에서 비롯된 반복행위임을 뒷받침하는 핵심 정황으로 다루어집니다.

  • 투약 총 횟수와 그 기간(단기간 집중인지, 장기간 분산인지)

  • 투약 간격의 규칙성 —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지

  • 동일한 명목·수법이 반복되었는지(같은 시술을 매번 같은 방식으로 예약하는 등)

  • 투약 대상이 된 환자 수와 그 각각의 반복 횟수

상습범으로 인정되면 형량이 달라진다 — 가중처벌의 실제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은 제3조 제1호를 위반해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조 제2항은 상습으로 제1항의 죄를 범한 자에 대해서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별도로 규정합니다. 단순 1회성 투약과 상습 투약은 적용되는 법정형의 상한 자체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이 가중 규정은 재판 실무에서 양형에도 직접 반영됩니다. 상습성이 인정되면 법정형의 상한이 높아질 뿐 아니라, 법원이 피고인의 범행 성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요소로 작용해 집행유예 여부를 가르는 데도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의료인이 환자를 상대로 상습 투약을 한 경우에는 면허와 직결된 행정처분 문제까지 뒤따르는 경우가 많아, 단순한 벌금형 사안으로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편 초범이고 투약량이 크지 않으며 중독 치료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검찰이 운영하는 마약류 사범 치료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통해 형사처벌 대신 중독 재활치료로 사건이 종결되는 경로도 존재합니다. 다만 이 제도는 초범성과 재범 위험성 평가를 전제로 하므로, 앞서 본 것처럼 반복된 투약 패턴이 상습성으로 평가되는 순간부터는 적용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집니다. 결국 상습성 인정 여부는 형량뿐 아니라 형사절차 자체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가르는 분기점이 되는 셈입니다.

환자 입장에서의 경계 — 정당한 처방과 오남용 사이

지금까지는 주로 투약하는 의료인 쪽 기준을 살펴봤지만, 반복해서 프로포폴을 투약받는 환자 쪽에도 같은 경계가 적용됩니다. 정당한 의학적 필요에 따라 여러 차례 시술을 받으며 그때마다 프로포폴 진정이 함께 이루어진 것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지만, 시술 자체보다 프로포폴 투약을 목적으로 병원을 옮겨 다니거나 필요하지 않은 시술을 반복해서 예약하는 방식으로 투약을 이어갔다면 그 순간부터는 환자 본인도 마약류관리법 제3조 제1호가 금지하는 '사용' 행위의 주체가 됩니다.

여기서 핵심은 진정한 진료 필요성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아니면 시술이 투약을 위한 명분에 그쳤는지입니다. 환자 입장에서 이를 구분하기 어렵다고 느낄 수 있지만, 반복 투약이 특정 신체적 문제의 치료를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투약 자체가 목적이 되어 시술 명목만 바뀌어 온 것인지는 진료기록과 투약 이력을 통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불면이나 만성 피로를 이유로 한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수액·주사 시술을 받으면서 그때마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프로포폴 진정이 병행된 경우라면, 진료기록에 남은 증상 호소와 처치 경과만으로도 정당한 진료였음이 어렵지 않게 소명됩니다. 반면 같은 병원에서 형식적인 시술명만 바꿔가며 사실상 프로포폴 투약만을 반복해서 요청했다면, 시술 자체의 의학적 실체가 없다는 점이 오히려 상습 투약의 정황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의료 필요성이 실제로 있었는지, 아니면 시술이 투약을 위한 명분에 불과했는지 — 이 하나의 질문이 반복 투약을 정당한 진료와 범죄 중 어느 쪽으로 분류할지를 가른다.

수사·재판에서 다투는 지점 — 진료기록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프로포폴 투약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투약 일시·용량·의료기관이 실시간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이 시스템 자료만으로도 특정 환자의 투약 이력을 상당히 정확하게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병원의 진료기록, 시술 동의서, 진료비 청구 내역까지 더해지면 투약 패턴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이는 상습성 판단의 기초 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수사 단계에서 다투어야 할 지점은 투약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투약이 의학적으로 필요했는지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있는지입니다. 진료기록에 구체적인 증상과 진단 근거가 남아 있는지, 시술과 투약 사이에 실질적인 연관성이 있는지, 투약 용량과 간격이 해당 시술의 통상적인 진료 관행에 부합하는지를 정리해 소명하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반대로 투약 초기부터 이런 자료를 확보해 두면, 추후 수사가 개시되더라도 정당한 의료행위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사는 진료기록 압수, 계좌추적을 통한 진료비 흐름 확인, 함께 투약받은 다른 환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료인이 이 단계에서 개별 환자별 진료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면, 수사기관은 투약 전체를 하나의 반복된 패턴으로 묶어 상습성을 구성하려 합니다. 환자 쪽에서도 자신이 받은 시술의 의학적 근거를 뒤늦게라도 진료기록 사본 등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이후 참고인 조사나 피의자 조사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프로포폴을 여러 번 처방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처벌받나요?

A. 아닙니다. 매번 의학적으로 필요한 시술과 함께 정당하게 처방받은 것이라면 횟수 자체는 처벌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시술이 명목에 그치고 프로포폴 투약 자체가 목적이었다고 판단되면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Q. 의사가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했는데 왜 범죄가 될 수 있나요?

A. 마약류취급의료업자인 의사라도 의학적으로 필요한 범위를 넘어 투약하거나, 통상 프로포폴이 필요하지 않은 시술에 이를 끼워 넣어 투약했다면 대법원 판례상 '업무 외의 목적'을 위한 투약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면허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당화 사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Q. 상습으로 인정되면 형이 얼마나 더 무거워지나요?

A.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의 기본 법정형인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상습성이 인정되면 법정형 상한 자체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Q. 투약 이력은 어떻게 확인되나요?

A. 프로포폴을 포함한 향정신성의약품의 투약 내역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실시간으로 기록되므로, 여러 병원을 오가며 투약받았더라도 그 이력이 시스템상 남아 있습니다. 수사기관은 이 자료와 진료기록을 함께 대조해 상습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Q. 진료기록이 부실하면 무조건 불리한가요?

A. 진료기록에 투약의 의학적 근거가 구체적으로 남아 있지 않으면 정당한 진료였음을 소명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시술 동의서, 검사 결과, 진료비 청구 내역 등 다른 자료로 진료 필요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면 진료기록 미비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Q. 환자 본인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마약류관리법 제3조 제1호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므로, 투약을 요구하거나 시술을 빙자해 반복적으로 투약받은 환자 역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투약을 지시한 의료인과는 별개로 판단됩니다.

맺음말

프로포폴이 의료행위와 범죄 중 어느 쪽으로 평가되는지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합니다. 그 투약에 실제 의학적 필요성이 있었는지, 아니면 시술이 투약을 위한 명분에 그쳤는지입니다. 이 판단은 투약 횟수라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진료기록, 시술의 실질, 투약 패턴을 종합해서 내려집니다. 같은 100회의 투약이라도 매번 구체적인 의학적 근거가 뒷받침된다면 정당한 진료로 남고, 형식적인 시술 명목만 반복된다면 상습 투약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살펴본 판단기준의 핵심입니다.

의료인이든 환자든 반복된 프로포폴 투약이 수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면, 그 시점부터 각 투약이 의학적으로 정당했다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수원지방검찰청 관할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는 프로포폴을 포함한 마약류관리법 위반 사건이 꾸준히 다루어지고 있는 만큼, 수사 초기 대응 방향을 어떻게 잡는지가 이후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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