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조사 요구받으면 오후 9시 이후에도 거부할 수 있을까
심야조사 요구받으면 오후 9시 이후에도 거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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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조사 요구받으면 오후 9시 이후에도 거부할 수 있을까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찰서에 조사를 받으러 갔다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9시, 10시가 넘도록 조사가 이어지거나, 수사관으로부터 “오늘 안에 끝내고 가자”며 심야 시간대까지 진술을 요구받았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조사를 받은 분들 중 상당수는 “빨리 끝내야 집에 갈 수 있으니 그냥 하라는 대로 했다”, “경찰이 계속하자고 하는데 거부하면 괜히 불리해질까 봐 그냥 응했다”는 생각으로 심야 시간까지 조사에 응합니다. 그런데 지친 상태에서 이어진 진술이 나중에 본인에게 불리한 근거로 쓰이거나, 정작 절차를 문제 삼으려 해도 “본인이 동의하고 응한 것 아니냐”는 반박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수사기관은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원칙적으로 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심야조사 제한 규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요구받고 있고, 이를 어기고 얻은 진술은 재판 단계에서 증거능력 자체가 다퉈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심야조사를 요구받았을 때 실제로 거부할 수 있는지, 예외적으로 심야조사가 허용되는 경우는 무엇인지, 절차를 어긴 심야조사가 어떤 법적 결과로 이어지는지 최근 규정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원칙적으로 조사가 금지됩니다

심야조사 제한은 수사기관의 재량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절차적 의무입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이하 수사준칙) 제21조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조사, 신문, 면담 등 그 명칭을 불문하고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에 대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사이에 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조사”는 정식 피의자신문뿐 아니라 참고인 면담, 실황조사, 검증까지 명칭과 무관하게 폭넓게 포함됩니다.

다만 이미 작성된 조서를 당사자가 열람하는 절차는 성격이 다르다고 보아 자정 이전까지는 진행할 수 있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즉 진술을 새로 받는 절차와, 이미 적힌 내용을 확인만 하는 절차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경찰수사규칙 제40조는 이 원칙을 절차적으로 한 번 더 통제합니다. 사법경찰관이 심야조사를 하려면 그 내용과 필요한 사유를 소속 경찰관서에서 인권보호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장에게 보고하고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를 받았다면 그 경위를 수사보고서로 작성해 사건기록에 편철해야 합니다.

오후 9시 이후 조사는 예외적으로만 허용되는 것이지, 수사기관이 현장에서 임의로 결정해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 요청받았다고 무조건 거부할 수 없는 것은 아니며, 예외 사유가 정해져 있습니다

심야조사가 허용되는 경우는 법령이 정한 몇 가지 사유로 한정됩니다.

수사준칙 제21조 제2항은 원칙에도 불구하고 심야조사를 할 수 있는 경우를 각 호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①피의자를 체포한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의 청구·신청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 ②공소시효가 임박한 경우, ③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이 출국·입원·원거리 거주·직업상 사유 등 재출석이 곤란한 구체적 사유를 들어 심야조사를 요청한 경우로서 그 요청에 상당한 이유가 인정되는 경우, ④그 밖에 사건의 성질상 불가피하다고 인정되어 소속 기관장이 지정한 인권보호책임자의 허가 등을 받은 경우입니다.

경찰 내부의 인권보호수사규칙에도 유사한 기준이 있습니다. 자정 이후 조사하지 않으면 피의자 석방이 불필요하게 지연되는 경우, 공범 검거나 증거 수집에 급박한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 등이 그것인데, 어느 경우든 사유와 동의 여부를 조서에 명확히 기재하도록 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예외 ③호가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이 요청한 경우”를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수사기관이 먼저 “오늘 안에 끝내자”며 심야조사를 요구하는 상황은 이 예외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예외는 조사받는 사람 쪽의 구체적 필요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위 각 호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수사기관이 먼저 심야조사를 요구할 근거는 없습니다.


3. 본인이 먼저 요청한 것이 아니라면 심야조사에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동의는 형식적인 응답이 아니라 본인의 진정한 의사에 따른 것이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에 따라 피의자는 신문을 받을 때 변호인의 참여를 요구할 수 있고, 참여한 변호인은 신문 도중 부당한 사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거나 조사 중단과 휴식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심야조사를 요구받은 상황도 마찬가지로, 조사에 참여한 변호인의 이의 제기 대상이 됩니다.

수사관이 단지 “빨리 끝내자”는 이유로 심야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앞서 본 예외 ③호의 “피의자나 사건관계인이 요청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조사를 받는 사람은 조사 중단과 다음 조사기일 지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는 절차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원칙으로 돌아가자는 정당한 요구입니다.

변호인의 의사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설령 피의자 본인이 재출석 곤란 등 사유로 심야조사를 요청했더라도, 변호인이 심야조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다면 그 요청은 예외 사유에서 제외됩니다. 심야조사 여부를 최종적으로 가르는 것은 그 순간의 분위기가 아니라, 조서에 남는 사유와 동의 여부입니다.

본인이 구체적 사유를 들어 스스로 요청한 경우가 아니라면, 심야조사 거부는 정당한 권리 행사입니다.


4. 절차를 어긴 심야조사로 얻은 진술은 증거능력이 다퉈질 수 있습니다

수사준칙 위반은 진술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심야조사 제한처럼 법령이 명시적으로 정한 절차를 어기고 얻은 진술도 이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습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는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이 판결은 절차 위반의 내용과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침해된 권리의 성질과 침해 정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해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도 있다고 함께 밝히고 있습니다. 즉 절차를 어겼다고 자동으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심야조사 제한처럼 조사받는 사람의 방어권·인권 보호를 위해 명시적으로 마련된 절차를 어긴 경우는 그 위반이 가볍게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조사 종료 시각, 심야조사에 이른 경위, 동의 여부와 그 기재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이후 진술의 임의성과 증거능력을 다투는 데 결정적인 자료가 됩니다.


5. 심야조사를 요구받았다면,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거부 의사와 그 사유를 조서에 남기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실무에서는 통상 ①오후 9시가 임박하면 조사를 담당하는 수사관(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에게 심야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고 → ②변호인이 선임되어 있다면 변호인의 참여와 조사 중단을 요구하며 → ③부득이 예외 사유(48시간 이내 구속영장 판단, 공소시효 임박 등)에 해당해 조사가 계속되는 경우라도 그 사유와 본인의 동의 여부를 조서에 명확히 기재하도록 요구하고 → ④이후 수원지방검찰청·수원지방법원 단계에서 절차 위반이 문제 된다면 이를 다툴 수 있도록 조사 종료 시각과 경위를 별도로 기록해 두는 순서로 대응합니다.

심야조사를 요구받았다면 다음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지금이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인지, 진행 중인 조사가 심야조사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체포 후 48시간 이내 구속영장 판단, 공소시효 임박, 본인의 구체적 재출석 곤란 사유 등 예외 사유에 실제로 해당하는지 확인합니다.

  3. 변호인이 심야조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는지, 조서에 사유와 동의 여부가 기재됐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절차에 밝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심야조사 단계에서부터 절차적 방어권을 지키고 이후 재판에서 진술의 증거능력을 다툴 근거도 함께 확보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심야조사 요구를 받는 순간에는 대부분 당황하고 지쳐 있어, “일단 하라는 대로 하고 빨리 끝내자”는 생각이 앞서기 쉽습니다. 그래서 정작 거부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를 받는 피의자·참고인 입장에서는 심야조사에 응할 의무가 없다는 원칙을 먼저 알아야 하고, 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반대로 사건을 신고하거나 고소한 쪽 입장에서도, 수사기관이 정해진 시간과 절차를 지켜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수사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고 이후 재판에서 진술이 흔들릴 위험을 줄여줍니다.

저는 수사 초기 단계의 조사 대응부터 재판까지 형사사건을 폭넓게 다뤄온 변호사로서, 조사 시간과 방식 같은 작은 절차 하나가 사건 전체의 결론을 바꾸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심야조사를 요구받았다면 그 자리에서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후 9시가 지났는데 조사가 이미 진행 중이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끝내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는 오후 9시 이전에 조사를 마쳐야 하고, 진행 중이던 조사도 예외 사유가 없다면 오후 9시를 넘겨 계속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미 작성된 조서를 열람하는 절차는 자정 전까지는 진행할 수 있습니다.

Q. 제가 먼저 “빨리 끝내고 싶다”고 말하면 심야조사 요청으로 인정되나요?

A. 단순히 빨리 끝내고 싶다는 의사표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출국·입원·원거리 거주·직업상 사유 등 재출석이 곤란한 구체적 사유가 있어야 하고, 그 사유와 동의 여부가 조서에 명확히 기재되어야 합니다.

Q. 변호인 없이 심야조사에 동의했는데, 나중에 취소할 수 있나요?

A. 취소할 수 있습니다. 조사 도중이라도 거부 의사를 밝히면 조사를 중단해야 하며, 이후 절차에서 그 경위를 자료로 남겨 다툴 수 있습니다.

Q. 참고인 조사에도 심야조사 제한이 적용되나요?

A. 적용됩니다. 수사준칙 제21조는 피의자뿐 아니라 참고인·피해자 등 사건관계인에 대한 조사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Q. 심야조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나요?

A. 법이 정한 정당한 권리 행사이므로 그 자체로 불이익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구속영장 판단처럼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 급박한 상황인지는 정확히 파악해 대응해야 합니다.

Q. 심야조사 중에 한 자백은 그 자체로 무효인가요?

A. 무조건 무효는 아닙니다. 절차 위반의 내용과 정도, 위반 경위, 침해된 권리의 성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원이 증거능력을 판단하므로, 위반 사실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다투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심야조사 요구를 포함해 조사 시간과 방식에 대한 대응 방향이 초기 단계에서 대부분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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