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제범죄나 성범죄 수사가 진행되던 중, 이미 구속되어 있는 피의자에게 전혀 다른 혐의로 또 다른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미 구속돼 있는데 설마 또 구속영장을 발부하겠어”, “한 사건으로 이미 갇혀 있으니 나머지는 불구속으로 넘어가겠지”라고 생각하는 의뢰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수사가 진행되며 여죄나 별건 혐의가 새로 드러나면, 검찰과 법원은 종전 구속과 별개로 새 구속영장을 청구·발부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고, 이 과정에서 실제 구금 기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는 사례를 자주 봅니다.
최근 대법원은 구속의 효력이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만 미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이중구속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 사건에나 추가 구속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고, 새 혐의에 대해서도 구속의 기본 요건과 절차적 고지를 다시 갖춰야 한다는 점도 함께 확인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이미 구속된 사람에게 별건 혐의로 또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이유, 이중구속이 왜 위법이 아닌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절차적 요건은 무엇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구속영장의 효력은 그 안에 적힌 범죄사실에만 미쳐 별건 혐의는 별도 판단됩니다
하나의 구속영장은 딱 그 안에 기재된 범죄사실까지만 사람을 묶어 둘 수 있습니다.
구속은 특정 범죄사실에 대해 수사·재판 절차를 확보하기 위한 강제처분입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는 사유로 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를 정하고 있고, 이 요건은 구속영장에 기재된 그 범죄사실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문제는 수사기관이 하나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범죄사실을 함께 포착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는 점입니다.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별도의 횡령이나 성범죄 정황이 드러나거나, 공범 진술 과정에서 종전 수사와 무관한 여죄가 확인되는 식입니다. 이런 새 혐의는 종전 구속영장에 적혀 있지 않았기 때문에, 종전 구속의 효력만으로는 그 혐의를 이유로 구금 상태를 유지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새로 확인된 혐의에 대해 별도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되고, 법원도 종전 구속과 무관하게 그 새 범죄사실만을 놓고 구속의 필요성과 요건을 처음부터 다시 심사합니다. 이미 구속돼 있다는 사정이 새 혐의에 대한 심사를 생략시켜 주지 않는다는 점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지점입니다.
구속영장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그 안에 기재된 범죄사실에만 미치므로, 수사 중 별건 혐의가 새로 확인되면 법원은 이를 별도의 구속영장 청구·심사 대상으로 봅니다.
2. 이중구속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 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구속기간이 겹친다는 사정만으로 그 구속이 위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중구속이란 이미 구속되어 있는 피의자·피고인에 대해 별개의 범죄사실로 다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얼핏 같은 사람을 두 번 구속하는 것이 형사소송법 제208조가 금지하는 재구속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문제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08조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 의해 구속되었다가 석방된 자를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가 아니면 동일한 범죄사실로 다시 구속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이 막는 것은 이미 풀려난 사람을 같은 사실로 또 가두는 것이지, 아직 구속 상태에 있는 사람을 전혀 다른 범죄사실로 추가 구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중구속은 애초에 이 조문이 규율하는 상황이 아닙니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를 명확히 밝힌 바 있습니다.
구속의 효력은 원칙적으로 구속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만 미치는 것이므로, 구속기간이 만료될 무렵에 종전 구속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는 다른 범죄사실로 재항고인을 구속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구속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1996. 8. 12.자 96모46 결정).
이 결정은 구속기간이 곧 만료되려는 시점에 별건으로 다시 구속영장이 발부된 사안에서 나온 것으로, 구속이 특정 범죄사실 단위로 별도 산정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습니다. 실무상으로도 검찰이 여죄를 계속 수사하면서 구속기간 만료가 임박할 때마다 새로 확인된 혐의로 순차적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구속기간이 겹치거나 이미 구속 중인 상태에서 새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구속이 위법해지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3. 그렇다고 아무 혐의로나 손쉽게 추가 구속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중구속이라도 새 혐의에 대한 구속 요건과 절차적 고지는 매번 다시 갖춰야 합니다.
이중구속이 위법하지 않다는 것과, 검찰이나 법원이 아무 혐의나 손쉽게 추가 구속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새로 청구되는 구속영장 역시 형사소송법 제70조가 정한 요건, 즉 그 범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와 주거부정·증거인멸염려·도망염려 중 하나를 새 혐의를 기준으로 독립적으로 충족해야 합니다.
절차적으로도 생략되는 것이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72조는 피고인을 구속하기 전 범죄사실의 요지, 구속의 이유, 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변명할 기회를 주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미 다른 사건으로 구속돼 있다고 해서 이 고지·심문 절차가 생략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이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법원이 사전에 형사소송법 제72조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피고인에 대하여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면 그 발부결정은 위법하고, 이미 변호인을 선정하여 공판절차에서 변명과 증거의 제출을 다하는 등 위 규정이 정한 절차적 권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함부로 절차 흠결의 위법이 치유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6. 14.자 2015모1032 결정).
즉 이중구속 국면에서도 수사기관은 새 혐의에 대한 범죄 혐의의 상당성과 구속의 필요성을 다시 소명해야 하고, 법원 역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나 공판단계 구속이라면 형사소송법 제72조의 고지·변명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새 혐의의 증거관계가 종전 사건과 실제로 무관한지, 진술이 강압적으로 수집된 것은 아닌지를 다투는 것이 방어의 핵심이 됩니다.
이중구속이 허용된다는 원칙이, 새 혐의에 대한 구속사유 소명이나 형사소송법 제72조의 고지·변명 절차까지 생략시켜 주지는 않습니다.
4. 사건마다 구속기간이 새로 산정돼 실제 구금 기간이 크게 길어질 수 있습니다
별건 구속영장이 추가될수록 전체 구금 기간은 사건 수만큼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구속기간은 사건 단위로 산정됩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사법경찰관 단계 10일, 검사 단계 10일에 더해 형사소송법 제205조에 따라 지방법원판사가 수사계속의 상당한 이유를 인정하면 10일 범위에서 1차 연장이 가능해 최대 30일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기소 이후에는 형사소송법 제92조에 따라 구속기간이 2개월이고, 계속 구속할 필요가 있으면 심급마다 2개월 단위로 2차까지 갱신할 수 있어 1심만 따져도 최대 6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상소심에서 증거조사·상소이유서 보충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3차까지 갱신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별건으로 새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이 기간 산정이 사건별로 각각 독립적으로 새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사건 구속기간이 끝나갈 무렵 다른 사건으로 구속되면, 원래 사건 절차가 끝나더라도 새 사건의 구속기간이 그대로 이어지는 구조가 되어 실제 몸이 묶여 있는 기간은 한 사건일 때보다 상당히 길어질 수 있습니다. 여죄 수사가 늘어질수록, 상소심으로 넘어갈수록 이 누적 효과는 더 커집니다.
5. 별건 구속영장 청구부터 심문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새 구속영장이 청구된 시점부터 자료 정리를 시작해야 대응이 늦지 않습니다.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별건 혐의가 추가되는 사건은 통상 ①수사기관(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수원지방검찰청 등)이 여죄 수사 과정에서 종전 구속영장에 없던 범죄사실을 새로 포착 → ②검사가 그 새 범죄사실만을 대상으로 법원에 구속영장 청구 → ③법원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 또는 공판 중이라면 형사소송법 제72조 절차를 다시 진행 → ④발부되면 별도의 구속영장이 집행되고 그 사건의 구속기간이 새로 기산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재판 관할은 수원지방법원이 됩니다.
별건으로 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 청구된 구속영장에 적힌 범죄사실이 종전 구속영장의 범죄사실과 실제로 별개인지, 겹치는 부분은 없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새 혐의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70조의 구속사유가 실제로 인정되는지, 제72조에 따른 범죄사실 요지·구속이유 고지와 변명 기회가 제대로 주어졌는지 확인합니다.
종전 사건과 새 사건 각각의 구속기간 기산일·갱신 횟수를 따로 정리해 전체 구금 기간이 어떻게 늘어나는지 파악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이중구속·별건구속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새 혐의에 대한 구속적부심이나 보석 청구를 포함해 신병 관련 전략을 전체 사건 흐름에 맞춰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미 구속돼 있는 상태에서 또 다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소식을 접하면, “어차피 갇혀 있는데 뭘 더 할 수 있겠나”라는 무력감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 구속영장을 받아 든 피의자·피고인 입장에서는 종전 사건과 무관한 혐의로 신병이 계속 묶이는 것이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혐의에 대해서도 구속사유와 절차적 고지가 제대로 갖춰졌는지를 냉정하게 따지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하나의 사건을 수사하다 드러난 여죄를 그대로 흘려보낼 수 없어 별건 구속을 선택하는 것이고, 이는 실체적 진실 규명이라는 형사절차의 목적에 부합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저는 구속 중인 의뢰인에게 별건으로 구속영장이 추가 청구된 사건과, 반대로 여죄 수사 단계에서 구속을 막아야 하는 사건 양쪽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구속기간 산정과 절차적 요건을 어떻게 짚어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이미 구속된 상태라도 새 혐의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별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면, 그 순간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미 구속돼 있는데 다른 혐의로 또 구속영장이 청구됐습니다. 그 자체로 위법한 건 아닌가요?
A. 위법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구속의 효력이 원칙적으로 그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에만 미친다고 보아, 구속기간이 겹치거나 이미 구속 중인 상태에서 다른 범죄사실로 새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새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다시 받아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 다시 받습니다. 새 혐의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 제70조의 구속사유가 독립적으로 심사되고, 공판 단계라면 제72조에 따른 범죄사실 고지와 변명 기회도 다시 보장돼야 합니다.
Q. 종전 사건 구속기간이 끝나면 별건 구속도 자동으로 끝나나요?
A. 아닙니다. 구속기간은 사건별로 각각 산정됩니다. 종전 사건 절차가 끝나더라도 별건으로 발부된 구속영장의 구속기간은 그 사건 기준으로 별도로 진행됩니다.
Q. 별건 구속영장을 막을 방법이 있나요?
A. 새 혐의에 대한 구속사유가 실제로 인정되는지, 종전 사건과 범죄사실이 정말 별개인지를 다퉈 구속적부심이나 보석을 청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Q. 형사소송법 제208조의 재구속 제한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제208조는 이미 석방된 사람을 동일한 범죄사실로 다시 구속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입니다. 이중구속은 아직 구속 상태에 있는 사람을 전혀 다른 범죄사실로 추가 구속하는 것이라 제208조가 규율하는 상황 자체가 아닙니다.
Q. 별건 혐의가 종전 사건과 조금이라도 관련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관련성의 정도가 쟁점이 됩니다. 하나의 목적을 위해 동시에 또는 수단·결과 관계로 이뤄진 행위는 동일한 범죄사실로 취급될 수 있어, 그 경우 오히려 형사소송법 제208조의 재구속 제한 문제로 다퉈볼 여지가 생깁니다.
Q. 여죄 수사 중이라는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통보를 받은 즉시가 가장 좋습니다. 새 혐의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 전에 자료를 정리해 대응해야 구속사유 다툼과 절차 하자 지적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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