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물이 인터넷에 퍼지면 피해자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삭제 지원을 요청할 수 있고, 이때 드는 비용은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아니라 촬영물을 유포해 피해를 발생시킨 사람이 부담합니다. 국가가 먼저 삭제 비용을 지출한 뒤 그 금액을 가해자에게 되돌려 받는 것을 구상권 행사라고 하는데, 실제로 이 구상권이 언제 어떤 기준으로 행사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삭제 지원을 신청하려는 피해자 입장에서도, 삭제비용 청구 통지를 받은 가해자 입장에서도 이 제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불법촬영물 삭제비용의 법적 근거와 구상권 행사 요건, 그리고 실제 청구가 이뤄지는 절차와 현실적 한계까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불법촬영물 삭제지원, 국가가 먼저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조의3은 촬영물 또는 복제물이 정보통신망에 유포되어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불법촬영물등 및 신상정보의 삭제를 위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신상정보란 피해자의 주소·성명·연령·직업·용모 등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와, 함께 유포된 사진·영상까지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실무에서 이 업무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으며, 피해자가 유포된 게시물의 URL을 신고하면 센터가 해당 플랫폼·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 구조에서 핵심은 삭제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피해자가 먼저 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유포 범위가 넓은 사건은 수백 개, 많게는 수천 개의 게시물을 일일이 확인하고 삭제를 요청해야 해서 인력과 시간이 상당히 들어가는데, 이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우선 지출하고 나중에 가해자에게 청구하는 순서를 취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유포 사실을 안 즉시 비용 부담 없이 삭제 지원부터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원 대상이 되는 유포 범위도 국내 사이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SNS·커뮤니티·웹하드·메신저 단체대화방처럼 국내에서 운영되는 플랫폼은 물론,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에 게시된 경우도 정보통신망을 통한 유포에 해당하면 지원 대상에 포함됩니다. 해외 사이트는 삭제 요청을 전달하고 실제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는 경우가 많아, 국내 게시물보다 삭제지원 비용과 처리 기간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법촬영물 삭제지원은 국가·지방자치단체가 비용을 먼저 지출하고, 그 비용을 나중에 가해자에게 청구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삭제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과 대상 촬영물
삭제지원을 신청할 수 있는 사람은 피해자 본인만이 아닙니다. 같은 법 제7조의3 제2항은 지원 대상자 본인 외에도 배우자(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 포함), 직계친족, 형제자매, 그리고 지원 대상자가 지정한 대리인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삭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충격이 크거나 미성년자여서 직접 신청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규정입니다.
일정한 유형의 불법촬영물등과 신상정보는 별도 요청이 없어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권으로 삭제 지원에 나설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특히 아동·청소년성착취물처럼 유포 자체로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하는 촬영물이 대표적입니다.
대상이 되는 촬영물의 범위도 몰래 찍은 영상만으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원본 촬영물을 합성·편집한 영상, 애초 촬영 당시에는 촬영대상자가 동의했더라도 이후 유포에는 동의하지 않은 촬영물까지 폭넓게 지원 대상에 포함됩니다. 최초 촬영이 합의된 것이었는지 여부보다, 유포가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이뤄졌는지가 지원 여부를 가르는 기준입니다.
피해자 본인 — 직접 신청 가능.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 — 피해자를 대신해 신청 가능.
지원 대상자가 지정한 대리인 — 위임을 받아 신청 가능.
아동·청소년성착취물 등 일정 유형 — 요청 없이도 국가가 직권으로 지원.
삭제비용은 왜 가해자가 부담하는가 — 구상권의 법적 근거
삭제지원에 들어간 비용을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사람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입니다. 제7조의3 제4항은 이 삭제지원에 소요되는 비용을 성폭력행위자 또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행위자가 부담한다고 명시하고, 같은 조 제5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 비용을 실제로 지출했을 때 그 행위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국가가 먼저 비용을 대신 내고, 이후 그 금액을 가해자에게 되돌려 받는 두 단계 구조인 셈입니다.
이 구상권은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과는 별개의 청구권입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별도로 청구할 수 있는 것과 무관하게, 국가는 자신이 실제로 지출한 삭제비용만큼을 독자적으로 청구합니다. 따라서 가해자가 피해자와 합의하거나 형사처벌을 받는 것과는 별개로, 국가에 대한 구상금 지급 의무가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구상금액의 규모는 사건마다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촬영물이 여러 커뮤니티·SNS·웹하드에 걸쳐 수백 건으로 재유포된 사건이라면, 센터가 그 게시물을 모두 확인하고 각 플랫폼에 개별적으로 삭제를 요청해야 해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이 늘어나고, 그만큼 구상금액도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포 범위가 좁아 소수의 게시물만 삭제하면 되는 사건이라면 구상금액도 상대적으로 작아집니다.
구상권을 행사하려면 무엇이 먼저 확인돼야 하나
구상권을 행사하려면 우선 삭제를 지원한 촬영물을 유포해 피해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사람이 누구인지가 특정되어야 합니다. 제7조의3 제6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구상권 행사를 위해 행위자의 인적사항 및 범죄경력 확인에 필요한 자료를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는 수사·재판 과정에서 가해자가 카메라등이용촬영죄나 촬영물 반포죄 등으로 특정된 뒤에야 국가가 그 사람을 상대로 구상금을 청구할 수 있는 실무 구조를 뒷받침하는 조항입니다.
즉 삭제지원 자체는 유포 사실만 확인되면 신속하게 이뤄지지만, 구상권 행사는 그보다 뒤늦게, 형사절차를 통해 가해자의 신원과 범죄사실이 어느 정도 드러난 다음 단계에서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한 채 삭제 지원만 받은 사건이라면, 국가 입장에서도 청구할 상대방 자체가 없어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만약 최초 유포자 외에 이를 재유포한 제3자가 별도 수사로 특정된다면, 국가는 재유포에 가담한 사람에 대해서도 구상권 행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각자가 실제로 어느 범위까지 유포에 관여했는지, 그로 인해 추가로 발생한 삭제 비용이 얼마인지가 함께 확인되어야 합니다.
구상권 행사의 실질적 기준은 삭제지원 여부가 아니라, 가해자가 수사·재판을 통해 특정되었는지에 달려 있다.
실제로 얼마나 청구되고 있나 — 삭제 건수와 구상권 청구의 간극
제도의 취지와 별개로, 실제 구상권 행사는 활발하지 않았습니다. 2025년 6월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2018년 설립된 이후 약 5년간 처리한 삭제지원 건수는 91만 1,560건에 달하고, 그중 한 해 처리 건수만 30만 2,397건이었던 반면, 같은 시점까지 실제로 이뤄진 구상권 청구 건수는 0건으로 파악됐습니다.
청구가 이뤄지지 못한 원인은 두 가지로 지목됐습니다. 첫째는 구상권을 행사하려 해도 가해자의 개인정보를 수사기관 등에서 넘겨받을 법적 근거 자체가 없었던 점인데, 이 문제는 성폭력방지법 개정을 거쳐 2025년 4월 17일부터 관계 행정기관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서 해소됐습니다. 둘째는 삭제지원에 실제로 얼마의 비용이 들었는지를 산정하는 기준 자체가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으로, 사건마다 삭제 건수와 소요 인력이 달라 구상금액을 얼마로 산출할지 정하는 실무 기준이 뒤따라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삭제지원을 신청한다고 해서 곧바로 가해자에게 구상금이 청구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돼 있지만, 실제 청구로 이어지려면 가해자 특정과 비용 산정이라는 두 단계를 모두 통과해야 하고, 그 과정에는 시일이 걸릴 수 있습니다.
2025년 6월 시점 보도에서는 성평등가족부(당시 여성가족부)가 비용 산정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용역 예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자료 요청 근거와 비용 산정 기준이 모두 갖춰지면 그동안 사실상 멈춰 있던 구상권 청구가 실제 사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가해자 입장에서도 이 제도가 더는 서류상 조항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피해자가 알아둘 점 — 비용 걱정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삭제지원을 신청할지 고민하는 피해자에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신청 시점에 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앞서 본 것처럼 삭제비용은 원칙적으로 가해자가 부담하도록 설계돼 있어, 국가가 구상금을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그 부담이 피해자에게 돌아오지 않습니다. 비용을 이유로 삭제 지원 신청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는 뜻입니다.
다만 삭제지원과 별개로, 이후 가해자를 상대로 한 형사고소나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함께 준비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유포된 게시물의 캡처, 유포 경로, 대화 내용 등 증거를 삭제 전에 최대한 확보해 두면 이후 수사기관이 가해자를 특정하는 데도, 피해자가 별도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삭제와 증거 보전은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진행해야 하는 절차입니다.
신고와 상담은 여성긴급전화 1366이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를 통해 24시간 접수가 가능합니다. 급박하게 유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면 삭제 요청부터 우선 접수하고, 이후 형사고소 준비는 변호사와 함께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신청 전 유포 게시물 URL·캡처화면을 최대한 확보.
본인 외에 배우자·직계친족·형제자매·대리인도 신청 가능.
삭제지원 비용은 원칙적으로 피해자에게 청구되지 않음 — 신청을 망설일 이유가 아님.
형사고소·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삭제지원과 별개로 준비.
가해자 쪽이 알아둘 점 — 구상금과 형사처벌은 별개다
반대로 삭제비용 구상금 청구 통지를 받은 입장이라면, 이 금액이 형사처벌과는 다른 성격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는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신체를 촬영한 행위(제1항)와 그 촬영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한 행위(제2항)에 각각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형사처벌과 국가가 지출한 삭제비용을 되돌려 받는 구상금 청구는 근거 법률과 절차가 다른 별개의 문제입니다. 형사사건에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았다고 해서 구상금 지급 의무까지 함께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구상권 역시 국가가 청구하는 채권인 만큼, 실제로 그 촬영물을 유포해 손해를 발생시킨 당사자가 맞는지, 청구된 금액이 실제 삭제에 소요된 비용에 부합하는지는 다퉈볼 여지가 있는 영역입니다. 여러 명이 함께 유포에 관여한 사건이라면 각자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통지 내용과 산출 근거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형사사건 기록과 대조해 실제 관여 정도를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불법촬영물 삭제지원을 신청하면 비용이 드나요?
A. 원칙적으로 신청인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삭제지원에 소요되는 비용은 성폭력행위자 또는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행위자가 부담하도록 법에 정해져 있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먼저 비용을 지출한 뒤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Q. 가해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도 삭제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삭제지원은 유포된 촬영물과 신상정보가 확인되면 진행되고, 가해자 특정 여부와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다만 국가가 이후 구상권을 행사하려면 가해자가 누구인지 특정되어야 하므로,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한 사건은 삭제지원만 이뤄지고 구상권 행사로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구상금 납부 통지를 받았는데 반드시 내야 하나요?
A. 국가가 청구하는 채권이므로 통지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자신이 실제로 그 유포에 관여했는지, 청구 금액의 산출 근거가 타당한지를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투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형사사건 기록 등 관련 자료를 근거로 이의를 제기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구상금을 냈다면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도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구상금은 국가가 지출한 삭제비용을 되돌려 받는 별개의 청구이고,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이와 무관하게 별도로 가능합니다. 구상금 지급과 피해자에 대한 배상은 서로 다른 청구원인입니다.
Q. 본인이 아니라 가족이 대신 삭제지원을 신청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피해자의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는 물론 피해자가 지정한 대리인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삭제지원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충격이 크거나 직접 신청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규정입니다.
Q. 유포자가 끝내 잡히지 않으면 구상금 청구는 영영 없어지나요?
A. 유포자가 특정되지 않는 한 국가도 청구할 상대방이 없어 구상권 행사는 사실상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후 수사가 진전되어 유포자가 특정되면 그 시점에 구상권 행사가 다시 검토될 수 있어, 시효 등 별도 사유가 없는 한 청구 가능성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맺음말
불법촬영물 삭제비용은 국가가 먼저 부담하고, 이후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되돌려 받는 구조로 설계돼 있습니다. 다만 구상권이 실제로 행사되려면 가해자가 수사·재판을 통해 특정돼야 하고, 삭제에 든 비용을 산정하는 실무 기준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법적 근거는 이미 마련돼 있지만 실제 청구로 이어지기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삭제지원을 받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구상금 청구 여부나 그 액수를 예단하기보다는, 자신의 사건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을 걱정하지 말고 삭제지원부터 신청하되, 이후 절차를 위해 유포 증거를 함께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도 구상금 통지를 받았다면 형사사건 결과와는 별개의 채무라는 점을 전제로, 통지 내용과 실제 관여 정도를 침착하게 비교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원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디지털 성범죄 삭제지원 신청과 가해자 특정을 위한 수사 협조 상담이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삭제지원 신청과 형사고소를 함께 준비해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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