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대마초를 마약류 목록에서 제외했고, 캐나다와 미국 일부 주에서도 기호용 대마 사용이 허용됩니다. 이런 나라를 여행하면서 대마를 피워봤다는 이유로 귀국 후 갑자기 조사를 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나라에서는 합법이었는데 왜 문제가 되느냐"고 묻지만, 대한민국 형법과 마약류관리법은 행위지가 아니라 행위자의 국적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이 글에서는 대마 합법 국가에서의 흡연이 왜 국내에서 처벌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실제 처벌 수위가 어떤 기준으로 갈리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속인주의 — 해외에서 합법이어도 한국 형법은 국적을 따라간다
형법 제3조는 "본법은 대한민국영역 외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속인주의라고 부르는데, 범죄가 어느 나라 영토에서 벌어졌는지가 아니라 범인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국내법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뜻입니다. 태국이나 캐나다처럼 대마를 합법화한 나라에서 대마를 피웠더라도, 흡연 당시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었다면 그 행위에는 한국의 마약류관리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행위지의 형법이 아니라 행위자의 국적이 기준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 나라 법을 어긴 게 아니니 문제없다"는 생각은 애초에 전제부터 잘못된 것입니다.
대부분의 형사법은 원칙적으로 속지주의, 즉 범죄가 일어난 영토의 법을 적용합니다. 하지만 마약류 범죄처럼 국민 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국가가 특히 중대하게 보는 범죄 유형에서는, 속지주의만으로는 자국민이 해외로 나가 마약을 사용하고 돌아오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공백이 생깁니다. 그래서 형법은 속지주의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내국인의 국외범에 대해서는 속인주의를 별도로 적용해 이 공백을 메웁니다. 법무부가 해외 마약류 이용 방지를 주제로 한 캠페인을 꾸준히 벌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고, 실제로 해외에서 대마를 사용한 사실만으로 귀국 후 조사가 개시되는 사례는 드물지 않습니다. 일본이나 중국처럼 마약류 규제가 한국보다 엄격한 나라뿐 아니라, 미국·독일 등 자국 내에서는 자국민에게 속인주의를 폭넓게 적용하지 않는 나라의 국민이 한국에서 대마를 흡연했을 때와, 한국 국민이 대마 합법 국가에서 흡연했을 때는 결과가 정반대로 갈릴 수 있다는 점도 이 원리에서 비롯됩니다.
행위지가 아니라 행위자의 국적이 기준이다 — 대마가 합법인 나라에서 피웠어도, 흡연 당시 대한민국 국적이면 마약류관리법이 그대로 적용된다.
대마 합법 국가라는 착각 — 태국·캐나다·미국 일부 주의 실제 기준
"대마 합법 국가"라는 말은 하나의 기준이 아닙니다. 태국은 2022년 대마초를 마약류 목록에서 제외해 재배·유통까지 상당 부분 허용했고, 캐나다는 2018년 기호용 대마 사용을 전면 합법화했습니다. 미국은 연방법상으로는 여전히 대마가 규제 대상이지만 캘리포니아·콜로라도 등 일부 주는 주법으로 기호용 사용을 허용하고, 네덜란드는 커피숍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의 소량 판매·흡연만 사실상 묵인하는 방식입니다. 독일은 2024년부터 성인의 소량 기호용 대마 소지·재배를 조건부로 허용했습니다. 이처럼 "합법"의 범위와 조건이 나라마다 크게 달라서, 여행객이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대마를 구매·흡연했다고 믿었더라도 실제로는 그 나라 법의 조건을 벗어난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나라들이 대마를 아무리 폭넓게 허용하더라도, 그 사실이 한국에서의 처벌 여부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태국 여행 중 현지 대마 판매점에서 합법적으로 구매해 흡연했더라도, 귀국 후 모발이나 소변에서 대마 성분이 검출되면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입건됩니다. 앞서 살펴본 속인주의 구조상 당연한 결과이지만, 실제로 여행 전에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출국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 문제를 키우는 지점입니다.
태국 — 2022년 대마초를 마약류에서 제외, 재배·판매·흡연 상당 부분 허용
캐나다 — 2018년 기호용 대마 전면 합법화, 성인 소지·구매 가능
미국 일부 주 — 연방법상 규제 대상이나 주법으로 기호용 허용(캘리포니아·콜로라도 등)
독일 — 2024년부터 성인 소량 소지·재배 조건부 허용
마약류관리법이 정한 처벌 수위 — 흡연·섭취부터 소지까지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4호는 대마를 흡연하거나 섭취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1항 제6호는 대마를 소지한 경우도 동일한 형량으로 처벌합니다. 흡연이든 단순 소지든 법정형의 상한이 같기 때문에, 해외에서 대마를 피우기만 하고 국내로 들여오지 않았더라도 흡연 사실 자체만으로 처벌 대상이 됩니다.
반면 영리 목적으로 대마를 매매하거나 매매를 목적으로 소지한 경우는 마약류관리법 제59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올라갑니다. 여행 중 소량을 개인적으로 흡연한 경우와, 그 이상의 양을 국내로 반입하거나 유통할 목적이 있었던 경우는 적용 조문 자체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자신의 사용 목적이 순수하게 개인적 흡연이었는지, 아니면 반입·유통 정황이 섞여 있었는지가 초기 단계부터 사건의 성격을 가르는 핵심 요소입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마약범죄 양형기준은 단순 투약·흡연을 매매·유통보다 낮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어, 같은 대마 사건이라도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처음부터 양형의 출발선 자체가 달라집니다.
적발은 어떻게 이뤄지나 — 모발·소변검사와 SNS 흔적
해외에서 대마를 흡연했다는 사실이 국내에서 드러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수사기관이 마약류 우범 국가 방문 이력이나 SNS 게시물, 지인의 제보 등을 단서로 임의동행이나 조사를 요청하면서 모발·소변 감정을 실시하는 경우입니다. 대마 성분은 흡연 후에도 모발에서는 수개월, 소변에서는 짧게는 수일에서 길게는 수 주간 검출될 수 있어, 귀국 시점과 검사 시점 사이에 상당한 시간이 흘렀더라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세관에서 입국자의 소지품이나 우편물에서 대마 관련 물품이 직접 발견되는 경우로, 이 경우는 흡연이 아니라 반입 자체가 문제가 됩니다. 모발검사는 채취 부위와 길이에 따라 판정 가능한 기간이 달라지고, 염색이나 탈색 등 외부 요인으로 결과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실무에서 종종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최근에는 SNS에 올린 여행 사진이나 게시물이 조사 단서가 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현지 대마 매장이나 흡연 장면을 촬영해 공개적으로 올리는 것이 스스로 흡연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자주 간과됩니다. 국가 간 마약 정보 공조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반드시 국내 검사에서만 적발되는 것도 아닙니다. 여행 중 촬영물이나 결제 내역처럼 예상하지 못한 자료가 나중에 근거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처벌 수위를 가르는 기준 — 양형에 실제로 영향을 주는 요소
같은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4호 위반이라도 실제 처분 결과는 사건마다 크게 갈립니다. 대마 흡연·소지 사건의 법정형 상한이 5년 이하 징역으로 정해져 있어 집행유예나 벌금형, 나아가 기소유예까지도 열려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정상이 처분 수위를 좌우하는 비중이 큽니다. 초범인지 동종 전과가 있는지, 흡연 횟수가 단 1회였는지 상습적이었는지, 소지량이 순수 개인 사용량 수준이었는지가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요소입니다.
흡연이 반복되거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처벌 수위는 뚜렷하게 무거워집니다. 여기에 더해 조사에 임하는 태도도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조사 초기에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협조했는지, 자진해서 치료나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는지가 정상참작 사유로 고려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소변·모발 검사 결과를 부인하며 다투다가 객관적 자료로 뒤집히면, 반성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정상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초범 여부와 동종 전과 유무
흡연·투약 횟수 — 1회성인지 상습적인지
소지량 — 개인 사용량 수준인지 그 이상인지
조사 협조 태도 — 인정·반성·치료 의지 여부
"그 나라에서는 합법이었다"는 사정의 법적 의미 — 정상참작이지 면책이 아니다
현지에서 합법적으로 대마를 구매·흡연했다는 사실이 조사나 재판 과정에서 완전히 무시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위법하다는 인식 없이 그 나라 법을 준수하며 대마를 사용했다는 사정은, 죄의식이나 고의의 정도를 판단할 때 참작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처벌 수위를 정하는 단계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의미이지, 애초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거나 처벌을 면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형법에는 자신의 행위가 법령에 의해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한 경우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않는다는 법리(위법성의 착오)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법리가 받아들여지려면 오인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어야 하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에서도 마약류 범죄에 대해서는 국내법이 적용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고 정부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어, 단순히 "그 나라에서 합법이니 괜찮을 줄 알았다"는 주장만으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실무적으로는 감경 사유로 작용할 수 있는 정상일 뿐, 처벌 자체를 막아주는 방어 논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행 전 가이드북이나 여행사가 "현지에서는 합법"이라는 문구만 강조하고 귀국 후 국내법 적용 여부는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런 오해가 반복되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힙니다.
"현지에서 합법이었다"는 사정은 처벌 수위를 정할 때 참작될 수 있는 정상일 뿐이다 — 범죄 성립 자체를 막아주는 사유는 아니다.
여행 전후 준비와 조사 대응 —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
대마 합법 국가로 여행을 계획한다면, 출국 전에 이 원칙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최선의 예방입니다. 현지에서의 흡연·구매 경험을 SNS에 남기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귀국 이후 모발·소변에 성분이 남아있을 수 있는 기간을 고려해 흡연 자체를 피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이미 흡연 경험이 있는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연락을 받았다면, 임의동행이나 조사 요청에 무작정 응하기 전에 자신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와 절차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사 단계에서는 사실관계를 왜곡 없이 진술하되, 흡연 경위와 횟수, 귀국 후 정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정상참작을 받는 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초범이고 흡연이 1회성이었다면 기소유예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처분 결과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사안이 복잡하거나 상습성·반입 정황이 섞여 있다면 초기 대응 방향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특히 여러 국가를 경유하며 반복적으로 대마를 흡연한 이력이 있다면, 단순 1회성 사안과는 조사 범위나 처분 방향 자체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사실관계를 스스로 축소하기보다 정확히 정리해 대응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마가 합법인 나라에서 피웠는데 왜 한국에서 처벌되나요?
A. 형법 제3조가 정한 속인주의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은 해외에서 범한 죄에도 국내법이 적용됩니다. 대마를 합법화한 나라에서 흡연했더라도 흡연 당시 대한민국 국적이었다면 마약류관리법 위반이 성립합니다. 행위지의 법이 아니라 행위자의 국적이 기준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Q. 대마 흡연이 확인되면 무조건 구속되나요?
A. 아닙니다. 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제4호의 법정형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벌금형이나 집행유예, 나아가 기소유예까지 가능한 영역입니다. 초범 여부, 흡연 횟수, 조사 협조 태도에 따라 처분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Q. 귀국한 지 오래됐는데도 적발될 수 있나요?
A. 대마 성분은 모발에서는 수개월간 검출될 수 있어 시간이 꽤 지난 뒤에도 양성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검출 가능 기간은 흡연량과 신체 조건에 따라 다르므로, 시간이 지났다고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Q. 해외에서 의료 목적으로 처방받아 사용한 경우도 처벌되나요?
A. 처방 여부와 무관하게 국내 마약류관리법상 대마 흡연·소지에 해당하면 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의료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사정과 처방 경위는 조사·재판 단계에서 정상참작 사유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Q. SNS에 올린 사진이 실제로 조사 단서가 되나요?
A. 그렇습니다. 현지 대마 매장이나 흡연 장면이 담긴 게시물이 스스로 흡연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쓰이는 사례가 있습니다. 공개 계정뿐 아니라 비공개 게시물도 조사 과정에서 확인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 조사 연락을 받으면 바로 응해야 하나요?
A. 임의동행이나 출석 요구에 응할지, 어떤 절차로 대응할지는 사안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먼저 자신에게 적용될 수 있는 혐의와 절차를 파악한 뒤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초기 진술 내용이 이후 처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대마를 합법화한 나라가 늘어나면서 "거기서는 괜찮았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형법은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행위지의 법이 아니라 행위자의 국적을 기준으로 마약류관리법을 적용합니다. 태국이나 캐나다처럼 대마가 합법인 나라에서 흡연했더라도 귀국 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처벌 수위는 법정형 상한 안에서 초범 여부, 흡연 횟수, 소지량, 조사 협조 태도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현지에서 합법이었다는 사정 자체가 처벌을 면제해주지는 않지만, 정상참작 사유로는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조사 초기 단계에서부터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해외 여행 이력을 계기로 마약류관리법 위반 조사가 이뤄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여행 전후로 이 같은 법리를 미리 알아두고 이미 조사 연락을 받은 상태라면 이른 시점부터 상황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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