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중 홧김에 보낸 욕설, 통매음일까 모욕일까
중고거래 중 홧김에 보낸 욕설, 통매음일까 모욕일까
법률가이드
디지털 성범죄명예훼손/모욕 일반

중고거래 중 홧김에 보낸 욕설, 통매음일까 모욕일까 

김강희 변호사


중고거래 중 홧김에 보낸 욕설, 통매음일까 모욕일까


사건 개요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물건을 사고팔다 보면 사소한 일로 언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가격을 깎아 달라는 요구가 반복되거나, 약속한 시간에 상대가 나타나지 않거나(노쇼), 받아 보니 설명과 다른 물건이 왔을 때, 채팅창 너머로 날 선 말이 오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감정이 격해진 한쪽이 참지 못하고 욕설 섞인 문자를 보내는 일이 생깁니다.

문제는 그 욕설 안에 성적인 단어나 표현이 섞여 있었을 때 벌어집니다. 며칠 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이른바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되었다는 연락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당사자는 억울해합니다. "성적으로 흥분하거나 만족하려고 그런 게 아니라, 그냥 화가 나서 아무 욕이나 뱉은 것뿐"이라는 것이 본인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종종 사용된 단어 자체가 성적 표현이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통매음으로 접수해 조사를 진행합니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거래 상대방과의 말다툼이 격해지면서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거친 말 한마디가, 형사 사건의 피의자가 되는 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통매음죄는 단순히 성적인 단어를 썼는지가 아니라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로 판단되는 목적범입니다. 그 목적이 없었다면 통매음은 성립하지 않으며, 다만 모욕죄 등 다른 죄책이 문제 될 수 있을 뿐입니다. 이 구별을 어떻게 입증하느냐가 사건의 결과를 가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성폭력처벌법 제13조가 요구하는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실제로 있었는지입니다. 이 조항은 이른바 '초과주관적 위법요소'를 요구하는 목적범으로, 그 목적의 존재는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둘째, 사용된 표현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글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일상적으로 쓰이는 비속어 수준인지 아니면 구체적인 성적 이미지를 담은 표현인지입니다. 셋째, 통매음이 부정된다면 모욕죄로 죄명이 변경될 수 있는지, 이때 비공개 1:1 채팅이라는 정황에서 모욕죄의 성립요건인 '공연성'이 인정되는지입니다. 넷째, 두 죄의 처리 절차 차이—통매음은 비친고죄인 반면 모욕죄는 친고죄라는 점—가 대응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목적이 부정되면 통매음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고, 그다음에야 모욕죄 성립 여부와 공연성이라는 별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응은 "그런 표현을 쓴 적 없다"는 부인이 아니라, 그 표현을 쓴 목적이 성적인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대화의 전 과정으로 입증하는 방향으로 짜여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통매음의 '성적 목적' 자체를 부정하는 증거 구성


통매음죄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표현을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2018. 9. 13. 선고 2018도9775 판결에서, 성적 욕망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결합되어 있더라도 표현의 내용과 정황에 비추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의도가 인정되면 유죄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분노의 표출이 주된 목적이고 성적 만족을 얻으려는 의도가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다면 이 죄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이 기준에 맞추어 사실관계를 다음 순서로 구성합니다.

1) 다툼의 발단부터 욕설 직전까지 대화 전체를 시간순으로 복원합니다.

수사기관에 넘어가는 캡처는 흔히 욕설이 담긴 한두 장면뿐입니다. 그러나 그 욕설이 어떤 흐름 속에서 나왔는지가 목적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가격 흥정이 결렬된 경위, 노쇼나 하자 물건으로 인한 다툼의 경과, 상대방이 먼저 무례하게 굴었는지 여부까지 대화 전체를 복원해, 문제의 표현이 성적인 흥분·만족과는 무관한 거래 분쟁의 연장선에서 터져 나온 것임을 드러냅니다.

2) 표현의 성격을 판례의 구별 기준에 맞추어 분석합니다.

같은 성적인 단어라도 일상 대화에서 관용적으로 쓰이는 비속어 수준의 욕설과, 상대방의 신체나 성적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며 반복해서 보낸 표현은 판단이 달라집니다. 사건에서 쓰인 문구가 후자처럼 성적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조립해 상대를 성적으로 비하·조롱하려 한 것인지, 아니면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감탄사에 가까운 욕설인지를 문언 자체로 분석해 후자에 해당함을 뒷받침합니다.

3) 욕설 이후의 행동—반복성과 추가 접촉 여부—를 함께 제시합니다.

성적 만족을 얻으려는 목적이 있었다면 통상 같은 표현을 반복하거나 추가 연락을 시도하는 양상을 보입니다. 반대로 욕설을 보낸 뒤 대화를 끊고 추가 접촉이 전혀 없었다면, 이는 성적 욕망을 유발·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라 그 순간의 분노를 표출한 것에 그쳤다는 정황으로 작용합니다. 대화 로그의 마지막 시점과 그 이후 접촉 여부를 정리해 이 정황을 명확히 드러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모욕죄 의율 가능성과 공연성·처리 절차를 함께 관리하기


통매음의 목적이 부정되더라도 사건이 그대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이나 검찰이 죄명을 모욕죄로 변경해 사건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매음(성폭력처벌법 제13조,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과 모욕죄(형법 제311조, 1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는 법정형뿐 아니라 절차 구조도 다릅니다. 이 단계에서는 다음을 함께 준비합니다.

1) 모욕죄로의 전환에 대비해 표현의 모욕성 자체도 함께 점검합니다.

통매음이 부정된다고 해서 모욕죄까지 자동으로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모욕죄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했는지로 판단하므로, 쓰인 표현이 단순한 감정적 언사에 그치는지 아니면 상대의 인격을 저열하게 깎아내리는 수준인지를 함께 검토해 대응 수위를 정합니다.

2) 1:1 비공개 채팅이라는 정황에서 '공연성' 부존재를 다툽니다.

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즉 공연성이 있어야 성립합니다. 중고거래 채팅은 통상 판매자와 구매자 사이의 비공개 1:1 대화이므로 원칙적으로 공연성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그 대화를 캡처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했다면 '전파가능성' 법리에 따라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그 캡처의 유통 경위와 범위를 미리 확인해 대응합니다.

3) 죄명별 처리 절차의 차이를 활용해 대응 시점을 설계합니다.

통매음은 2013년 법 개정으로 친고죄·반의사불벌죄 규정이 모두 폐지되어, 고소가 취소되어도 수사와 처벌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반면 모욕죄는 여전히 친고죄여서, 죄명이 모욕죄로 정리된 국면이라면 고소 취소로 공소권 자체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감안해, 목적 부재를 다투는 초기 단계에서는 법리 대응에 집중하고, 죄명이 모욕죄 쪽으로 정리되는 국면에서는 합의와 고소 취소를 통한 종결을 함께 준비하는 이원적 전략을 취합니다.


결론


중고거래 중 오간 욕설에 성적인 단어가 섞여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통매음죄가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처벌하는 것은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키려는 목적이지, 거친 말을 뱉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그 목적의 유무는 욕설 한 문장이 아니라 다툼의 발단부터 그 이후의 행동까지, 대화 전체의 흐름으로 판가름 납니다.

고소장을 받은 시점에서는 이미 대화 캡처가 상대방 손에 넘어가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지금 갖고 있는 대화 기록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그 안에서 어떤 정황이 목적 부재를 뒷받침하는지 짚어 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통매음 혐의로 고소장을 받았거나 조사 통지를 받으셨다면, 초기 대응 방향을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37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