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증인이 상속인이었다면 — 공정증서 유언 무효 주장
사건 개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유품을 정리하다 공정증서로 남긴 유언장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증인 사무실에서 정식으로 작성됐다는 이유로 형제자매들은 처음엔 그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유언장 말미에 적힌 증인 두 사람의 이름을 다시 들여다보면, 그중 한 명이 다름 아닌 다른 형제자매 — 즉 자신과 함께 상속인이 될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급하게 공증을 잡다 보니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자녀나 사위·며느리에게 증인 도장을 부탁한 것입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도 "형이 아버지 유언 공증 자리에 증인으로 앉아 있었다고 하는데, 그게 문제가 되느냐"고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사자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법은 이 지점을 상당히 엄격하게 봅니다. 유언에 참여하는 증인은 그 유언의 내용에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여야 한다는 원칙이 있고, 상속인은 바로 그 이해관계의 중심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공정증서 유언의 증인 중 한 명이 상속인이었다면, 그 사실만으로 유언 전체가 무효로 판단될 여지가 큽니다. 다만 "상속인이 증인이었다"는 사정을 법정에서 인정받으려면, 그 사람이 정확히 어떤 신분으로 증인란에 서명했는지, 유언자와 어떤 관계였는지를 서류로 특정해 두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가 된 증인이 민법 제1072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 그 배우자와 직계혈족'에 해당하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이익을 받을 사람'이 유언자의 상속인으로 될 자 또는 유증을 받을 수증자를 뜻한다고 밝힌 바 있어(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다57733 판결), 유언집행자처럼 상속인도 수증자도 아닌 사람은 결격자가 아니라고 본 반면, 상속인 지위에 있는 사람은 이 범주에 그대로 포함됩니다.
둘째, 상대방이 "유언자가 그 사람을 직접 증인으로 청구했으니 문제없다"고 항변할 수 있는지입니다. 공증인법 제29조 제2항·제33조 제3항 단서는 촉탁인이 특정인의 참여를 청구한 경우 공증인법상 결격(공증인의 친족 등)을 예외적으로 허용하지만, 이는 공증인법이 정한 결격사유에 관한 예외일 뿐 민법 제1072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상속인·수증자 결격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즉 유언자가 원해서 자녀를 증인으로 세웠다는 사정만으로는 결격이 치유되지 않습니다.
셋째, 결격자가 두 증인 중 한 명에 불과했더라도 유언 전체가 무효가 되는지입니다. 판례와 실무는 결격자가 증인으로 참여한 유언은 일부가 아니라 전체가 무효가 된다고 봅니다. 증인 한 명이 문제라고 해서 그 사람의 서명만 무효로 보고 나머지 요건이 유효하다고 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증인의 신원과 지위를 서류로 특정해 결격을 입증하기
결격 주장이 법정에서 힘을 가지려면, "증인이 상속인이었던 것 같다"는 인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런 사건에서 먼저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특정합니다.
1) 공정증서 정본·등본을 확보해 증인의 인적사항을 확정합니다.
공정증서 말미에는 증인의 성명·주소·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습니다. 유언자의 상속인이라면 공증인법상 이해관계인으로서 그 공정증서의 등본 교부를 청구할 수 있으므로, 이를 통해 증인란에 적힌 인적사항을 먼저 확보합니다. 공증인 사무소에 남아 있는 촉탁 관계 서류나 참여인 명부를 함께 확인하면 그 증인이 어떤 경위로 참여했는지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2) 가족관계증명서·제적등본으로 증인과 유언자의 관계를 증명합니다.
증인의 인적사항이 확인되면, 유언자를 기준으로 한 가족관계증명서(필요한 경우 제적등본까지)를 발급받아 그 증인이 유언자의 자녀·배우자·부모 등 상속인 지위에 있었는지, 또는 다른 상속인·수증자의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해당하는지를 대조합니다. 상속인이 아니더라도 유언 내용상 특정 재산을 받기로 된 사람의 배우자·직계혈족이라면 마찬가지로 결격이므로, 유언장 본문에 등장하는 수증자 전원을 기준으로 대조 범위를 넓혀 둡니다.
3) 공증 당시 정황을 확보해 결격 사실을 뒷받침합니다.
공증인 사무소 방문 당시 동행했던 사람, 접수 기록, 결제 내역 등 증인이 실제로 유언자의 가족으로서 그 자리에 있었음을 뒷받침할 정황을 함께 모아 둡니다. 서류상 신분 관계와 함께 이러한 정황이 갖추어지면, 상대방이 "증인은 그저 지나가던 지인이었다"는 식으로 다투기가 어려워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상대방의 '치유' 항변을 차단하고 무효의 효과를 정확히 설계하기
결격 사실이 확인되어도, 상대방은 여러 논리로 유언을 살리려 합니다. 이 단계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챙깁니다.
1) '유언자가 원해서 세운 증인'이라는 항변의 법적 한계를 짚습니다.
공증인법상 결격(공증인의 친족 등)은 촉탁인의 요청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허용될 여지가 있지만, 민법 제1072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상속인·수증자 결격에는 그런 예외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아버지가 직접 형을 증인으로 세워달라고 했다"는 사정은 결격을 치유하지 못한다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 상대방이 유언자의 의사를 근거로 결격을 무마하려는 시도를 막습니다.
2) 결격자 참여의 효과가 '유언 전체 무효'임을 명확히 합니다.
상대방은 종종 "문제가 된 증인의 서명만 빼면 나머지는 유효하지 않느냐"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공정증서 유언은 두 명의 적법한 증인 참여가 성립요건이므로, 그중 한 명이 결격자라면 애초에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유언으로서 전체가 무효가 됩니다. 일부 조항만 살리는 절충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해 두어야 협상 국면에서 밀리지 않습니다.
3) 무효 확인 이후의 상속 관계를 미리 설계합니다.
유언이 무효로 확인되면 그 유언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취급되어, 유언자가 그 이전에 남긴 유효한 다른 유언이 있다면 그에 따르고, 그런 유언조차 없다면 법정상속분에 따라 상속관계가 정리됩니다. 무효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그 이후 상속재산을 어떤 절차(협의분할 또는 상속재산분할심판)로 정리할지를 함께 준비해야 실제 재산 정리까지 이어집니다.
결론
공정증서 유언은 공증인 사무실을 거쳤다는 이유만으로 그 자체가 안전하다고 여겨지기 쉽지만, 증인 두 사람의 자격은 그 유언의 효력을 좌우하는 요건입니다. 유언장 말미에 적힌 증인이 상속인이거나 그 배우자·직계혈족이라면, 그 사실 하나로 유언 전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증인의 신원을 서류로 특정하고 유언자와의 관계를 명확히 증명해 두었는가가 결과를 가르며, 무효가 확정된 이후의 상속 정리까지 미리 그려 두어야 실질적인 해결에 이릅니다. 유언장의 증인란에 눈에 익은 이름이 보인다면, 지금 그 유언의 효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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