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수만 세 번째 재시공했다면 — 손해배상과 해제의 갈림길
사건 개요
방수공사 하자로 인한 누수는 한 번의 재시공으로 끝나는 경우가 오히려 드뭅니다. 상담을 청하는 분들 다수는 이미 같은 업체에게 두세 차례 재시공을 맡겼지만, 장마철이나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물이 새는 경험을 반복합니다. 처음에는 "이번엔 다르겠지"라는 기대로 재시공을 받아들이지만, 세 번째 재시공에도 같은 하자가 재발하면 신뢰가 완전히 무너지고, "더 이상 이 업체에게 맡길 수 없다, 계약 자체를 해제하고 다른 방법을 찾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실제로 부딪히는 벽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재시공을 요구하는 대신 돈으로(손해배상으로) 받을 수 있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아예 계약을 해제하고 처음부터 없던 일로 할 수 있는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첫 번째는 상당히 폭넓게 인정되지만 두 번째는 법이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있어, 그 제한이 이 사안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를 다투는 것이 실제 사건의 핵심이 됩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세 차례의 재시공 실패가 하자보수 청구권을 손해배상 청구권으로 전환할 만큼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 기회 제공으로 충분히 인정되는지입니다(민법 제667조). 둘째, 손해배상의 범위를 재시공비용에 그칠 것인지, 누수로 인한 마감재·가재도구 피해 등 확대손해까지 포함시킬 것인지입니다. 셋째, 이 계약의 목적물이 민법 제668조 단서가 말하는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해당해 계약해제 자체가 원천적으로 막히는지, 아니면 방수공사라는 독립된 공정의 성격상 예외적으로 해제를 다툴 여지가 있는지입니다.
세 지점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다루면, 재시공 실패라는 명백한 사실이 있어도 손해배상 액수가 깎이거나 해제 주장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으로 전환하기
재시공을 더 요구할지, 손해배상으로 받을지는 의뢰인이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열리는 문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청구를 구성합니다.
1) 재시공 이력을 '이행 기회 부여'의 증거로 구성합니다.
민법 제667조는 하자가 있으면 먼저 상당한 기간을 정해 보수를 청구하도록 하고, 그 기간에도 이행되지 않을 때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을 인정합니다. 이미 세 차례 재시공을 맡겼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수급인에게 이행 기회를 충분히, 오히려 과하게 제공했다는 유력한 증거가 됩니다. 그래서 각 재시공의 시기와 경위, 재시공 직후 다시 누수가 발생한 시점과 부위를 사진·문자·업체와의 통화 녹취 등으로 시계열로 정리해 두는 작업이 가장 먼저입니다. 재시공 부위가 매번 동일한지, 다른 부위로 옮겨가며 재발했는지도 함께 기록해 하자의 근본 원인이 시공 자체의 결함임을 뒷받침합니다.
2) 손해배상의 범위를 재시공비용에 한정하지 않고 확대손해까지 넓힙니다.
손해배상액을 재시공에 드는 비용만으로 좁혀 청구하면 실제 피해에 비해 회수액이 작아집니다. 누수로 천장·벽지·마루 등 마감재가 손상되었거나 곰팡이로 가재도구를 버려야 했다면, 이는 하자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로서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른 방수 전문업체 2곳 이상의 견적서로 재시공비용의 객관적 근거를 마련하고, 손상된 마감재·가재도구는 사진과 구입 영수증 또는 감정을 통해 별도로 손해액을 산정합니다. 필요하다면 건축 하자 감정을 통해 누수의 원인이 기존 시공의 결함임을 공식적으로 확인받아 두는 것이 협상과 소송 모두에서 유리합니다.
3) 하자담보책임기간 내인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방수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이 정한 공종별 하자담보책임기간이 3년으로, 다른 공종보다 짧게 잡혀 있습니다(공동주택의 방수 하자에는 공동주택관리법령상 별도로 5년이 적용되는 경우가 있어 계약의 성격을 먼저 구분해야 합니다). 최초 시공일이나 준공일로부터 이 기간이 지났는지, 재시공을 거듭하며 기간 계산의 기준일이 최초 시공일인지 가장 최근 재시공일인지도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어, 청구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지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계약 해제 가능 범위 다투기
재시공에 지친 의뢰인이 가장 먼저 묻는 것은 "그냥 계약을 없던 일로 할 수 없느냐"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는 원칙과 예외를 함께 설명드려야 합니다.
1) 원칙: 건물 관련 도급은 해제가 제한된다는 점을 먼저 파악합니다.
민법 제668조는 도급인이 하자로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하면서도, 단서로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에 대해서는 이 해제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세 차례나 재시공에 실패했으니 이제는 계약을 통째로 해제하고 다른 업체와 새로 계약하고 싶다는 요구가 많지만, 목적물이 건물이나 그 부속 공작물에 해당하면 이 단서가 그대로 적용되어 해제 자체가 봉쇄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먼저 설명드립니다.
2) 방수공사 계약의 성격에 따라 예외의 여지를 검토합니다.
다만 이 단서가 모든 경우에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수공사가 신축 건물 전체 도급계약의 일부 공정으로 포함된 것인지, 아니면 기존 건물의 옥상·외벽 등 특정 부위만을 별도로 도급한 독립된 계약인지에 따라 다툼의 여지가 갈립니다. 독립된 방수공사 도급이라면 그 목적물을 '건물 기타 토지의 공작물' 자체로 볼 것인지, 아니면 기존 공작물에 대한 일부 보수용역으로 보아 해제 제한의 적용 범위를 좁힐 것인지가 실제 사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입니다. 계약서상 공사의 명칭과 범위, 도급금액이 전체 공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근거로 이 성격을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3) 해제가 어려운 경우 대안 전략을 함께 준비합니다.
성격 규명 결과 해제가 제한되는 쪽으로 기운다면, 무리하게 해제를 밀어붙이기보다 하자보수에 갈음한 손해배상액을 실손해에 가깝게 극대화하고, 유지보수·하자보증 계약이 갱신형이라면 재계약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관계를 정리하는 전략이 현실적입니다. 반대로 계약이 아직 완성 전 단계이거나 방수 부분의 하자가 건물 전체의 사용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하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그 사정을 구체적으로 소명해 해제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쳐볼 수 있습니다.
결론
방수 하자는 "몇 번 더 시공을 맡겨보자"는 마음으로 미루다 보면 하자담보책임기간이 흘러가고, 재시공 이력만 쌓인 채 정작 손해배상이나 해제를 다툴 타이밍을 놓치기 쉽습니다.
세 번째 재시공에도 같은 자리에서 비가 샌다면, 그것은 더 재시공을 맡길 신호가 아니라 이제는 손해배상으로 전환하고 계약해제의 가능 범위까지 검토해야 할 신호입니다. 지금까지의 재시공 이력과 피해 자료를 정리해, 어떤 청구가 가능하고 어디까지 다툴 수 있는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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