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놀다가 다치면, 보호자는 담당 보육교사와 어린이집 원장 중 누구에게 어떤 근거로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부터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의 순간적인 부주의로 벌어진 사고인데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에게까지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물을 수 있다면 치료비 외에 무엇까지 청구할 수 있는지가 특히 헷갈리는 지점입니다. 법원은 보육교사 개인의 과실책임과 원장의 사용자책임·계약상 책임을 각각 다른 근거로 판단하고, 그 판단에는 보육교사 배치기준 준수 여부와 사고 당시 감독의 정도가 핵심적으로 작용합니다. 이 글에서는 어린이집 놀이 사고에서 원장과 교사가 실제로 어떤 근거로, 어디까지 배상 책임을 지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어린이집 놀이 사고, 교사와 원장이 지는 책임의 두 갈래
담당 보육교사가 놀이 시간에 아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해 다치게 했다면, 우선 교사 개인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합니다. 고의 또는 과실로 아이에게 위법하게 손해를 가했다는 요건이 인정되면, 교사는 치료비를 비롯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그런데 실무에서 부모가 실제로 문제 삼는 쪽은 교사 개인보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교사 개인은 배상할 자력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흔하고, 무엇보다 원장에게도 별도의 배상책임 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육교사는 어린이집의 피용자이므로, 교사가 보육 업무를 수행하다가 원아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원장은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에 따라 교사와 함께 배상책임을 집니다. 다만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려면 사고가 피용자의 사무집행과 관련성을 가져야 하고,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거나 예측 가능한 경우여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즉 놀이 지도나 급식·이동 지도처럼 보육교사의 통상 업무 범위 안에서 발생한 사고라면 사무집행관련성은 대체로 인정되고, 관건은 그 사고가 예측 가능한 종류였는지로 좁혀집니다.
실무적으로는 부모가 교사와 원장을 공동피고로 삼아 함께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원장이 사용자책임을 지더라도 교사의 개인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어서, 두 책임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놓입니다. 배상금을 실제로 받아내야 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자력이 있는 원장(또는 원장이 가입한 배상책임보험·공제회)을 상대로 청구하는 편이 현실적인 회수 가능성을 높여줍니다.
예측 가능성 요건은 사고의 종류에 따라 갈립니다. 놀이터에서 뛰다가 넘어지거나 미끄럼틀에서 순서를 다투다 부딪히는 사고는 유아를 보육하는 시설에서 통상 예견되는 위험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아, 이런 유형에서는 사무집행관련성과 예견가능성이 비교적 쉽게 인정되는 편입니다. 반면 보육 시간과 무관한 외부인의 개입이나 시설과 전혀 관계없는 돌발 상황처럼 통상적인 보육 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사고라면, 원장의 사용자책임이 부정될 여지도 있습니다. 결국 사고가 '보육이라는 업무의 통상적인 위험 범위 안'에 있었는지가 책임 성립의 첫 관문인 셈입니다.
교사의 과실이 인정되면, 그 사고가 보육 업무와 관련성이 있고 통상 예측 가능한 것인 한 원장도 사용자책임에 따라 함께 배상책임을 진다.
원장의 계약상 책임 — 안전배려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
원장의 책임은 사용자책임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은 법적으로 보육위탁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고, 이 계약에는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원장이 보육 시간 동안 아이의 생명·신체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안전배려의무가 부수적 의무로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원장이 이 의무를 다하지 못해 아이가 다쳤다면, 민법 제390조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도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불법행위책임과 채무불이행책임은 요건과 효과가 조금씩 다릅니다. 소멸시효만 보더라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하는 반면, 채무불이행에 기한 청구권은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두 청구권은 서로 배척하는 관계가 아니라 청구권경합 관계에 있어, 부모는 둘 중 유리한 근거를 선택하거나 함께 주장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안전배려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보는 것은 사고 발생 자체뿐만이 아닙니다. 시설과 놀이기구가 안전기준에 맞게 관리되고 있었는지, 보육교사 배치기준을 지키고 있었는지에 더해 사고 발생 이후 원장·교사가 취한 대응도 함께 살핍니다. 아이가 다친 것을 인지하고도 응급 처치나 병원 이송이 지체됐다면, 그 지체 자체가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못한 사정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법원이 과실을 판단하는 기준 — 보육교사 배치기준과 감독의 정도
보육교사가 몇 명의 아이를 동시에 맡고 있었는지는 과실 판단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소입니다.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별표2는 보육교직원의 배치기준을 연령별로 정해두고 있습니다.
만 1세 미만 — 영유아 3명당 교사 1명
만 1세 이상 만 2세 미만 — 영유아 5명당 교사 1명
만 2세 이상 만 3세 미만 — 영유아 7명당 교사 1명
만 3세 이상 만 4세 미만 — 영유아 15명당 교사 1명
만 4세 이상 미취학 — 영유아 20명당 교사 1명
다만 배치기준을 서류상 지켰다고 해서 곧바로 과실이 없다고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이 실제로 확인하는 것은 사고가 일어난 그 순간, 담당 교사가 아이를 시야 안에 두고 직접 살피고 있었는지입니다. 정해진 인원 배치를 갖췄더라도 서류 작업이나 다른 아이를 돌보는 사이 문제의 아이에게서 눈을 뗀 시간에 사고가 났다면, 배치기준 준수와 별개로 개별 감독의무 위반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영아일수록, 그리고 미끄럼틀·놀이기구처럼 넘어지거나 떨어질 위험이 있는 활동일수록 요구되는 주의의 정도는 더 높아집니다.
실내놀이·실외놀이 사고, 유형별로 달라지는 책임 판단
실내에서 벌어지는 사고는 세면대 앞 계단식 발받침대, 정리되지 않은 놀잇감, 미끄러운 바닥처럼 시설 자체의 상태와 얽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고에서는 교사의 감독소홀뿐 아니라, 시설물의 설치·보존에 하자가 있었다면 그 시설을 점유·관리하는 원장에게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책임이 별도로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발받침대가 고정되어 있지 않았거나 아이의 연령에 맞지 않는 위험한 구조였다면, 교사의 과실과 별개로 시설관리 책임까지 함께 다퉈볼 여지가 생기는 것입니다.
실제로 만 1세 2개월 된 원아를 보육교사가 화장실 세면대 앞 계단식 발받침대에 세워두었다가, 아이가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전치 8주의 응급수술을 받은 사건에서 법원은 교사가 아이를 각별히 주의해 살폈어야 함에도 이를 소홀히 했고, 사고 후에도 병원 이송이 40분 이상 지체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원장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해 배상을 명한 바 있습니다. 사고 자체의 과실뿐 아니라 사고 이후 대응까지 책임 판단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실외 놀이터 사고는 조금 다른 쟁점을 갖습니다. 미끄럼틀·그네·정글짐 같은 놀이기구가 안전기준에 맞게 설치·관리되고 있었는지, 바닥에 충격을 흡수할 안전매트가 깔려 있었는지, 교사가 놀이 시간 내내 놀이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지가 함께 검토됩니다. 여러 아이가 동시에 뛰노는 실외 활동의 특성상 한 아이에게만 시선을 고정하기 어렵다는 사정은 인정되지만, 그렇다고 감독의무 자체가 완화되는 것은 아니며 위험한 놀이기구 주변에는 더 밀착된 관찰이 요구된다는 것이 법원의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손해배상 범위 — 치료비부터 위자료까지 무엇을 청구할 수 있나
배상책임이 인정되면 청구할 수 있는 손해 항목은 하나가 아닙니다.
기왕 치료비 및 향후 예상되는 치료비 — 진단서·영수증으로 산정
개호비 — 후유장해로 상시 보호나 돌봄이 필요해진 경우
일실수입 — 영구적인 후유장해가 남아 장래 소득 감소가 예상되는 경우, 통상 가동연한을 기준으로 산정
위자료 — 피해 아동 본인은 물론, 부모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서도 별도로 청구 가능
미성년자, 특히 영유아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아이 본인의 부주의를 이유로 과실상계를 하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상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보호자가 아이의 특이체질이나 지병을 어린이집에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거나, 사고 이후 치료 과정에서 보호자의 관리에 소홀함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되면 그 부분이 배상액을 산정할 때 참작 사유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손해액을 다투는 소송에서는 진단서와 후유장해 진단, 향후 치료비 추정 자료가 배상 범위를 좌우하는 만큼 초기부터 관련 자료를 빠짐없이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전공제회·배상책임보험을 통한 실제 배상 절차
영유아보육법 제31조의2는 어린이집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입은 영유아 등을 보상하기 위한 안전공제사업을 두고 있고, 어린이집 원장은 이 공제회의 가입자가 되어 영유아의 생명·신체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공제료 등을 납부합니다.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사고가 발생하면 먼저 어린이집이 가입한 안전공제회나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보상을 청구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공제회를 통한 보상금이 실제 손해액에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공제회 보상은 약관에서 정한 한도와 항목 안에서만 이뤄지는 정액·정률 보상에 가까워, 후유장해가 남거나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사고에서는 실손해를 다 메우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이 부족분은 별도로 원장·교사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사고 직후 사고경위서와 진단서, CCTV 영상, 치료비 영수증을 확보한 뒤 어린이집(원장)에 내용증명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조정이나 소송 절차로 넘어가는 흐름을 밟게 됩니다. 소송에서는 공제회로부터 이미 받은 보상금이 손해액에서 공제되므로, 공제회 보상 내역과 산정 근거를 미리 정리해 두는 쪽이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형사 절차와는 별개로 진행되는 민사 배상 청구
교사의 과실 정도가 크거나 아이가 크게 다쳤다면,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와는 별개로 업무상과실치상 등 형사 책임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형사절차와 민사절차는 서로 독립적으로 진행되므로, 형사 사건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해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이 자동으로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형사합의 과정에서 지급된 금액이 있다면, 민사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때 이미 지급된 부분으로 참작되어 공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초기 대응이 이후 절차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고를 인지한 즉시 어린이집 측에 사고 경위에 대한 설명과 CCTV 확인을 요청하고, 병원 진료기록과 진단서를 빠짐없이 챙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이집 측이 자체적으로 작성한 사고보고서와 부모가 직접 확인한 정황이 다르다면 그 차이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도, 이후 과실 여부를 다툴 때 유용한 자료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교사 개인은 배상할 능력이 없어 보이는데, 원장에게만 청구해도 되나요?
A. 가능합니다. 원장은 교사의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과 별도의 계약상 안전배려의무 위반 책임을 지므로, 원장(또는 어린이집이 가입한 배상책임보험·공제회)만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고 경위를 명확히 하려면 교사도 함께 상대방으로 특정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배치기준을 지켰다면 어린이집은 책임이 없는 건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배치기준 준수는 과실 판단의 한 요소일 뿐이고, 사고가 발생한 순간 담당 교사가 실제로 아이를 살피고 있었는지가 더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정해진 인원을 배치했더라도 그 순간 감독이 소홀했다면 과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아이가 다른 아이와 부딪혀 다친 경우도 어린이집에 책임을 물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아이들끼리의 충돌이라도 그 상황을 예방하거나 즉시 제지할 수 있었는지가 관건입니다. 다수의 아이가 동시에 뛰노는 상황을 교사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구조였는지, 위험한 놀이를 사전에 제지했는지 등을 살펴 과실 여부를 판단합니다.
Q. 안전공제회에서 이미 일부 보상을 받았는데 추가로 소송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공제회 보상은 정해진 한도 내의 보상일 뿐이고, 실제 손해액이 그보다 크다면 부족한 부분에 대해 원장·교사를 상대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미 받은 보상금은 손해액에서 공제되는 방식으로 정산됩니다.
Q. 형사고소를 하지 않으면 민사 배상도 받을 수 없나요?
A. 아닙니다. 형사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고소 없이 곧바로 내용증명이나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반대로 형사 절차가 진행 중이더라도 그와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Q. 사고 직후 무엇부터 챙겨야 하나요?
A. 진단서와 치료비 영수증, CCTV 영상 확보 요청, 어린이집 측의 사고경위서를 우선 챙겨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CCTV가 삭제되거나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이 흐려질 수 있어, 사고 직후 최대한 빨리 자료를 확보해두는 것이 이후 책임 소재를 다투는 데 중요합니다.
맺음말
어린이집 놀이 사고에서 원장과 교사의 배상 책임은 교사 개인의 불법행위책임, 원장의 사용자책임과 계약상 안전배려의무 위반 책임이 겹쳐서 작동합니다. 배치기준을 지켰는지, 사고 순간 감독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었는지, 사고 이후 대응이 적절했는지가 과실 판단의 핵심이고, 배상받을 수 있는 범위도 치료비에 그치지 않고 개호비·일실수입·위자료까지 넓게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공제회 보상만으로 실제 손해를 다 메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사고 초기에 자료를 충분히 확보해두고 배상 범위를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어린이집 놀이 사고로 문의하는 경우가 꾸준히 있는 만큼, 사고 경위와 진단 내용을 정리해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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