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압류와 가처분, 금전채권인지 아닌지가 판단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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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압류/가처분소송/집행절차

가압류와 가처분, 금전채권인지 아닌지가 판단을 가른다 

강대현 변호사

돈을 받아야 할 상황인데 상대가 재산을 빼돌릴까 걱정되거나, 부동산을 넘겨받기로 했는데 상대가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릴까 불안한 경우 법원에 보전처분을 신청해 현재 상태를 묶어둘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청서를 준비하려 하면 가압류와 가처분 중 무엇을 써야 하는지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제도는 이름만 비슷할 뿐 지키려는 권리의 성격이 다르고, 잘못 고르면 신청 자체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시간과 비용을 두 번 들여 다시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 글에서는 내 채권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가리는 기준과, 가처분 안에서도 또 갈리는 두 유형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가압류와 가처분 — 지키려는 권리의 성격이 다른 두 제도

민사집행법 제276조는 가압류의 목적을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하여 나중에 하게 될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기 전에 미리 묶어두어, 나중에 승소 판결을 받고도 집행할 재산이 없어 헛수고가 되는 상황을 막는 제도입니다. 지키려는 대상은 결국 '돈'이고, 그 돈을 받을 권리가 아직 소송으로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만 다를 뿐입니다.

반면 민사집행법 제300조가 정한 가처분은 대상이 다릅니다. 같은 조 제1항은 특정한 물건이나 권리(다툼의 대상)에 관한 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가처분을, 제2항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을 각각 규정합니다. 두 유형 모두 금전 지급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키느냐에 따라 다시 갈립니다. 이 차이는 다음 항목들에서 순서대로 살펴보겠습니다.

받아야 할 것이 '돈'이면 가압류, '특정한 물건·행위·지위'면 가처분이라는 것이 두 제도를 가르는 가장 기본적인 잣대다.

받아야 할 것이 돈이라면 — 가압류로 간다

대여금, 물품대금, 공사대금, 임금, 손해배상채권처럼 궁극적으로 금전 지급을 구하는 채권이라면 가압류 대상입니다. 손해배상채권처럼 아직 정확한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이면 마찬가지로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특정 부동산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을 권리처럼 애초에 돈이 아니라 특정한 물건·권리 자체를 구하는 청구권이라면 가압류가 아니라 가처분으로 가야 합니다.

가압류가 받아들여지려면 두 요건이 함께 소명되어야 합니다. 하나는 청구채권, 즉 상대에게 실제로 그런 금전채권이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민사집행법 제277조가 정한 보전의 필요성, 즉 "가압류를 하지 아니하면 판결을 집행할 수 없거나 판결을 집행하는 것이 매우 곤란할 염려"입니다. 채무자가 이미 채무를 인정하면서도 재산을 다른 사람 명의로 옮기거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급하게 처분하려는 정황, 사업을 정리하고 잠적을 준비하는 정황 등이 이 염려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됩니다. 민사집행법 제279조에 따라 신청서에는 청구채권의 표시와 가압류 이유가 될 사실을 적고 이를 소명해야 합니다.

  • 부동산가압류 — 채무자 명의의 토지·건물에 처분금지 등기를 붙여 매매·담보설정을 막는다.

  • 채권가압류 — 채무자가 제3자(은행·거래처·고용주)에 대해 갖는 예금채권·매출채권·급여채권 등을 묶는다.

  • 유체동산가압류 — 채무자 소유의 동산(집기·재고·차량 등)을 대상으로 한다.

특정한 물건이나 권리를 지켜야 한다면 —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

부동산을 매수해 계약금과 중도금까지 지급했는데 잔금 전에 매도인이 다른 사람에게 이중으로 팔거나 근저당을 설정할 조짐이 보이는 경우, 매수인이 지키려는 것은 돈이 아니라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라는 특정 권리입니다. 이런 경우가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이 정한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의 전형입니다. 요건은 "현상이 바뀌면 당사자가 권리를 실행하지 못하거나 이를 실행하는 것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경우"로, 가압류의 보전 필요성과 결이 비슷하지만 지키는 대상이 금전이 아니라 특정물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대표적인 유형이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입니다. 등기부에 처분금지 가처분 기입등기를 마쳐두면, 그 이후 매도인이 실제로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을 넘기거나 담보를 설정하더라도 가처분권리자에게는 그 효력을 주장하지 못하게 됩니다. 소유권 이전 자체를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본안소송에서 승소하면 그 사이에 있었던 처분을 무력화하고 자신의 권리를 관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억지력을 갖습니다. 건물 인도청구권을 지키기 위한 점유이전금지가처분도 같은 원리로, 소송 중 점유자가 바뀌어 판결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상황을 막습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침해를 멈춰야 한다면 —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2항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본안소송으로 확정되기까지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에 필요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허용되는 가처분을 규정합니다. 앞서 본 계쟁물가처분이 '현상 유지'에 초점을 둔다면, 임시지위가처분은 '지금 계속되고 있는 침해나 위험을 당장 멈춰야 하는지'가 핵심입니다. 이사가 위법행위로 회사에 계속 손해를 끼치고 있어 당장 직무를 못 하게 막아야 하는 경우의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인접 토지의 위법 건축을 멈춰야 하는 건축금지가처분, 지속적인 괴롭힘을 막는 접근금지가처분, 명예훼손성 게시물의 삭제·게재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등이 대표적입니다.

임시지위가처분은 본안판결이 나오기 전에 사실상 결론을 앞당겨 정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어, 법원도 계쟁물가처분보다 더 신중하게 심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청인이 입을 손해가 회복하기 어려운 성질인지, 본안판결을 그대로 기다리면 권리 실현이 사실상 무의미해지는지를 함께 따지기 때문에, 단순히 상대방의 행위가 부당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위험이 얼마나 급박하고 현실적인지를 구체적인 자료로 보여줘야 합니다.

  • 이사·감사 직무집행정지 및 직무대행자선임가처분

  • 건축금지·공사중지가처분

  • 접근금지·괴롭힘금지가처분

  • 게시물 삭제·게재금지가처분(명예훼손·저작권 침해 등)

  • 영업방해금지·경업금지가처분

절차에서 갈리는 부담 — 심문·담보·집행기간

가압류와 계쟁물가처분은 통상 서면심리만으로 결정됩니다. 채무자가 미리 알면 그사이 재산을 처분해버릴 수 있어, 밀행성을 지켜야 실효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달리 임시지위가처분은 민사집행법 제304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변론기일 또는 채무자가 참여할 수 있는 심문기일을 거쳐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방어할 기회를 주는 대신 결정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지는 셈입니다.

담보 부담도 다릅니다. 실무상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가처분은 담보액 전부를 현금이 아니라 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하도록 허가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채권가압류나 유체동산가압류는 담보액의 절반은 현금공탁, 절반은 보증보험증권으로 명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보증보험료는 대체로 담보금액의 3~5% 수준이어서, 담보액이 5천만원이면 보험료로 150만~250만원 정도를 예상해야 합니다. 담보제공명령을 받으면 법원이 정한 기간(보통 3~5일) 안에 이행해야 결정이 나옵니다.

집행기간은 가압류·가처분 공통입니다. 민사집행법 제292조 제2항과, 이를 가처분에 준용하는 제301조에 따라 재판을 고지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집행해야 하고, 이 기간을 넘기면 집행 자체를 할 수 없습니다. 결정문을 받고도 등기·송달 등 집행 절차를 미루다가 기간을 넘기면 처음부터 다시 신청해야 하므로, 결정이 나오는 즉시 집행까지 이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법원에 신청해야 하나 — 관할도 갈린다

가압류는 민사집행법 제278조에 따라 가압류할 물건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 또는 본안의 관할법원 중 한 곳에 신청합니다. 채무자의 부동산·예금채권·동산이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다면 그중 어느 소재지 법원을 고를지, 아니면 본안소송을 낼 법원에 함께 신청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이 관할은 전속관할이어서 당사자가 합의로 다른 법원을 정할 수 없습니다.

가처분은 민사집행법 제303조에 따라 본안의 관할법원 또는 다툼의 대상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 관할합니다.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이라면 그 부동산 소재지 법원이, 직무집행정지가처분처럼 특정 장소를 특정하기 어려운 임시지위가처분이라면 본안의 관할법원이 실무상 자연스러운 선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청 전에 목적물 소재지와 본안 관할을 함께 확인해두면, 나중에 이송 논란 없이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잘못 선택하거나 신청 후 방치했을 때 생기는 문제

보전처분을 걸어두었다고 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287조가 정한 본안의 제소명령 제도에 따라, 채무자는 법원에 채권자로 하여금 정해진 기간 안에 본안소송을 제기하도록 명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가 그 기간 안에 소를 제기했다는 증명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가압류·가처분은 취소됩니다. 보전처분만 걸어두고 본안소송을 미루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보전처분을 명한 이유가 사라지거나 사정이 바뀐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288조에 따라 채무자가 사정변경 등에 따른 취소를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채무를 이미 변제했거나 담보를 제공한 경우, 혹은 피보전권리가 본안소송에서 배척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더 무거운 위험은 애초에 근거가 부족한 보전처분을 무리하게 신청한 경우입니다. 대법원 2023. 6. 1. 선고 2020다242935 판결은, 보전처분 집행 후 본안소송에서 채권자가 패소 확정되었다면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그 집행으로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채권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추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청구금액을 실제 채권액보다 지나치게 부풀려 신청해 그만큼 과다한 가압류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피보전권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범위에서는 같은 과실 추정이 적용됩니다. 가압류·가처분을 급한 마음에 남발하기보다, 대상을 정확히 가리고 소명자료를 갖춘 뒤 신청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보전처분은 걸어두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 본안소송을 미루면 제소명령으로 취소될 수 있고, 근거 없이 걸었다가 본안에서 패소하면 그 자체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구체적 사례로 보는 선택 기준

물품대금 3천만원을 받아야 하는데 채무자가 유일한 재산인 아파트를 서둘러 팔려는 정황이 확인되는 경우라면, 지키려는 것이 금전채권이므로 부동산가압류를 신청해 그 아파트에 처분금지 등기를 붙이는 것이 맞는 선택입니다. 아파트를 판 대금 자체가 아니라 물품대금 채권을 보전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굳이 그 아파트를 특정해 가처분으로 다툴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아파트를 매수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이미 지급했는데 잔금을 치르기 전 매도인이 다른 사람에게 팔아버릴 조짐이 보인다면, 지키려는 것은 그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자체입니다. 이 경우에는 가압류가 아니라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해 그 물건 자체를 묶어두어야 합니다. 돈이 아니라 그 부동산을 받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경우로, 회사 이사가 이사회 결의도 없이 회사 자금을 임의로 유용하며 계속 손해를 발생시키고 있어 지금 당장 직무를 정지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면, 계쟁물이 아니라 '지금 진행 중인 침해를 멈추는 것'이 목적이므로 이사직무집행정지가처분, 즉 임시지위가처분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세 사례 모두 청구권의 성격을 먼저 가려낸 뒤, 그에 맞는 절차를 선택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압류와 가처분을 동시에 신청할 수도 있나요?

A. 네, 한 상대방에 대해 금전채권과 별개의 특정물 청구권을 함께 갖고 있다면 각각의 요건을 갖춰 가압류와 가처분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 절차는 담보와 심문이 각각 별도로 진행되므로 신청서도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Q. 가압류만 해두면 소송 없이도 돈을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가압류는 강제집행을 보전하는 임시 조치일 뿐 그 자체로 채권을 확정하거나 변제를 강제하지 않습니다. 별도로 본안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집행권원)을 받아야 실제 강제집행으로 이어집니다.

Q. 가처분 신청 후 본안소송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채무자가 법원에 제소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정해진 기간 안에 본안의 소를 제기했다는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그 가처분은 취소됩니다. 보전처분을 걸어두는 것만으로 분쟁이 끝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Q. 담보를 제공할 형편이 안 되면 신청 자체가 불가능한가요?

A. 현금이 전혀 없으면 사실상 어렵지만, 담보액 전부 또는 일부를 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실무에서는 보험료만 내고 보증서를 발급받아 담보제공명령을 이행하는 방법을 주로 씁니다.

Q. 나중에 잘못된 보전처분이었다고 밝혀지면 어떤 책임을 지나요?

A. 보전처분 집행 후 본안소송에서 채권자가 패소 확정되면,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그 집행으로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고의 또는 과실이 추정되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채권액을 실제보다 부풀려 신청한 경우도 그 초과 범위에서 마찬가지입니다.

Q. 가압류와 가처분 중 어느 쪽인지 헷갈리면 일단 둘 다 신청해도 되나요?

A. 요건이 다른 절차를 근거 없이 중복 신청하면 어느 한쪽은 소명 부족으로 기각되거나 각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구권의 성격이 금전채권인지, 특정물·지위에 관한 것인지를 먼저 가려 맞는 절차 하나를 정확히 신청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맺음말

가압류와 가처분은 이름은 비슷해도 지키려는 권리의 성격이 다른 별개의 제도입니다. 받아야 할 것이 돈이면 가압류, 특정한 물건이나 권리의 현상을 유지해야 하면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 지금 계속되는 침해나 위험을 당장 멈춰야 하면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으로 갈립니다. 이 구분을 먼저 세우지 않으면 신청 단계에서부터 소명이 어긋나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그사이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침해를 계속하는 위험이 그대로 남습니다.

특히 수원지방법원 관할처럼 본안 관할과 목적물 소재지 관할이 함께 얽히는 사건에서는 어느 법원에 어떤 절차로 신청할지부터 점검해두는 편이 유리합니다. 보전처분은 신청 이후의 절차(본안소송 제기, 집행기간 준수)까지 챙겨야 실효성이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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