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강간 진술이 뒤바뀐다면 — 공소사실이 흔들릴 수 있다
사건 개요
유사강간 혐의로 조사를 받거나 재판에 넘겨진 분들이 상담에서 가장 먼저 꺼내는 말은 비슷합니다. "처음에 경찰에서 들었던 이야기와 지금 검찰에서, 법정에서 하는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처음 조사에서는 "몸을 만졌다"는 취지로 진술했던 상대방이, 시간이 지나면서 "손가락을 넣었다"거나 "입으로 성기를 접촉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행위의 내용을 바꾸어 말하는 경우가 실제로 적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단순한 표현의 차이가 아닙니다. 형법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구강이나 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넣거나, 성기·항문에 손가락 등 신체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를 유사강간으로 규정해 2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무겁게 처벌합니다(형법 제297조의2). 반면 같은 상황이라도 삽입에 이르지 않고 신체에 접촉하는 데 그쳤다면 강제추행(형법 제298조)의 문제로 남습니다. 즉 "넣었는가, 만졌는가"라는 한 지점의 차이가 적용 법조와 형량의 하한을 완전히 갈라놓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유사강간이라는 혐의 자체가 '삽입'이라는 특정 행위를 전제로 성립하는 만큼, 그 행위가 있었는지를 말해주는 진술이 시점마다 달라지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감정 결과도 없다면 공소사실 자체가 흔들릴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여지를 실제 결과로 만들어내는 것은 막연한 항변이 아니라, 진술의 변화와 감정 결과를 촘촘하게 대조해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툼의 축이 되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상대방이 진술한 행위가 형법 제297조의2가 정한 '삽입'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강제추행 수준의 접촉에 그치는지입니다. 둘째, 그 진술이 최초 신고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핵심 부분에서 일관되는지입니다. 셋째, 진술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법의학적 감정 결과가 있는지입니다. 넷째, 공소장에 적힌 공소사실이 형사소송법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행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 있는지입니다.
형사소송법은 공소사실의 기재에 있어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해 다른 사실과 구별될 수 있도록 사실을 특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유사강간처럼 행위의 방법 자체가 죄명과 형량을 가르는 사건에서는 이 특정의 정도가 유달리 중요해집니다. 행위의 태양이 불분명한 채로 재판이 진행되면 피고인은 무엇에 대해 방어해야 하는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진술의 변화를 행위 태양의 핵심 지점에서 정밀하게 짚어내기
많은 분들이 "상대방 말이 왔다갔다한다"는 느낌만 갖고 오시지만, 그 느낌을 법정에서 힘을 갖는 자료로 바꾸려면 정밀한 재구성이 필요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진술을 검토합니다.
1) 모든 진술을 시계열로 나란히 놓습니다.
112 신고 당시의 진술,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 검찰 조사에서의 진술, 법정 증언을 모두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고, 그중에서도 '무엇을 어디에 어떻게 했다'는 행위 태양을 설명하는 표현만 따로 뽑아 대조표를 만듭니다. 여기서 '만졌다'가 '넣었다'로, 혹은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설명이 진술마다 달라지는 지점을 찾아냅니다.
2) 구성요건을 가르는 핵심 모순만 선별합니다.
시간이나 장소 같은 지엽적인 부분의 사소한 오차는 신빙성 판단에서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것이 판례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그래서 모든 모순을 나열하기보다, 유사강간과 강제추행을 가르는 핵심 사실—삽입 여부, 삽입된 부위, 사용된 신체나 도구—에 관한 모순에 집중해 그 부분만 선명하게 부각시킵니다.
3) 모순이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설명되는지를 검증합니다.
대법원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할 때 진술의 주요 부분이 일관되고 구체적인지, 경험칙에 비추어 합리적인지, 진술 자체나 객관적 사실과 모순되지 않는지,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가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피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리한 모순이 이 네 기준 중 어느 지점에서 신빙성을 흔드는지를 명확히 짚어 의견서에 담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감정 결과와 공소사실의 특정성을 함께 다투기
진술의 모순을 짚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 모순이 실제로 '삽입이 없었다'는 방향을 가리키는지를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하고, 동시에 공소사실 자체가 법이 요구하는 만큼 특정되어 있는지를 함께 다룹니다.
1) 법의학적 감정 결과를 정밀하게 대조합니다.
성폭력 전담 의료기관의 진료 기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 등에 삽입 행위에 따른 손상이나 체액·DNA 반응이 기록되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삽입을 전제로 한 진술과 달리 감정 결과에서 그에 상응하는 소견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그 공백 자체가 진술의 신빙성을 흔드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2) 공소사실의 특정성을 정면으로 다툽니다.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이 요구하는 대로 언제, 어디를, 어떤 방법으로 행위했는지가 공소장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는지를 검토합니다. 행위의 방법이 모호하게 기재되어 있거나 진술의 변화를 그대로 좇아 공소장이 특정되지 못했다면, 석명을 요구하거나 그 불특정을 다투는 절차를 밟습니다.
3) 축소사실 인정 가능성을 함께 준비합니다.
유사강간의 핵심 요소인 삽입이 끝내 입증되지 않더라도, 그보다 낮은 수준의 접촉 사실이 인정되어 강제추행으로 처리될 가능성은 남습니다. 어느 지점까지 다툴 수 있고 어느 지점부터는 인정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미리 가늠해, 무리하게 전부를 다투다 신뢰를 잃는 상황을 피하도록 대응 방향을 설계합니다.
결론
유사강간 혐의는 결국 '그날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가'라는 사실 하나에 죄명과 형량이 갈리는 사건입니다. 상대방의 진술이 시점마다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면, 그것을 막연히 억울해하기보다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이 먼저입니다.
진술의 변화가 핵심 사실을 향하고 있는지, 그 변화를 감정 결과가 뒷받침하는지 못하는지, 공소사실이 법이 요구하는 만큼 특정되어 있는지 — 이 세 갈래를 촘촘하게 정리해 두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지금 진행 중인 사건에서 상대방의 진술이 흔들리고 있다고 느껴지신다면, 그 흔들림을 어떻게 기록하고 다툴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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