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지기 사진만 받고 검거됐다면 — 실행 착수 시점 다툼
사건 개요
텔레그램 등 메신저로 판매자와 접촉해 대금을 먼저 보내고, 판매자가 물건을 숨겨둔 장소의 사진 한 장을 받는 방식 — 이른바 '던지기'입니다. 그 사진을 받아 들고 장소를 찾아 나서기도 전에, 혹은 집을 나서자마자 수사기관에 검거되는 경우가 실제로 상당히 많습니다. 사진만 받았을 뿐 실제로 그 물건을 손에 쥔 적은 없으니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무슨 죄냐"고 억울해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대금을 보낸 시점부터 이미 범행이 시작됐다고 보고 매수 또는 소지의 미수, 심하면 기수로 의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변호인 입장에서는 실제로 물건에 접근하지도 못한 단계라면 아직 범죄 실행에 '착수'했다고 볼 수 없고 예비 단계에 머물렀다는 주장이 가능한지를 먼저 따져야 합니다. 이 사건들의 결과를 가르는 것은 죄를 지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정확히 어느 시점에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볼 것인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진 한 장만 받고 검거됐다는 사실 자체가 곧바로 무죄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대금 지급의 완료 여부, 판매자가 실제로 물건을 마련해 둔 상태였는지, 그리고 사진을 받은 이후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따라 착수 인정 여부는 물론 적용되는 죄명과 형량까지 크게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대법원은 마약류 매수 행위의 실행의 착수 시기에 관해, 매도인과 매수인 사이에 매도·매수에 근접·밀착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구체적으로는 판매자가 그 시점에 마약류를 소지하거나 입수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는지, 그리고 매수인이 그에게 실제로 매매대금을 지급했는지를 함께 살펴 착수 여부를 가립니다(대법원 2020도2893 판결 취지). 반대로 대법원은 단순히 물건을 구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대금 명목의 돈을 지급받은 것에 불과하고, 판매자가 당시 물건을 소지·입수한 상태도 아니었다면 그것만으로는 매매행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도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4도16920 판결).
이 두 판례를 던지기 사건에 그대로 대입하면, 실제로 다투어야 할 지점이 뚜렷해집니다. 첫째, 검거 시점에 대금 지급이 실제로 완료되어 있었는지입니다. 둘째, 사진 속 장소에 판매자가 실제로 물건을 은닉해 두었는지, 아니면 아직 마련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치만 먼저 알려준 것인지입니다. 셋째, 사진을 받은 이후 매수인이 그 장소로 향하는 등 물건에 접근하려는 행동을 실제로 시작했는지입니다. 넷째, 이 모든 사정을 종합했을 때 매수인이 물건에 대한 사실상의 지배를 확보할 수 있는 상태에 얼마나 근접했는지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은 매매·소지 등 유형별 벌칙 조항마다 그 죄의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을 뿐 아니라, 제58조·제59조에는 그 죄를 범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규정까지 두고 있습니다. 즉 착수가 부정되어 미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해서 곧바로 무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예비·음모라는 별도의 처벌 대상으로 남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 다툼의 실익은 '유죄냐 무죄냐'보다 어떤 죄명과 형량의 틀로 재판받는가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착수' 여부를 가르는 사실관계부터 재구성하기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수사기관이 정리해 둔 시간 순서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착수 판단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세 가지 지점을 독립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1) 대금 지급의 완료 시점을 정확히 특정합니다.
계좌이체든 가상자산 전송이든, 대금이 검거 시점 이전에 실제로 완료되었는지, 아니면 지급을 약속하거나 전송을 시작만 한 상태였는지는 착수 판단의 핵심 축입니다. 은행 거래내역, 가상자산 지갑의 전송 기록과 블록 확정 시각, 메신저상 "입금 완료했다"는 통보 시점을 검거 시각과 대조해, 대금이 실제로 판매자에게 도달했는지를 분 단위로 정리합니다. 지급이 완료 전 단계였다면 2014도16920 판결의 논리에 따라 착수를 부정할 여지가 커집니다.
2) 판매자의 '소지·입수 가능 상태'를 검증합니다.
사진 한 장이 있다고 해서 그 장소에 실제로 물건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판매자 측 진술, 압수된 잔여 물량, 동일 수법의 다른 사건 기록 등을 통해 판매자가 그 시점에 실제로 물건을 소지하거나 즉시 마련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를 검증합니다. 만약 그 장소에 애초부터 물건이 놓이지 않았거나 판매자가 아직 물건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위치만 먼저 통보한 정황이 확인된다면, 2020도2893 판결이 요구하는 '근접·밀착' 요건 자체가 충족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가능해집니다.
3) 사진 수신 이후의 행적을 객관적 자료로 재구성합니다.
사진을 받은 뒤 실제로 집을 나섰는지, 그 장소를 향해 이동했는지, 아니면 사진만 확인한 채 검거될 때까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았는지는 착수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사실입니다. 통신기지국 위치, 이동 경로가 남는 교통카드·차량 기록, 검거 당시 소재지를 확인해 물건에 접근하려는 행동을 실제로 개시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사진만 받은 채 그 자리에서 바로 검거됐다면, 아직 실행행위에 근접한 행동을 시작하지 않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착수가 인정되더라도 남는 쟁점 — 죄명과 형량을 관리하기
착수 여부를 다투는 목적은 무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이 기수·미수·예비 가운데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정확히 자리매김해 방어의 방향을 정하는 데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예비·음모 성립 가능성을 먼저 인정하고 대응합니다.
대금을 이미 보냈고 판매자와 구체적인 거래 합의까지 마친 상태라면, 설령 착수가 부정되더라도 예비·음모로 처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를 숨기려 하기보다, 예비·음모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별도의 상한선을 가진 죄이고 기수·미수와는 법정형의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먼저 인정한 뒤, 그 틀 안에서 유리한 양형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입니다.
2) 공소사실과 적용법조의 정합성을 따집니다.
수사기관이 처음부터 기수로 의율했다면, 위에서 재구성한 사실관계(대금 미완료, 물건 미확보, 접근행위 부재)를 근거로 미수 또는 예비로 죄명이 낮아져야 한다는 주장을 공소사실 단계부터 제기합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기수로 확정되는 것과 미수·예비로 인정되는 것은 법정형의 하한과 상한 자체가 달라지므로, 이 다툼을 재판 초기에 명확히 짚어 두어야 이후 양형 심리에서 불리한 전제가 굳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가담 경위와 수사 협조 정도를 함께 준비합니다.
이런 유형의 사건에서는 착수 시점을 둘러싼 법리 다툼과 별도로, 초범 여부·1회성 매수인지 반복적 거래인지·수사에 임한 태도가 실제 양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착수·예비 구분에 관한 법리 주장과 함께 이러한 정상 자료를 처음부터 나란히 준비해야, 어느 쪽으로 죄명이 정리되더라도 결과적으로 유리한 양형을 받아낼 수 있는 여지가 커집니다.
결론
사진 한 장만 받고 검거됐다는 사실은 억울함의 근거는 될 수 있어도, 그 자체로 무죄의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대금 지급이 완료됐는지, 판매자가 실제로 물건을 마련해 둔 상태였는지, 사진을 받은 뒤 어떤 행동을 했는지에 따라 착수 인정 여부와 함께 죄명·형량까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 사실관계를 수사 초기에 얼마나 정확히 정리해 두느냐입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있다면, 검거 당시의 정황을 시간순으로 되짚어 착수 여부와 이후 대응 방향을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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