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개인 간 돈을 빌려주면서 원금은 진작 받았지만 이자는 “나중에 한꺼번에 정산하자”며 미뤄두었다가, 뒤늦게 몇 년 치 이자를 한꺼번에 청구하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 중 상당수는 “차용증에 이자 약정을 다 적어놨으니 언제 청구해도 문제없다”, “친한 사이라 굳이 매달 받지 않았을 뿐 권리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생각으로 이자 청구를 미뤄두신 경우입니다. 그런데 막상 밀린 이자를 한꺼번에 청구하면, 상대방이 “그 이자는 시효가 지나서 줄 필요가 없다”며 소멸시효 항변을 들고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된 채무를 채무자가 나중에 일부라도 갚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법리를 새롭게 정리했습니다. 이는 이자 채권처럼 짧은 시효기간이 적용되는 채권에서 특히 중요한 변화입니다.
아래에서는 대여금 이자가 왜 원금과 별도로 3년마다 소멸시효에 걸리는지, 이미 지난 부분과 아직 살아있는 부분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그리고 시효를 끊어 이자를 지키는 방법을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이자는 원금과 별개로, 정기 지급 약정이면 3년마다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이자채권은 원금에 딸린 권리가 아니라, 발생할 때마다 독립적으로 시효가 진행되는 별개의 채권입니다.
민법 제162조는 일반 채권의 소멸시효를 10년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민법 제163조 제1호는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등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은 3년이라는 훨씬 짧은 단기소멸시효에 걸린다고 규정합니다. 개인 간 돈을 빌려주면서 “매달 얼마씩 이자를 준다”는 식으로 정기 지급을 약정했다면, 그 이자채권은 원금과 별도로 3년마다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다만 대법원은 이 3년 시효가 ‘1년 이내의 정기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자’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163조 제1호 소정의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채권’이란 1년 이내의 정기에 지급되는 채권을 의미하는 것이지 변제기가 1년 이내의 채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자채권이라고 하더라도 1년 이내의 정기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아닌 이상 위 규정 소정의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25302 판결).
즉 “원금 갚을 때 이자도 한꺼번에 정산하자”는 식으로 지급 시기를 특정하지 않았다면, 그 이자채권은 3년이 아니라 원칙으로 돌아가 10년(원금 거래가 상행위라면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의 시효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이자가 3년 만에 소멸하는지는 차용증이나 실제 지급 관행에 정기 지급 약정이 있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자채권이 3년 만에 소멸하는지는 ‘1년 이내 정기 지급’ 약정이 있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2. 3년 지난 이자는 개별적으로 소멸하고, 최근 3년 치는 아직 살아 있습니다
이자는 발생 시점마다 각각 별도로 시효가 진행되므로, 전부가 아니라 시점별로 나뉘어 소멸합니다.
정기 지급 이자에 3년 시효가 적용된다고 해서, 이자채권 전체가 한꺼번에 소멸하는 것은 아닙니다. 매달 발생하는 이자는 그 지급기일이 도래한 때부터 각각 독립적으로 시효가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몇 해 전부터 매달 이자를 받기로 약정하고 한 번도 받지 못한 채 지금 청구한다면, 지급기일로부터 3년이 지난 부분은 이미 소멸했지만 최근 3년 치 이자는 여전히 청구할 수 있는 채권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구분해야 할 상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원금채권 자체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입니다. 민법 제183조는 주된 권리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면 그에 종속된 권리에도 그 효력이 미친다고 정하고 있어, 원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면 아직 3년이 지나지 않은 최근 이자채권까지 함께 소멸합니다. 즉 “이자는 살아 있는데 원금만 시효가 지났다”는 상황은 성립하지 않고, 원금이 무너지면 이자도 함께 무너집니다.
반대로 원금채권의 시효(10년 또는 5년)는 아직 남아 있는데 개별 이자채권만 3년이 지난 경우라면, 원금과 최근 3년 치 이자는 청구할 수 있고 그보다 오래된 이자 부분만 소멸시효 항변의 대상이 됩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차용증·계좌이체 내역을 지급기일별로 정리해 어느 부분이 살아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3년이 지난 이자는 그 부분만 개별적으로 소멸하고, 나머지 이자와 원금은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3. 이자를 일부라도 받았거나 채무자가 승인했다면 시효가 다시 시작됩니다
시효가 끝나기 전 채무자의 승인은 시효를 중단시켜 그 시점부터 다시 3년이 새로 진행됩니다.
민법 제168조 제3호는 채무자의 ‘승인’을 소멸시효의 중단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승인은 반드시 “인정합니다”라는 명시적 표현일 필요는 없고, 이자 일부를 실제로 지급하거나 원금의 일부를 갚거나 “곧 정리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채무의 존재를 전제로 한 언행이면 대부분 인정됩니다. 이런 승인이 있으면 그 시점부터 이자채권의 3년 시효가 처음부터 다시 진행됩니다.
다만 이미 시효가 완성된 뒤에 채무자가 일부를 갚은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종전에는 시효완성 사실을 알면서도 일부를 갚았다면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사실상 추정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 후 채무를 일부 변제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시효완성 사실을 알면서도 그로 인한 법적 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추정할 수는 없고, 일부 변제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동기와 경위 및 자발성, 변제액과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무액 사이의 차이, 시효기간이 도과된 정도, 당사자 관계와 거래 경험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
즉 시효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받은 일부 변제는 확실한 시효 중단 사유가 되지만, 이미 시효가 끝난 뒤의 일부 변제는 더 이상 자동으로 “시효이익을 포기했다”고 보장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자를 받은 날짜, 채무자가 채무를 인정하는 취지의 연락을 한 날짜를 정확히 특정해 두는 작업이 실무적으로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시효가 끝나기 전의 승인은 시효를 중단시키지만, 시효 완성 후의 일부 변제는 더 이상 당연히 시효이익 포기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4. 내용증명이나 지급명령·소송으로 시효를 끊는 방법이 있습니다
시효가 임박했다면 기다리지 말고 최고·압류·재판상 청구 같은 적극적 조치로 시효를 관리해야 합니다.
민법 제174조는 ‘최고’, 즉 내용증명 등으로 이행을 청구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시효가 확정적으로 중단되지 않고, 6개월 이내에 지급명령, 소송 제기, 압류·가압류·가처분 등 후속 조치를 해야 비로소 중단 효력이 인정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내용증명만 보내고 안심하고 있다가 6개월을 넘기면 시효 중단 효력 자체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시효가 임박한 이자채권이 있다면, 내용증명 발송과 동시에 지급명령 신청이나 대여금 청구 소송 제기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채무자 소유 부동산이나 예금채권이 파악된다면 가압류를 함께 진행해 재산을 묶어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소송을 제기해 승소 판결이 확정되면, 민법 제165조에 따라 원래 3년이었던 이자채권의 시효기간도 확정판결 시점부터 10년으로 연장됩니다. 다만 판결 확정 이후에도 계속 발생하는 지연손해금 부분은 원래의 시효기간이 새로 적용되므로, 판결을 받았다고 그 이후 이자까지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5. 밀린 이자 회수,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자료 정리 순서에 따라 살아 있는 이자와 소멸한 부분이 갈리므로, 청구 전 정리 작업이 핵심입니다.
밀린 이자를 회수하는 절차는 통상 ①차용증·계좌이체 내역·문자메시지 등 이자 지급 약정과 지급기일을 확인할 자료 정리 → ②내용증명(최고) 발송으로 채무자에게 이행을 청구 → ③6개월 이내 지급명령 신청 또는 대여금·이자 청구 소송 제기(관할은 통상 채무자 주소지 법원, 수원 지역이라면 수원지방법원) → ④승소 확정 시 채무자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압류·추심)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청구에 앞서 다음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차용증이나 실제 지급 관행상 이자가 ‘1년 이내 정기 지급’으로 약정됐는지, 아니면 원금 상환 시 일괄 정산으로 약정됐는지부터 확인합니다.
실제로 마지막으로 이자를 받은 날짜와 채무자가 채무를 인정하는 취지로 연락한 날짜를 특정해, 각 이자채권의 시효 진행 상황을 지급기일별로 계산합니다.
시효가 임박했거나 이미 지난 부분이 있다면, 아직 살아 있는 부분부터 내용증명·지급명령 등으로 신속하게 시효를 중단시킵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대여금·이자 회수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소멸시효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빌려준 돈의 이자 문제는 “언제든 받으면 되는 돈”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자를 받지 못한 채권자 입장에서는 “친한 사이니까 나중에”라는 생각을 접고, 지급기일과 마지막 승인 시점부터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시효가 임박한 부분이 있다면 감정보다 내용증명·지급명령 같은 절차적 조치가 우선입니다.
반대로 이자를 요구받는 채무자 입장에서도 무작정 일부라도 갚아버리면 오히려 시효 중단의 빌미가 될 수 있고, 이미 시효가 지난 부분에 대해서는 섣불리 갚기 전에 그 효과부터 따져보아야 합니다.
저는 대여금·이자 채권 회수 분쟁에서 돈을 빌려준 쪽과 갚아야 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지급기일 하나, 문자메시지 한 줄이 사건의 결론을 바꾸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이자 채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 있는 부분과 소멸한 부분이 계속 갈립니다. 지금 상황을 정확히 정리해야 할 시점이라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자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데, 이자채권은 아예 처음부터 3년만 유효한가요?
A. 아닙니다. 이자채권은 발생 시점마다 별도로 3년 시효가 진행되므로, 청구 시점 기준 최근 3년 치는 살아 있고 그보다 오래된 부분만 소멸합니다.
Q. 원금은 아직 갚지 않았는데 이자만 3년이 지났습니다. 원금도 못 받나요?
A. 원금채권의 시효(통상 10년, 상사거래라면 5년)가 아직 남아 있다면 원금과 최근 3년 치 이자는 청구할 수 있습니다. 3년이 지난 이자 부분만 별도로 소멸시효 항변의 대상이 됩니다.
Q. 차용증에 “이자는 원금 상환 시 일괄 정산”이라고 적혀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이런 경우는 1년 이내 정기 지급 약정이 아니므로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지 않고, 원칙으로 돌아가 10년(또는 상사채권 5년)의 시효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Q. 채무자가 최근에 이자를 일부 입금했습니다. 그럼 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A. 아직 시효가 완성되기 전이었다면 그 입금은 채무 승인으로 시효를 중단시켜 그 시점부터 3년이 새로 진행됩니다. 다만 이미 시효가 지난 뒤의 입금이라면 자발성·경위 등을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Q. 내용증명만 보내두면 시효가 끊기나요?
A. 내용증명(최고)만으로는 확정적 중단 효력이 없습니다. 6개월 이내에 지급명령 신청이나 소송 제기, 압류·가압류 같은 후속 조치를 해야 시효 중단 효력이 인정됩니다.
Q. 소송에서 이겨서 판결이 확정되면 이자채권 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A. 확정판결을 받은 부분은 민법 제165조에 따라 시효기간이 10년으로 연장됩니다. 다만 판결 확정 이후 새로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은 별도로 시효가 진행되므로 계속 관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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