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채무 소멸시효 완성되면 연대보증인도 보증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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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채무 소멸시효 완성되면 연대보증인도 보증채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강대현 변호사

오래전 지인의 빚에 연대보증을 서준 뒤 감감무소식이던 채권자가 갑자기 연락해 보증채무를 갚으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작 돈을 빌린 주채무자는 이미 연락이 끊긴 지 오래고, 채권이 발생한 날짜를 따져보면 10년 가까이 지난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럴 때 연대보증인 입장에서는 주채무 자체가 시효로 소멸했다면 자신도 갚을 의무가 없어지는 것 아닌지 궁금해집니다. 실제로 보증채무는 주채무에 딸린 종된 채무이기 때문에 주채무가 시효로 사라지면 보증채무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그 전제가 되는 시효 완성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는 반드시 짚어야 할 함정이 여러 개 있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연대보증채무의 부종성 — 주채무가 사라지면 보증채무도 함께 사라지는 이유

민법 제428조는 보증채무를 "주채무자가 이행하지 아니하는 채무를 이행할 의무"로 정의합니다. 이 정의에서부터 보증채무는 독립된 채무가 아니라 주채무가 있어야 비로소 존재하는 종된 채무라는 성질이 드러납니다. 이를 법률적으로 부종성이라고 부르는데,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성립의 부종성은 주채무가 없으면 보증채무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범위의 부종성은 민법 제430조에 따라 보증인의 부담이 주채무의 목적이나 형태보다 무거우면 주채무 한도로 줄어든다는 것이며, 소멸의 부종성은 주채무가 변제·상계·시효완성 등 어떤 이유로든 소멸하면 보증채무도 당연히 함께 소멸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주채무가 소멸하는 원인을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주채무자가 실제로 돈을 갚아서 소멸하든, 채권자가 채무를 면제해주든, 혹은 이 글에서 다룰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든, 보증채무는 그 원인과 무관하게 함께 소멸합니다. 연대보증이라고 해서 이 부종성이 약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연대'라는 표현은 민법 제437조 단서에 따라 채권자가 주채무자에게 먼저 청구·집행하라고 항변할 수 있는 최고·검색의 항변권만 배제할 뿐, 주채무의 존부와 소멸에 관한 부종성 자체는 일반 보증과 똑같이 적용됩니다.

보증채무는 주채무가 있어야 존재하고, 주채무의 범위를 넘을 수 없으며, 주채무가 소멸하면 원인을 가리지 않고 함께 소멸한다 — 이 세 가지가 보증채무의 부종성이다.

소멸시효 완성의 요건 — 주채무는 언제, 어떻게 시효로 사라지나

부종성을 근거로 시효완성을 따지려면 먼저 주채무 자체의 소멸시효가 실제로 완성됐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채권 종류마다 다릅니다. 일반적인 민사채권은 민법 제162조 제1항에 따라 10년이고, 당사자 중 상인이 있어 상행위로 발생한 채권이라면 상법 제64조에 따라 5년으로 단축됩니다. 이미 소송이나 조정을 거쳐 확정판결·화해·조정 등으로 확정된 채권이라면, 원래 짧은 시효기간을 갖고 있었더라도 민법 제165조에 따라 10년으로 다시 늘어납니다.

시효의 기산점도 확인해야 할 지점입니다. 원칙적으로 이행기, 즉 변제기가 도래한 날부터 진행하고, 분할변제 약정이 있는 채권이라면 각 회차의 변제기마다 그 부분에 대한 시효가 개별적으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단순히 변제기로부터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만으로 시효완성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 사이 민법 제168조가 정한 중단사유, 즉 재판상 청구·지급명령·최고 등의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채무자의 승인 중 하나라도 있었다면 그 시점부터 시효는 다시 처음부터 진행합니다. 따라서 "빌린 지 10년이 지났다"는 단순 계산만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그 기간 동안 중단사유가 없었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정확한 결론이 나옵니다.

연대보증인의 항변 원용권 — 주채무자가 나서지 않아도 스스로 주장할 수 있다

주채무의 시효가 완성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 그다음 문제는 이를 누가 주장할 수 있느냐입니다. 민법 제433조 제1항은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항변으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항변에는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도 포함됩니다. 즉 주채무자가 직접 나서서 시효완성을 주장하지 않더라도, 연대보증인은 이를 자신의 항변으로 원용해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같은 조 제2항은 "주채무자가 그 항변을 포기한 때에도 보증인은 이를 원용하여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주채무자가 채권자와의 관계 때문에 시효이익을 포기하고 갚겠다고 나서더라도, 그 포기의 효력이 보증인에게는 미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실무에서는 채권자가 주채무자를 회유해 채무를 인정하게 만든 뒤 보증인에게 그 사실을 들어 변제를 압박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도 연대보증인은 주채무자의 선택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시효완성을 주장할 권리가 있습니다.

시효중단의 함정 — 주채무자에 대한 중단은 보증인에게도 그대로 미친다

반대로 연대보증인이 안심해서는 안 되는 지점도 있습니다. 민법 제440조는 "주채무자에 대한 시효의 중단은 보증인에 대하여도 그 효력이 있다"고 정합니다. 대법원도 주채무자에 대한 재판상 청구나 압류·가압류·가처분 같은 중단사유가 발생하면, 보증인에 대해 별도의 중단조치를 하지 않아도 동시에 보증채무의 시효중단 효력이 생기고, 그 사실을 보증인에게 통지할 의무도 없다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05. 10. 27. 선고 2005다35554 판결).

이 조항이 실무에 던지는 함의는 분명합니다. 채권자로부터 자신에게는 아무런 연락이나 소송 서류가 온 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시효가 이미 끝났겠지"라고 판단하면 위험합니다. 채권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주채무자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했거나, 재산에 압류·가압류를 걸었거나, 주채무자로부터 일부라도 변제를 받아 승인을 받아냈다면, 그 순간 보증채무의 시효도 함께 새로 진행됩니다. 그러므로 시효완성을 주장하기 전에는 주채무자를 상대로 한 소송이력이나 법원 기록, 등기부상 압류·가압류 흔적까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반대의 함정 — 보증인만 쫓다가 주채무 시효를 놓치는 채권자들

민법 제440조의 효력은 한 방향으로만 작동합니다. 주채무자에 대한 중단은 보증인에게 미치지만,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보증인에 대해 재판상 청구 등으로 시효중단조치를 했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주채무 자체의 시효가 중단되지는 않고, 주채무가 시효완성으로 소멸한 경우에는 보증채무 자체에 대한 시효중단 여부와 관계없이 부종성에 따라 당연히 함께 소멸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2. 5. 14. 선고 2000다62476 판결).

이 판례가 알려주는 실무적 함정은 채권자 쪽에 있습니다. 주채무자의 소재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채권자가 연대보증인만 상대로 독촉하거나 소송을 진행해 왔다면, 정작 주채무 자체의 시효는 그 사이 계속 진행되고 있었을 수 있습니다. 연대보증인 입장에서는 자신이 계속 시달려온 상황이라도, 그 독촉과 소송이 오직 자신만을 향한 것이었고 주채무자에게는 아무런 중단조치가 없었다면 주채무의 시효완성을 항변으로 주장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이 경우 보증채무는 그 자체의 시효가 살아있는지와 무관하게 부종성에 따라 소멸합니다.

연대채무와 연대보증의 차이 — '연대'라는 표현에 속으면 안 되는 이유

많은 분들이 '연대'라는 단어 때문에 연대채무자와 연대보증인을 같은 것으로 오해합니다. 그러나 두 제도는 뿌리부터 다릅니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물건을 사서 대금을 연대해 부담하거나, 여러 사람이 공동불법행위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처럼 연대채무는 애초에 주된 채무자와 종된 채무자의 구별이 없습니다. 각 연대채무자가 독립적으로 채권자에게 전액을 이행할 의무를 지는 대등한 관계이고, 보증채무 같은 부종성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연대채무에는 별도의 절대적 효력 규정이 있습니다. 민법 제421조는 "어느 연대채무자에 대하여 소멸시효가 완성한 때에는 그 부담부분에 한하여 다른 연대채무자도 의무를 면한다"고 정합니다. 즉 연대채무자 중 한 사람에 대해 시효가 완성돼도 다른 연대채무자는 전액이 아니라 내부 부담부분만큼만 의무를 면합니다. 반면 연대보증인은 부종성이 그대로 적용되므로 주채무 전체가 시효로 소멸하면 보증채무도 전부 소멸합니다. '연대'라는 같은 표현이 붙어 있어도 결과가 이렇게 갈리기 때문에, 자신이 연대채무자인지 연대보증인인지부터 계약서 문구로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소멸시효를 주장하는 절차 — 가만히 있으면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소멸시효가 요건상 완성됐다고 해서 법원이 이를 직권으로 찾아내 채무를 소멸시켜 주지는 않습니다. 변론주의 원칙상 당사자, 즉 연대보증인이 소송이나 지급명령 절차에서 직접 항변으로 주장(원용)해야 비로소 법원이 이를 고려합니다. 채권자로부터 지급명령을 받았다면 정해진 기간 안에 이의신청을 해서 정식 소송으로 전환한 뒤 답변서에서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해야 하고,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준비서면에 이를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 주채무 발생 계약서·차용증에 기재된 변제기(이행기) 확인

  • 채권자가 주채무자를 상대로 진행한 소송·지급명령·압류·가압류 이력 확인

  • 자신(연대보증인)이 스스로 일부 변제하거나 채무를 승인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

  • 필요하면 먼저 채무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해 시효완성 여부를 법원에서 확인받는 방법도 검토

시효완성 후 채무를 인정하면 어떻게 되나 — 최근 바뀐 판례

오랫동안 실무는 채무자가 시효완성 후 채무를 승인하거나 일부라도 변제하면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법리를 따라왔습니다. 이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면, 연대보증인이 채권자의 독촉에 못 이겨 소액이라도 입금하거나 "형편이 어려워 못 갚았다"는 취지로 답하기만 해도 스스로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돼 다시 전액 채무를 지는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은 58년 만에 이 추정 법리를 폐기했습니다. 채무를 승인한 사실만으로 곧바로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추정할 수는 없고, 변제·승인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등 개별 사안의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새로운 법리입니다. 이에 따라 연대보증인이 시효완성 이후 채권자의 독촉에 답변하거나 일부 금액을 입금한 사실이 있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시효이익 포기가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전히 오해의 소지가 있는 행동인 만큼, 시효완성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섣불리 채무를 인정하는 취지의 말을 하거나 돈을 입금하기 전에 시효 진행 경과부터 먼저 점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연대보증인인데 주채무자에게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것만으로 시효가 끝났다고 볼 수 있나요?

A. 연락이 끊긴 사정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변제기로부터 일반채권은 10년, 상사채권은 5년이 지났는지, 그 사이 주채무자를 상대로 한 재판상 청구·압류·가압류·승인 등 시효중단 사유가 없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민법 제440조에 따라 주채무자에 대한 중단사유는 통지 없이도 보증인에게 그대로 효력이 미칩니다.

Q. 주채무자가 이미 자신은 갚겠다고 채무를 인정했다면 저도 못 벗어나나요?

A. 아닙니다. 민법 제433조 제2항에 따라 주채무자가 시효이익을 포기해도 그 효력은 보증인에게 미치지 않습니다. 연대보증인은 주채무자의 선택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시효완성을 항변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채권자가 저에게만 독촉하고 소송까지 걸었는데, 정작 주채무자에게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판례상 보증인에 대한 조치만으로는 주채무의 시효가 중단되지 않습니다. 주채무 자체가 시효완성으로 소멸했다면 보증채무는 그 자체의 시효중단 여부와 무관하게 부종성에 따라 함께 소멸한다고 봅니다. 다만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시효 진행 경과를 정리해 확인해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연대채무자와 연대보증인은 같은 건가요? '연대'라고 되어 있어서 독립적인 책임인 줄 알았습니다.

A. 다릅니다. 연대채무자는 주된 채무자와 종된 채무자의 구별 없이 각자 독립적으로 전액을 부담하고, 그중 한 사람에 대해 시효가 완성돼도 그 사람의 부담부분(민법 제421조)에 한해서만 다른 채무자가 의무를 면합니다. 반면 연대보증인은 보증채무의 부종성이 그대로 적용되어 주채무 전체가 시효로 소멸하면 보증채무도 전부 소멸합니다.

Q. 시효완성 후 채권자 독촉에 못 이겨 일부라도 갚으면 그걸로 끝인가요?

A. 예전에는 채무 승인이나 일부 변제만으로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하는 판례가 있었지만, 대법원 2025. 7. 24. 선고 2023다240299 전원합의체 판결로 이 추정 법리가 폐기됐습니다. 이제는 변제·승인의 동기와 경위를 종합적으로 살펴 포기 의사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므로, 일부 변제 사실 하나만으로 곧바로 포기가 단정되지는 않습니다.

Q.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가만히 있으면 자동으로 채무가 없어지나요?

A. 아닙니다. 소멸시효는 요건이 갖춰졌다고 법원이 저절로 인정해 주지 않고, 소송이나 지급명령 이의절차에서 당사자가 항변으로 직접 주장해야 받아들여집니다. 지급명령을 받았다면 이의신청 후 답변서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라면 준비서면에서 소멸시효 완성 사실을 명확히 주장해야 합니다.

맺음말

연대보증채무는 주채무에 딸린 종된 채무이기 때문에, 주채무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하면 보증채무도 원칙적으로 함께 소멸합니다. 다만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확인할 것이 많습니다. 시효기간과 기산점, 주채무자에 대한 중단사유의 유무, 자신이 스스로 시효이익을 포기할 만한 언행을 한 적은 없는지까지 차례로 짚어야 정확한 판단이 나옵니다. 특히 민법 제440조는 주채무자에 대한 중단이 보증인에게 통지 없이도 그대로 미친다고 정하고 있어, 자신에게 연락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안심할 일이 아닙니다.

반대로 채권자가 보증인만 상대로 오래 독촉해 온 경우라면, 정작 주채무 자체의 시효는 소리 없이 흘러가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계약서의 변제기, 채권자와 주채무자 사이의 소송·집행 이력을 함께 확인해야 시효완성 여부를 정확히 가릴 수 있습니다. 판단이 애매하다면 섣불리 채무를 인정하거나 일부라도 갚기 전에 먼저 법률 조력을 받아 시효 진행 경과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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