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고소장 접수를 거부하면, 조사 의무는 어디까지일까
경찰이 고소장 접수를 거부하면, 조사 의무는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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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고소장 접수를 거부하면, 조사 의무는 어디까지일까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찰서에 고소장을 들고 갔다가 “증거가 부족해 보인다”, “이건 민사로 해결할 문제다”라는 말과 함께 접수 자체를 거절당했다는 사례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상담 현장에서 꾸준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경찰서에 가서 고소장만 내밀면 알아서 수사해 주겠지”라는 생각으로 별다른 준비 없이 방문했다가, 담당자로부터 “이 정도로는 어렵다”, “나중에 자료를 더 갖춰서 다시 오라”는 말을 듣고 그냥 발길을 돌리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접수조차 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려보내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증거가 사라지거나 공소시효가 임박해 오히려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최근 법원은 경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고소장 접수 자체를 거부하는 행위를 재량의 문제가 아니라 법적 의무 위반으로 엄격하게 판단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접수 여부는 담당자의 판단이 아니라 법이 정한 절차의 문제입니다.

아래에서는 경찰이 고소장 접수를 거부할 수 없는 법적 근거와, 실제로 거부당했을 때 접수를 관철시키는 방법, 그리고 접수 이후 수사기관에 어떤 조사 의무가 발생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경찰은 정당한 사유 없이 고소장 접수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고소·고발은 요건을 갖췄다면 원칙적으로 즉시 수리해야 하는 것이지, 담당자의 재량 사항이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37조는 고소 또는 고발을 서면 또는 구술로 검사나 사법경찰관에게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고, 구술로 고소하는 경우에는 사법경찰관이 조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즉 고소는 정해진 양식이 있어야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와 구체적 사실관계만 갖추면 성립하는 절차입니다.

이를 받는 경찰의 태도 역시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경찰수사규칙 제21조는 민원인이 제출한 서류가 고소·고발의 요건을 갖췄다고 판단되면 이를 수리하도록 하면서, 예외적으로 진정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경우를 다음과 같이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습니다.

사법경찰관리는 고소장 또는 고발장의 명칭으로 제출된 서류가 고소인 또는 고발인의 진술이나 그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구체적 사실이 적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가 없거나 취소된 경우, 고소 또는 고발이 본인의 진의에 의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진정으로 처리할 수 있다(경찰수사규칙 제21조).

다시 말해 “증거가 부족해 보인다”, “혐의가 인정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유는 이 세 가지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접수 거부의 근거가 될 수 없습니다. 증거가 충분한지, 혐의가 인정되는지는 접수 이후 수사를 통해 판단할 문제이지, 접수 단계에서 담당자가 임의로 걸러낼 사항이 아닙니다.

고소·고발은 위 세 가지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한, 경찰이 임의로 접수를 거부할 수 없는 절차입니다.


2. “관할이 아니다”, “나중에 다시 오라”는 말도 접수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관할이 없다는 이유로는 접수 자체를 거절할 수 없고, 접수한 뒤 관할 관서로 이송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흔한 거부 사유 중 하나가 “이 사건은 우리 관할이 아니다”라는 답변입니다. 그러나 관할 여부와 무관하게 고소·고발을 접수하는 것이 원칙이고, 접수한 관서에 사건 관할이 전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도 담당자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접수 거부가 아니라 관할 있는 관서, 원칙적으로 범죄지를 관할하는 경찰서로의 이송뿐입니다.

“지금은 담당자가 없다”, “예약을 하고 오라”는 이유로 방문 접수를 미루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접수를 거절할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37조가 고소를 서면으로도 할 수 있도록 정한 취지 자체가, 대면 접수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고소인의 권리가 막히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실제로 정당한 사유 없이 시민의 고소장 접수를 거부한 경찰관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이 접수 거부를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정해 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접수를 받아 주는 것은 경찰의 시혜가 아니라, 어기면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른 책임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법적 의무라는 의미입니다.

관할이 아니라거나 담당자가 없다는 말은, 접수 자체를 거부할 근거가 아니라 이송이나 재방문 안내로 이어져야 할 사유일 뿐입니다.


3. 접수를 거부당했다면, 서면·우편 접수와 상급 기관 민원으로 관철시킬 수 있습니다

말로 거부당했다고 포기할 필요 없이, 기록을 남기고 서면으로 다시 접수하면 됩니다.

방문 접수에서 거부당했다면, 우선 거부한 경찰관의 소속과 성명, 거부 사유를 메모해 두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이후에는 고소장을 등기우편으로 관할 경찰서 민원실 앞으로 발송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서면으로 접수된 우편물은 대면 상황과 달리 임의로 반려하기 어렵고, 접수와 동시에 사건번호가 부여됩니다.

관할 경찰서에서 반복적으로 거부당한다면 해당 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아예 관할 검찰청으로 고소장을 제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37조는 고소를 검사에게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경찰 단계에서 막힌 사건을 검찰 접수로 우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국민신문고 등 일반 민원 창구로 제출하면 고소가 아닌 진정으로 접수·처리될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분류되면 처벌 의사표시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건이 정리될 위험이 있으므로, 문서 제목과 본문에 처벌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접수를 거부당했다는 사실 자체가 사건을 포기할 이유는 아니며, 서면·우편·상급 기관 경로로 접수를 관철시킬 수 있습니다.


4. 접수된 이후에는 수사기관에 신속히 조사하고 결과를 알릴 법적 의무가 발생합니다

수사 지연이나 불송치 결정에도, 이의신청이라는 정식 불복 절차가 마련돼 있습니다.

고소장이 일단 접수되면 형사소송법 제238조에 따라 사법경찰관은 신속히 조사해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할 의무를 집니다. 검사가 고소·고발 사건을 수리한 이후에는 형사소송법 제257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3개월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경찰이 수사한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는 ‘불송치’ 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고소인에게는 명시적인 불복 수단이 마련돼 있습니다.

통지를 받은 사람(고발인을 제외한다)은 해당 사법경찰관의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를 신청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이의신청이 있는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송부하여야 한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7).

즉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 곧바로 사건의 끝은 아닙니다. 통지를 받은 뒤 이의신청서를 소속 관서장 앞으로 제출하면 사건은 자동으로 검찰에 넘어가고, 검사가 다시 한 번 사건을 살피게 됩니다. 접수 단계의 거부와 마찬가지로, 수사 단계에서도 수사기관의 판단에는 정해진 절차와 한계가 있는 셈입니다.


5. 고소장 접수부터 사건 처리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접수를 관철시키는 절차도 결국 정식 수사 절차 안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고소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방문 또는 등기우편 접수 → ②접수증 발급과 사건번호 부여 → ③담당 수사관 배정과 고소인 조사 → ④수사 완료 후 검찰(수원 관내는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또는 불송치 결정, 이후 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접수 거부를 겪었거나 접수 이후 진행이 더디다고 느껴진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와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접수를 거부당한 경우, 담당 경찰관의 소속·성명과 거부 사유를 메모하거나 접수 거부 확인서를 요청해 기록으로 남깁니다.

  2. 관할 경찰서 민원실 또는 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실 앞으로 고소장을 등기우편으로 다시 접수해 사건번호를 부여받습니다.

  3. 일정 기간이 지나도 진행 상황 통지가 없으면 담당 수사관에게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불송치 통지를 받으면 소속 관서장에게 이의신청서를 제출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혼자 진행하기 어렵다면, 고소장 작성 단계부터 이의신청까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사건 초기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고소장을 냈다가 접수 단계에서부터 거부당하면, “이게 원래 이런 건가” 싶어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소를 하려는 쪽 입장에서는 접수 거부를 당했다고 곧바로 포기하기보다, 거부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고 서면·우편 접수로 전환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접수만 이뤄지면 이후 신속한 조사와 결과 통지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생깁니다.

반대로 고소를 당하는 쪽 입장에서도, 접수가 늦어졌다거나 한 번 거부됐던 사건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편이나 검찰 경로로 다시 접수되면 처음부터 동일한 강도로 수사가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소를 하려는 쪽과 고소를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접수 단계의 사소해 보이는 차이가 이후 수사 전체의 방향을 바꾸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접수 단계에서 막혀 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절차가 꼬이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서에서 고소장 접수를 거부당했는데, 그냥 포기해야 하나요?

A. 포기할 필요 없습니다. 담당 경찰관의 거부 사유를 기록해 두고, 등기우편으로 관할 경찰서나 지방경찰청 청문감사관실에 다시 접수하거나 검찰에 직접 제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Q.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접수를 거부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안 됩니다. 경찰수사규칙 제21조는 진술이 불분명하거나 처벌 의사표시가 없는 등 제한된 사유에서만 진정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증거가 충분한지는 접수 이후 수사로 판단할 사항입니다.

Q. 관할이 아니라며 접수를 거부당했습니다. 다시 그 경찰서로 가야 하나요?

A. 아닙니다. 관할이 없다고 판단되면 접수한 경찰서가 직접 관할 있는 관서로 이송해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접수 자체는 방문한 경찰서에서 받아야 합니다.

Q. 국민신문고로 고소장을 제출해도 되나요?

A. 가능하지만 주의가 필요합니다. 국민신문고 등 일반 민원 창구로 제출하면 고소가 아닌 진정으로 처리될 수 있으므로, 처벌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문서에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Q.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고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어떻게 하나요?

A. 불송치 통지를 받은 뒤 해당 사법경찰관 소속 관서의 장에게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사건은 지체 없이 검찰로 송치됩니다.

Q. 접수 거부로 시간이 지체돼 공소시효가 걱정됩니다.

A. 접수를 시도한 날짜와 거부 상황을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 접수가 이뤄진 시점이 이후 절차 판단의 기준이 되므로, 최대한 빨리 서면·우편으로라도 접수를 완료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경찰관을 상대로 별도의 문제 제기도 할 수 있나요?

A. 정당한 사유 없는 반복적 접수 거부는 국가배상 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사안에 따라 담당자의 직무집행 적정성 자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개별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상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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