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 영상녹화, 피의자와 참고인 동의 여부 다릅니다
경찰 조사 영상녹화, 피의자와 참고인 동의 여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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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영상녹화, 피의자와 참고인 동의 여부 다릅니다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찰 조사를 앞둔 분들로부터 “조사 과정이 영상으로 녹화된다는데, 제가 동의하지 않아도 촬영할 수 있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나는 동의한 적 없으니 그 영상은 나중에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이다”라거나, 반대로 “촬영을 거부하면 조사 자체를 안 받아도 되는 줄 알았다”는 생각으로 대응하신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를 받고 나서야, 자신이 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에 따라 동의의 의미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당황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영상녹화 절차와 참고인 동의 요건, 진술거부권 고지 의무를 엄격히 구분해 판단하고 있고, 이 절차를 지키지 않고 수집된 진술이나 영상은 증거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경찰 조사에서 영상녹화가 언제 동의 없이도 가능하고 언제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지, 그리고 절차를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피의자 조사는 원칙적으로 동의 없이도 영상녹화될 수 있습니다

영상녹화 여부는 수사기관의 재량이고, 피의자의 동의는 법적 요건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내가 동의해야 촬영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지만, 형사소송법 제244조의2 제1항은 “피의자의 진술은 영상녹화할 수 있다”고 정해, 영상녹화 실시 여부를 수사기관의 재량에 맡기고 있습니다. 조문 어디에도 피의자의 동의를 촬영 요건으로 하는 문구는 없습니다.

다만 아무 조건 없이 촬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조항은 “미리 영상녹화사실을 알려주어야 하며, 조사의 개시부터 종료까지의 전 과정 및 객관적 정황을 영상녹화하여야 한다”고 정해, 사전 고지와 전 과정 녹화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즉 몰래 촬영하거나 불리한 부분만 골라 녹화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절차 위반입니다.

영상녹화가 끝나면 형사소송법 제244조의2 제2항에 따라 피의자 또는 변호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원본을 지체 없이 봉인하고, 피의자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통해 사후 편집이나 조작 가능성을 차단합니다.

피의자 조사 영상녹화는 동의가 아니라 사전 고지와 전 과정 녹화·봉인 절차를 지켰는지가 핵심입니다.


2. 참고인으로 조사받는다면 동의 없는 영상녹화는 위법합니다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라면 영상녹화에 동의해야만 촬영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피의자가 아니라 참고인, 즉 피해자·목격자·아직 혐의를 받지 않는 관련자 등의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면 상황이 다릅니다.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1항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아닌 자의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다. 이 경우 그의 동의를 받아 영상녹화할 수 있다”고 정해, 참고인 영상녹화는 동의를 명문의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참고인 조사 전 별도의 영상녹화 동의서에 서명을 받는 절차를 거칩니다. 동의 없이 참고인을 촬영했다면 그 영상녹화물 자체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해당할 소지가 큽니다.

다만 동의를 얻어 적법하게 촬영했다고 해서 그 영상이 곧바로 유죄를 입증하는 직접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참고인 영상녹화물의 용도를 제한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사기관이 참고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1항에 따라 작성한 영상녹화물은, 다른 법률에서 달리 규정하고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소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독립적인 증거로 사용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도5041 판결).

즉 참고인 영상녹화물은 진술조서의 실질적 진정성립을 증명하거나 법정에서 기억을 환기시키는 용도로만 쓰일 뿐, 공소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독립 증거로 제출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318조의2 제2항). 동의 여부와 별개로 영상 자체의 증거가치는 애초에 제한적이라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인 영상녹화는 동의가 필수이고, 동의를 얻었더라도 그 영상은 독자적 유죄 증거가 아니라 진정성립 확인·기억환기용으로만 쓰입니다.


3.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아도 진술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상녹화 동의·거부와 진술거부권 행사는 서로 다른 차원의 권리입니다.

참고인 조사에서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으면 촬영 자체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촬영을 거부하면 조사 자체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상녹화에 동의할지와 진술을 할지 말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

진술을 하지 않을 권리, 즉 진술거부권은 헌법 제12조 제2항과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에서 별도로 보장합니다.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일체의 진술이나 개개 질문에 대해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는 것, 진술을 거부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반드시 고지해야 합니다.

이 고지를 하지 않고 진행된 신문에서 얻은 진술은, 설령 강요나 협박 없이 임의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신문함에 있어서 피의자에게 미리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때에는 그 피의자의 진술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서 진술의 임의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증거능력이 부인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2도682 판결).

영상녹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와, 진술거부권을 제대로 고지받았는지는 조사 초반에 함께 확인해야 할 별개의 체크포인트입니다. 영상이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절차가 전부 적법했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고지 절차 자체를 별도로 짚어야 합니다.

영상녹화 동의 여부와 진술거부권은 별개이며,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했다면 그 진술은 영상녹화 여부와 무관하게 증거능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4. 절차를 지키지 않은 영상녹화는 오히려 방어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영상녹화 절차의 흠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당사자에게 유리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영상녹화는 수사기관만의 무기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2 제3항은 피의자 또는 변호인이 신청하면 영상녹화물을 재생하여 시청하게 하고, 그 내용에 이의를 진술한 경우 그 취지를 기재한 서면을 첨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조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태도나 유도신문이 있었다고 느꼈다면, 그 영상 자체가 나중에 절차의 적법성을 다투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전 고지 없이 촬영되었거나 조사의 일부 구간만 편집해 녹화된 경우라면, 그 영상녹화물은 조서의 진정성립을 증명하는 용도로도 쓰기 어렵습니다.

참고인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의서에 서명한 기억이 없는데 영상녹화가 이뤄졌다거나, 동의 이후 촬영 중단을 요청했는데도 촬영이 계속됐다면 그 경위를 시간·발언 순서까지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이후 절차에서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영상녹화 절차의 흠결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조사받는 사람에게 유리한 방어 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5.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이 순서로 절차를 확인해야 합니다

영상녹화·진술거부권 고지 여부 확인이 조사 대응의 첫 단추입니다.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통상 ①출석요구서 수령 후 조사 일정 확인(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관할서) → ②출석해 신분 확인(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 → ③진술거부권 고지 및 영상녹화 실시 여부 고지 → ④조사 종료 후 조서 열람·수정 요청 및 서명·날인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건이 검찰(수원지방검찰청)로 송치되거나 기소되면, 이후 재판(수원지방법원)에서 조사 당시 절차가 적법했는지가 다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절차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출석 통보를 받으면 본인이 피의자로 조사받는지 참고인으로 조사받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조사 시작 전 진술거부권 고지와 영상녹화 사실 고지를 받았는지, 참고인이라면 별도 동의서에 서명했는지 확인합니다.

  3. 조사 중 강압적인 태도나 유도신문이 있었다면 조사 직후 기억이 선명할 때 시간·발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메모해 둡니다.

이러한 절차적 사항은 사소해 보이지만, 이후 진술의 임의성이나 조서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국면에서 결정적인 근거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변호사와 함께 이 절차부터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경찰 조사를 앞둔 분들은 대부분 “영상으로 남는다니 오히려 안심”이라거나 반대로 “촬영이 부담스럽다”는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시는데, 정작 절차 자체를 제대로 안내받지 못한 채 조사실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영상녹화와 진술거부권 고지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자신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반대로 고소·고발을 준비하는 입장에서도 참고인 진술이 적법한 절차로 확보되었는지가 이후 수사 결과를 좌우합니다.

저는 피의자 조사부터 참고인 진술, 그리고 이후 재판까지 형사 절차 전 과정을 함께해온 변호사로서, 조사 초반의 짧은 고지와 서명 절차가 사건 전체의 결론을 바꾸는 경우를 여러 번 지켜봤습니다.

경찰 조사를 앞두고 계시고,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이 제 동의 없이 조사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그 영상은 무효인가요?

A. 피의자 신분이라면 사전 고지만 지켜졌다면 동의가 없어도 적법합니다. 다만 참고인 신분인데 동의 없이 촬영됐다면 절차 위반 소지가 크므로, 신분과 고지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참고인 조사에서 동의서에 서명했는데, 나중에 촬영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동의는 조사 진행 중 언제든 철회할 수 있고, 철회 이후에도 촬영이 계속됐다면 그 경위를 구체적으로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영상녹화가 있으면 그 자체로 제 진술이 유죄 증거로 쓰이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참고인 영상녹화물은 원칙적으로 진술조서의 진정성립 확인이나 기억환기 용도로만 쓰이고, 공소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독립 증거로는 사용되지 않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Q.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한 채 조사를 받았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그 상태에서 나온 진술은 임의로 이루어졌더라도 증거능력이 부인될 수 있습니다. 고지받은 시점과 방식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억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피의자인지 참고인인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출석요구서나 조사 시작 시 수사기관이 밝히는 조사 대상 신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매하다면 조사 시작 전에 직접 질문해 확인하고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영상녹화 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다퉈야 하나요?

A. 조사 직후 기억이 선명할 때 문제가 된 정황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고, 이후 형사 절차에서 조서의 증거능력을 다투는 자료로 변호인을 통해 제출하는 것이 실무적인 방법입니다.

Q. 변호인 없이 영상녹화 조사를 받아도 되나요?

A. 가능하지만 권장하지 않습니다. 영상녹화 여부, 고지 절차, 진술 내용 모두가 이후 사건 결론에 영향을 미치므로, 조사 전 변호인과 함께 절차를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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