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학교폭력, SNS 명예훼손, 편의점 절도 같은 사건으로 미성년 자녀가 경찰서에서 출석요구서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부모님들 중 상당수는 “미성년자니까 제가 당연히 같이 들어가서 다 챙겨줄 수 있겠죠”라고 안심한 채 조사실 앞까지 자녀를 데려갔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사 당일 “보호자님은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라는 안내를 받고, 동석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절차가 아니라는 사실을 그제야 알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부모 등 신뢰관계인의 동석을 허용하더라도 그 사람이 자녀를 대신해 진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선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동석과 대리 진술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 자녀가 경찰 조사를 받게 됐을 때 부모의 동석이 어떤 근거로, 어느 범위까지 인정되는지, 그리고 동석한 부모가 주의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최근 실무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미성년 자녀의 경찰 조사, 부모 동석은 자동으로 보장되는 권리가 아닙니다
동석 여부는 수사기관이 사안별로 판단하는 재량 사항이지, 부모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절차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44조의5는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피의자를 신문할 때, 피의자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의사표현 능력이 미약한 경우이거나 피의자의 연령·성별·국적 등을 고려해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직권 또는 피의자·법정대리인의 신청에 따라 신뢰관계에 있는 자를 동석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할 수 있다”는 표현이 핵심입니다. 미성년자는 연령 요건에 해당해 실무상 동석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법적 성격은 어디까지나 검사·사법경찰관의 재량 판단입니다. 부모가 요구한다고 해서 무조건 인정되는 절차가 아니고, 반대로 부모가 몰라서 신청조차 하지 않으면 동석 없이 조사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자녀 또는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동석을 신청하면서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를 적은 동석신청서를 제출하거나, 조사 담당자에게 그 관계를 구두로 밝혀 조서·수사보고서에 기재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출석요구서를 받은 직후,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에서 미리 동석 의사를 밝혀두는 것이 당일 혼선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부모 동석은 미성년 자녀에게 사실상 폭넓게 허용되지만, 법적으로는 신청을 통해 확보해야 하는 재량 사항입니다.
2. 자녀가 피의자인지, 피해자·참고인인지에 따라 동석의 보장 정도가 달라집니다
피의자 신문의 동석은 재량이지만, 피해자·참고인 조사의 동석은 원칙적으로 보장에 가깝습니다.
미성년 자녀가 경찰 조사를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자녀 스스로가 혐의를 받는 피의자인 경우와, 학교폭력·성범죄 등 사건에서 피해를 입었거나 목격한 참고인·피해자로 조사받는 경우입니다. 이 둘은 동석 근거 조문 자체가 다릅니다.
피의자인 경우 앞서 본 형사소송법 제244조의5가 적용되어 재량 판단을 받습니다. 반면 자녀가 범죄 피해자로 조사받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3항이 준용하는 제163조의2가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신청이 있으면 재판·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신뢰관계인을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피의자 신문보다 한층 강하게 동석을 보장합니다. 특히 자녀가 13세 미만이거나 장애로 의사결정 능력이 미약한 경우에는 이 보장이 더욱 두텁습니다.
이때 동석할 수 있는 신뢰관계인의 범위는 부모로 한정되지 않습니다. 직계친족, 형제자매, 배우자, 그 밖의 가족·동거인, 보호·교육시설의 담당자 등 자녀의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면 폭넓게 인정됩니다.
자녀가 피해자·참고인으로 조사받는 경우라면, 부모 동석은 재량이 아니라 원칙에 가깝다는 점을 기억해 두어야 합니다.
3. 동석했다고 해서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답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석의 목적은 심리적 안정과 의사소통 지원이지, 부모가 대신 진술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석이 허용되면 부모는 조사실에 함께 앉을 수 있지만, 그 역할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습니다. 자녀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당황하거나 위축될 때 옆에서 다독여 심리적 안정을 도와주는 것과, 자녀 대신 답을 말해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대법원도 이 부분에 분명한 선을 긋고 있습니다.
동석하였던 배우자가 피의자를 대신하여 진술한 부분이 조서에 기재되어 있다면 그 부분은 피의자의 진술이 아니라 동석한 사람의 진술을 기재한 것이어서, 그 사람에 대한 진술조서로서 증거능력을 취득하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9도1322 판결).
즉 동석한 부모가 답답한 마음에 자녀를 대신해 “그런 게 아니라 이렇게 된 거예요”라고 말하는 순간, 그 발언은 자녀의 진술이 아니라 부모 자신의 진술로 취급됩니다. 별도의 진술조서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증거로도 쓰이지 못하고, 오히려 자녀 본인의 진술이 흐려져 신빙성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석은 변호인의 조력과는 별개의 제도입니다. 신뢰관계인 동석이 법률적 조언이나 진술 거부권 행사를 대신해 주는 것은 아니므로, 사안이 가볍지 않다면 동석 신청과 별도로 변호인의 조사 참여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모의 동석은 자녀를 대신 답변하게 하는 자리가 아니라, 자녀가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자리입니다.
4. 자녀의 나이에 따라 이후 절차와 처분이 크게 달라집니다
같은 행위라도 만 나이 구간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인지, 보호처분 대상인지가 갈립니다.
동석 문제와 별개로, 부모가 함께 꼭 알아두어야 할 부분이 자녀의 연령입니다. 형법 제9조는 만 14세가 되지 않은 사람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해, 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소년법 제4조는 이를 세 구간으로 나눕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으로, 형사재판이 아니라 가정법원 소년부의 보호처분 대상이 됩니다.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은 범죄소년으로 형사책임을 질 수 있지만, 소년법의 특례에 따라 사안에 따라 검사·법원이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으로 사건을 처리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성격·환경상 장래 범행 우려가 있는 만 10세 이상 소년은 우범소년으로 분류됩니다.
촉법소년·우범소년 사건은 경찰서장이 직접 관할 소년부에 송치해야 하고, 범죄소년 사건도 검사가 소년부 송치 여부를 판단합니다. 소년부로 송치되면 형사재판의 전과와는 성격이 다른 보호처분(1호 보호자 감호위탁부터 10호 장기 소년원 송치까지)이 내려지는데, 처분의 경중은 행위의 중대성, 재범 위험, 반성 정도, 가정환경 등을 종합해 결정됩니다.
자녀의 나이는 처벌 여부 자체를 가르는 기준이므로, 조사 초기부터 이 구간을 염두에 두고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5. 출석요구서를 받았다면, 이런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사 전 준비가 부족하면, 동석이 허용돼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어렵습니다.
미성년 자녀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출석요구서 수령 → ②조사 전 동석·변호인 참여 신청 및 준비 → ③조사 당일 신문 또는 참고인 조사 진행 → ④사안에 따라 소년부(수원가정법원) 송치 또는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출석요구서를 받은 직후부터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준비하는 것이 자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출석요구서에 적힌 죄명·조사 취지를 확인하고, 자녀에게 사실관계를 미리 차분히 물어봅니다.
동석 신청 의사를 조사 담당자에게 미리 밝히고, 필요하다면 변호인의 조사 참여도 함께 준비합니다.
학교 상담기록, 진단서, 문자·SNS 대화 등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둡니다.
이렇게 준비된 상태로 조사에 임하면, 동석한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말하지 않고도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 자녀가 안정적으로 진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미성년 자녀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다는 연락을 받으면, 부모는 “우리 애가 왜”라는 충격과 “내가 뭘 어떻게 해줘야 하나”라는 막막함이 겹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혐의를 받는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동석·변호인 참여를 통해 자녀가 위축된 상태에서 불리한 진술을 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피해를 입은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13세 미만이거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자녀일수록 동석 신청이 폭넓게 보장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동석은 신청해야 확보되는 절차라는 점은 같습니다.
저는 혐의를 받는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님과, 반대로 피해를 입은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님,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조사 초기 대응이 이후 절차 전체의 방향을 얼마나 크게 바꾸는지를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자녀의 조사 일정이 잡혔다면, 그 순간이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사 당일 경찰이 부모 동석을 거부하면 어떻게 하나요?
A. 거부 사유를 확인해야 합니다. 신문을 방해하거나 수사기밀을 누설할 우려 등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동석신청서를 다시 제출하며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사안이 무겁다면 변호인을 통해 대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동석과 변호인 조사 참여를 함께 신청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신뢰관계인 동석과 변호인 참여는 근거 조문이 다른 별개의 제도로, 중복해서 신청해도 무방하며 사안이 무거울수록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만 12세인 자녀도 경찰 조사를 받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촉법소년으로 형사처벌은 받지 않지만,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조사와 이후 소년부 송치 절차는 진행됩니다.
Q. 동석한 부모가 무심코 자녀 대신 대답했습니다. 문제가 되나요?
A. 그 부분은 자녀의 진술이 아니라 부모의 진술로 취급되어 별도 증거능력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증거로 쓰이지 못하고, 자녀 본인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가급적 자녀가 직접 답하도록 곁에서 지켜보는 역할에 머무는 것이 좋습니다.
Q. 참고인으로만 불려간 자녀도 부모가 같이 들어갈 수 있나요?
A. 네, 오히려 피의자 신문보다 보장 정도가 더 큽니다. 특히 자녀가 13세 미만이거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면, 부득이한 사정이 없는 한 신뢰관계인을 동석하게 해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됩니다.
Q. 소년부로 송치되면 자녀에게 전과가 남나요?
A. 보호처분은 형사처벌과 성격이 달라 전과로 기록되는 형의 선고와는 구분됩니다. 다만 처분 이력 자체가 이후 재범 시 참작 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첫 단계부터 신중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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