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쟁] 강요로 인한 변경계약 취소인정, 수억원대 청구 방어
[기업분쟁] 강요로 인한 변경계약 취소인정, 수억원대 청구 방어
해결사례
건축/부동산 일반손해배상기업법무

[기업분쟁] 강요로 인한 변경계약 취소인정, 수억원대 청구 방어 

이태준 변호사

일부승소(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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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개요

피고들은 원고에게 특정 공사를 하도급하였습니다.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어 준공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원고는 기존 계약금액보다 공사대금을 증액해 주지 않으면 공사를 즉시 중단하겠다고 요구하였습니다.

당시는 예정된 공사 기간이 불과 15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해당 시점에 원고가 공사를 중단할 경우 피고들은 새로운 업체를 급히 선정해야 했고, 후속 공정의 지연과 사용승인 차질 등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 있었습니다.

피고들은 공사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원고가 요구한 내용이 반영된 변경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이후 원고는 해당 변경계약을 근거로 약 4억 원의 추가 공사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사건의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당사자 사이에 체결된 변경계약이 진정한 합의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원고의 공사중단 압박으로 인해 피고들의 의사결정 자유가 침해된 상태에서 체결된 것인지 여부였습니다.

민법 제110조 제1항은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이 불법한 해악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일으키고, 그로 인해 의사표시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해악 고지의 위법성은 그로써 추구하는 이익이 정당한지, 고지된 해악의 내용이 법질서에 반하는지, 해당 고지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적절한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원고는 변경계약이 피고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적법하게 체결되었으므로, 피고들이 약정한 추가 공사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피고 측은 원고가 공사 완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을 이용하여 공사중단을 고지했고, 피고들이 막대한 손해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변경계약에 응한 것이므로 해당 계약은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항변하였습니다.

변호사의 조력

담당 변호사는 변경계약서의 문구만을 검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경계약이 체결되기까지의 공사 진행 과정과 당사자 사이의 의사소통 내용, 공정률, 잔여 공사 기간, 공사중단 시 예상되는 손해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였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사정을 집중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하였습니다.

첫째, 원고가 공사기간을 불과 15일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공사대금 증액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공사를 즉시 중단하겠다고 고지한 사실을 강조하였습니다.

둘째, 당시 공사가 중단되면 대체 업체 선정과 후속 공정 지연으로 인해 피고들에게 원고의 증액 요구액을 훨씬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실제로 원고는 피고들에게 공사중단으로 더 큰 손해를 입는 것보다 자신이 요구하는 증액분을 지급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취지의 발언까지 하였습니다. 담당 변호사는 이러한 발언이 피고들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하여 계약 체결을 압박한 정황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였습니다.

셋째, 원고가 주장한 증액 사유가 물가변동이나 설계변경 등 정상적인 계약금액 조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원고는 공사 과정에서 일부 비용이 증가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했고 변경계약 당시 제시한 증액 요구 사유와도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넷째, 원고가 실제로 공사를 완전히 중단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공사를 중단하겠다는 고지 자체가 피고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제약하기에 충분하였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가 공사중단이라는 해악을 고지하였고, 피고들은 이로 인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공포심을 느껴 변경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추인 주장에 대한 방어

원고는 피고들이 공사 완료 후 하자보수보증서를 수령하고 변경계약 금액에 관한 세금계산서를 처리한 점 등을 근거로, 피고들이 변경계약을 사후적으로 승인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강박에 의해 체결된 계약이라 하더라도 강박 상태에서 벗어난 후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는 행위를 하였다면 추인이 문제 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역시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사에 대한 사용승인이 이루어진 이후에도 미시공 부분과 하자가 존재하여 피고들이 자유롭게 계약 취소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점을 주장하였습니다.

또한 세금계산서 수취와 신고는 가산세 등 회계·세무상 불이익을 방지하기 위한 실무적 처리에 불과하며, 변경계약의 효력을 인정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하자보수보증서를 수령한 뒤 즉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도 변경계약을 승인하였다고 볼 수 없고, 변경계약의 효력을 전제로 새로운 법률행위를 한 사실도 없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법원은 피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세금계산서 처리와 하자보수보증서 수령만으로 변경계약을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추인 주장을 배척하였습니다.

사건의 결과

법원은 이 사건 변경계약이 원고의 공사중단 고지로 인해 피고들이 공포심을 느낀 상태에서 체결된 것으로 보아,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피고들의 취소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적법하게 도달하였으므로, 변경계약은 민법 제110조에 따라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변경계약에 따른 약 4억 2,500만 원 상당의 증액 공사대금 청구를 모두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기존 계약에 따라 아직 지급되지 않은 약 200만 원만을 공사대금으로 인정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가 청구한 약 4억 2,700만 원 중 대부분이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의 95%도 원고가 부담하게 되어 사실상 피고 측이 전부 승소에 가까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사건의 의의

하도급 공사에서는 준공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수급사업자가 공사중단을 내세워 추가 공사대금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사대금 증액을 요구할 사정이 일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공사중단을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여 체결된 모든 변경계약이 유효한 것은 아닙니다.

증액 요구의 근거가 정당한지, 공사중단 고지가 계약상 권리행사의 범위 내에 있는지, 상대방이 자유롭게 계약 체결 여부를 선택할 수 있었는지, 공사중단으로 예상되는 피해를 부당하게 이용한 것은 아닌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또한 강박을 이유로 계약을 취소한 이후에는 세금계산서 처리, 대금 일부 지급, 보증서 수령 등의 행위가 계약의 추인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후속 대응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공사대금 및 하도급 분쟁은 단순한 금액 다툼을 넘어 계약 체결 경위, 공사 진행 과정, 공정률, 당사자 사이의 대화와 문서, 공사중단 시 예상 손해 등 방대한 사실관계에 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특히 변경계약이 강박에 의해 체결되었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해악 고지의 구체적인 내용과 위법성, 계약 체결과의 인과관계, 취소 의사표시의 적법한 도달, 상대방의 추인 주장에 대한 반박 논리까지 치밀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공사대금 또는 하도급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거나, 공사중단 압박으로 변경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라면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거나 추가 대금을 지급하기 전에 상담을 통해 면밀한 검토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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