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남긴 부동산을 형제들과 함께 상속받은 뒤, 협의가 지지부진하자 곧바로 법원에 공유물분할소송을 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애써 소장을 접수하고도 몇 달 만에 소송요건 자체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 결정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상속받은 부동산도 형식상으로는 여러 사람의 '공유'이지만, 이 공유관계를 푸는 절차는 통상의 공유물분할과는 다른 별도의 법적 통로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상속 부동산에 낸 공유물분할소송이 왜 각하되는지, 그리고 각하를 피해 곧바로 올바른 절차로 가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상속받은 부동산은 왜 '공유'가 될까 — 통상의 공유와 다른 이유
민법 제1006조는 상속인이 여럿인 경우 상속재산은 그 공유로 한다고 정합니다. 부모님이 부동산 한 채를 남기고 자녀 세 명이 상속받았다면, 등기부에는 각자의 법정상속분만큼 지분이 표시되고 형식적으로는 세 사람이 그 부동산을 공유하는 모습이 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친구 두 명이 돈을 모아 집을 산 뒤 형성되는 공유관계와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상속재산의 공유는 성질이 다릅니다. 상속재산에는 그 부동산 외에 예금·차량·채무 등 다른 재산이 함께 얽혀 있는 경우가 많고, 상속인 각자가 생전에 피상속인으로부터 받은 특별수익이나 상속재산 형성·유지에 기여한 기여분을 반영해 최종적으로 각자 몫을 다시 계산하는 절차가 예정돼 있습니다. 통상의 공유는 지분비율대로 나누면 끝이지만, 상속재산의 공유는 전체를 놓고 형평을 다시 맞추는 작업이 남아 있는 잠정적 상태에 가깝습니다.
이 특수성 때문에 상속재산을 나누는 절차는 통상의 공유물분할 규정이 아니라 민법 제1013조와 가사소송법이 별도로 정한 절차를 따릅니다. 협의가 되면 협의대로, 협의가 안 되면 법원의 심판으로 나누도록 정한 것도 이 형평 조정 기능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이 구조를 모른 채 부동산 한 채만 떼어 일반 공유물분할소송을 내면, 다음 항목에서 보듯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는 판단을 받게 됩니다.
상속재산의 공유는 지분대로 나누면 끝나는 통상의 공유가 아니라, 특별수익·기여분을 반영해 전체를 다시 조정하는 절차가 예정된 잠정적 공유다.
대법원이 그은 선 — 개별 상속재산에 공유물분할소송이 안 통하는 이유
이 쟁점을 정면으로 다룬 것이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5다18367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공동상속인 사이에 상속재산 분할에 관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가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고, 그 상속재산에 속하는 개별 재산에 관하여 민법 제268조에 따른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유는 앞서 본 상속재산 공유의 특수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부동산 하나만 떼어내 지분비율대로 공유물분할을 해버리면, 예금이나 다른 부동산에 남아 있는 특별수익·기여분 조정 여지가 함께 반영될 기회 자체가 사라집니다. 상속인 중 한 명이 생전에 이미 목돈을 증여받았거나, 다른 한 명이 피상속인을 오래 부양하며 재산 유지에 기여했다면 그 사정은 상속재산 전체를 놓고 심리해야 제대로 반영되는데, 부동산만 따로 떼어 통상의 공유물분할로 처리하면 이 조정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각하'라는 결과가 갖는 의미도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각하는 청구 내용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는 기각과 달리, 소송의 형식 자체가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판단입니다. 즉 법원은 상속인 중 누가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는 아예 심리하지도 않고, "이 사건은 애초에 공유물분할소송이라는 방식으로 다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는 이유만으로 소를 끝내버립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과 공유물분할청구, 절차가 이렇게 다르다
두 절차는 관할부터 갈립니다. 상속재산분할은 가사소송법 제2조 제1항 제2호 나목에 따라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에 속하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이고, 공유물분할청구는 지방법원이 담당하는 통상의 민사소송입니다. 관할이 다르다는 것은 단순한 창구의 차이가 아니라, 법원이 심리하는 내용과 절차 자체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는 민법 제1008조의 특별수익, 제1008조의2의 기여분을 상속인들이 주장·입증할 수 있고, 법원은 이를 반영해 각자의 구체적 상속분을 다시 계산한 뒤 그 부동산을 실제로 어떻게 나눌지(현물로 나누는 현물분할, 경매에 부쳐 대금을 나누는 경매분할, 한 사람이 갖고 나머지에게 돈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 방법까지 정합니다. 반면 공유물분할청구는 이런 형평 조정 없이 등기부상 지분비율을 그대로 전제로 분할 방법만 다투는 절차입니다.
절차 진행 방식도 다릅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은 가사비송사건이라 원칙적으로 먼저 조정절차를 거치는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고,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그때 심판절차로 넘어갑니다.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는 통상의 민사소송 절차를 그대로 밟습니다. 이처럼 심리 내용과 절차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둘 중 아무 데나 골라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속재산인 이상 상속재산분할심판을 거쳐야만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어떤 소장이 각하되나 — 전형적인 패턴
가장 흔한 패턴은 협의가 지지부진해지자 상속인 중 한 명이 참지 못하고, 상속재산 전체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부동산 한 채만 겨냥해 곧바로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내는 경우입니다. 다른 재산(예금·다른 부동산·채무)이 함께 있는데도 그 부동산만 떼어 소송을 걸면, 앞서 본 대법원 판례에 따라 부적법 각하될 가능성이 큽니다.
채권자가 상속인 중 한 명을 상대로 가진 채권을 보전하려고, 그 상속인을 대위해 개별 부동산에 대해서만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도 마찬가지 이유로 각하될 수 있습니다. 대위채권자 입장에서는 빨리 환가하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만, 대위하는 권리 자체가 상속재산분할을 거치지 않은 상태의 개별재산 공유물분할청구권이라면 그 권리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결론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협의 없이 상속재산 중 부동산 한 채만 겨냥해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낸 경우
채권자가 상속인을 대위해 개별 부동산만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로 다투는 경우
공동상속인 전원이 아니라 일부만 상대방으로 삼아 분할을 청구한 경우
상속재산분할협의나 심판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곧바로 민사법원에 소를 낸 경우
예를 들어 상속인이 세 명이고 상속재산으로 시가 6억원 상당의 아파트 한 채와 예금 3천만원이 함께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예금 문제는 제쳐두고 아파트에 대해서만 지분비율대로 나누어 달라며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낸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법원 입장에서는 예금까지 포함한 전체 상속재산을 놓고 특별수익·기여분을 따져야 정확한 상속분이 나오는데, 아파트만 떼어 지분대로 나누면 이 조정 자체를 건너뛰게 되므로 소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각하되면 소장에 붙인 인지대와 송달료, 소송에 들인 시간이 그대로 매몰됩니다. 각하 결정은 본안 판단이 아니어서 상속인들 사이의 실제 몫에 관한 다툼은 조금도 정리되지 않은 채, 다시 처음부터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하는 상황만 남게 됩니다.
예외 — 상속재산분할이 이미 끝난 뒤 남은 공유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다만 모든 경우에 공유물분할청구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이미 그 부동산을 공유로 하기로 하는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성립했거나, 상속재산분할심판을 통해 그 부동산을 공유로 남기는 것으로 분할방법이 확정된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때는 상속재산분할이라는 절차 자체가 이미 마쳐진 것이고, 그 이후 남은 공유관계는 더 이상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라 순수한 물권법상의 공유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민법 제268조에 따른 통상의 공유물분할청구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취지입니다.
상속인 중 한 명의 지분을 제3자가 매매나 경매로 사들여 공유자가 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3자와 나머지 상속인들 사이의 관계는 애초에 상속재산분할의 문제가 아니라 통상의 공유관계이므로, 그 제3자는 민법 제268조에 따라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무상 자주 오해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상속인들 명의로 법정상속분에 따른 공유지분등기만 마쳐진 상태를 두고 "이미 공유로 정리됐으니 공유물분할소송이 가능하다"고 단정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상속등기가 됐다는 사실만으로는 상속재산분할 절차 자체가 끝났다고 볼 수 없습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나 심판을 통해 그 부동산을 공유로 남기기로 확정한 적이 없다면, 등기부상 공유로 보인다 해도 여전히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라는 것이 판례가 구별하는 기준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 절차
협의가 되지 않는다면 공동상속인 중 한 명 또는 여러 명이 나머지 상속인 전원을 상대방으로 하여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상대방을 일부만 정해 청구하면 그 자체로 요건 흠결 문제가 생기므로, 청구에 앞서 공동상속인 전원의 인적사항과 상속분을 먼저 확정해두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절차는 가사소송법상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는 마류 가사비송사건이라, 원칙적으로 먼저 조정절차를 거칩니다. 조정에서 상속인들이 합의에 이르면 그 내용대로 분할이 확정되고, 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심판절차로 넘어가 법원이 특별수익·기여분을 심리한 뒤 구체적 상속분을 재산정하고 분할방법을 정하게 됩니다. 부동산이 나누기 어려운 하나뿐이라면 경매에 부쳐 대금을 나누는 경매분할이나, 한 사람이 부동산을 갖는 대신 다른 상속인들에게 그 몫만큼 돈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든 사례처럼 상속인 세 명이 아파트 한 채(시가 6억원)와 예금 3천만원을 남긴 경우라면, 심판에서는 예금까지 합친 6억 3천만원을 기준으로 각자의 구체적 상속분을 재산정한 뒤, 그중 한 명이 실거주 등을 이유로 아파트를 단독으로 갖고 나머지 두 명에게 예금과 별도로 차액을 현금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 방식이 흔히 선택됩니다. 이처럼 특별수익·기여분까지 반영해 전체 재산을 한 번에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상속재산분할심판만이 가진 실질적인 이점입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 청구에는 별도의 청구기한이 없어 협의가 막힌 시점부터 언제든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방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부동산 관리·처분에 관한 상속인들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그사이 지분에 대한 압류·가압류 등 제3자의 권리가 얽혀 들어올 위험도 커지므로 협의가 막히면 빠르게 심판 청구로 전환하는 편이 유리합니다.
각하로 시간 낭비하지 않으려면 — 미리 확인할 것들
소를 내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상속재산이 그 부동산 하나뿐인지, 아니면 예금·차량·다른 부동산·채무 등이 함께 있는지입니다. 다른 상속재산이 있다면 그 부동산만 떼어 공유물분할청구를 하는 방식은 각하 위험이 크므로 처음부터 상속재산분할심판으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동상속인 전원의 인적사항과 소재를 파악해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상속재산분할은 협의든 심판이든 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 하는 절차이므로, 연락이 끊긴 상속인이 있다면 주민등록초본 등을 통해 소재를 먼저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미 상속등기가 마쳐졌더라도 그것만으로 물권법상 공유로 전환됐다고 단정하지 말고, 상속재산분할협의서나 심판 결과가 실제로 그 부동산을 공유로 남기기로 정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채권자로서 상속인을 상대로 채권을 보전하려는 입장이라면, 개별 부동산에 대한 공유물분할청구권을 곧바로 대위하기보다 상속인의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권 자체를 대위할 수 있는지부터 검토하는 것이 순서에 맞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속인 3명 중 2명만 합의하면 그 부동산에 대해 공유물분할청구를 할 수 있나요?
A. 상속재산분할은 공동상속인 전원의 협의나 전원을 상대방으로 한 심판으로만 가능합니다. 일부 상속인만 합의했더라도 나머지가 빠지면 그 협의는 효력이 없고, 여전히 개별 부동산에 대한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는 부적법해 각하될 수 있습니다.
Q. 이미 부동산에 상속인들 앞으로 공유지분등기가 되어 있다면 공유물분할소송이 가능한가요?
A. 단순히 법정상속분대로 공유등기만 마쳐진 상태라면 상속재산분할 절차 자체가 아직 끝난 것이 아니어서, 개별 부동산만 겨냥한 공유물분할청구는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취지입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나 심판을 통해 그 부동산을 공유로 하기로 확정된 경우와는 다릅니다.
Q. 상속재산이 그 부동산 하나뿐이라면 결과가 다르지 않을까요?
A. 상속재산이 하나뿐이더라도 특별수익이나 기여분을 반영해 구체적 상속분을 정하는 절차는 가정법원의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만 이루어집니다. 재산이 하나뿐이라는 사정만으로 통상의 공유물분할청구를 대신 이용할 수는 없습니다.
Q. 각하된 뒤 다시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나요?
A. 네, 공유물분할청구의 소가 각하되면 그 절차에서 얻은 결과는 남지 않고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별도로 새로 청구해야 합니다. 다만 청구 자체에 기한 제한은 없어 시효로 청구권이 소멸하는 문제는 없습니다.
Q. 상속인 중 한 명의 지분을 제3자가 사들였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이 경우는 상속재산분할의 문제가 아니라 상속인과 제3자 사이의 통상적인 공유관계이므로, 그 제3자는 민법 제268조에 따른 공유물분할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Q. 조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심판을 청구하면 안 되나요?
A. 상속재산분할심판은 가사소송법상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는 사건이라 원칙적으로 먼저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고, 조정이 성립하지 않을 때 비로소 심판절차로 넘어갑니다.
맺음말
상속받은 부동산도 등기부상으로는 '공유'로 보이지만, 그 공유를 실제로 해소하는 절차는 통상의 공유물분할과 다릅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개별 부동산만 떼어 공유물분할소송을 낼 것이 아니라,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해 특별수익·기여분까지 반영한 상속분을 확정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미 상속재산분할이 끝나 그 부동산이 공유로 남은 경우나 제3자가 지분을 취득한 경우처럼 예외에 해당하는지도 소를 내기 전에 먼저 구별해봐야 합니다.
특히 수원가정법원 관할 지역에서 상속재산분할을 앞두고 협의가 막혀 있다면, 각하로 시간과 비용을 허비하기 전에 상속재산 전체 현황과 공동상속인 전원의 상황부터 점검한 뒤 심판 청구로 바로 들어가는 편이 결과적으로 더 빠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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