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변제로 한 채권자에게만 변제했다면 사해행위취소 대상이 되는 이유
대물변제로 한 채권자에게만 변제했다면 사해행위취소 대상이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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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금/채권추심소송/집행절차

대물변제로 한 채권자에게만 변제했다면 사해행위취소 대상이 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여러 채권자 중 유독 관계가 깊거나 목소리가 큰 한 곳에만 부동산이나 차량 같은 재산으로 빚을 정리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현금이 없으니 물건으로라도 갚자는 생각이지만, 이런 대물변제는 나머지 채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강제집행으로 회수할 수 있었던 재산이 특정인에게 통째로 빠져나간 셈이 됩니다. 실제로 법원은 이런 대물변제를 상당히 엄격하게 보고, 시가에 맞는 정당한 가격으로 물건을 넘겼는지와 무관하게 사해행위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물변제를 한 채무자는 물론 그 재산을 받은 채권자까지 소송에 휘말릴 수 있는 문제인 만큼, 어떤 경우에 취소 대상이 되고 어떤 경우에 예외가 인정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대물변제란 무엇이고 왜 문제가 되나 — 채무 대신 재산을 넘기는 방법

대물변제는 민법 제466조에 따라 채무자가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본래의 채무이행에 갈음해 다른 급여를 함으로써 변제와 같은 효력을 발생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금전을 갚아야 할 채무자가 현금 대신 부동산이나 차량, 채권, 주식 같은 다른 재산을 넘기고 그 채무를 소멸시키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채권자의 승낙이 있어야 성립하고, 승낙과 동시에 실제로 재산이 넘어가면 그 즉시 해당 채무는 변제된 것과 같은 효력이 생겨 사라집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당사자 사이의 정상적인 채무 정리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채무자에게 여러 채권자가 있을 때 벌어집니다. 채무자가 가진 재산은 원래 모든 채권자가 채권액에 비례해 나눠 가져갈 수 있는 공동담보인데, 그 중 한 채권자에게만 대물변제로 재산을 몰아주면 나머지 채권자들이 강제집행으로 회수할 수 있는 책임재산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특히 채무자가 이미 채무초과 상태, 즉 가진 적극재산보다 갚아야 할 소극재산이 더 많은 상태라면 대물변제로 넘어간 재산은 사실상 다른 채권자들이 나눠 가졌어야 할 몫을 한 사람이 독차지한 결과가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민법 제406조의 채권자취소권, 즉 사해행위취소가 문제됩니다. 채무자와 대물변제를 받은 채권자 두 사람만 놓고 보면 아무 문제 없는 합의처럼 보여도, 나머지 채권자들의 시선에서는 자신들이 회수할 재산이 눈앞에서 빠져나간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해행위취소권의 성립요건 — 무자력·채무자의 악의·수익자의 악의

민법 제406조 제1항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규정에서 요구하는 성립요건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취소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 사해행위(객관적 요건) — 문제된 행위로 채무자의 재산이 줄어들어 채무초과 상태가 되거나 이미 그런 상태가 더 심해질 것.

  • 채무자의 사해의사(주관적 요건) — 그 행위로 다른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을 채무자가 인식하고 있었을 것.

  • 수익자의 악의 — 재산을 넘겨받은 채권자(또는 다시 넘겨받은 전득자)도 그 행위 당시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알고 있었을 것.

대물변제에 이 세 요건을 대입하면, 사해행위 요건은 대물변제로 넘어간 재산의 가치와 채무자에게 남은 재산을 비교해 채무초과 상태가 만들어졌거나 심해졌는지로 판단합니다. 채무자의 악의는 특정 채권자에게만 재산을 몰아주면 다른 채권자들이 그만큼 회수할 재산을 잃게 된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으면 인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수익자의 악의는 채무자의 악의가 인정되면 사실상 추정되는 경향이 있어, 대물변제를 받은 채권자 쪽이 스스로 몰랐다는 사정을 입증해야 하는 구조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물변제가 사해행위인지는 물건을 정당한 가격에 넘겼는지가 아니라, 그로 인해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줄었는지로 판단한다.

대물변제는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로 판단된다 — 통상 변제와 다른 취급

판례는 채무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특정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를 한 경우, 그 대물변제가 시가에 맞는 정당한 가격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로 판단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대물변제는 전체 채권자 중 한 명에게만 우선적으로 채권을 만족시켜주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정당한 가격으로 재산을 넘겼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런 편파성 자체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시각입니다.

이는 단순한 현금 변제와 결정적으로 다른 취급입니다. 이행기가 도래한 채무를 정상적으로 현금으로 갚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판례 태도인데, 대물변제는 본래 이행해야 할 급부(금전)와 다른 재산을 내주는 것이어서 그 자체로 특정 채권자를 위한 재산 처분의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는 채무자의 사실상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한 채권자에게 대물변제로 넘기는 경우가 취소 대상이 되기 가장 쉬운 전형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예를 들어 다른 재산이 거의 없는 채무자가 유일한 아파트를 가장 채권액이 큰 채권자 한 명에게 대물변제로 넘겼다면, 나머지 채권자들은 그 즉시 회수할 재산 자체를 잃게 되므로 사해행위로 다투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채무자에게 그 부동산 말고도 회수 가능한 다른 재산이 충분히 남아 있었다면, 같은 대물변제라도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실질적으로 줄었다고 보기 어려워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사해행위가 부정되는 경우 — 판례의 종합판단 기준

다만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의 대물변제라고 해서 언제나 사해행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07다2718 판결은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 채무자의 행위라 하더라도, 사해성의 일반적인 판단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일반채권자를 해한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사해행위의 성립이 부정될 수 있다는 태도를 밝혔습니다. 대물변제라는 형식만으로 자동으로 취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때 법원이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요소는 여러 갈래입니다. 목적물이 채무자의 전체 책임재산 가운데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지, 채무자의 무자력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 그 법률행위의 경제적 목적이 정당성을 갖는지, 그리고 그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으로서 해당 행위가 상당한 것이었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예를 들어 사업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재대금을 대물변제로 정리했고 그 규모가 전체 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면, 같은 대물변제라도 사해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될 여지가 생깁니다.

  • 목적물 비중 — 대물변제한 재산이 채무자의 전체 책임재산에서 차지하는 비율.

  • 무자력의 정도 — 채무초과가 근소한 수준인지, 심각한 수준인지.

  • 경제적 목적의 정당성 — 사업 유지, 정상적 채무 정리 등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 수단의 상당성 — 그 목적을 이루는 방법으로 대물변제가 과도하지 않았는지.

대물변제를 받은 채권자의 방어 — 수익자 악의 추정을 뒤집는 법

대물변제를 받은 채권자 입장에서는 갑자기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고가 되는 상황이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앞서 본 대로 채무자의 사해의사가 인정되면 수익자의 악의도 사실상 추정되는 경향이 있어, 받은 재산을 그대로 지키려면 자신은 채무자를 해할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됩니다.

실제로 방어에 쓰이는 사정은 대체로 구체적인 거래 경위와 관련됩니다. 대물변제 당시 채무자의 다른 재산상태나 채무초과 여부를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점, 오래전부터 정상적인 거래관계를 맺어온 상대방으로서 특별히 채무자의 자금 사정을 의심할 사정이 없었다는 점, 담보 목적의 대물변제처럼 이미 정당한 권리를 확보하고 있었을 뿐이라는 점 등이 대표적입니다. 반대로 채무자와 특수관계에 있었거나, 채무자의 재정 위기를 알면서도 서둘러 재산을 받아간 정황이 있다면 악의를 뒤집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채무자가 사업 부도 소식이 퍼진 직후 급하게 유일한 부동산을 특정 채권자에게 넘겼다면, 그 시점의 급박함 자체가 오히려 수익자의 인식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취소되면 어떻게 되나 — 원물반환과 가액배상

사해행위취소가 인정되면 법원은 그 대물변제의 효력을 부인하고 원상회복을 명합니다. 원칙적인 형태는 넘어간 재산 자체를 돌려받는 원물반환입니다. 부동산이라면 수익자 명의로 넘어간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거나, 경우에 따라 채무자에게 직접 이전등기를 하도록 명하는 방식으로 정리됩니다.

다만 수익자가 이미 그 재산을 제3자에게 되팔았거나 원물반환이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다면, 보충적으로 그 재산의 가액 상당을 금전으로 배상하는 가액배상으로 처리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취소의 효력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사해행위취소는 소송의 상대방인 수익자(또는 전득자)와의 관계에서만 상대적으로 효력이 생기고,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대물변제 자체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전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취소소송의 피고도 채무자가 아니라 재산을 받은 수익자입니다.

제척기간 — 안 날로부터 1년, 행위일로부터 5년

민법 제406조 제2항은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5년 이내에 제기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기간은 단순한 소멸시효가 아니라 그 기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소멸하는 제척기간이어서,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 없이도 직권으로 살펴 기간 도과 여부를 따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안 날'은 단순히 대물변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안 날이 아니라, 그 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사해행위라는 사정, 즉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정까지 인식한 날을 의미합니다. 대물변제 사실 자체는 진작 알았더라도 그것이 다른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없었다면 1년의 기산점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5년의 기간은 안 날과 무관하게 행위가 있은 날부터 진행되므로, 대물변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하더라도 이 기간을 넘기면 더 이상 다툴 수 없습니다.

회생·파산절차에 들어갔다면 — 부인권으로 넘어가는 문제

채무자가 개인적으로 대물변제를 한 상태를 넘어 이미 회생절차나 파산절차에 들어간 경우라면 문제되는 틀이 달라집니다. 이 단계에서는 개별 채권자가 각자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대신, 회생절차의 관리인이나 파산절차의 파산관재인이 채무자회생법 제100조(회생) 또는 제391조(파산)에 따른 부인권을 행사해 대물변제의 효력을 다투게 됩니다.

부인권의 대상은 사해행위취소보다 범위가 넓습니다. 채무자회생법상 부인권에는 총채권자의 공동담보를 절대적으로 줄이는 사해행위뿐 아니라, 특정 채권자에 대한 변제처럼 다른 채권자들과의 공평에 반하는 이른바 편파행위도 포함됩니다. 특히 지급정지나 회생·파산신청이 있은 전후 60일 이내에 이루어진 담보제공이나 채무소멸행위는 채무자의 사해의사와 무관하게 다투어질 수 있는 위기부인의 대상이 되어, 특정 채권자에게만 이루어진 대물변제는 이 국면에서 더 쉽게 부인될 수 있습니다. 대물변제를 받은 채권자라면 채무자의 회생·파산 개시 여부를 함께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만약 개인 채권자가 이미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에서 채무자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그 소송절차는 중단되고 이후 관리인이 이를 수계해 부인의 소로 절차를 이어가는 방식으로 처리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물변제를 받은 채권자가 처음부터 사해행위인 줄 몰랐다면 취소를 막을 수 있나요?

A. 수익자가 대물변제를 받을 당시 채무자의 재산 상태나 다른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정을 몰랐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증명하면 취소를 막을 수 있습니다. 다만 채무자의 사해의사가 인정되면 수익자의 악의도 사실상 추정되는 경향이 있어, 단순히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인 거래 경위를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Q. 대물변제가 아니라 시가에 맞는 정당한 가격으로 넘긴 재산이라면 사해행위가 안 되나요?

A. 판례는 대물변제의 경우 정당한 가격으로 평가되었는지와 무관하게 원칙적으로 사해행위로 판단하는 경향입니다.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특정 채권자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편파성 자체가 없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Q. 사해행위취소소송은 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사해행위취소소송의 피고는 재산을 넘겨받은 수익자, 또는 그 재산을 다시 넘겨받은 전득자이고 채무자는 피고가 되지 않습니다. 취소의 효력도 소송 당사자인 수익자와의 관계에서만 상대적으로 생기고,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대물변제 자체가 완전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Q. 취소 판결이 나오면 대물로 받은 부동산을 그냥 돌려주면 끝나나요?

A. 원칙은 그 재산 자체를 반환하는 원물반환이지만, 수익자가 이미 제3자에게 되팔았거나 반환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는 그 재산의 가액을 금전으로 배상하는 가액배상으로 처리됩니다. 부동산이라면 등기명의를 말소하거나 채무자에게 직접 이전등기하는 방식으로 정리됩니다.

Q. 제척기간이 지나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나요?

A. 채권자가 취소 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대물변제가 있은 날로부터 5년이 지나면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같은 사유로는 더 이상 다툴 수 없으므로, 대물변제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서둘러 대응 여부를 검토해야 합니다.

Q. 채무자가 이미 회생절차에 들어갔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회생절차가 개시되면 개별 채권자가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하는 대신, 관리인이 채무자회생법상 부인권을 행사해 대물변제의 효력을 다투게 됩니다. 이 경우 채권자는 관리인에게 관련 사실을 알리고 부인권 행사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맺음말

대물변제는 겉보기엔 정상적인 채무 정리처럼 보이지만, 채무자에게 여러 채권자가 있고 그 중 한 명에게만 재산이 몰린 순간부터는 사해행위취소나 부인권의 표적이 될 수 있는 행위입니다. 정당한 가격으로 넘겼는지가 아니라 그로 인해 다른 채권자들의 공동담보가 줄었는지가 핵심 판단 기준이라는 점, 그리고 채무초과 상태라 해도 목적물 비중이나 경제적 목적의 정당성에 따라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대물변제를 주려는 채무자든, 받으려는 채권자든, 나중에 취소소송이나 부인권 행사로 다시 다투어질 가능성을 미리 점검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제척기간이 걸린 문제라 시기를 놓치면 되돌릴 방법이 없는 만큼, 대물변제 사실을 알게 된 시점부터 대응 방향을 빠르게 정리하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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