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다른 사람 이름으로 등기해 둔 상태에서 그 명의자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 등기부에는 사망자 이름이 남고 실제 돈을 낸 사람은 아무 서류도 쥐지 못한 채 상속인과 마주 서게 됩니다. 명의수탁자가 사망했다는 사정만으로 실소유자의 권리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누구를 상대로 무엇을 청구해야 하는지는 그 명의신탁이 어떤 형태였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약정을 함께 맺은 당사자가 사라진 뒤라 "그런 이야기는 들은 적 없다"는 상속인의 부인에 부딪히기 쉽고, 상속인이 부동산을 처분해 버리면 등기를 되돌릴 길 자체가 닫힙니다. 이 글에서는 명의수탁자 사망 후 상속인을 상대로 소유권을 회복할 때 어떤 청구가 가능한지, 시효와 입증에서 무엇이 갈림길이 되는지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명의수탁자가 사망해도 권리관계는 그대로 — 상속인은 대항할 수 있는 '제3자'가 아니다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실명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부동산 물권을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제4조 제1항에 따라 약정 자체가 무효가 되고, 제4조 제2항에 따라 그 약정에 따른 등기로 이루어진 물권변동도 무효가 됩니다. 등기가 무효라는 말은 등기부에 이름이 올라 있어도 그 사람은 소유자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상속인은 민법 제1005조에 따라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권리의무를 포괄승계하지만, 승계되는 것은 피상속인이 실제로 가지고 있던 것뿐이어서 무효인 등기명의를 물려받았다고 없던 소유권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예외 조항을 짚어야 합니다. 제4조 제3항은 이 무효를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는데, 판례는 이 '제3자'를 명의신탁약정의 당사자와 그 포괄승계인을 제외한 사람으로서 명의수탁자가 물권자임을 기초로 새로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으로 봅니다. 상속인은 새로 이해관계를 맺은 사람이 아니라 포괄승계인이므로 여기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결국 수탁자의 사망은 권리관계를 바꾸는 사건이 아니라 소송 상대방만 바꾸는 사건입니다. 정작 어려워지는 지점은 법리가 아니라 입증 쪽입니다. 약정 내용을 가장 잘 아는 당사자가 사라진 뒤라, 상속인이 명의신탁 자체를 부인하면 실소유자가 남은 객관적 자료만으로 이를 증명해야 합니다.
상속인은 포괄승계인이어서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이 보호하는 '제3자'가 아니다 — 수탁자의 사망은 권리관계가 아니라 피고를 바꿀 뿐이다.
명의신탁 유형부터 확정해야 한다 — 양자간·3자간·계약명의신탁
같은 명의신탁이라도 계약 구조에 따라 소유권이 어디에 남아 있는지가 다르고, 그에 따라 상속인에게 할 수 있는 청구도 달라집니다. 양자간 등기명의신탁은 원래 실소유자 명의였던 부동산을 수탁자 앞으로 이전해 둔 형태입니다. 이전등기가 무효이므로 소유권은 처음부터 신탁자에게 남아 있고, 상속인은 무효인 등기명의만 승계합니다. 이 유형에서는 신탁자가 자기 소유권을 근거로 상속인을 직접 피고로 삼을 수 있어 구조가 가장 단순합니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 이른바 중간생략등기형은 신탁자가 매도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등기만 수탁자 앞으로 곧바로 넘긴 형태입니다. 매도인과 신탁자 사이의 매매계약은 유효하고 수탁자 명의 등기만 무효이므로, 소유권은 여전히 매도인에게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신탁자가 상속인에게 곧바로 "내 소유"라고 주장할 수는 없고, 매도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해 민법 제404조 채권자대위권으로 매도인을 대위해 상속인 명의 등기의 말소를 구하면서, 매도인을 상대로는 이전등기를 청구하는 두 갈래 구조가 됩니다. 오래된 사안이라면 매도인 역시 사망했거나 법인이 해산된 경우가 많아 그쪽 상속인이나 청산인까지 특정해야 합니다.
계약명의신탁은 수탁자가 자기 이름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등기까지 받은 형태입니다. 제4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매도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몰랐다면 물권변동은 유효하므로, 수탁자는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하고 상속인이 진짜 소유자로서 이를 상속합니다. 이때는 부동산 자체를 돌려달라고 할 수 없고, 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2다66922 판결의 법리에 따라 신탁자가 제공한 매수자금 상당액을 부당이득으로 청구하게 됩니다.
양자간 — 소유권은 신탁자에게. 상속인을 직접 피고로 등기 시정 청구.
3자간 — 소유권은 매도인에게. 매도인 대위로 상속인 명의 등기 말소 + 매도인 상대 이전등기 청구.
계약명의신탁·매도인 선의 — 상속인이 진짜 소유자. 매수자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만 가능.
계약명의신탁·매도인 악의 — 매매계약과 등기 모두 무효. 소유권은 매도인에게 남음.
무엇을 청구하나 — 말소등기와 진정명의회복 이전등기의 선택
등기를 바로잡는 방법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상속인 명의로 남은 무효 등기를 지우는 말소등기청구로, 민법 제214조의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이 근거입니다. 다른 하나는 진정한 소유자가 현재의 등기명의인을 상대로 자기 앞으로 이전등기를 구하는 진정명의회복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로, 대법원 1990. 11. 27. 선고 89다카12398 전원합의체 판결이 말소등기에 갈음하는 방법으로 이를 인정했습니다.
어느 쪽을 고를지는 등기부 상태가 좌우합니다. 수탁자 명의 등기 이후 근저당권이나 가압류 같은 후속 등기가 얹혀 있다면, 말소등기에는 부동산등기법 제57조에 따라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서나 그에 대항할 수 있는 재판의 등본이 필요해 절차가 무거워집니다. 그래서 후속 등기가 복잡한 사안에서는 진정명의회복 원인 이전등기를 택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 방식은 후속 등기가 남은 상태로 명의만 옮겨오는 것이어서 근저당권 등 부담을 따로 정리해야 하는 문제는 그대로 남습니다.
주의할 점은 두 청구를 순차로 시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대법원 2001. 9. 20. 선고 99다37894 전원합의체 판결은 두 청구권이 모두 진정한 소유자의 등기명의를 회복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과 성질이 같아 소송물이 실질상 동일하다고 보고, 말소등기청구소송에서 패소 확정판결을 받으면 그 기판력이 뒤이은 진정명의회복 원인 이전등기청구에도 미친다고 판시했습니다. 형식만 바꿔 다시 소를 제기하는 길은 막혀 있으므로 처음부터 청구취지를 제대로 잡아야 합니다. 한편 대법원 2019. 6. 20. 선고 2013다218156 전원합의체 판결은 명의신탁 부동산의 반환 청구에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
말소등기청구와 진정명의회복 원인 이전등기청구는 소송물이 실질적으로 같다 — 한쪽에서 패소하면 다른 쪽으로 다시 갈 수 없다.
피고를 정확히 세우는 일 — 상속인 전원, 상속포기, 상속등기
등기명의인이 사망한 사안의 첫 관문은 피고 특정입니다. 등기가 사망자 이름 그대로 남아 있다면 그 지위를 승계한 상속인 전원을 상대로 청구해야 하고, 상속등기가 마쳐졌다면 각자의 상속지분에 관해 등기명의를 가진 상속인들이 피고가 됩니다. 상속인 확인에 필요한 제적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는 제3자라도 소송상 필요를 소명하면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이해관계인으로서 교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이라도 빠뜨리면 그 지분에 대한 등기가 그대로 남아 분쟁이 반쪽만 해결됩니다.
상속포기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인이 민법 제1019조 제1항에 따라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상속을 포기했다면 민법 제1042조에 따라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되므로, 그를 피고로 삼은 소송은 헛수고가 됩니다. 이 경우 다음 순위 상속인이 피고가 되고, 상속인이 전부 포기해 상속인의 존부가 분명하지 않게 되면 민법 제1053조에 따라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한 뒤 그 관리인을 상대로 진행합니다.
상속등기가 안 되어 있다고 소송을 미룰 필요는 없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27조는 등기원인이 발생한 뒤 등기의무자에게 상속이 있으면 상속인이 그 등기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어, 상속등기 없이도 상속인을 피고로 판결을 받아 등기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절차상 흔한 실수는 사망 시점 착각에서 나옵니다. 소 제기 전 이미 사망한 사람을 피고로 적으면 그 소는 부적법해 민사소송법 제260조의 피고경정을 밟아야 하고, 소송 중 피고가 사망하면 민사소송법 제233조에 따라 상속인이 소송을 수계합니다.
제적등본·가족관계증명서로 상속인 전원 확정 — 한 명이라도 빠지면 그 지분은 미해결로 남는다.
상속포기 여부는 관할 가정법원의 신고 수리 사실로 확인.
상속인 전원이 포기했다면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후 관리인을 피고로.
상속등기 미필 상태에서도 소 제기 가능. 필요하면 대위로 상속등기부터.
시효 — 물권적 청구권에는 시효가 없지만 3자간은 다르다
오래 방치한 사안일수록 먼저 걱정하는 것이 시효입니다. 양자간 명의신탁이라면 이 걱정은 상당 부분 덜 수 있습니다. 민법 제162조 제2항은 소유권 이외의 재산권만을 20년 소멸시효 대상으로 정하고 있어, 소유권 자체와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은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신탁자가 소유자인 이상 상속인을 상대로 한 말소등기청구나 진정명의회복 원인 이전등기청구는 수십 년이 지나도 시효로 막히지 않습니다.
3자간 등기명의신탁은 다릅니다. 이 유형에서 신탁자가 가진 것은 소유권이 아니라 매도인에 대한 이전등기청구권, 즉 채권적 청구권이므로 민법 제162조 제1항의 10년 소멸시효가 문제 됩니다. 다만 대법원 1976. 11. 6. 선고 76다148 전원합의체 판결은 부동산 매수인이 목적물을 인도받아 사용·수익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신탁자가 그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며 사용해 왔다면 시효 항변을 막을 여지가 크지만, 수탁자나 그 상속인이 점유해 온 사안이라면 시효 완성 위험을 정면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상속인 쪽에서 취득시효를 들고나오기도 합니다. 등기부취득시효는 민법 제245조 제2항에 따라 소유자로 등기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선의·무과실 점유해야 인정되는데, 명의를 빌려준 데 불과한 수탁자의 점유는 소유의 의사가 없는 타주점유로 평가됩니다. 상속인의 점유 역시 민법 제193조에 따라 상속으로 이전된 것이어서, 새로운 권원으로 자기 고유의 점유를 시작했다는 사정이 없는 한 피상속인 점유의 성질과 하자를 그대로 승계합니다.
양자간이면 시효가 없고 3자간이면 10년이 문제 된다 — 그 10년은 실소유자가 계속 점유해 왔는지에 따라 다시 갈린다.
상속인이 이미 처분해 버렸다면 — 남는 것은 돈 문제
가장 되돌리기 어려운 상황은 상속인이 그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제공한 경우입니다.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명의신탁의 무효는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판례는 이 제3자에 소유권이나 저당권을 취득한 자뿐 아니라 압류·가압류채권자까지 포함시킵니다. 여기서는 선의·악의를 따지지 않으므로 매수인이 명의신탁 사실을 알고 샀더라도 그 등기는 유효합니다. 등기를 되찾아 오는 길은 이 시점에서 사실상 닫힙니다.
남는 것은 금전 청구입니다. 판례는 명의수탁자가 소유자가 아님에도 부동산의 교환가치로 취득한 이익은 법률상 원인 없는 이익이므로 정당한 권리자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보므로, 실소유자는 상속인을 상대로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반환이나 사안에 따라 민법 제750조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됩니다. 다만 상속인이 받은 돈을 이미 소진했다면 판결을 받아도 회수가 어려우므로, 소 제기와 함께 상속인의 다른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병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사고소로 압박하는 방법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14도6992 전원합의체 판결은 3자간 등기명의신탁에서, 대법원 2021. 2. 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은 양자간 명의신탁에서 각각 수탁자의 임의 처분에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무효인 명의신탁에 기초한 위탁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로 볼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실효적인 대응은 처분 전에 등기부를 묶어두는 것뿐이어서, 수탁자의 사망을 알게 된 시점에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의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 즉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먼저 신청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상속인이 처분하면 매수인·근저당권자는 선의·악의 불문하고 유효하게 권리를 취득한다.
등기 회복이 막히면 청구 대상은 부동산이 아니라 돈으로 바뀐다.
임의 처분에 횡령죄는 성립하지 않으므로 형사 압박은 카드가 되지 못한다.
사망 사실을 안 즉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 — 상속 직후가 가장 위험한 구간이다.
입증 — 등기의 추정력을 깨는 자료가 승패를 가른다
등기명의인은 적법한 절차와 원인으로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저 등기는 명의만 빌려준 것"이라고 주장하는 실소유자가 그 추정을 깨뜨릴 책임을 집니다. 수탁자가 살아 있을 때는 본인의 확인서로 정리되던 사안도, 사망 후 상속인이 "부모가 자기 돈으로 산 재산"이라고 다투기 시작하면 순수한 자료 싸움이 됩니다. 법원이 무겁게 보는 것은 돈의 흐름과 그 부동산을 실제로 지배해 온 사람이 누구였는지입니다.
매수대금 출처 — 계좌이체 내역, 대출 실행 계좌와 원리금 상환 계좌.
세금 부담 주체 — 취득세 영수증, 재산세·종합부동산세 납부 내역.
서류 보관 — 등기권리증, 매매계약서 원본, 인감증명서 발급·사용 내역.
수익 귀속 — 임대차계약서상 임대인 명의, 차임 입금 계좌, 관리비 납부자.
약정의 흔적 — 명의신탁 약정서·각서, 생전에 주고받은 문자, 상속인의 인정 진술.
오래된 사안에서는 금융자료 확보가 관건입니다. 금융회사의 거래내역 보존기간이 지나면 자금 출처를 증명할 방법이 사라지므로, 다툼이 예상되면 확보 가능한 내역부터 먼저 발급받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소송에 들어간 뒤에는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이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른 거래정보 제공을 허용하고 있으므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이나 사실조회로 상속인 계좌의 자금 흐름까지 확인하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회복 소송이 부르는 역풍 — 과징금·처벌, 그리고 배우자·종중 특례
소유권을 되찾는 소송은 곧 자신이 명의신탁을 했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드러내는 절차이기도 합니다. 부동산실명법 제5조 제1항은 제3조를 위반한 명의신탁자에게 해당 부동산가액의 100분의 30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하고, 산정에는 부동산평가액과 의무 위반 경과기간, 조세를 포탈하거나 법령상 제한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반영됩니다.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자기 명의로 등기하지 않으면 제6조에 따라 부과일부터 1년이 지난 때에 부동산평가액의 100분의 10, 다시 1년이 지난 때에 100분의 20이 이행강제금으로 부과됩니다.
형사처벌도 별도입니다. 제7조는 제3조 제1항을 위반한 명의신탁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명의수탁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부동산 가액이 큰 사안이라면 과징금만으로도 회복 이익을 상당 부분 잠식할 수 있어, 소송 전에 되찾을 가치와 감수할 제재를 함께 계산해 두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다만 모든 명의신탁이 무효인 것은 아닙니다. 제8조는 종중이 보유한 부동산을 종원 등의 명의로 등기한 경우, 배우자 명의로 등기한 경우, 종교단체의 부동산을 산하 조직 명의로 등기한 경우에 조세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법령상 제한 회피를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제4조부터 제7조까지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이 특례에 해당하면 약정과 등기가 유효하므로 청구 구조 자체가 달라집니다. 무효를 전제로 한 말소가 아니라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한 이전등기를 구하게 되고, 해지의 의사표시는 상속인 전원에게 도달해야 합니다. 종중 토지를 종원 개인 명의로 등기했다가 그 종원이 사망한 사안이 대표적인데, 이때는 특례 요건 충족 여부뿐 아니라 종중의 실체와 총회 결의의 적법성까지 함께 다투어지곤 합니다.
특례에 해당하면 약정이 유효하므로 청구원인이 '무효로 인한 말소'가 아니라 '명의신탁 해지로 인한 이전등기'로 바뀐다.
자주 묻는 질문
Q.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사망했는데 상속인들이 그런 약정은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도 소유권을 회복할 수 있나요?
A. 상속인은 포괄승계인이어서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이 보호하는 제3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상속인이 몰랐더라도 무효인 등기를 그대로 승계한 지위에 있습니다. 다만 상속인이 다투면 명의신탁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실소유자가 증명해야 하므로, 매수대금 출처와 세금 부담 주체 같은 자료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가 결론을 좌우합니다.
Q. 상속등기가 아직 안 되어 있는데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부동산등기법 제27조는 등기원인 발생 후 등기의무자에게 상속이 있으면 상속인이 그 등기를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사망자 명의 등기가 남아 있어도 상속인을 피고로 판결을 받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필요하면 채권자대위로 상속등기를 먼저 마쳐 등기부를 정리한 뒤 진행하기도 합니다.
Q. 20년 넘게 방치했는데 지금이라도 청구가 되나요?
A. 원래 자기 명의였던 부동산을 넘긴 양자간 명의신탁이라면 소유권에 기한 청구여서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으므로 기간 자체는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반면 매도인에게서 사면서 등기만 수탁자 앞으로 넘긴 3자간 유형이라면 이전등기청구권에 10년 시효가 문제 되고, 실소유자가 그 부동산을 계속 점유해 왔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Q. 상속인이 이미 부동산을 팔았다면 매수인에게서 되찾을 수 있나요?
A. 부동산실명법 제4조 제3항에 따라 매수인은 명의신탁 사실을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므로 등기를 되돌리기는 어렵습니다. 이 경우 상속인을 상대로 처분으로 얻은 이익의 반환이나 손해배상을 구하게 되며, 회수를 위해 상속인 재산에 대한 보전조치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상속인을 횡령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대법원은 2016년과 2021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3자간 등기명의신탁과 양자간 명의신탁 모두에서 수탁자의 임의 처분에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 무효인 명의신탁에 기초한 위탁관계는 형법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신임관계가 아니라는 이유이므로, 형사고소보다 처분 전 가처분과 민사청구로 방향을 잡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 소송을 하면 명의를 맡긴 저도 제재를 받나요?
A. 부동산실명법 제5조의 과징금과 제7조의 형사처벌은 명의신탁자에게도 적용되므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8조의 배우자·종중·종교단체 특례에 해당하고 조세포탈이나 강제집행 면탈 등의 목적이 없었다면 제4조부터 제7조까지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자신의 사안이 어느 쪽인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맺음말
명의수탁자의 사망은 실소유자의 권리를 없애지 않습니다. 상속인은 포괄승계인이어서 무효인 등기를 그대로 물려받았을 뿐이고, 바뀌는 것은 상대방과 절차입니다. 다만 어떤 청구가 가능한지는 그 명의신탁이 양자간이었는지, 3자간이었는지, 계약명의신탁이었는지에 따라 달라지고 시효 역시 유형에 따라 없기도, 10년으로 제한되기도 합니다. 등기부와 계약서, 자금 흐름부터 되짚어 자신의 사안이 어느 유형인지 확정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해지는 구조라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상속인이 처분하는 순간 등기 회복은 막히고 금전 청구만 남으며, 금융거래 자료도 보존기간이 지나면 확보할 수 없습니다. 수원과 용인 처인구 일대처럼 오래전 취득한 토지의 명의가 정리되지 않은 채 상속으로 넘어간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명의자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면 처분이 이루어지기 전에 권리관계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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