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원금 보장 각서, 언제 통하고 언제 무효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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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원금 보장 각서, 언제 통하고 언제 무효가 될까 

김강희 변호사


투자 원금 보장 각서, 언제 통하고 언제 무효가 될까


사건 개요


투자 권유는 대개 "원금은 무조건 지켜 드린다"는 말과 함께 옵니다. 상대가 미덥지 않아 망설이면 그 자리에서 각서를 써 주기도 합니다. 원금은 어떤 경우에도 보장하며 사업이 잘못되면 전액을 반환하겠다는 문장에 서명과 날인까지 받고 나면, 이제 안전장치가 생겼다고 여겨 수천만 원에서 억대의 자금을 보냅니다. 각서 한 장이 계약서보다 든든해 보이는 순간입니다.

문제는 사업이 기울고 난 다음입니다. 그때부터 상대의 말이 달라집니다. "투자란 원래 손실 위험을 안는 것 아니냐", "그 각서는 당신을 안심시키려고 형식적으로 써 준 것이다", "우리는 동업 관계이니 사업을 정리하고 남는 것을 나눠야 한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각서를 들이밀어도 상대가 요지부동이면, 결국 남은 길은 그 각서를 근거로 약정금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개인 사이에 주고받은 원금 보장 각서는 원칙적으로 유효하고, 그에 근거해 원금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각서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상대가 누구인가, 그 각서가 어떤 관계 속에서 쓰였는가에 따라 처음부터 무효인 각서가 있고, 유효하더라도 곧바로 청구할 수 없는 각서가 있습니다. 결과가 갈리는 자리는 각서의 존재가 아니라 그 각서의 성격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 판단의 갈림길이 되는 것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그 각서가 법이 금지하는 손실보전 약정에 해당해 무효가 되는 유형인지입니다. 둘째, 각서의 법적 성질이 원금 상당액을 돌려주겠다는 확정적 반환 약정인지, 아니면 동업(조합)계약의 일부인지입니다. 셋째, 그 각서가 처분문서로서 진정하게 작성되었음이 인정되는지입니다. 넷째, 이행기와 소멸시효를 넘기지 않았는지, 그리고 승소했을 때 실제로 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나란히 놓인 항목이 아니라 순서대로 걸러지는 관문입니다. 첫 관문에서 무효로 판정되면 나머지는 다툴 기회조차 오지 않고, 마지막 관문을 놓치면 이겨도 회수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각서를 받아 둔 분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소장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각서가 이 네 관문 중 어디에서 걸릴 것인지를 확정하는 일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그 각서가 '살아 있는 약정'인지부터 확정하기


각서를 손에 쥔 채 곧장 소를 제기했다가 첫 변론기일에 무효 판단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각서의 문구가 아무리 분명해도, 그 약정이 법질서 안에서 효력을 갖는지는 별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각서의 지위부터 확정합니다.

1) 법이 무효로 보는 손실보전 유형에 걸리는지 먼저 걸러 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금융투자업자와 그 임직원이 써 준 각서입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55조는 금융투자업자가 투자자의 손실을 사전에 보전해 주기로 약속하거나 사후에 보전해 주는 행위, 일정한 이익을 사전에 보장하거나 사후에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판례는 이를 위반한 손실보전 약정을 강행법규 내지 사회질서에 반하는 것으로 보아 무효로 판단해 왔습니다. 증권투자의 자기책임 원칙을 무너뜨리고 시장의 가격형성을 왜곡한다는 이유입니다. 또한 회사가 특정 주주나 임직원에게만 투자 손실을 메워 주기로 한 약정 역시 주주평등의 원칙에 반해 무효로 평가됩니다. 반대로 금융투자업자가 아닌 개인이나 일반 사업자 사이에서 오간 원금 보장 약속은 사적자치의 영역이므로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그래서 각서를 써 준 상대의 지위와 투자 대상이 무엇이었는지를 가장 먼저 특정합니다.

2) '동업'인지 '반환 약정'인지를 가릅니다.

각서가 유효하더라도, 그 관계가 조합(동업)으로 성질결정되면 청구 자체가 막힙니다. 조합계약에는 일반 계약처럼 해제와 원상회복이 인정되지 않아, 조합원은 해산을 청구하거나 탈퇴한 뒤 청산 절차를 거쳐 지분을 정산받을 수 있을 뿐 다른 조합원에게 출자금 전액의 반환을 곧바로 구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입니다. 다만 손익분배 비율은 당사자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민법 제711조는 그 비율을 정하지 않았을 때 출자가액에 따르도록 한 보충규정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특정인이 손실을 부담하지 않기로 하는 특약도 사적자치의 범위 안에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송금 시 기재한 명목, 확정 수익을 정기적으로 받았는지, 경영과 손익에 실제로 관여했는지를 모아 그 관계가 손익을 함께 지는 동업이 아니라 원금 반환 채무를 부담하는 약정이었음을 세웁니다. 자금만 대고 경영에서 배제되어 있었다는 사정은 이 지점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합니다.

3) 처분문서의 힘을 굳히고 위조·허위 항변을 미리 막습니다.

각서는 권리의무의 발생을 직접 담은 처분문서이므로, 진정하게 작성된 사실만 인정되면 법원은 원칙적으로 기재된 내용대로 약정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상대의 반격은 대개 "그 서명은 내가 한 것이 아니다" 혹은 "형식적으로 써 준 것일 뿐 실제 합의가 아니다"라는 쪽으로 옮겨갑니다. 민사소송법 제358조는 사문서에 본인이나 대리인의 서명·날인 또는 무인이 있으면 진정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므로, 인영이 본인의 인장에 의한 것임이 밝혀지면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를 위해 각서 원본, 작성 당시의 문자·통화 기록, 각서 일자와 맞물리는 송금 내역을 함께 확보합니다. 각서 직후 실제로 거액이 이체된 사실은, 그 각서가 형식에 불과했다는 통정허위표시 주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무너뜨리는 자료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약정금 청구를 실제 회수까지 끌고 가기


각서의 효력이 확인되면 그다음은 청구의 설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흔한 실패는 소송물을 잘못 세우거나, 이기고도 집행할 재산을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소를 제기하기 전에 다음을 함께 준비합니다.

1) 소송물을 '약정금'으로 세우고 이행기와 시효를 계산합니다.

이 청구는 대여금이 아니라 각서에 기한 약정금 청구입니다. 돈을 돌려받고 싶다는 마음에 대여금으로 구성하면, "빌려준 것이 아니라 투자한 것"이라는 반박에 그대로 걸려 청구가 기각될 수 있습니다. 이행기가 각서에 적혀 있으면 그날이 지난 때부터 지체책임이 생기고, 기한을 정하지 않았다면 이행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책임이 발생하므로(민법 제387조 제2항) 내용증명으로 청구 시점을 못 박아 둡니다. 소멸시효는 민사채권이면 10년(민법 제162조 제1항)이지만, 상대의 영업을 위한 자금 조달이었다면 상행위로 인한 채권으로 보아 5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상법 제64조). 다툼의 여지가 있으므로 언제나 짧은 쪽을 기준으로 일정을 짭니다. 지연손해금은 민사 연 5%, 상사 연 6%(상법 제54조)를 청구하고,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부터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의 법정이율을 더해 청구합니다.

2) 소장을 내기 전에 책임재산부터 묶습니다.

원금 보장 각서를 써 줄 무렵 이미 자금 사정이 나빴던 상대는, 소장을 받는 순간 부동산 명의를 가족에게 넘기거나 예금을 인출합니다. 판결문을 받아도 집행할 재산이 없으면 몇 년의 소송이 종이 한 장으로 끝납니다. 그래서 소 제기와 동시에, 가능하면 그보다 먼저 부동산·예금·매출채권을 대상으로 가압류를 신청합니다(민사집행법 제276조). 가압류는 재산 처분을 막는 동시에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도 있어, 시효가 임박한 사안에서는 그 자체로 권리를 지키는 수단이 됩니다. 이미 재산이 넘어간 뒤라면 사해행위취소(민법 제406조)를 검토하는데,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의 제척기간이 있으므로 등기부등본 확인을 미루지 않습니다.

3) 형사 고소는 목표가 아니라 지렛대로 씁니다.

처음부터 돌려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원금은 보장한다"고 말해 돈을 받아 갔다면 사기죄(형법 제347조)가 성립할 수 있고, 편취액이 5억 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라 가중처벌됩니다. 다만 사업을 실제로 진행하다 실패한 경우까지 사기가 되지는 않으므로, 갈림길은 자금을 받은 직후의 사용처입니다. 투자 목적과 무관한 개인 채무 변제나 앞선 투자자에 대한 돌려막기에 쓰인 흐름, 같은 시기에 동일한 각서로 여러 사람에게 자금을 모은 정황이 편취의 고의를 뒷받침합니다. 반대로 근거가 얕은 고소는 무고 위험을 부르고 민사에서의 신뢰도 잃게 합니다. 그래서 계좌 흐름으로 뒷받침되는 사안에서만 병행하고, 확보된 수사기록은 문서송부촉탁으로 민사 법정에 끌어와 증거로 씁니다.


결론


원금 보장 각서는 분명 강력한 자료이지만, 그 한 장이 결과를 정하지는 않습니다. 결과를 정하는 것은 그 각서가 법이 무효로 보는 손실보전 유형에 걸리지 않는지, 동업이 아니라 반환 약정으로 읽히는지, 그리고 판결을 받는 시점에 상대에게 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는지입니다.

상대의 말이 "조금만 기다려 달라"에서 "투자는 원래 그런 것"으로 바뀌는 그 시점이, 자료를 모으고 재산을 확인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가지고 계신 각서가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 지금 시효는 얼마나 남았는지, 상대 명의의 재산이 아직 남아 있는지를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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