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를 한 배우자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담실에서 이 말을 들은 의뢰인들은 하나같이 쉽게 납득하지 못합니다.
“가정을 깬 사람은 배우자인데, 왜 제가 재산까지 나누어줘야 하나요?”
“생활비도 대부분 제가 벌었는데, 제 재산을 왜 나눠야 합니까?”
배우자의 외도로 깊은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재산까지 분할해야 한다는 설명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상식적인 감각으로는 '잘못한 사람이 재산까지 가져가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법리는 다소 다른 방향에서 접근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배우자가 외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재산분할청구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 '유책배우자'라고 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는 외도를 한 쪽이든 상대방이든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재산분할은 원칙적으로 '누구의 잘못으로 이혼하게 되었는지'를 판단하는 제도가 아닙니다.
혼인관계가 파탄된 책임이 한 사람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그 배우자가 혼인기간 동안 부부 공동재산의 형성과 유지에 기여했다면 그 기여도에 따라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외도를 했으니 재산은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주장은 법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재산분할 비율은 유책 여부가 아니라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중심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외도를 한 배우자의 재산분할 비율이 더 높게 인정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여"는 단순히 소득을 올린 경우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직장이나 사업을 통해 경제활동을 한 경우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거나 상당 부분 담당한 경우
배우자의 경제활동을 지원한 경우
재산의 유지·관리와 증식에 기여한 경우
이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기여가 재산분할에서 모두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배우자의 외도는 이혼소송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요?
: 그렇지는 않습니다.
외도는 재산분할이 아니라 위자료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위자료는 혼인관계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가 상대방의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입니다. 따라서 배우자의 외도로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면, 이혼소송 과정에서 재산분할과는 별도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최근 위자료 인정액수가 다소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또한 배우자가 혼인 중 자신의 동의 없이 불륜 상대방에게 부부공동의 재산을 임의로 증여한 경우라면, 그 재산의 처분 경위와 금액은 재산분할 과정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해당 금액을 공동재산에 다시 반영하거나, 이를 고려하여 자신의 재산분할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배우자의 외도로 이혼을 고민하고 있다면, 무엇보다 재산분할과 위자료를 서로 다른 법적 문제로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제도는 목적과 판단 기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를 혼동하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재산분할 비율과 위자료 인정 여부는 혼인기간, 재산의 형성 과정, 각자의 기여도, 혼인관계가 파탄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같은 외도 사건이라도 결과는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자신의 상황에 맞는 법률적 검토를 먼저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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