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정매매, 실제로 체결된 거래도 시세조종죄로 처벌받는 이유
통정매매, 실제로 체결된 거래도 시세조종죄로 처벌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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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정매매, 실제로 체결된 거래도 시세조종죄로 처벌받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지인과 미리 짜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사고팔았을 뿐인데,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계좌에 실제로 주식이 들어온 진짜 거래였다는 이유로 처벌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통정매매는 애초에 실제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한 범죄이고, 오히려 진짜 거래이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기망 효과가 더 크다고 평가됩니다. "허위로 꾸민 거래가 아니라 실제로 결제까지 끝난 정상 거래였다"는 항변이 왜 통하지 않는지, 어떤 요건이 충족되면 통정매매로 인정되는지, 처벌 수위와 민사배상 책임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이 글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통정매매란 무엇인가 — 사전에 짠 매매가 진짜 거래로 이어지는 구조

자본시장법 제176조 제1항 제1호·제2호는 통정매매를 "자기가 매도(매수)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을 매수(매도)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도(매수)하는 행위"로 규정합니다. 문언을 그대로 풀면 요건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에 사전에 통정(서로 짜는 합의)이 있어야 하고, 둘째 그 합의에 따라 같은 시기에 거래가 이루어져야 하며, 셋째 가격이나 물량 같은 약정수치가 미리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이 세 요건이 충족되면 실제로 주식과 대금이 오가는 정상적인 결제가 끝났더라도 통정매매 자체는 이미 완성됩니다.

여기에 더해 같은 항은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이라는 주관적 요건을 요구합니다. 즉 단순히 아는 사람끼리 주식을 주고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그 거래가 시장에 실제 수요·공급에 따른 거래인 것처럼 잘못된 신호를 준다는 목적까지 인정되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 목적요건이 실무에서 생각보다 쉽게 인정된다는 데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 항목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통정매매는 사전 합의·같은 시기·같은 가격이라는 세 요건이 갖춰지면 성립하고, 이때 거래가 실제로 결제까지 끝났는지는 성립 여부와 무관하다.

가장매매와 다른 점 — "가짜 거래"가 아니라 "진짜 거래"이기에 오히려 더 위험하다

많은 사람이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시세조종을 '가짜 거래를 꾸미는 행위'로만 이해합니다. 실제로 같은 조 제1항 제3호는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거짓으로 꾸민 매매"인 가장매매를 별도로 금지합니다. 가장매매는 애초에 소유권 이전 의사 자체가 없는, 장부상으로만 존재하는 거래입니다. 반면 통정매매는 제1호·제2호에 규정된 대로 실제로 상대방에게 증권을 넘기고 대금을 받는, 권리 이전 의사와 실행이 모두 있는 진짜 계약입니다.

바로 이 지점이 통정매매가 가장매매와 나란히 금지되면서도 오히려 더 문제 되는 이유입니다. 시장 참여자 입장에서는 실제로 결제까지 끝난 거래가 화면에 찍히기 때문에, 가장매매보다 오히려 더 '진짜 수요가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사전에 가격과 시점을 맞춰 놓은 두 사람 사이의 거래일 뿐인데, 다른 투자자들은 이를 시장에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매매로 오인하고 뒤따라 매수·매도에 나설 수 있습니다. 자본시장법이 보호하려는 것은 개별 거래 당사자의 진정성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 전달되는 가격·거래량 신호의 진실성이므로, 실제로 돈과 주식이 오갔다는 사실은 처벌을 피할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수사·조사 단계에서도 이 구분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가장매매는 결제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형식적으로만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계좌 간 자금·주식 이동 흔적으로 비교적 쉽게 드러나는 편이지만, 통정매매는 실제 결제가 완료되어 거래 자체만 보면 정상 거래와 구별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사기관은 거래 기록만이 아니라 거래 당사자 사이의 메신저·통화 내역, 사전 약속 시점과 실제 주문 시각의 근접성, 반복된 가격·물량 일치 패턴 등을 근거로 사전 통정 여부를 재구성합니다. 이 때문에 통정매매 혐의는 거래 자체의 위법성보다 그 이전 단계, 즉 '사전에 합의가 있었는지'를 둘러싼 다툼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적요건 — "성황을 이루는 듯" 오인시킬 목적은 왜 증명하기 쉬운가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3도6962 판결은 이 목적요건의 범위를 상당히 넓게 인정합니다. 이 판결에 따르면 매매를 유인할 목적은 그 행위자가 가진 유일한 동기이거나 주된 동기일 필요가 없고, 다른 목적과 함께 존재해도 무방하며, 여러 목적 중 어느 것이 주된 원인인지는 문제 되지 않습니다. 나아가 그 목적에 대한 인식의 정도도 적극적으로 의욕하거나 확정적으로 인식했을 것을 요구하지 않고, 미필적 인식, 즉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는 정도의 인식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이 판시가 실무에 던지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대주주 지분을 조용히 정리하려던 것뿐이다", "담보로 잡힌 주식을 넘기는 절차였을 뿐이다" 같은 다른 목적이 실제로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거래가 시장에는 자연스러운 매매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진행했다면 목적요건은 그대로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지인에게 "오늘 오후 특정 가격에 100주를 넘길 테니 받아 달라"고 미리 약속하고 그대로 거래를 체결했다면, 그 진짜 동기가 지분 정리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통정매매 혐의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실제 결과와는 무관하게 성립 — 시세가 실제로 움직였는지는 문제되지 않는다

같은 대법원 2013도6962 판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결과 발생 여부까지 성립 요건에서 제외합니다. 판시에 따르면 투자자가 실제로 오해를 하였는지, 그 거래로 실제 시세 변경이라는 결과가 발생했는지,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했는지 등은 통정매매의 성립과 무관합니다. 즉 자신이 정한 가격이 원래 시세와 큰 차이가 없었다거나, 거래량이 미미해 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사정은 처벌을 피하는 논거가 되지 못합니다.

이는 시세조종죄가 보호하려는 법익이 개별 투자자의 재산이 아니라 가격이 시장에서 형성되는 과정 자체의 공정성과 신뢰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의 가격은 수많은 참여자가 각자의 판단으로 매매에 나선 결과로 형성되어야 신뢰를 얻는데, 통정매매는 그 형성 과정에 인위적인 합의를 끼워 넣는 행위 자체를 문제 삼습니다. 그 결과 "시세가 실제로 왜곡되지 않았다"는 항변보다는, 애초에 사전 합의가 있었는지, 그 합의가 시장에 오인을 줄 수 있는 성격이었는지가 수사·재판에서 핵심 쟁점이 됩니다.

여러 계좌·자전거래를 통한 통정도 마찬가지다

통정매매는 서로 다른 두 사람 사이에서만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1도15056 판결은 동일인이 손익 귀속 주체가 서로 다른 여러 계좌의 관리를 위임받아, 그 계좌들 상호 간에 같은 시기·같은 가격으로 매매가 이루어지도록 한 경우에도 통정매매가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계좌 명의만 다를 뿐 실질적으로 매매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동일하고, 그 결과 시장에는 서로 다른 투자자 사이의 자연스러운 거래처럼 보이게 된다는 점에서 통정매매의 본질과 다르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가족·지인 명의 계좌를 빌려 쓰거나, 법인과 대표이사 개인 계좌를 오가며 매매를 지시하는 방식으로 이런 구조가 자주 나타납니다. "내 돈을 내 계좌끼리 옮긴 것뿐"이라는 인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지만, 손익이 귀속되는 명의가 다른 이상 시장에는 별개의 투자자 간 거래로 인식되고, 사전에 시점과 가격을 맞춘 정황이 확인되면 통정매매로 구성될 수 있습니다.

  • 지인·가족 명의 계좌를 이용해 사전에 정한 가격·시점으로 서로 사고파는 경우

  • 본인이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복수 계좌(차명계좌 포함) 상호 간에 매매를 지시하는 경우

  • 중개인·브로커를 통해 매도자와 매수자를 사전에 연결해 거래가 성사되도록 기획한 경우

  • 메신저·통화 등으로 가격·물량·시점을 미리 확정한 뒤 동시에 주문을 넣는 경우

처벌 수위 — 부당이득 규모에 따라 형량이 계단식으로 올라간다

자본시장법 제443조는 시세조종행위 위반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위반행위로 얻은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을 병과하도록 정합니다. 다만 이익이나 손실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또는 그 5배 상당액이 5억원 이하인 경우에는 벌금의 상한을 5억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익 또는 손실액이 일정 규모를 넘으면 형량이 단계적으로 가중됩니다.

구체적으로 이익 또는 회피한 손실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라는 훨씬 무거운 형이 적용됩니다. 아울러 징역형을 선고할 때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함께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사 초기에는 혐의 성립 여부만큼이나 부당이득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가 실제 형량을 좌우하는 핵심 쟁점이 되고, 위반행위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익만 분리해 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부분에 대한 다툼의 여지도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제447조의2는 통정매매로 취득한 재산에 대해 필요적 몰수를 정하고 있어, 취득한 재산이 이미 소비되었거나 처분되어 몰수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 즉 형이 확정되면 벌금·징역과는 별도로 위반행위로 얻은 이득 자체를 국가가 환수하는 절차가 뒤따르므로,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은 벌금 배수 계산보다 훨씬 커질 수 있습니다.

통정매매의 형량은 유·무죄 판단뿐 아니라 부당이득액 산정 결과에 따라 3년 이상, 5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단계적으로 달라지고, 몰수·추징으로 이득 자체도 환수된다.

형사처벌과 별개인 민사 손해배상 책임과 소멸시효

통정매매로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책임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 제177조는 시세조종행위로 형성된 가격을 믿고 그 증권을 매매하거나 그 위탁을 한 자가 입은 손해에 대해 위반행위자가 배상 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사 기소나 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그 가격에 속아 거래한 투자자는 별도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 청구권에는 일반 불법행위보다 짧은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청구권자가 시세조종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안 때부터 2년, 그 행위가 있었던 때부터 5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실무에서는 수사 결과나 금융당국의 조사 발표가 나온 뒤에야 피해 사실을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 이 기간 계산을 정확히 하지 않으면 배상 청구 자체가 시효로 막힐 수 있으므로 관련 자료와 거래내역을 조기에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실제로 제 돈과 상대방 돈이 오간 진짜 거래였는데도 처벌받나요?

A. 네. 통정매매는 애초에 실제 결제가 이루어지는 진짜 거래를 전제로 한 범죄이므로, 대금과 증권이 실제로 오갔다는 사실 자체가 처벌을 피할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사전 통정·같은 시기·같은 가격이라는 요건이 확인되면 실제 이행 여부와 무관하게 성립합니다.

Q. 시세조종 목적이 아니라 다른 이유(지분 정리 등)로 거래했다면 무죄인가요?

A. 판례상 매매를 유인할 목적은 유일하거나 주된 동기일 필요가 없고 다른 목적과 병존해도 무방하며, 미필적 인식 정도만 있어도 인정됩니다. 다른 진짜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혐의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Q. 거래량이 적어 시세에 별 영향이 없었는데도 처벌 대상인가요?

A. 그렇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실제로 시세 변경 결과가 발생했는지, 투자자가 실제로 오인했는지 등은 성립 여부와 무관하다고 보고 있어, 영향이 미미했다는 사정만으로 처벌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Q. 가족이나 지인 명의 계좌를 이용했을 뿐인데도 통정매매인가요?

A. 손익이 귀속되는 명의가 다른 이상, 동일인이 그 계좌들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며 사전에 시점·가격을 맞춰 매매가 이루어지도록 했다면 통정매매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계좌 명의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는 벗어나지 못합니다.

Q. 처벌 수위는 어떻게 결정되나요?

A. 기본적으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이익·손실액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이 병과되고, 이익·손실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3년 이상,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가중됩니다. 부당이득액 산정 결과가 형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Q. 형사처벌을 받으면 민사배상 책임은 사라지나요?

A. 아닙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그 가격을 믿고 거래한 투자자는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다만 이 청구권은 안 날부터 2년,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하므로 기간 관리가 중요합니다.

맺음말

통정매매는 실제로 결제까지 끝난 진짜 거래를 전제로 성립하는 범죄이고, 오히려 그 진정성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기망 효과가 가장매매 못지않게, 때로는 그 이상으로 평가됩니다. 사전 합의·같은 시기·같은 가격이라는 요건과 시장에 오인을 줄 수 있다는 목적요건만 인정되면, 실제 손해나 시세 변동 결과가 없었더라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부당이득 규모에 따라 형량이 3년 이상, 5년 이상, 무기징역까지 단계적으로 무거워지고 형사처벌과 별개로 민사배상 책임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통정매매 의혹으로 조사를 받고 있거나 관련 거래 내역에 대해 문의를 받았다면 초기 단계부터 거래 경위와 목적을 정리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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