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국외도피죄, 도피액 50억 넘으면 무기징역까지 가중처벌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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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국외도피죄, 도피액 50억 넘으면 무기징역까지 가중처벌되는 이유 

강대현 변호사

회사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혐의를 받으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 "도피액이 얼마냐"입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재산국외도피죄의 형량을 도피액 구간에 따라 계단식으로 올려두었고, 그 중에서도 50억원이라는 숫자를 넘느냐 아니냐가 무기징역까지 가능한지를 가르는 분수령입니다. 문제는 이 죄가 완성되는 시점이나 도피액을 산정하는 방식이 일반의 예상보다 훨씬 이르고 넓게 잡혀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큰돈을 옮겼다는 사실관계만이 아니라, 그 돈이 어떤 경로로 어떻게 국외에 놓이게 됐는지, 그 인식이 무엇이었는지가 형량을 좌우합니다. 이 글에서는 재산국외도피죄가 성립하는 요건과 도피액 구간별 처벌 수위, 그리고 몰수·추징까지 이어지는 실무상 쟁점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재산국외도피죄란 — 법령위반과 국외 도피 행위의 결합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은 법령을 위반하여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국민의 재산을 국외로 이동하거나, 국내로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 또는 처분하여 도피시킨 행위를 처벌합니다. 기본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도피액(해당 범죄행위의 목적물 가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입니다. 여기서 "법령을 위반하여"는 국외 이동이나 은닉·처분 행위뿐 아니라 국내로 반입해야 할 재산을 그대로 국외에 두는 행위에도 함께 적용되는 요건으로 해석됩니다. 즉 애초에 합법적으로 해외에 있던 자금이라도, 국내로 들여와야 할 의무가 있는 재산을 정당한 사유 없이 국외에 계속 두면 도피 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죄의 성립에 관해 이중의 인식을 요구합니다. 첫째는 자신의 행위가 법령을 위반하여 국내 재산을 해외로 이동한다는 인식이고, 둘째는 그 행위로 인해 재산이 대한민국의 법률과 제도에 의한 규율과 관리를 벗어나 해외에서 임의로 소비·축적·은닉 등으로 지배·관리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인다는 인식입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2도7262 판결). 두 인식이 함께 인정되어야 하므로, 단순히 해외 송금 절차를 잘못 처리했거나 신고를 누락한 정도의 과실만으로는 이 죄가 성립하지 않고, 별도로 외국환거래법상 신고의무 위반 등으로 다뤄질 여지가 큽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반복적인 우회 송금이나 차명 계좌 이용 정황이 쌓이면 이 이중의 인식을 추단하는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행위 태양 ① — 국내 또는 국민 소유 재산을 국외로 이동.

  • 행위 태양 ② — 국내로 반입해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 또는 처분.

  • 주관적 요건 — 법령위반 인식 + 국내 규율을 벗어난 지배상태에 둔다는 인식(이중의 고의).

  • 기본형 — 1년 이상 유기징역 또는 도피액의 2배~10배 벌금.

재산국외도피죄는 큰돈을 옮겼다는 결과만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 법령위반 인식과 국내 규율을 벗어난 상태에 둔다는 인식, 이 두 가지가 함께 있어야 한다.

도피액 50억 기준 — 형량이 갈리는 구간

같은 재산국외도피죄라도 도피액에 따라 처벌 수위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은 도피액이 5억원 이상일 때부터 가중처벌 구간으로 넘어가도록 규정하면서, 그 안에서도 두 단계로 다시 나눕니다.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고,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기본형인 1년 이상 유기징역과 비교하면, 도피액이 5억원 문턱만 넘어도 하한이 다섯 배로 뛰고, 50억원을 넘으면 유기징역의 상한 자체를 벗어나 무기징역까지 열리는 구조입니다.

이 구간 설정이 실무에 던지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도피액이 50억원에 근접한 사건에서는 그 산정 결과 하나로 법정형의 상한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도피액을 어떻게 계산하느냐 자체가 방어의 핵심 쟁점이 됩니다. 예컨대 수차례에 걸쳐 나누어 송금한 자금이 개별 건별로는 5억원 미만이라도, 동일한 범의 아래 반복된 행위로 평가되어 포괄일죄로 묶이면 전체 금액이 합산되어 50억원 구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각 송금이 별개의 범의·별개의 경위로 이루어졌다는 사정을 소명할 수 있다면 구간 자체가 달라질 여지도 있습니다.

  • 도피액 5억원 미만 — 기본형(1년 이상 징역 또는 도피액의 2배~10배 벌금).

  • 도피액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 — 5년 이상의 유기징역.

  • 도피액 50억원 이상 —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

  • 여러 차례 나누어 도피한 경우, 동일한 범의로 반복됐다면 포괄일죄로 합산 평가될 수 있음.

도피액이 50억원을 넘으면 유기징역의 상한을 벗어나 무기징역까지 가능해진다 — 이 구간에서는 도피액 산정 방식 자체가 방어의 핵심이 된다.

기수 시점 — 국외로 옮기기만 해도 범죄는 완성된다

많은 사람이 "결국 그 돈을 다시 국내로 들여오면 죄가 안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2도7262 판결은 국내재산을 해외로 이동하거나 국내로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처분하여 도피시켰다면 그 시점에 이미 범죄가 성립한다고 봅니다. 그 후 재산의 일부가 국내로 다시 반입되었는지, 애초부터 그 재산을 나중에 국내로 들여와 소비할 의사가 있었는지는 범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결론입니다. 즉 도피 행위 자체가 완료된 순간 기수에 이르고, 그 이후의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을 뿐 무죄나 죄수 판단을 뒤집는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같은 조 제3항은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규정합니다. 송금을 시도했으나 은행 내부통제나 금융당국의 이상거래 탐지로 실행되지 못했거나, 해외 계좌 개설 직전 단계에서 적발된 경우에도 미수범으로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도피 행위가 국외 이동이나 은닉·처분이라는 결과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책임 자체를 벗어날 수 있다고 안심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미수범의 형은 기수범과 같은 법정형 범위 내에서 정해지므로, 도피액 규모가 큰 사건일수록 미수에 그쳤다는 사정만으로 처벌 수위가 크게 낮아진다고 단정하기도 어렵습니다.

재산국외도피죄는 재산을 국외로 옮기거나 은닉·처분한 시점에 이미 완성된다 — 나중에 국내로 되가져왔는지는 죄의 성립과 무관하다.

실제로 도피 행위로 인정되는 유형들

수사 실무에서 재산국외도피로 문제 되는 자금 흐름은 몇 가지 패턴으로 반복됩니다. 무역대금을 실제 거래가액보다 부풀리거나 줄여 송금하는 방식으로 차액을 해외에 남겨두는 경우, 해외 현지법인이나 페이퍼컴퍼니 명의 계좌로 정상적인 사업자금인 것처럼 반복 송금한 뒤 그 자금을 국내로 반입하지 않고 계속 해외에 두는 경우, 차명 계좌나 제3자 명의를 빌려 해외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유형들은 겉으로는 정상적인 무역·투자 거래처럼 보이도록 서류가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아, 수사 단계에서는 자금의 실질 귀속과 사용처를 추적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런 사건은 대부분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함께 문제 됩니다. 재산국외도피죄는 외국환거래법이나 대외무역법 위반 행위와 도피 행위가 결합된 결합범적 성격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고의무를 지키지 않은 해외송금·자본거래 자체가 먼저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문제 되고, 그 송금이 국내 규율을 벗어나 임의로 처분 가능한 상태를 만들었다고 평가되면 재산국외도피죄까지 함께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두 죄가 함께 기소되면 법정형이 더 무거운 재산국외도피죄를 중심으로 양형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무역대금 조작 — 실제 거래가액과 다르게 송금해 차액을 해외에 남기는 방식.

  • 해외법인·페이퍼컴퍼니 우회 — 정상 사업자금처럼 반복 송금 후 국내 미반입.

  • 차명·제3자 명의 계좌 이용 — 실제 자금주를 숨기고 해외로 이동.

  • 대부분 외국환거래법·대외무역법 위반과 결합해 함께 기소됨.

몰수·추징이 함께 따라온다 — 도피재산의 환수

재산국외도피죄로 유죄가 인정되면 형사처벌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재산국외도피범죄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적용대상 범죄에 포함되어, 도피재산 자체나 그로부터 얻은 수익에 대해 몰수·추징 규정이 함께 적용됩니다. 또한 외국환거래법 제30조는 위반행위로 인하여 범인이 취득한 외국환 기타 지급수단 등을 필요적으로 몰수하거나, 몰수가 불가능할 때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몰수·추징은 특정되지 않은 물건에는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므로, 수사기관이 도피재산의 소재와 규모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실제 몰수·추징으로 이어집니다.

여러 사람이 공모해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킨 경우에는 그 재산 전체를 공동으로 몰수할 수 없을 때 각 공범이 실제로 취득한 이익의 가액을 개별적으로 추징한다는 것이 판례의 원칙입니다. 즉 도피액 전체를 공범 모두에게 중복해서 추징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실질적으로 귀속받은 몫을 기준으로 나누어 추징이 이루어집니다. 이 때문에 방어 단계에서는 전체 도피액 중 자신에게 실제로 귀속된 금액이 얼마인지를 소명하는 것이 형사처벌 수위뿐 아니라 추징액 규모를 좌우하는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유죄 판단과 별개로 도피재산 자체에 몰수·추징이 따라붙는다 — 공범이 여럿이면 전체 도피액이 아니라 각자 실제로 귀속받은 몫을 기준으로 개별 추징된다.

수사·재판에서 다투어지는 지점 — 고의 입증과 방어

재산국외도피 사건에서 검찰이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앞서 본 이중의 인식, 즉 법령위반에 대한 인식과 국내 규율을 벗어난 상태에 둔다는 인식을 뒷받침하는 정황입니다. 송금 경위를 설명하는 내부 문서나 메신저 기록, 반복된 우회 송금 패턴, 해외 자금의 실제 사용 내역 등이 이 고의를 추단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반대로 변호인 입장에서는 그 송금이 정상적인 해외투자·현지 법인 운영자금 조성 목적이었고, 국내로 반입해야 할 의무 자체가 없었거나 법령상 신고를 거쳐 적법하게 이루어졌다는 사정을 소명하는 것이 방어의 축이 됩니다.

도피액 산정 단계에서도 다툴 지점이 많습니다. 여러 건의 송금을 하나의 범의로 묶어 합산할 것인지, 각 건을 별개로 볼 것인지에 따라 앞서 본 5억원·50억원 구간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도피액을 산정하는 기준 시점의 환율, 실제 취득가액과 신고가액의 차이 등도 구체적 사안마다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수사 초기 단계부터 자금 흐름과 관련 거래 서류를 정리해두는 것이, 이후 도피액 구간과 몰수·추징 범위를 다투는 데 유리한 출발점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산국외도피죄와 외국환거래법 위반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외국환거래법 위반은 신고 없이 해외송금·자본거래를 한 행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고, 재산국외도피죄는 그 송금으로 재산이 국내 규율을 벗어나 임의로 처분 가능한 상태에 놓였다는 점까지 인정되어야 성립합니다. 실무에서는 두 죄가 함께 기소되는 경우가 많고, 법정형이 더 무거운 재산국외도피죄를 중심으로 양형이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Q. 도피액이 50억원 미만이면 처벌이 가벼운 편인가요?

A. 도피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어도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해당해 결코 가벼운 형이 아닙니다. 50억원을 넘으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까지 열리는 것일 뿐, 5억원 문턱만 넘어도 기본형보다 형량이 크게 높아집니다.

Q. 해외로 옮긴 돈을 나중에 국내로 다시 들여오면 죄가 안 되나요?

A. 판례상 재산을 국외로 이동하거나 은닉·처분한 시점에 이미 범죄가 성립하므로, 이후 국내로 반입했는지 여부는 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다만 실제로 반입해 원상회복에 가까운 결과를 만들었다는 사정은 양형 단계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재산국외도피죄로 기소되면 무조건 몰수·추징까지 당하나요?

A.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도피재산에 몰수·추징 규정이 적용되지만, 이는 도피재산의 소재와 규모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야 실제로 이루어집니다. 공범이 여럿이면 전체 금액이 아니라 각자 실제로 귀속받은 이익을 기준으로 나누어 추징됩니다.

Q. 송금을 시도했지만 실제로 옮기지 못했어도 처벌되나요?

A.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3항은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어, 은행의 이상거래 탐지 등으로 송금이 실행되지 못했더라도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미수에 그쳤다는 사정은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양형에 참작될 수는 있습니다.

Q. 법인 명의로 이루어진 도피 행위는 대표자만 처벌받나요?

A. 법인의 대표자나 임직원이 법인 업무에 관해 도피 행위를 했다면 그 행위자 본인이 처벌되는 것과 별도로, 법인에도 벌금형이 함께 부과되는 양벌규정이 적용됩니다. 대표자 개인의 형사책임과 법인의 벌금형 책임이 함께 문제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맺음말

재산국외도피죄는 도피액 구간에 따라 형량이 계단식으로 달라지고, 그중에서도 50억원이라는 기준이 유기징역과 무기징역을 가르는 분수령이 됩니다. 그런데 그보다 앞서 짚어야 할 것은 이 죄가 재산을 국외로 옮기거나 은닉·처분한 시점에 이미 완성된다는 점, 그리고 미수에 그쳤어도 처벌 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돈을 국내로 되가져왔는지, 실제 송금이 끝까지 이루어졌는지는 죄의 성립 여부보다는 양형에서 다뤄질 사정에 가깝습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도피액을 어떻게 산정하느냐, 여러 차례의 송금을 하나의 범의로 묶을 것인지가 50억원 구간 해당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되고, 이는 몰수·추징 범위에도 그대로 연결됩니다. 시화·부발 등 산업단지가 밀집한 경기남부 지역에서 해외 거래를 하는 기업이라면, 정상적인 무역·투자 자금 흐름과 도피로 평가될 수 있는 자금 흐름의 경계를 미리 점검해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길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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