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노후화된 상가건물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경우 임차인은 영업에 상당한 지장을 겪습니다. 건물에 심각한 하자가 발생하였음에도 임대인이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거나, 하자를 이유로 월세를 내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는 횡포를 부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상가 임대인이 월세 미지급을 이유로 임차인인 의뢰인에게 건물인도 및 연체차임 청구를 했으나, 조정을 통해 보증금 전액과 이사비용을 회수함은 물론 원상복구 의무까지 면제받은 사례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상가 임대차 분쟁으로 고민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분쟁의 시작
의뢰인은 2013년 경 노후된 상가건물 지하를 임차하여 제품 설계 업무를 하던 소상공인이었습니다. 상가는 경사지에 건축되었고 주변에 공공하수도관이 인접하여 습기와 누수에 매우 취약하였는데, 출입구와 화장실, 벽에 누수와 곰팡이가 끊임없이 발생했습니다. 의뢰인은 임대인에게 하자 보수를 계속 요청하였으나 임대인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24. 7. 경 건물 벽과 바닥에서 정화조의 오수로 추정되는 황색 점성 액체가 대량으로 역류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건물 내부가 심각하게 오염되고 악취가 진동하였으며, 전기 배선이 오수에 잠기면서 누전과 합선 위험까지 발생하는 등 더 이상 업무를 지속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이에 의뢰인은 임대인에게 즉각 누수 사실을 고지하고 보수를 촉구하였으나, 임대인은 업자를 불러 누수원인을 조사하더니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며 보수를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의뢰인은 2024. 7. 30. 의뢰인에게 2024. 9. 1. 자로 상가를 떠나겠다고 통지하였고, 이후 월세를 납입하지 않고 일부 짐만 남겨둔채 퇴거하였습니다. 임대인은 의뢰인이 차임을 지급하지 않자 3기 연체를 이유로 2025. 1. 경 임대차 계약 해지를 통지하면서, 의뢰인에게 연체차임의 지급과 상가를 인도하라는 건물인도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차임연체 주장 반박
임대인(원고)은 의뢰인이 2024. 8. 부터 6개월 동안 차임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상가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8에 따라 임대차 계약은 해지되었고 의뢰인이 연체차임 지급의무와 건물인도의무를 진다고 주장했습니다.
임대인의 목적물을 사용·수익케 할 의무와 임차인의 차임지급의무는 대가관계에 있고, 임대인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든 없든 임차인이 정상적으로 목적물을 사용·수익케 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임대인이 수선의무를 불이행하여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없다면, 임차인에게도 차임지급의무가 성립하지 않으므로 의뢰인에게 차임연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임대차계약에서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임대인의 의무와 임차인의 차임지급의무는 상호 대응관계에 있으므로 임대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불이행하여 목적물의 사용·수익이 부분적으로 지장이 있는 상태인 경우에는 임차인은 그 지장의 한도 내에서 차임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4다65724 판결
상가에서 발생한 누수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최초 임차시부터 오수가 역류한 2024. 7. 까지의 누수기록을 표 형태로 제출하여 재판부에 제출하였고, 특히 사건의 발단이 된 오수역류 당시 목적물의 사진과 침전현황 등을 강조하였습니다.
부당이득 청구 반박
원고는 의뢰인이 퇴거 통보 후에도 일부 짐을 남겨둔 채 상가를 계속 점유하고 있었다며, 목적물 인도완료일까지 차임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임차인이 임대차 계약 종료 후 임대차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고 있더라도, 건물의 심각한 결함이나 하자로 사용 및 수익을 하지 않아 실질적으로 이익을 얻지 못했다면 부당이득 반환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누수로 인한 침수와 악취로 상가 체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피력하였으며, 의뢰인의 세무자료를 제출하여 사업상 매출이 오수 사태 이후 크게 감소하였는바 실질적 이득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임차인이 임대차계약 종료 이후에도 임차건물부분을 계속 점유하기는 하였으나 이를 사용, 수익하지 아니하여 실질적인 이득을 얻은 바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임차인의 부당이득 반환의무는 성립될 여지가 없다.
대법원 1990. 12. 21. 선고 90다카24076 판결
동시이행항변권 행사
임대차 계약 종료 후 발생된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반환의무와 임대인의 보증금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의 제공을 하여 임차인의 동시이행 항변권을 상실시키지 않는다면, 임차인이 건물을 점유한다 하더라도 임차인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책임, 부당이득 반환책임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임대차계약의 종료에 의하여 발생된 임차인의 임차목적물 반환의무와 임대인의 연체차임을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의 반환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것이므로 임대차계약 종료의 후에도 임차인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임차건물을 계속 점유해 온 것이라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위 보증금반환의무를 이행하였다거나 그 현실적인 이행의 제공을 하여 임차인의 건물명도의무가 지체에 빠지는 등의 사유로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하게 되었다는 점에 관하여 임대인의 주장 입증이 없는 이상 임차인의 위 건물에 대한 점유는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다.
이에 누수 등 하자로 이 사건 상가의 정상적인 사용이 불가능한 것을 이유로 원고에게 계약 갱신 거절과 함께 계약해지를 통지하였고, 원고가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이상 의뢰인이 동시이행 항변권 행사가 가능하므로 원고의 건물인도 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기각되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조정성립
임대인은 최초 소장에서는 6개월간의 연체차임과 건물인도를 청구하였습니다. 그러나 준비서면을 통해 상가에 발생한 오수 침수 사태를 부각하고, 유사한 사안에서 임차인의 계약해지와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한 하급심 판례를 인용하여 원고 주장의 부당함을 강조하자 임대인은 먼저 조정을 제안했습니다.
의뢰인은 조정에서 원했던 것은 (1) 보증금 전액의 반환, (2) 소정의 이사비 지급, (3) 의뢰인이 설치한 인테리어 등의 철거의무 면제(원상복구 의무 면제) 였습니다. 의뢰인의 목적물 인도의무와 원고의 보증금 반환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있었고 연체차임의 범위에 대한 분쟁이 있어 요구사항 전부를 관철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는데, 특히 (3) 원상복구의무 면제는 수백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 임대인이 수용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러나 조정기일에서 임대인이 조속히 건물을 인도받기 원하고 있었고, 그간 제가 제출한 준비서면을 통해 상당한 패소 부담감을 느꼈는지 예상외로 원활히 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구체적으로 임대인은
보증금 전액은 물론 이사비 350만원까지 의뢰인에게 지급하기로 하였고,
의뢰인이 스스로 철거하거나 반출하지 않은 목적물을 그대로 인수하여 원상회복 의무 또한 면제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최소 1년간의 분쟁이 예상되었는데 의뢰인은 조정을 통해 원하는 모든 것을 얻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상가건물의 누수와 침수로 인한 하자 갈등은 정밀하고 다층적인 법리분석과 입증작업이 요구됩니다. 이 사건 역시 임대인이 제기한 건물인도와 연체차임, 부당이득 반환청구를 임대인의 수선의무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법리, 장기간 발생한 누수자료를 통해 방어하였고, 역으로 조정을 통해 보증금은 물론 이사비, 원상복구의무 면제까지 받아내며 의뢰인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임대차 목적물의 중대한 하자(누수, 오수, 곰팡이 피해 등)로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임대인으로부터 명도요구를 받거나 갑질을 당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700건이 넘는 손해배상 분쟁을 해결한 경험과 노하우로 최선의 법률대응방안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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