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은 이요한 변호사 블로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동업관계를 시작하거나 외부 투자 유치 시 주주 구성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주식처분금지 약정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식처분금지 약정은 기업 지배구조 변화와 투자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주주간 계약에서 가장 빈번하게 체결되면서도 분쟁의 소지가 높습니다.
오늘은 주식처분금지 약정의 유효성과 판단기준, 주의사항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주식양도제한, 주식처분금지 문제로 고민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주식양도의 기본 원칙
상법 제335조 제1항은 '주식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주식양도 자유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습니다. 주식회사는 합명회사 / 합자회사와 같은 인적 회사와 달리 주주가 투하자본을 회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주식양도이므로, 주식을 자유롭게 양도하는 것은 주식회사의 본질적 특성입니다.
다만 소규모 가족회사,폐쇄적 회사는 사원 상호간 신뢰관계를 보호하고 원치 않는 제3자의 경영참여를 배제하여 안정적 경영을 할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상법은 정관에 규정을 둔 경우에 한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주식을 양도할 수 있도록 주식양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제335조(주식의 양도성)
① 주식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있다. 다만, 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발행하는 주식의 양도에 관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할 수 있다.
②제1항 단서의 규정에 위반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얻지 아니한 주식의 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③주권발행전에 한 주식의 양도는 회사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그러나 회사성립후 또는 신주의 납입기일후 6월이 경과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상법이 주식양도의 자유를 원칙으로 하며 예외적으로 정관상 제한을 인정하므로, 정관이 아닌 주주들 사이의 계약으로 주식처분을 제한하는 약정을 체결했을 때 해당 약정의 효력은 실무상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주식처분금지 약정의 종류
주식처분금지약정에는 다음과 같은 유형이 있습니다.
1. 록업 조항
다른 주주들의 동의가 없는 한 일정기간 동안 주식을 제3자에게 양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기존 주주간 신뢰관계가 중요하거나, 주주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여 경영을 할 필요가 있는 경우 약정됩니다.
2. 우선매수권 조항
주식의 양도는 허용하나 양도인의 상대방을 제한하는 조항입니다. 주식을 양수할 제3자가 나타날 경우, 회사나 임원 또는 다른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매수하거나 우선협상할 권리를 부여하는 형태입니다.
3. 강제매매 조항
주주의 사망이나 임원을 겸하고 있는 주주의 퇴직 등 특정 사유가 발생했을 때, 해당 주주의 주식을 미리 약정한 가격에 따라 회사나 다른 주주에게 강제로 매도할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입니다.
4. 동반매도참여권, 동반매각청구권
투자금의 원활한 회수를 위한 조항입니다. 주주간 계약의 일방 주주가 제3자에게 그 보유주식을 매도하고자 하는 경우 상대방 주주가 그 양도하는 주주와 함께 동일한 조건으로 자신의 보유주식을 제3자에게 양도하거나, 제3자에게 동시에 매도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주식처분금지 약정의 유효성 판단
대법원은 주주들 사이에서 주식양도를 일부 제한하는 약정을 맺은 경우,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 사이에서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약정이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판례가 제시하는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1. 주주의 투하자본 회수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아야 합니다.
주식의 매각, 양도, 담보설정 등 모든 처분행위를 아무런 예외 없이, 평생 또는 장기간 봉쇄하는 약정은 주주의 본질적 권리를 박탈하는 것으로 보아 무효로 판단됩니다.
2.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공서약속)에 반하지 않아야 합니다.
해당 약정의 성격이 특정 주주에게 인신적 구속력을 행사하거나, 불공정한 지분 구조를 강제하는 등 사회 통념상 허용될 수 없을 정도라면 민법 제103조에 의해 무효가 됩니다.
주식의 양도를 제한하는 방법으로서 이사회의 승인을 요하도록 정관에 정할 수 있다는 상법 제335조 제1항 단서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주주들 사이에서 주식의 양도를 일부 제한하는 내용의 약정을 한 경우, 그 약정은 주주의 투하자본회수의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공서양속에 반하지 않는다면 당사자 사이에서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다14193 판결
관련 대법원 판례
위에서 설시한 기준, 구체적인 주식처분금지 규정의 내용과 설계방식에 따라 법원은 주식처분금지 약정의 유무효를 판단하고 있습니다.
1.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다48429 판결
회사와 주주들 사이에서, 혹은 주주들 사이에서 회사 설립일로부터 5년 동안 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당사자 또는 제3자에게 매각, 양도할 수 없다는 약정을 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해당 약정은 주식양도에 이사회의 승인을 얻도록 하는 등 그 양도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설립 후 5년 간 일체 주식의 양도를 금지하는 내용인바, 이를 정관으로 규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주주의 투하자본회수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무효라고 판시하였습니다.
2.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7다14193 판결
주주들이 상호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약정서에 서명한 주주 외 제3자에게 주식을 처분할 경우 (1) 회의를 소집하여 서명한 주주들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2) 주식매매를 희망한다면 서명한 주주들 중 매수의사가 있는 주주들에게 우선매수권을 주며, (3) 적대적 M&A나 지분인수로 인하여 사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서명한 주주들의 합의에 의해 제3의 인수자에게 일괄 매도하기로 약정한 사안에서,
주주의 투하자본 회수를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하였습니다.
3. 대법원 2024. 11. 11. 선고 2004다39269 판결
방송위원회가 회사에 방송사업 승인사실을 통보하며, 승인조건 중 하나로 '사업승인기간 3년 동안 주주변경금지(상속, 법원판결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인해 방송위원회의 사전승인을 받은 경우 및 해당지역 종합유선방송사와 통합하는 경우는 제외)'를 부과하면서 주주들의 이행각서 제출을 요구하였고, 이에 회사 및 회사의 주주들이 상속·법원판결 및 방송위원회가 인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업승인일부터 승인기간 만료 전까지 주식을 처분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는 내용의 이행각서를 작성하여 방송위원회에 제출한 사안입니다.
대법원은 사업승인기간이 3년간 한시적인 것이라 하더라도 같은 기간 주주의 투하자본회수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고, 방송위원회의 사전승인을 얻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양도가 가능하기는 하나 이는 상법 제335조 제1항 단서 소정의 양도제한 요건을 가중하는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양도를 금지한 것과 다름없다는 이유로, 해당 주식양도금지약정의 효력을 부정하였습니다.
4. 대법원 2013. 5. 9. 선고 2013다7608 판결
회사의 주주들 사이에서 상대방 주주의 동의 없이는 보유 주식을 처분할 수 없도록 한 약정을 체결한 사안으로, 다만 회사의 사업 및 운영자금을 조달할 목적임이 명백한 경우 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33% 이내에서 상대방 주주의 사전동의 없이 지분비율을 변경시킬 수 있다고 규정한 사안입니다.
법원은 해당 약정이 사업의 안정적 수행을 바라는 주주의 의사에 반하는 주식 처분을 금지하고 이를 위해 주주의 사전 서면 동의를 얻도록 하는 것일 뿐이어서, 주주의 투하자본회수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해당 약정을 유효하다고 보았습니다.
5. 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9다274639 판결
소수 주주(8명)으로 구성된 회사에서 '나머지 출자자 전원이 동의하는 경우 주식을 양도할 수 있고, 이 경우 다른 주주들은 우선매수할 권리가 있다.'는 조항을 둔 사안에서,
위 조항이 주식양도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거쳐 양도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회사 주주가 8명에 지나지 않아 다른 주주의 동의를 받는 것이 양도를 금지할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 어려운 점, 회사의 존립기간이 설립등기일로부터 13년으로 정해져 있어 주주의 투하자본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근거로 위 조항이 무효가 아니라고 판시하였습니다.
6. 주의사항
판례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단순히 양도제한기간의 장단 만으로 주식처분금지 약정의 유효성이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양도금지기간을 명시적으로 설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일정한 절차에 따라 예외적으로 양도를 허용하는 사유(예 - 상대주주의 동의)를 규정하였거나, 그 예외 사유가 실현 불가능한 것이 아니어서 해당 약정이 투자자본 회수 가능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한다 보기 어렵다면 약정은 유효합니다.
양도금지기간을 설정한 약정이라면 양도금지기간이 합리적 범위 내에 있고, 양도금지기간을 설정할 정당한 이유가 있을 때 약정의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양도금지를 정당화 할 사업상 목적의 유무, 주주간의 신뢰관계가 존재하고, 기업공개(IPO)나 특정사건 발생 시 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합리적 예외를 설계하였다면 주식처분금지 약정은 유효로 볼 수 있습니다.
주주간 계약서 내 주식처분금지 약정은 기업의 경영권 수호와 투자자 사이의 균형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법적 장치입니다. 주식양도는 원칙적으로 유효이므로, 이를 제한하는 약정을 세심하게 작성해야 추후 분쟁 시 처분금지 약정의 효력 자체가 부정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주주간 계약서 작성, 주식처분금지 약정 또는 주식양도제한 규정 작성으로 고민중인 분들이 있다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개별 기업의 규모, 설립 목적, 주주 구성비율 등을 분석하여, 계약 위반 시 실질적 방어가 가능하고 지배구조 리스크를 통제할 수 있는 계약을 설계해 드리겠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