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에는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 본인에게는 직접 연락하지 않으면서, 피해자의 부모나 형제자매, 동거 중인 가족에게 전화하거나 찾아가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저는 그 사람한테는 연락 한 번 안 했어요, 부모님한테 안부만 물어본 거예요”라며 억울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고소장이 접수되고 수사가 시작되면, “가족한테만 연락한 건데 왜 나한테 스토킹범죄가 적용되느냐”는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스토킹처벌법이 보호하는 대상을 피해자 본인은 물론 그 동거인·가족까지 포함한다고 보고, 가족을 거친 접근이라도 정작 피해자 본인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꼈다면 스토킹행위로 인정하는 판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가족에게 연락하거나 접근하는 행위가 어떤 경우에 스토킹범죄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스토킹처벌법상 처벌 대상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스토킹처벌법이 보호하는 대상은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상대방등’입니다
법은 스토킹행위의 대상을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동거인·가족까지 포함해 정의하고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를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직장·학교 등이나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우편·전화·팩스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말·부호·음향·영상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 등을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그리고 이 조문은 이러한 행위의 대상을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으로 명시하면서, 이를 통틀어 ‘상대방등’이라고 부릅니다.
즉 스토킹처벌법은 처음부터 가해자가 피해자 본인이 아니라 그 가족이나 함께 사는 사람에게 접근하는 우회 경로까지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법입니다. 실제로 상담 현장에서는 헤어진 연인의 부모님 댁을 찾아가거나, 피해자의 형제자매에게 “만나게 해달라”고 연락하는 방식으로 피해자 본인과의 직접 접촉을 피하려는 시도가 자주 확인됩니다.
2023년 7월 개정되어 2024년 1월 12일부터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온라인상에서 상대방등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게시하거나 상대방등을 사칭하는 행위까지 스토킹행위 유형에 새로 포함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가족을 통해 접근하는 방식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가족의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방식까지 처벌 대상이 넓어진 것입니다.
스토킹처벌법은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그 동거인·가족까지 보호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2. 가족에게 접근·연락했더라도 원래 피해자가 불안·공포를 느꼈다면 스토킹행위가 성립합니다
행위의 상대가 가족이어도, 법이 요구하는 불안감·공포심은 원래 피해자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여기서 실무상 자주 나오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나는 가족한테만 접근했지, 피해자 본인한테는 아무것도 안 했다”는 항변입니다. 그러나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의 구조를 보면, 행위의 대상은 상대방등(가족 포함)이지만, 그로 인해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는지는 상대방 본인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가족에게 접근한 결과 정작 피해자 본인이 불안해하거나 두려움을 느꼈다면, 그 자체로 스토킹행위의 구성요건이 충족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단을 최근 확정했습니다. 피고인이 약 한 달 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피해자와 그 자녀를 기다리거나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치는 등으로 접근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스토킹범죄를 위험범으로 규정하며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 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고 볼 수 있고,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인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자와 상대방의 언동, 주변의 상황 등 행위 전후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자녀에게 말을 걸거나 문을 열어달라고 요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해자와 자녀에게 반복적으로 접근한 정황 전체를 종합해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자녀나 부모에게 접근한 행위라도, 그로 인해 피해자 본인이 느끼는 불안감·공포심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스토킹행위로 평가되는 것입니다.
가족에게 접근·연락했더라도, 그로 인해 원래 피해자가 불안감·공포심을 느꼈다면 스토킹행위는 성립합니다.
3. “안부만 물었다”는 해명은 반복성과 정당한 이유 없음 앞에서 통하지 않습니다
실제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반복된 연락 시도 자체가 스토킹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2호는 ‘스토킹범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한 번의 안부 전화나 문자만으로는 처벌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그 연락이 가족을 통해 여러 차례 이어지면 개별 행위가 아니라 전체 경과를 하나로 묶어 반복성을 인정받게 됩니다.
“전화를 받지 않아서 대화는 안 됐다”, “문자만 보내고 답은 못 받았다”는 사정도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전화를 걸어 상대방의 휴대전화에 벨소리가 울리게 하거나 부재중 전화 문구가 표시되도록 한 행위에 대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전화를 걸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벨소리가 울리게 하거나 부재중 전화 문구 등이 표시되도록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는 실제 전화통화가 이루어졌는지와 상관없이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다)목에서 정한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도12037 판결).
이 법리를 가족을 통한 접근에 대입하면, 부모님이나 형제자매에게 전화를 걸어 받지 않더라도 벨소리나 부재중 전화 표시가 반복되도록 만드는 것만으로 스토킹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당한 이유’는 단순히 가족 관계라는 사정만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피해자나 가족이 연락하지 말라는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연락을 이어갔다면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실제 대화 여부와 무관하게, 가족을 향한 반복된 연락 시도 자체가 스토킹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4. 흉기 휴대 여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지고, 가족을 통한 합의 시도로는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2024년 1월부터 반의사불벌죄가 삭제되어, 피해자나 가족의 의사만으로는 처벌을 막을 수 없습니다.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1항은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범죄를 저질렀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형이 무거워집니다.
과거에는 스토킹범죄가 반의사불벌죄로 규정되어 있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 본인 대신 가족에게 연락해 합의나 고소 취하를 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23년 7월 개정되어 2024년 1월 12일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은 이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삭제했습니다. 이제는 피해자나 그 가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더라도 검찰의 기소와 재판 절차가 그대로 진행됩니다. 오히려 가족에게 연락해 합의나 고소 취하를 종용하는 행위 자체가 추가적인 접근·연락 정황으로 평가되어 불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가족이 받은 연락 내역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고소장 접수 전 가족에게 온 연락 자료까지 정리해두는 것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가족을 통한 스토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신고 및 고소장 접수 → ②피해자·가족 진술과 잠정조치(접근금지 등) 신청 검토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흉기 휴대 등 가중 사유가 있다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가족에게 연락이나 접근이 반복되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에게 온 문자·전화·SNS 메시지를 지우지 말고 캡처와 통화기록으로 남겨 시간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그 가족이 상대방과 동거하고 있는지, 가족관계증명서·주민등록등본 등으로 ‘상대방등’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합니다.
연락이나 접근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면 접근금지 등 잠정조치 신청이 필요한지 초기에 판단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스토킹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 고소와 함께 잠정조치·접근금지명령 신청까지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족에게까지 연락이 이어지는 스토킹 사건은, “가족 일이니 내가 나서기도 애매하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족까지 연락을 받아 온 가족이 불안에 떠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가족에게 온 연락 내역과 상대방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화기록과 메시지 캡처가 쌓일수록 고소와 잠정조치 신청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가족에게 안부를 물었을 뿐이라 억울하다는 입장에서도, “가족한테만 연락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상대방이 연락을 거부하는 의사를 밝혔는지, 그 연락이 상대방 본인에게 어떤 불안을 일으켰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가족을 통한 접근으로 문제가 된 사건에서 연락을 받은 쪽과 연락했다고 지목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가족에게 연락한 것뿐이라고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가족에게만 연락했는데도 스토킹범죄가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 본인뿐 아니라 동거인·가족까지 ‘상대방등’으로 규정하고 있고, 가족에게 접근·연락한 결과 원래 상대방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꼈다면 스토킹행위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전화를 걸었는데 가족이 받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처벌 대상이 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실제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벨소리나 부재중 전화 표시만으로도 스토킹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복해서 전화를 걸었다면 이 법리가 그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가족과는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입니다. 그래도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보나요?
A. 단순히 아는 사이라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상대방이나 가족이 연락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는지, 그 이후에도 연락이 반복됐는지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Q.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끝나지 않습니다. 2024년 1월 12일 시행된 개정법으로 반의사불벌죄 조항이 삭제되어, 피해자나 가족의 의사와 무관하게 검찰의 기소와 재판 절차가 진행됩니다.
Q. 가족에게 연락한 것도 흉기를 휴대하면 형이 더 무거워지나요?
A. 네. 스토킹처벌법 제18조 제2항은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해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을 무겁게 정하고 있습니다.
Q. 온라인으로 가족의 개인정보를 올리는 것도 스토킹인가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2024년 1월 시행된 개정 스토킹처벌법은 온라인상에서 상대방등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게시하거나 사칭하는 행위도 스토킹행위 유형에 새로 포함했습니다.
Q.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가족에게 온 연락 내역까지 포함해 초기에 자료를 정리해두어야 진술 방향과 잠정조치 신청 여부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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