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가족 간 횡령도 고소 가능해졌나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가족 간 횡령도 고소 가능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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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가족 간 횡령도 고소 가능해졌나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형법 제328조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뒤이은 국회의 법 개정으로, 가족·친족 간 재산범죄를 둘러싼 상담 문의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의뢰인들 중에는 “가족끼리인데 설마 처벌까지 가겠어”, “동생이 부모님 통장에서 돈을 좀 썼다고 신고할 수는 없지 않느냐”는 생각으로 몇 년을 참아온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형사 고소를 알아보면, 예전에는 형법 328조 1항이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 등 사이의 재산범죄에 대해 무조건 형을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어 고소 자체가 사실상 의미가 없는 구조였습니다. 그 결과 피해자들은 가족 간 다툼을 형사가 아닌 민사로만, 그마저도 증거 없이 끌어안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2024년 6월 27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형법 제328조 1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국회가 2025년 12월 30일 이 조항을 개정하면서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이제 가족 간 재산범죄도 일정한 요건 아래 형사 고소가 가능해졌습니다.

아래에서는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과 형법 개정이 가족 간 횡령 사건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그리고 지금 시점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형법 328조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가족 간 형 면제가 사라졌습니다

친족상도례는 더 이상 재산범죄를 무조건 덮어주는 조항이 아닙니다.

개정 전 형법 328조 1항은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동거가족 또는 그 배우자 사이에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하더라도 그 형을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이 규정은 형법 344조(절도), 354조(사기·공갈), 361조(횡령·배임) 등에서 준용되어, 가족 간 횡령·배임 사건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 왔습니다. 이른바 ‘친족상도례’입니다.

가정 내부 문제에 국가형벌권이 지나치게 개입하지 않는다는 취지 자체는 수긍할 여지가 있었지만, 문제는 이 조항이 재산범죄의 규모나 가해자·피해자 사이의 실질적 관계를 전혀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했다는 점입니다. 부모의 재산을 빼돌린 자녀든, 거액을 유용한 형제자매든, 친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형사처벌에서 사실상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지적했습니다.

심판대상조항은 재산범죄의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일정한 친족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형을 면제하도록 하고 있고, 그 적용대상인 친족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으며, 미성년자나 질병·장애 등으로 취약한 지위에 있는 구성원에 대한 경제적 착취를 용인할 우려가 있어 형사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한다(헌법재판소 2024. 6. 27. 선고 2020헌마468 등 결정).

헌재는 이 결정과 동시에 해당 조항의 적용을 즉시 중지시키고, 2025년 12월 31일까지 국회가 개정하지 않으면 조항 자체가 효력을 상실한다고 못박았습니다. 형 면제라는 완충장치가 통째로 흔들리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친족상도례는 더 이상 재산범죄를 무조건 덮어주는 조항이 아니라, 헌법상 한계가 확인된 조항입니다.


2. 이제 가족 간 횡령도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로 바뀌었습니다

형 면제가 사라진 자리를, 피해자의 고소권이 대신하게 됐습니다.

국회는 헌재가 정한 시한에 맞춰 2025년 12월 30일 본회의에서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같은 해 12월 31일 공포·시행됐습니다. 개정된 형법 328조 1항은 종전의 형 면제 규정을 완전히 삭제하고, 대신 “친족 간 재산범죄를 지은 사람이 피해자의 친족인 경우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바뀌었습니다. 형 면제 조항에서 친고죄 조항으로 성격 자체가 달라진 것입니다.

이 개정 조항은 361조를 통해 횡령죄(355조)와 업무상횡령죄(356조)에도 그대로 준용됩니다. 즉 가족이 관리를 맡고 있던 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경우, 예전이라면 형이 자동으로 면제됐겠지만 지금은 피해자가 고소하면 수사와 기소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구조로 바뀐 것입니다.

주의할 부분은 소급 적용 범위입니다. 개정 규정은 헌법불합치 결정일인 2024년 6월 27일 이후 발생한 사건부터 적용됩니다. 이 결정 이전, 즉 종전 형 면제 규정이 유효하게 적용되던 시기에 완결된 유용 행위까지 소급해서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형 면제라는 자동 방어막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피해자의 고소 여부가 대신하게 됐습니다.


3. 부모·자녀 간에도 고소가 가능해졌다는 점이 실무상 핵심 변화입니다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는 원칙에도 이번 개정으로 예외가 생겼습니다.

형사소송법 224조는 원칙적으로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고소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자녀가 부모를, 며느리·사위가 배우자의 부모를 고소하는 것을 막아온 오래된 원칙입니다. 그런데 개정된 형법 328조 1항은 이 원칙에도 불구하고, 재산범죄에 관해서는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에 대해서도 고소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실무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체감되는 변화입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자녀 명의 계좌나 자녀가 모아둔 자금을 관리하다가 개인 용도로 임의 처분한 경우, 종전에는 형 면제에 더해 고소 자체도 사실상 봉쇄돼 있었습니다. 이제는 자녀가 부모를 상대로도 횡령 혐의를 고소할 수 있는 길이 법으로 열린 것입니다.

다만 친족관계가 실질적으로 인정돼야 이 특례가 적용된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 법원은 이전부터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친족관계를 형식적으로만 넓게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사기죄를 범한 사람이 그 범행의 수단으로 피해자와 혼인신고를 하였고 그 혼인이 무효인 경우에는, 그러한 피해자에 대한 사기죄에 형법 328조 1항에 의한 친족상도례를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4도11533 판결).

사실혼 관계에 있는 배우자 역시 민법상 친족에 해당하지 않아 친족상도례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법원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개정법 아래에서도 이런 실질 판단 기준은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부모·자녀 사이라도 이제는 재산범죄에 대해 서로 고소할 수 있는 법적 통로가 열렸습니다.


4. 경과사건 특례 고소기간은 이미 지났고, 지금은 일반 고소기간이 기준입니다

“아직 시간 여유가 있다”는 생각이 가장 위험한 시점입니다.

개정 법률은 헌법불합치 결정일(2024년 6월 27일)부터 법 시행일(2025년 12월 31일) 사이에 발생한 이른바 ‘경과 사건’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 내에 고소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 규정을 별도로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이 특례 고소기간은 2026년 6월 말경 이미 종료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문제 되는 사안은 대부분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법 시행일 이후에 새로 발생했거나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유용 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경과 사건이었지만 특례기간을 놓쳐 이제는 원칙으로 돌아간 사안입니다. 두 경우 모두 형사소송법 230조 1항이 정한 일반 고소기간, 즉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기준이 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고소 자체가 불가능해집니다.

다만 가족 간 자금 유용은 한 번에 끝나지 않고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반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계속적 유용 행위는 포괄일죄로 평가되어, 마지막 유용 행위를 기준으로 고소기간을 따지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다만 이는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 정확한 기산점 판단은 자료를 갖고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례기간은 이미 지났고, 지금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라는 일반 원칙이 유일한 기준입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가족 간 횡령 사건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 접수 전 자료 정리가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가족 간 횡령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득액이 5억원을 넘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는 구간이라면 구속 수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친고죄인 만큼 고소장 자체의 완성도가 수사 개시 여부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감정적인 서술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가족관계증명서 등으로 고소인·피고소인 사이의 친족관계와, 문제 된 자금이 발생한 시점을 먼저 특정합니다.

  2. 계좌 거래내역을 발급받아 인출 시점·금액·빈도, 그리고 마지막 유용 행위 시점을 정리해 고소기간 기산점을 확인합니다.

  3. 자금 관리를 맡긴 경위, 사용 용도에 대한 동의 여부를 뒷받침할 대화 기록·문자·정산 관련 자료를 함께 확보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상 부당이득반환·손해배상청구를 병행하면, 처벌뿐 아니라 실질적인 자금 회수 가능성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가족 간 자금 문제는 “그래도 가족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특히 많습니다. 게다가 얼마 전까지는 법적으로도 처벌이 사실상 불가능했으니, 참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여긴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자금을 잃은 쪽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다툼보다, 언제부터 얼마가 어떻게 쓰였는지를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특례기간이 지난 지금은 고소기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반대로 자금 사용을 의심받는 쪽 입장에서도 “가족이니 괜찮을 줄 알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동의가 있었는지, 어떤 용도로 얼마가 쓰였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친족 간 재산범죄 사건에서 자금을 관리한 쪽과 문제를 제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법이 바뀐 지금 이 시점의 판단이 이후 결과를 크게 좌우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친족상도례가 더 이상 방패가 되지 못하는 지금, 정확한 법리 검토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모님이 제 명의 통장에 있던 돈을 마음대로 쓰셨습니다. 지금도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개정 형법 328조 1항은 형사소송법상 직계존속 고소금지 원칙의 예외를 인정해, 재산범죄에 한해 자녀가 부모를 고소할 수 있도록 명시했습니다. 다만 형사소송법 230조에 따른 일반 고소기간(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준수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헌법불합치 결정 이전, 그러니까 2024년 6월 27일 이전에 발생한 일도 처벌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개정 규정은 헌법불합치 결정일인 2024년 6월 27일 이후 발생한 사건부터 적용됩니다. 다만 유용 행위가 그 이후까지 계속됐다면 포괄일죄로 평가돼 처벌 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있으므로, 정확한 시점 확인이 필요합니다.

Q. 경과사건 특례 고소기간이 지났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방법이 없나요?

A. 특례기간(법 시행일로부터 6개월)은 지났지만, 유용 행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었거나 최근에도 반복됐다면 그 시점을 기준으로 형사소송법상 일반 고소기간이 새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자금 흐름을 먼저 정리해 기산점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 형제자매 사이의 유산·부모님 재산 유용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나요?

A. 네, 개정된 형법 328조 1항은 직계혈족·배우자·동거친족·동거가족 및 그 배우자 사이의 재산범죄에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형제자매 간 상속재산이나 부모 재산 유용도 동일하게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가 제기됩니다.

Q. 사실혼 배우자나 위장 혼인 관계에서도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나요?

A. 적용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사실혼 관계는 민법상 친족이 아니라고 보고, 재산 편취 목적의 위장 혼인처럼 혼인이 무효인 경우에도 친족상도례 적용을 부정해왔습니다. 이런 관계는 개정 전부터 이미 일반 재산범죄와 같은 기준으로 다뤄졌습니다.

Q. 유용 금액이 크지 않은데도 고소할 실익이 있나요?

A. 있습니다. 다만 이득액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달라집니다. 5억원 미만이면 형법상 횡령·업무상횡령죄가, 5억원 이상이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이 크게 무거워집니다.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상 반환청구를 병행하면 실질적인 회수에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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