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찰이나 검찰의 출석요구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어느 날 갑자기 체포영장이 집행돼 당혹스러워하는 분들을 상담 현장에서 자주 뵙습니다.
많은 분들이 “일이 바빠서 나중에 가면 되겠지”, “한두 번 안 나갔다고 설마 잡아가겠어”라는 생각으로 출석요구서나 전화 연락을 계속 미루십니다. 그런데 이런 불응이 반복되면 수사기관은 이를 단순한 개인 사정이 아니라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는 정황으로 받아들이고, 결국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단계로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체포영장의 발부뿐 아니라 집행 단계에서도 체포의 사유와 필요성이 실제로 충족됐는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아, 출석요구 불응과 체포영장 사이의 관계를 다시 짚어볼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아래에서는 출석요구를 계속 미루는 것이 어떤 경우에 체포영장 발부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에도 상황이 달라질 수 있는지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출석요구는 임의수사이지만,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면 체포영장 청구 대상이 됩니다
출석요구 자체는 강제가 아니지만, 반복된 불응은 체포영장 청구의 법적 근거가 됩니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에 따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수사에 필요한 때 피의자에게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을 들을 수 있습니다. 이는 원칙적으로 강제력이 없는 임의수사여서, 출석요구서 한 장을 받았다고 곧바로 신체의 자유가 제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1항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검사가 관할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두 요건 중 하나, 즉 이미 불응한 이력이 없더라도 향후 응하지 않을 우려만 인정돼도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이 실무에서 자주 간과됩니다.
다만 처음 한두 번의 불출석만으로 곧바로 체포영장이 청구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통상 출석요구서, 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재차 출석을 요구했는데도 정당한 사유 제시 없이 계속 미루는 상황이 쌓였을 때 비로소 청구 검토 대상이 됩니다.
출석요구는 강제가 아니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된 불응은 형사소송법상 체포영장 청구의 명시적 근거가 됩니다.
2. “바빠서 다음에 가겠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단순한 개인 사정은 정당한 이유가 되기 어렵고, 불응 기록만 쌓이게 됩니다.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는지는 사안마다 다르게 판단되지만, 막연히 바쁘다거나 조사받기가 부담스럽다는 이유만으로는 정당한 이유로 인정되기 어렵다는 것이 실무의 대체적인 태도입니다. 입원이나 해외 체류처럼 객관적으로 소명 가능한 사정이 아니라면, 수사기관은 이를 사실상 회피로 봅니다.
출석요구는 보통 전화, 문자메시지, 우편(출석요구서) 등 여러 경로로 반복해서 이뤄지고, 그 발송·수신 기록은 고스란히 수사기록에 남습니다. 불응이 거듭될수록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객관적 자료로 축적되는 셈입니다.
경찰 단계에서는 반복된 불응 시 지명통보 절차로 먼저 넘어가는 경우가 많고, 지명통보 이후에도 계속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신청과 지명수배로 단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즉 체포영장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앞선 불응의 이력이 누적된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단순히 바쁘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이유로 인정받기 어렵고, 미루는 동안 불응의 기록만 쌓이게 됩니다.
3. 체포영장이 발부돼도 자진출석하면 집행이 위법해질 수 있습니다
체포영장의 효력은 발부로 끝나지 않고, 집행 당시 상황까지 다시 심사됩니다.
그렇다고 체포영장이 한 번 발부되면 무조건 집행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최근 판결에서 체포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된 이후라도 집행 당시의 구체적 상황을 기준으로 체포의 필요성이 실제로 남아 있는지를 다시 살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체포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된 경우라도 검사와 사법경찰관리는 체포영장을 집행하는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체포의 사유와 그 필요성이 충족되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2도2402 판결).
해당 사건에서 피의자는 최초 출석요구를 받은 뒤 한동안 출석을 미루다가, 자진출석을 약속하고 실제로 약속한 일시·장소에 나타났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이 미리 잠복해 있다가 체포영장을 집행하자, 대법원은 “출석 불응의 우려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이를 위법한 체포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 판례가 “출석을 미뤄도 상관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 사건에서도 앞서 반복된 출석 지연 자체는 체포영장 발부의 근거가 됐고, 위법한 체포로 얻은 진술만 증거에서 배제됐을 뿐 나머지 증거로 유죄는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자진출석 약속의 이행이 늦어질수록, 이런 위법성 판단을 기대하기는 점점 어려워집니다.
체포영장이 발부됐더라도, 집행 당시 실제로 도주·불응의 우려가 남아 있는지는 별도로 다퉈볼 여지가 있습니다.
4. 출석을 미룬 이력은 이후 구속 여부를 가릴 때도 불리한 사정으로 남습니다
체포 이후 구속 여부를 가르는 핵심도 결국 도주·증거인멸 우려입니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구속 사유로 ①일정한 주거가 없는 때 ②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③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 때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체포된 이후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 바로 이 사유들을 놓고 구속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출석요구에 어떻게 대응해 왔는지는 중요한 참고자료가 됩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여러 차례 출석을 미룬 이력은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를 뒷받침하는 사정으로 작용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처음부터 성실하게 연락을 유지하고 협조한 이력은 구속의 필요성을 낮추는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특히 조사 대상 범죄가 중할수록, 출석 지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법원이 도주 우려를 더 무겁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체포 단계에서의 대응이 이후 구속 여부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출석요구를 미룬 이력은 체포 단계뿐 아니라, 이후 구속영장실질심사에서도 불리한 사정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5. 출석요구부터 체포영장 집행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출석요구 단계에서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이후 전체 절차를 좌우합니다.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전화·문자·출석요구서를 통한 1차 출석요구 → ②정당한 사유 소명 없이 불응 시 재차 출석요구 및 지명통보 검토 → ③계속된 불응이 확인되면 검사(수원지방검찰청)의 청구를 거쳐 관할 지방법원판사(수원지방법원)로부터 체포영장 발부 → ④체포영장 집행과 이후 구속영장실질심사를 통한 구속 여부 결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출석요구를 받았는데 사정상 당장 나가기 어렵다면, 무작정 미루기보다 아래 순서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출석요구서·문자·통화 내역을 날짜별로 정리해, 불응이 아니라 일정 조율임을 소명할 자료를 남겨둡니다.
부득이 응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다면 이를 서면이나 통화로 수사기관에 명확히 알리고, 새로운 출석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안합니다.
이미 여러 차례 불응했거나 체포영장 발부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자진출석 일정을 변호사와 함께 조율해 체포 자체를 피할 방법부터 검토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미리 파악하고 초기 단계부터 대응한다면, 불필요하게 체포로 이어지는 상황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출석요구를 받으면 누구나 위축되기 마련이고, “괜히 갔다가 불리해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걱정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조사 대상이 된 쪽 입장에서는 무작정 피하기보다, 정당한 사유를 정리해 소명하는 것이 오히려 체포 위험을 낮추는 길입니다. 반대로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됐거나 집행이 임박한 상황이라면, 그 발부·집행 절차가 실제로 요건을 갖췄는지부터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저는 수사 초기 출석요구 대응부터 체포·구속영장실질심사, 이후 재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계의 사건을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 방식에 따라 이후 절차의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출석요구를 미루고 있다면, 혹은 이미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있다면 지금이 바로 대응 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출석요구를 한 번 안 나갔다고 바로 체포영장이 발부되나요?
A. 통상 한 번의 불출석만으로 곧바로 체포영장이 청구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 없이 재차 출석요구에도 불응하면 청구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첫 통보 단계부터 소명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출석요구서를 실제로 받지 못했는데도 불응으로 처리될 수 있나요?
A. 실제 수령 여부와 연락 시도 경위가 함께 확인됩니다. 주소 이전이나 연락처 변경을 수사기관에 알리지 않았다면 불이익하게 판단될 수 있으므로, 연락처가 바뀌었다면 미리 알려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체포영장이 이미 발부됐다면 자진출석해도 소용없나요?
A. 소용이 없지는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 판례처럼 자진출석 약속을 이행한 상황에서 이뤄진 체포가 위법하다고 판단된 사례가 있습니다. 다만 그동안의 불응 이력이 이미 체포영장 발부 근거로 반영됐을 수 있어, 결과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Q. 변호사를 선임하면 출석을 미룰 수 있나요?
A. 변호사 선임 자체가 출석을 미루는 수단은 아닙니다. 다만 변호사를 통해 조사 일정을 구체적으로 조율하고 소명자료를 준비하면, 막연히 미루는 것보다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Q. 체포된 이후에는 곧바로 구속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체포 이후에도 구속영장이 별도로 청구돼야 하고,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구속영장실질심사)을 거쳐 도주·증거인멸 우려 등을 다시 판단합니다.
Q. 지명수배와 체포영장은 어떻게 다른가요?
A. 지명수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한 전산 등록 절차이고, 체포영장은 법원이 발부하는 영장 그 자체입니다. 지명수배가 되면 전국 어디서든 검문 등을 통해 체포영장이 집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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