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업무 중 실수나 잘못으로 고객이나 거래처에 손해를 입혔을 때, 피해자는 흔히 그 직원 개인이 아니라 회사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합니다. 직원 개인은 배상할 자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반면, 회사는 그 손해를 실제로 감당할 여력이 있고 애초에 그 직원을 채용해 업무를 맡긴 쪽이기 때문입니다. 민법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사용자책임이라는 별도의 배상책임을 회사에 지우고 있지만, 아무 사고에나 회사가 책임지는 것은 아니고 몇 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구체적 요건과, 실제 분쟁에서 어떤 사고가 회사 책임으로 인정되는지, 그리고 회사가 배상한 뒤 직원에게 구상할 수 있는 범위까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사용자책임이란 — 민법 제756조가 정한 회사의 배상책임
사용자책임은 민법 제756조 제1항에 근거를 둡니다. 이 조항은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 즉 사용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합니다. 회사가 직접 불법행위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그 회사에 속한 직원이 저지른 행위인데도 회사가 배상책임을 지는 이유는, 회사가 직원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 이상 그 사업활동에서 발생한 위험과 손해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보상책임·위험책임의 원리 때문입니다.
조문은 단서에서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을 증명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도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면책 규정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해, 실제 소송에서 회사가 이 항변으로 책임을 벗어나는 사례는 드뭅니다. 그 결과 사용자책임은 사실상 무과실책임에 가깝게 운용되고 있고, 이 때문에 피해자 입장에서는 직원 개인을 상대하기보다 회사를 상대로 청구하는 쪽이 실효성이 큰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책임이 인정되려면 이어지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사용자책임은 회사가 직접 잘못을 저질렀는지가 아니라, 그 사업활동에서 이익을 얻는 대가로 위험도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보상책임의 원리에 근거한다.
첫 번째 요건, 사용관계 — 정식 고용이 아니어도 인정된다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려면 먼저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에 사용관계, 즉 지휘·감독 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용관계는 반드시 근로계약이나 정식 고용관계일 필요가 없습니다. 판례는 실질적으로 한쪽이 다른 쪽의 노무를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으면 충분하다고 보아, 도급·위임·무보수 노무 제공 등 다양한 법률관계에서도 사용관계를 인정해 왔습니다. 핵심은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실제로 누가 그 사무를 지휘하고 감독했는지입니다.
다만 도급계약에서는 원칙이 다릅니다. 도급인은 수급인의 업무 수행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지 않는 것이 통상이므로, 수급인이나 그 피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해 도급인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 방법이나 순서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등 실질적으로 지휘·감독을 했다고 볼 사정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도급인에게도 사용자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파견근로나 하도급 구조가 얽힌 사고일수록 실제 지휘·감독의 실질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두 번째 요건, 사무집행관련성 — 외형이론이 적용되는 범위
'사무집행에 관하여' 저지른 행위인지가 두 번째 요건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판단할 때 외형이론을 적용합니다. 대법원 2000. 2. 11. 선고 99다47297 판결은 피용자의 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이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면,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와 관계없이 사무집행관련성을 인정한다고 판시했습니다. 피용자가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했더라도, 겉보기에 업무 범위 안의 행위로 보인다면 회사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판결은 나아가 피용자가 고의로 가해행위를 한 경우라도, 그 행위가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담당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났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돼 있다면 외형적·객관적으로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명의나 직함을 이용해 거래처를 속여 금전을 편취한 경우, 그 행위의 실질은 개인적 사기라 해도 외형상 업무의 연장으로 보이면 사용자책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외형이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피용자의 행위가 정당한 사무집행행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알 수 있었는데도 중대한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에는 사용자책임이 배제됩니다. 즉 피해자가 애초에 그 직원이 개인적으로 벌인 일임을 알고도 거래에 응했다면, 회사를 상대로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세 번째 요건, 피용자의 불법행위 성립과 회사의 면책 항변
세 번째 요건은 피용자 스스로에게 민법 제750조가 정한 일반 불법행위가 성립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피용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어야 하고, 그 행위에 위법성이 있어야 하며, 피해자에게 실제 손해가 발생하고 그 손해와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합니다. 사용자책임은 어디까지나 피용자의 불법행위 성립을 전제로 회사에 책임을 추가로 지우는 구조이므로, 피용자의 행위 자체가 불법행위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회사에도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회사가 면책을 주장하려면 피용자의 선임과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채용 과정에서 경력과 자격을 충분히 검증했는지, 업무 매뉴얼과 내부 통제 절차를 갖추고 이를 실제로 운영했는지, 유사한 사고 징후가 있었을 때 회사가 이를 파악하고 조치했는지가 판단 자료가 됩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 항변을 받아들이는 데 매우 소극적이어서, 형식적인 취업규칙이나 명목상 감독 체계만으로는 면책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손해와 인과관계 요건도 소홀히 다룰 부분이 아닙니다. 피해자는 단순히 직원의 잘못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잘못으로 인해 실제로 얼마의 손해가 발생했는지를 견적서·거래내역·진단서 등 구체적 자료로 증명해야 합니다. 손해 항목과 금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면, 사용자책임의 다른 요건이 모두 충족되더라도 배상 범위가 법원의 재량적 판단에 크게 좌우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문제되는 사고 유형 — 사기·횡령부터 업무 중 교통사고까지
사용자책임이 다투어지는 사고는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영업사원이 회사 명의를 이용해 투자금이나 물품대금을 편취한 경우, 회계 담당 직원이 법인 자금을 횡령한 경우, 배달이나 영업을 위해 운전하던 직원이 업무 중 교통사고를 낸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 밖에도 매장 직원이 고객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폭언이나 폭행을 저지른 경우, 현장 근로자가 작업 중 부주의로 제3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도 사용자책임이 문제 됩니다.
업무 중 교통사고는 사무집행관련성이 비교적 쉽게 인정되는 유형입니다. 출퇴근이 아니라 배송·영업·거래처 방문 등 업무수행을 위한 이동 중 발생한 사고라면, 그 사고가 회사 업무와 직접 관련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사기나 횡령처럼 피용자가 사익을 도모한 경우에는 외형이론에 따른 사무집행관련성 판단이 핵심 쟁점이 되므로,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 직원의 직함·명함·회사 이메일이나 사무실 이용 여부처럼 외형상 업무로 보이게 만든 사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유형의 사고라도 결론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유의해야 합니다. 예컨대 영업사원의 편취 사건이라도, 거래 상대방이 계약서에 회사 직인을 요구하지 않았거나 개인계좌로 송금해 달라는 요청을 그대로 따랐다면, 상대방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아 회사 책임이 부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회사 사무실에서 회사 명함과 서류 양식을 이용해 계약이 체결된 정황이라면 외형상 업무관련성이 강하게 인정됩니다.
회사가 배상한 뒤 — 직원에 대한 구상권과 그 제한
회사가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했다고 그것으로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756조 제3항은 사용자가 피해자에게 배상한 뒤 그 원인을 제공한 피용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잘못을 저지른 직원에게 손해를 전가하고 싶겠지만, 대법원은 이 구상권 행사에도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대법원 1994. 12. 13. 선고 94다17246 판결과 대법원 1992. 9. 25. 선고 92다25595 판결은 모두,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 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회사가 안전관리나 내부통제를 소홀히 한 정황이 있다면, 그만큼 구상할 수 있는 범위는 줄어듭니다.
다만 이 제한이 무제한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의 감독이 소홀한 틈을 이용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직원이, 바로 그 회사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깎아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결국 구상권의 범위는 사고의 경위와 쌍방의 잘못 정도를 구체적으로 따져 정해질 문제입니다.
회사의 구상권은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로 제한된다 — 배상했다고 그 전액을 직원에게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가 준비해야 할 것 — 청구 상대와 입증자료
피해자는 직원 개인과 회사 양쪽 모두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두 채무는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어 어느 한쪽에서 전액을 받으면 나머지 채무도 그 범위에서 소멸합니다. 실무에서는 배상 자력이 있는 회사를 상대로 청구하되, 직원을 공동피고로 함께 세워 사무집행관련성과 불법행위 사실관계를 다투는 방식이 흔히 쓰입니다.
소송에서는 사용관계를 뒷받침할 자료와 사무집행관련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하므로, 시효가 임박한 사안이라면 소멸시효 중단 조치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회사를 상대로 청구할 때는 내용증명으로 먼저 손해배상을 요구해 협의 여지를 확인한 뒤, 협의가 되지 않으면 소를 제기하는 순서로 진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회사가 사용관계나 사무집행관련성 자체를 다투며 책임을 부인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위 자료를 빠짐없이 확보해 두는 쪽이 이후 소송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재직증명서·조직도 — 가해자가 그 회사 소속임을 증명.
명함·직함·업무용 연락 기록 — 외형상 업무 관련성을 뒷받침.
사고 경위서·목격자 진술 — 사무집행 중 발생했음을 입증.
손해액 산정 자료(견적서·진단서·거래내역) — 배상 범위의 기초.
자주 묻는 질문
Q. 직원이 개인적인 용무로 사고를 냈어도 회사가 책임지나요?
A. 사무집행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 순수한 개인적 용무라면 원칙적으로 회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다만 외형상 업무의 연장으로 보일 정도로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해 있었거나 업무와 관련된 동기가 있었다면, 실제로는 개인적 목적이었더라도 사용자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로서는 사고 당시 그 직원이 업무용 명함이나 회사 차량을 사용했는지 등 외형적 정황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Q. 정직원이 아니라 프리랜서나 하도급업체 직원이 사고를 낸 경우도 회사가 책임지나요?
A. 계약 형식이 고용이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 관계에 있었다면 사용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도급계약처럼 도급인이 구체적인 지시·감독을 하지 않는 구조라면 원칙적으로 도급인은 책임지지 않고, 실질적으로 지휘·감독을 했다고 볼 사정이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책임이 인정됩니다. 실무에서는 계약서상 명칭보다 실제로 누가 업무 방법과 순서를 지시했는지가 판단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Q. 회사가 채용과 감독에 문제없었다고 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나요?
A. 민법 제756조 단서는 선임·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면책된다고 정하지만, 법원은 이 항변을 매우 엄격하게 해석해 실제로 받아들여지는 사례는 드뭅니다. 형식적인 취업규칙이나 명목상 감독체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선임 과정의 경력·자격 검증 기록, 업무 매뉴얼과 내부통제 운영 이력처럼 구체적 증빙이 뒷받침돼야 면책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Q. 직원과 회사 중 누구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나요?
A. 둘 다 상대로 청구할 수 있고 두 책임은 부진정연대채무 관계에 있습니다. 배상 자력을 고려해 회사를 주된 상대로 하되, 사실관계 확정을 위해 직원을 공동피고로 함께 세우는 경우가 실무상 많습니다. 한쪽으로부터 전액을 배상받으면 나머지에 대한 청구권은 그 범위에서 소멸합니다.
Q. 회사가 배상한 뒤 직원에게 손해 전액을 구상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판례는 사업의 성격·규모, 피용자의 근로조건과 근무태도, 회사의 예방·관리 노력 등을 종합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신의칙상 상당한 한도 내에서만 구상권 행사를 인정합니다. 구체적인 구상 범위는 사고의 경위와 쌍방의 과실 정도를 함께 따져 정해집니다.
Q. 사용자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도 시효가 있나요?
A. 있습니다.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시효 완성이 임박했다면 내용증명 발송이나 소 제기 등으로 시효 중단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합니다.
맺음말
사용자책임은 회사가 직접 잘못하지 않아도, 직원과의 사용관계·사무집행관련성·직원의 불법행위 성립이라는 세 요건이 갖춰지면 인정되는 책임입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배상 자력이 부족한 직원 개인보다 회사를 상대로 청구하는 것이 실효성이 크고, 회사 입장에서는 배상했다고 곧바로 직원에게 전액을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결국 관건은 사고 당시의 구체적 정황입니다. 그 직원이 어떤 지위에서, 어떤 경위로, 회사 업무와 얼마나 관련된 상태에서 문제를 일으켰는지가 사용자책임의 성립과 구상권의 범위를 함께 좌우합니다. 시화·정왕이나 향남·남양처럼 여러 직원을 둔 사업장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이런 분쟁이 특히 자주 발생하는 만큼, 사고 초기에 관련 자료부터 확보해 두는 것이 이후 대응의 출발점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