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 시 근로자의 구제방법과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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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시 근로자의 구제방법과 전략 

이승수 변호사

1. 들어가며

어느 날 갑자기 사용자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습니다. "회사 사정이 어렵다", "당신 성과가 부족했다", "규율 위반이 있었다"는 말 한마디와 함께입니다. 정작 본인은 납득할 수 없습니다. 이럴 때 근로자가 취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은 무엇일까요?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정당한 이유' 없이 이루어진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으며, 근로자는 이를 다툴 수 있는 여러 가지 구제 수단을 갖습니다. 이 칼럼에서는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구제 방법을 단계별로 정리합니다.

2. 부당해고란 무엇인가

 

가. 정당한 이유의 의미

 

대법원은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단순히 회사가 주장하는 사유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사유가 해고라는 최후 수단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해야 합니다.

 

나. 절차적 정당성의 중요성

 

실체적 사유가 있더라도 해고 절차를 위반하면 부당해고가 됩니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으므로, 구두로만 통보한 해고는 그 자체로 효력이 없습니다. 또한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서 정한 징계 절차(소명 기회 부여, 징계위원회 개최 등)를 거치지 않은 해고 역시 위법합니다.

 

다. 해고가 제한되는 특수 상황

 

1) 해고 예고 의무: 사용자는 해고 30일 전에 예고하거나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26조).

2) 해고 금지 기간: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기간, 출산전후휴가 기간 및 그 후 30일 이내에는 해고가 금지됩니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

3) 경영상 해고(정리해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 회피 노력, 합리적 기준에 따른 대상자 선정, 근로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등 근로기준법 제24조의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합니다.

3. 구제 수단 개관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 수단은 크게 세 가지 경로로 나뉩니다.

 

첫째,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입니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가 담당하며, 신속·간이한 절차를 통해 행정적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경로입니다.

 

둘째, 해고무효확인 소송입니다. 법원(민사)에 해고 자체의 법적 효력을 다투는 방식으로, 노동위원회와 달리 사업장 규모 제한 없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해고 효력정지 가처분입니다. 역시 법원(민사)이 담당하며, 본안 소송이 계속되는 동안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잠정적으로 보전하는 수단입니다.

 

세 가지 경로는 병행이 가능하지만, 각각 장단점이 다르므로 사안에 따라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4.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가. 신청 자격 및 기간

 

근로기준법 제28조는 사용자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신청 기한은 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이내입니다. 이 기간은 제척기간으로 해석되므로 엄수해야 합니다.

 

다만,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 구제 조항의 적용이 배제됩니다(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이 경우에도 민사상 해고무효확인 소송은 가능합니다.

 

나. 심판 절차

 

1) 지방노동위원회 신청: 근로자가 구제신청서를 제출하면 지방노동위원회는 조사·심문을 거쳐 판정을 내립니다. 통상 신청 후 60일 이내에 결정이 이루어집니다.

2)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는 경우 판정서 송달일로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3) 행정소송: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판정에도 불복할 경우 판정서 송달일로부터 15일 이내에 관할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 구제명령의 내용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를 인정하면 다음의 구제명령을 발할 수 있습니다.

 

(1) 원직복직 명령

 

가장 원칙적인 구제 수단입니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 이전의 동일한 직위·직무로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2) 금전보상명령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은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는 경우 노동위원회에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합니다. 보상금의 액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 해고 경위, 임금 수준 등을 고려하여 정하며 평균임금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복직보다 금전적 해결을 원하거나, 이미 이직한 근로자에게 유용한 수단입니다.

 

(3) 이행강제금

 

사용자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는 이행 기한마다 2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33조).

5. 해고무효확인 소송 (민사소송)

 

가. 소송의 의미와 활용

 

해고무효확인 소송은 법원에 해고의 법적 효력 자체가 없음을 확인해 달라고 청구하는 민사소송입니다. 노동위원회 절차와 달리 5인 미만 사업장에도 적용됩니다.

 

나. 청구의 내용

 

1) 해고무효확인: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받는 청구

2) 임금 청구: 해고 이후 실제 복직일까지 미지급된 임금 청구

 

다. 판단 기준

 

대법원은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할 때 해고 사유의 실질적 존재 여부, 그 사유가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만큼 중대한지, 해고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합니다. 사용자가 해고 사유로 삼은 비위 행위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징계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비례 원칙상 해고가 지나치게 과중한 경우에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6. 해고 효력정지 가처분

 

가. 가처분의 필요성

 

해고무효확인 소송은 확정판결까지 통상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 기간 동안 근로자는 급여를 받지 못하고, 근로자로서의 지위도 불안정한 상태에 놓입니다. 이러한 불이익을 막기 위해 해고 효력정지 가처분을 통해 소송 확정 전까지 근로자 지위를 잠정적으로 보전할 수 있습니다.

 

나. 가처분의 요건

 

가처분이 인용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먼저 피보전권리로서 고용관계의 존재 및 해고 무효의 개연성이 소명되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보전의 필요성으로서 본안 판결 확정까지 현 상태를 방치하면 근로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이 두 가지 요건이 갖추어졌다고 판단하면 가처분을 인용하며, 이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를 복직시키고 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급해야 합니다.

 

다. 가처분의 장단점

 

가처분은 결정까지 수 주 ~ 수 개월 이내에 이루어져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가처분 취소 신청이나 이의 신청 등 사용자측의 대응 절차도 있으므로, 결정 이후에도 법적 다툼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7. 구제 수단별 전략적 선택

 

근로자는 위 세 가지 구제 수단을 상황에 따라 단독 또는 병행하여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조합은 다음과 같습니다.

 

복직이 목적인 경우,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신속 결정)과 법원 가처분(지위 보전)을 병행하는 전략이 효과적입니다. 노동위원회에서 구제명령이 확정되면 사용자는 즉시 복직시켜야 하고, 이를 거부하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됩니다.

 

금전적 해결이 목적인 경우,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통해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하거나,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면서 조정이나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사용자와 합의가 이루어지면 위로금 명목으로 추가 보상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경우,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활용할 수 없으므로 민사소송(해고무효확인 소송)과 가처분을 주된 수단으로 삼아야 합니다.

8. 보충 검토 - 인접 쟁점

 

가. 형사 고소 및 고용노동부 진정

 

해고 과정에서 임금 미지급,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서면 통지 의무 위반 등이 수반된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에 진정 또는 사용자에 대한 형사 고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고예고 의무 위반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형사처벌 대상입니다(근로기준법 제110조).

 

나.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관련 불이익 처우

 

해고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성희롱 피해 신고, 노동조합 활동 등을 이유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보복적 불이익 처우로서 별도의 법적 규율을 받습니다. 이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노동조합법 위반 등의 책임을 추가로 물을 수 있으며, 형사처벌 및 손해배상 청구의 근거가 됩니다.

9. 결론

 

부당해고는 근로자에게 생계와 직결된 심각한 피해를 줍니다. 그러나 법은 근로자가 이를 다툴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핵심은 신속한 대응입니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의 3개월 제척기간을 놓치면 해당 절차를 이용할 수 없고, 증거 확보도 시간이 지날수록 어려워집니다.

 

해고통보를 받은 즉시 해고 사유와 일시를 기록하고, 해고 통지서·취업규칙·급여명세서 등 관련 서류를 확보한 후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구제 절차를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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