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성립요건부터 신고·조치까지: 피해자 가이드
직장 내 괴롭힘, 성립요건부터 신고·조치까지: 피해자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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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성립요건부터 신고·조치까지: 피해자 가이드 

이승수 변호사

1. 요지

직장 내 괴롭힘은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일 때 성립합니다. 피해자(또는 이를 알게 된 사람)는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고, 사용자는 지체 없이 객관적 조사를 실시해야 하며 조사기간 중 보호조치를 하되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됩니다. 사용자는 조사 결과 괴롭힘이 확인되면 피해자 요청에 따른 보호조치 및 행위자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고, 신고자·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위 의무들(조사의무·사후조치·비밀유지 등)을 위반하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신고·피해를 이유로 한 해고 등 불리한 처우 금지 위반의 경우에 형사처벌 규정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2. 직장 내 괴롭힘 성립요건

가. 우위의 이용

행위자가 피해자에 대하여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야 합니다. 통상 직급·평가·인사권처럼 공식적 우위뿐 아니라, 조직 내 영향력(업무 배정, 정보 접근, 동료집단의 분위기 주도 등)으로 인해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나. 업무상 적정범위의 일탈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여야 합니다. 업무 지시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i) 필요성에 비해 방식이 과도한지(모욕·위협·공개적 망신), (ii) 수단이 부당한지(배제·격리·불합리한 업무배정), (iii) 반복·지속되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문제됩니다.

다.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의 발생

그 결과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경우여야 합니다. 이 부분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객관적 자료(진료기록, 메시지·메일, 업무배제 정황, 동료 진술 등)로 업무 수행에 의미 있는 지장이 있었는지로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피해자 관점의 절차적 대응 로드맵

가. 사내 신고: 요건-사실-증거로 제출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습니다. 신고서에는 감정표현을 줄이고, 아래 3가지를 축으로 정리하시는 것이 통상적으로 안전합니다.

  • 요건: 우위(직급·평가·인사·업무배정), 적정범위 일탈(언행·조치의 정도), 결과(불안·공포·업무지장)

  • 사실: 날짜/장소/발언 원문/행위 방식/목격자

  • 증거: 메신저·메일·녹음·회의록·근태·업무배정표·진료기록 등

나. 회사의 조사 착수와 조사 중 보호조치 요구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거나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사용자는 조사기간 중 피해근로자등 보호를 위해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며,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조사와 동시에 분리(접촉 차단), 업무지시 경로 변경, 평가·인사 불이익 방지 같은 보호조치를 구체적으로 요청하되, 그 방식이 본인에게 불리한 전보·배제로 변질되지 않도록(본인 동의 없는 인사이동은 원치 않는다 등) 명확하게 필요가 있습니다.

다. 조사 결과 이후: 조치 요구의 범위를 재발방지까지 확장

조사 결과 괴롭힘이 확인되면, 피해자 요청 시 근무장소 변경·배치전환·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 사용자는 행위자에 대해서도 지체 없이 징계, 근무장소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고, 그 전에 피해자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핵심은 사과가 아니라 재발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조치입니다. 예컨대 보고라인 조정, 업무분장 분리, 업무연락 방식 제한, 교육·경고, 모니터링 기간 설정 등까지 요구사항에 포함시키는 것이 보통입니다.

라. 비밀유지: 2차 피해 방지

조사자·보고받은 사람·조사 참여자는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자 의사에 반하여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조사참여자가 비밀유지의무를 준수하는지에 대해 사용자가 감독할 의무까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따라서 피해자 입장에서는 누가 조사자료에 접근하는지, 조사위원 구성, 결과 통지 범위를 사전에 좁혀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 불리한 처우(보복) 차단

사용자는 신고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됩니다. 불리한 조치에는 해고 등 신분상실뿐 아니라 직무 미부여, 직무 재배치 등 본인 의사에 반하는 인사조치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불리한 처우 해당 여부는 문제제기와의 시간적 근접성, 조치 경위·과정, 종전부터 존재하던 사유인지, 피해자가 입은 불이익 정도, 관행 대비 이례성, 구제절차 경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또한 회사가 조사를 마쳤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보호대상성이 소멸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한 사례가 있습니다.

신고·피해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 금지 위반은 형사처벌 조항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피해자 관점에서는 보복성 인사·평가 징후가 보이는 즉시(발령 예고, 업무배제 메일, 경고장 등) 시점별 자료를 축적하고, 문제제기와 조치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도록 대응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분쟁이 외부로 확장되는 경우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신고 이후 불리한 처우는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손해배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법이 정한 조사·조치 의무 위반 등은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내 절차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거나 보복 위험이 큰 경우에는,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지방고용노동청·지청)에 통보 절차를 병행하는 방법이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근로자는 사업(사업장)에서 근로기준법 또는 그에 따른 대통령령 위반 사실이 있으면 고용노동부장관이나 근로감독관에게 그 사실을 통보할 수 있습니다. 통상은 진정(민원) 형태로 접수되고, 접수 후에는 근로감독관이 신고사건 절차에 따라 조사·처리합니다. 신고사건의 조사 결과 법령 위반이 확인되면 과태료는 즉시 부과하고, 일정한 위반사항은 즉시 범죄인지하며, 그 밖의 위반사항은 행정조치 후 불이행 시 범죄인지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근로감독관은 위법사항에 대하여 시정지시서를 발부하고, 일정한 경우에는 즉시 범죄인지 또는 과태료 부과 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사건에서는 괴롭힘 자체뿐 아니라 사용자의 조사·사후조치 미이행이 함께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마무리

직장 내 괴롭힘은 우위의 이용–업무상 적정범위 일탈–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라는 구성요건에 따라 판단되는 법적 문제입니다. 다만 피해자에게 실질적으로 더 중요한 쟁점은, 사건이 발생한 뒤 회사가 법이 요구하는 신고 접수, 객관적 조사, 조사 중 보호조치, 확인 후 사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도록 절차를 작동시키는 것입니다. 특히 신고 이후의 인사·평가·업무배제 등은 2차 피해로 연결되기 쉬우므로, 사건의 결과는 괴롭힘 성립 여부 못지않게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가 있었는지에서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대응의 핵심은 감정의 호소가 아니라, 사실관계와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회사의 의무 이행을 촉구하고, 필요하다면 외부 절차까지 염두에 두어 재발과 보복의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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