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계약 청약철회 — 계약 직후 무를 수 있는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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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계약 청약철회 — 계약 직후 무를 수 있는 기간 

강대현 변호사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서야 조건을 잘못 봤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많은 사람이 '청약철회'라는 말을 떠올리지만, 인터넷 쇼핑처럼 아무 이유 없이 며칠 안에 물릴 수 있는 권리가 부동산 분양계약에도 당연히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양계약을 무를 수 있는 길은 계약이 어떤 경위로 체결됐는지, 그리고 지금이 계약 진행의 어느 단계인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분양계약 체결 직후 실제로 물릴 수 있는 법적 통로와 그 기간, 그리고 통로를 잘못 짚었을 때 계약금을 그대로 날리게 되는 함정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청약과 분양계약, '철회'라는 말이 가리키는 두 갈래

분양 관련 상담에서 가장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청약'과 '분양계약'이 서로 다른 단계라는 점입니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을 통해 입주자 모집에 신청하는 청약 단계와, 당첨 이후 실제로 도장을 찍는 분양계약 단계는 법적으로 별개이고,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이미 체결된 분양계약을 계약 직후에 되돌릴 수 있는지의 문제입니다.

여기서 쓰이는 '청약철회'라는 말도 일상어가 아니라 소비자 보호 관련 법률이 정한 고유한 절차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마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아무 때나 쓸 수 있는 일반적 권리의 이름이 아니라, 특정 법률의 요건을 갖췄을 때에만 행사할 수 있는 절차라는 뜻입니다. 그 요건이 무엇인지, 부동산 분양계약에도 적용되는지를 다음 항목부터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청약에 당첨된 뒤 계약을 아예 체결하지 않는다면 청약 자체가 무효 처리될 뿐이어서 별도의 철회 절차가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일단 분양계약서에 서명하고 계약금까지 낸 뒤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계약이 성립한 이상 민법상 계약은 당사자를 구속하고, 이를 벗어나려면 법이 정한 별도의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할부거래법이 아니라 방문판매법을 봐야 하는 이유

소비자들이 흔히 알고 있는 "물건을 산 지 7일 이내에는 무를 수 있다"는 청약철회권은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른 것입니다. 그런데 할부거래법 제3조 제2호는 성질상 이 법을 적용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은 재화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해 적용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고, 실무에서는 부동산의 매매에 해당하는 분양계약이 이 적용제외 대상으로 다뤄집니다. 그래서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계약에는 할부거래법상 청약철회 규정이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런 예외가 있는 이유는, 할부거래법이 애초에 재화의 소유권이 비교적 단순하게 이전되는 일반 상품 거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소유권 이전에 등기가 필요하고 거래금액이 크며 절차가 복잡한 부동산 매매는 성질상 이 법이 상정한 거래 유형과 다르다는 취지입니다.

그렇다고 분양계약을 절대로 무를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하 방문판매법)이 별도의 통로를 열어 두고 있습니다. 방문판매법 제8조에 따른 청약철회 규정이 부동산 분양계약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실제 하급심 판결들의 태도입니다. 다만 아무 분양계약이나 이 통로가 열리는 것은 아니고, 계약이 체결된 '경위' 자체가 방문판매나 전화권유판매 방식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아파트보다 오피스텔·상가 분양에서 자주 문제되는 이유

아파트 분양은 대부분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른 청약 시스템을 거쳐 이뤄지고,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개별 소비자에게 전화를 걸어 계약을 권유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드뭅니다. 반면 오피스텔·상가·생활형숙박시설처럼 청약제도 적용을 받지 않는 부동산은 분양대행사가 확보한 연락처로 개별적으로 전화나 문자를 돌려 모델하우스 방문을 유도하는 마케팅이 흔하고, 그만큼 방문판매법상 전화권유판매 요건을 충족하는 사례도 이쪽에서 더 많이 나옵니다.

그렇다고 아파트 분양계약에는 방문판매법이 절대 적용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분양 물량을 처리하거나 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분을 소진하는 과정에서 분양대행사가 전화로 계약을 권유하는 경우도 있고, 이때는 오피스텔과 동일한 기준으로 전화권유판매 해당 여부를 따지게 됩니다. 핵심은 부동산의 종류가 아니라 앞서 살펴본 계약 체결 경위입니다.

전화권유판매로 인정되려면 — 계약 체결 경위가 핵심

방문판매법 제2조 제3호가 정의하는 전화권유판매란, 사업자가 전화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계약을 권유하거나 전화 회신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재화등을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분양 실무에서는 분양대행사 직원이 먼저 전화를 걸어 모델하우스 방문을 권유하고, 소비자가 그 전화를 받고 방문 일정을 잡아 모델하우스를 찾아가 계약을 체결한 경우가 대표적으로 여기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4가단558205 판결은, 원고가 사전에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분양대행사 직원의 전화를 받고 분양사무실을 방문해 오피스텔 분양계약을 체결한 사안에서 이를 방문판매법상 전화권유판매로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청약철회 의사를 표시했다는 이유로 계약 취소를 인정하고, 지급된 계약금과 그에 대한 이자까지 반환하라고 판단했습니다.

반대로 소비자가 스스로 인터넷 광고나 분양 정보를 보고 자발적으로 모델하우스를 찾아가 계약을 체결했다면, 사업자의 권유가 계약 체결의 계기가 됐다고 보기 어려워 방문판매법 적용이 부정될 가능성이 큽니다. 계약이 애초에 누구의 연락으로 시작됐는지를 구체적으로 되짚어보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실무에서는 최초로 누가 연락을 시작했는지, 소비자가 연락을 받기 전부터 해당 물건에 관심이나 정보를 갖고 있었는지를 함께 따져 경위를 판단합니다.

  • 전화권유판매 인정 방향 — 분양대행사 측이 먼저 전화·문자로 연락, 소비자가 사전 정보 없이 응해 방문·계약으로 이어짐.

  • 방문판매 인정 방향 — 사업자가 소비자의 주거지·근무지 등을 찾아가 권유해 계약이 체결됨.

  • 적용이 부정되기 쉬운 방향 —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스스로 문의하거나 방문해 계약을 체결함.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권은 부동산이라는 물건의 성질이 아니라, 계약이 어떻게 체결됐는지 그 경위에 달려 있다.

14일의 기산점 —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서면 발송이 곧 철회

방문판매법 제8조 제1항에 따라 청약철회는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 계약서 교부보다 재화등의 공급이 늦게 이루어졌다면 그 공급일부터 기산하고, 계약서를 아예 받지 못했거나 사업자의 주소가 불분명해 14일 안에 철회할 수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면 그 주소를 알게 된 날부터 14일 이내에 철회하면 됩니다.

철회 의사표시는 말로 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서면(내용증명 등)으로 해야 하며, 방문판매법 제8조 제4항에 따라 그 서면을 발송한 날에 효력이 발생합니다. 상대방에게 도달한 날이 아니라 우체국에 접수한 날이 기준이라는 뜻이므로, 14일 기한 막바지에 몰렸다면 상대방의 반응을 기다릴 것 없이 발송 자체를 서둘러야 합니다. 가령 계약서를 8월 1일에 받았다면 늦어도 8월 15일까지는 철회 서면을 발송해야 기간을 지킬 수 있습니다.

진짜 함정 — 청약철회가 안 될 때 계약금 포기는 다른 이야기

방문판매법 요건, 즉 전화권유판매나 방문판매에 해당하지 않는 분양계약이라면 남는 방법은 민법 제565조가 정한 해약금 해제뿐입니다. 매수인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 통상은 중도금을 지급하기 전까지는 이미 지급한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청약철회와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 나옵니다.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는 위약금 부담 없이 계약금 전액과 이자까지 돌려받는 반면, 민법상 해약금 해제는 매수인이 계약금을 포기해야 하는 손실을 감수하는 해제입니다. 두 제도를 혼동해 '청약철회니까 당연히 돌려받겠지'라고 생각하고 계약금 포기 방식으로 서둘러 해제 통보부터 해버리면, 실제로는 방문판매법 요건을 갖췄을 계약이었더라도 계약금을 그대로 날리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순서가 중요합니다. 계약이 체결된 경위부터 먼저 점검해 방문판매법 요건이 되는지 판단하고, 요건이 된다면 14일 안에 서면으로 청약철회부터 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요건이 안 된다면 그때 계약금 포기 해제나, 설명의무 위반·허위과장광고 등 다른 사유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검토하는 순서로 가야 손실을 줄일 수 있습니다.

가령 분양대행사의 전화를 받고 계약을 체결한 지 10일째 되는 날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아 시행사 담당자에게 전화로 "계약을 해제하겠다, 계약금은 포기하겠다"고 말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 기간(14일) 안에 있었는데도 서면이 아닌 구두로, 그것도 '계약금을 포기하겠다'는 표현으로 의사를 전달했다면 담당자 쪽에서 이를 민법상 해약금 해제로 처리해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으려 할 수 있습니다. 방문판매법 요건이 되는 계약이라면 "방문판매법에 따라 청약을 철회합니다"라고 표현부터 명확히 밝히고, 반드시 서면으로 남겨야 하는 이유입니다.

청약철회의 효과 — 위약금 없이 전액 반환, 불리한 특약은 무효

청약철회가 적법하게 이루어지면 계약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됩니다. 방문판매법 제9조 제2항에 따라 사업자는 이미 지급받은 대금을 3영업일 이내에 환급해야 하고, 지연되면 그 기간에 대한 지연손해금까지 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계약금 3천만원을 지급한 상태에서 적법하게 철회했다면, 사업자는 3영업일 안에 3천만원 전액과 그 기간 발생한 법정이자를 함께 반환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청약철회 불가' 또는 '철회 시 계약금 몰취' 같은 특약이 적혀 있더라도, 방문판매법 제52조에 따라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습니다. 시행사나 분양대행사가 이런 특약을 근거로 반환을 거부하더라도,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 요건이 인정되는 이상 그 특약 자체가 무효라는 점을 근거로 반환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

전화권유판매 인정 여부는 결국 '계약이 어떻게 시작됐는가'를 입증하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분양대행사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통화기록, 방문 예약 내역, 처음 연락받은 날짜와 경위 등을 최대한 빨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중도금을 이미 지급했다면 이행에 착수한 것으로 평가되어 계약금 포기에 의한 해제는 막히고,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 요건도 14일을 이미 넘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분양계약을 무르는 문제는 계약 체결 직후, 늦어도 중도금을 내기 전에 판단을 끝내야 하는 시간 싸움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철회 요건이 다소 애매해 보이는 경우라도, 서면 철회 통지를 먼저 발송해 두면 이후 협상이나 분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시행사 쪽에서 요건 불비를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더라도, 일단 발송된 서면은 계약 체결 경위와 철회 의사를 표시한 시점을 객관적으로 남겨 두는 역할을 합니다.

  • 계약 체결 계기가 사업자 측 전화·방문 권유였는지, 스스로 찾아간 것인지 확인.

  • 계약서 수령일을 기준으로 14일을 정확히 계산.

  • 아직 중도금을 내지 않았는지 확인.

  • 문자·통화기록 등 계약 체결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 확보.

  • 철회는 반드시 서면으로, 발송일 기준으로 효력이 발생한다는 점 숙지.

자주 묻는 질문

Q. 모델하우스에 제 발로 찾아가 계약했다면 청약철회가 아예 안 되나요?

A.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는 계약 체결이 방문판매나 전화권유판매 방식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인정되므로, 광고를 보고 스스로 찾아가 계약했다면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최초 연락이 분양대행사 측의 전화나 문자에서 시작됐다면, 이후 스스로 방문했더라도 전화권유판매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Q. 14일이라는 기간은 정확히 언제부터 세나요?

A. 원칙적으로 계약서를 받은 날부터 14일이며, 계약서를 받지 못했거나 사업자 주소가 불분명해 기간 내 철회가 어려웠다면 그 주소를 알게 된 날부터 14일입니다. 철회 의사표시는 서면을 발송한 날에 효력이 생기므로 기한에 임박했다면 발송을 서둘러야 합니다.

Q. 방문판매법 요건이 안 되면 계약을 무를 방법이 아예 없나요?

A. 중도금을 지급하기 전이라면 민법 제565조에 따라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하는 방법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와 달리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Q. 중도금을 이미 냈는데도 계약을 되돌릴 수 있나요?

A. 중도금 지급은 통상 이행의 착수로 평가되어 계약금 포기에 의한 해제는 더 이상 어렵습니다.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 요건을 갖췄다면 별개로 검토할 수 있지만, 계약 체결 후 시간이 많이 지났다면 14일 기간 자체를 넘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Q. 계약서에 '청약철회 불가' 특약이 있으면 그 특약이 우선하나요?

A. 아닙니다. 방문판매법 제52조에 따라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으므로,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 요건이 인정되는 이상 그런 특약이 있어도 철회를 막을 수 없습니다.

Q. 청약철회를 하면 계약금 외에 위약금까지 물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적법한 청약철회는 계약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처리되므로 위약금 부담이 없고, 이미 지급한 계약금은 물론 그에 대한 이자까지 반환받는 것이 원칙입니다.

Q. 오피스텔이 아니라 아파트 분양계약에도 이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나요?

A. 적용되는 법리 자체는 같지만, 아파트 분양은 청약 시스템을 거쳐 계약이 체결되는 경우가 많아 전화권유판매 요건을 충족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다만 미분양분 처리나 재개발·재건축 일반분양 과정에서 분양대행사가 전화로 계약을 권유했다면 아파트라도 동일한 기준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분양계약을 체결한 직후 마음이 바뀌었을 때 쓸 수 있는 길은 하나가 아닙니다. 계약이 전화권유나 방문판매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면 방문판매법상 14일 청약철회로 위약금 없이 계약금과 이자를 전액 돌려받을 수 있지만, 이 요건이 안 된다면 중도금을 내기 전 계약금 포기라는 손실을 감수하는 방법만 남습니다. 두 제도는 요건도 효과도 전혀 다르므로, 계약이 어떤 경위로 체결됐는지부터 정확히 짚는 것이 먼저입니다. 특히 계약 초기에 서면 하나를 어떻게 작성해 보내느냐에 따라 계약금 전액을 지키느냐, 그대로 포기하느냐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시간이 결정적입니다.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그리고 중도금을 내기 전이라는 두 시점을 넘기면 선택지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특히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처럼 신축 아파트·오피스텔 분양이 꾸준히 이어지는 곳이라면, 분양계약을 되돌릴지 고민 중일 때 계약 체결 경위와 현재 진행 단계부터 먼저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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