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과장광고로 고소당했다면 — 임원의 입증 전략
사건 개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사업의 업무대행사에서 이사로 재직 중인 A씨는 최근 자신이 관여하지 않은 줄로만 알았던 조합원 모집 광고 문제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조합 설립추진위원회 명의로 배포된 블로그 게시물과 현수막에는 "주택건설대지 사용권원 80% 이상 확보", "연내 조합설립인가 완료 예정"이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실제 확보율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던 것입니다. 가입비와 업무추진비를 낸 조합원들이 뒤늦게 사업 지연을 알고 집단으로 고소에 나섰고, 수사기관은 광고물 제작·게시 과정에 이름이 오른 업무대행사 임직원 전원을 조사 대상에 올렸습니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그는 광고 문안을 처음부터 작성한 사람이 아니라, 추진위원장과 외부 홍보대행사가 만든 초안을 검토하고 게시를 승인한 역할이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임원'이라는 직함과 광고 게시 과정에 이름이 남아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범 관계를 의심하기에 충분합니다. 이런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것은 억울함의 크기가 아니라, 그 임원이 실제로 어떤 단계에서 무엇을 근거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기록으로 얼마나 재구성해 내는가입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다투어지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문제된 광고 문구를 누가 실제로 '작성'했는지—즉 임원이 기망행위의 실행 주체인지, 단순히 검토·게시만 한 전달자인지입니다. 둘째, 그 임원이 문구에 담긴 수치(토지사용권원 확보비율, 인허가 진행 상황 등)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도 사용했는지, 아니면 추진위원회나 시행사가 제공한 자료를 그대로 신뢰했는지입니다. 셋째, 부동산 분양·모집 광고에 어느 정도까지는 존재하는 통상적인 과장(이른바 puffery)과, 형법이 처벌하는 기망행위 사이의 경계가 이 사안에서 어디에 그어지는가입니다.
세 지점은 서로 맞물려 있습니다. 실제 형사재판 실무를 보면, 확보율이나 분양세대수를 사실과 다르게 광고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유죄로 귀결된 사건들은 대체로 광고를 조직적으로 기획하고, 지자체의 시정 요구를 받고도 광고를 계속 내보낸 경우였습니다. 반대로 무죄가 선고된 사건들에서는 피고인이 일괄적으로 허위 사실을 고지하도록 지시했다는 물증이 없었다는 점, 사업 자체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는 점, 피해자별로 들은 설명 내용이 제각각이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었습니다. 결국 임원 개인의 형사책임은 조직 전체의 잘못과 자동으로 동일시되지 않으며, 그 사람이 실제로 한 행위와 인식했던 사실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특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광고 문구의 작성·검수·승인 경위를 기록으로 재구성하기
가장 먼저 다투어야 할 것은 '누가 그 문구를 썼는가'라는 사실관계 자체입니다. 수사기관은 결재라인에 이름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관여도를 뭉뚱그려 보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 형사책임은 그 임원이 문안을 최초로 작성했는지, 수정했는지, 아니면 이미 확정된 문안을 형식적으로 검토·승인만 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합니다.
1) 광고 초안·수정 이력을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광고 문구는 대개 한 번에 완성되지 않고 여러 차례 수정을 거칩니다. 최초 초안을 누가 작성했는지, "토지사용권원 80% 확보"라는 특정 문구가 몇 번째 수정본에서 처음 등장했는지, 그 시점에 A씨가 어떤 역할이었는지를 사내 메신저·이메일·결재 시스템 로그를 통해 시간순으로 재구성합니다. 검토·승인 단계에서만 관여했다는 사실이 문서로 확인되면, '작성자'가 아니라 '전달자'였다는 점이 뒷받침됩니다.
2) 문구에 담긴 수치의 출처 자료를 확보합니다.
토지사용권원 확보비율이나 인허가 진행 상황 같은 수치는 임원이 스스로 조사해 만들어낸 숫자가 아니라, 대개 추진위원회나 시행사가 취합해 내려보낸 자료에 근거합니다. 토지사용동의서 취합 현황표, 인허가 협의 진행 보고서 등 그 임원이 근거로 삼은 원자료를 확보해 두면, 설령 그 수치가 실제와 달랐더라도 A씨가 그 자료를 신뢰한 데에 합리적 근거가 있었음을—즉 과실은 있을지언정 기망의 고의는 없었음을—뒷받침할 수 있습니다.
3) 외부 광고대행사와의 업무분장·결재권한을 문서로 특정합니다.
조합원 모집 광고는 대개 업무대행사가 외부 홍보대행사·분양대행사에 제작을 맡기고, 내부적으로는 결재권자가 최종 문안을 확정합니다. 용역계약서, 업무분장표, 결재규정을 통해 문안의 최종 확정 권한이 실제로 누구에게 있었는지를 조직도 위에 특정해 두면, A씨의 역할이 검토 의견 제시 수준이었는지 최종 결정 수준이었는지가 분명해지고, 이는 공모관계 인정 여부를 가르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기망의 고의' 부존재를 뒷받침하는 정황 축적하기
문구 작성에 관여한 정도가 밝혀졌다 해도, 그것만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검찰은 결국 '광고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두었는가'라는 고의의 문제로 돌아옵니다. 주택법과 형법은 이 지점에서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하므로, 두 층위를 구분해 대응해야 합니다.
1) 행정 규제와 형사책임을 분리해 다툽니다.
주택법 제11조의5는 조합원 모집 광고에 자격기준, 대지 사용권원·소유권 확보비율 등을 명시하도록 정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같은 법 제104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별도의 행정목적 처벌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이는 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기망의 고의와는 구성요건이 다른 별개의 죄입니다. 광고에 확보비율을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사정이 주택법 위반으로 문제될 수는 있어도, 그 사정만으로 사기죄의 편취 의사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처음부터 분리해 주장해야 합니다.
2) 시정요구 이행 이력을 확보합니다.
실제로 유죄가 인정된 사건들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한 사정은 관할 지자체로부터 광고 관련 시정 요구를 받고도 광고를 계속 내보냈다는 점이었습니다. 반대로 시정 요구를 받은 즉시 광고를 수정하거나 내렸다는 이력이 있다면, 이는 A씨가 문제를 인식한 시점부터는 즉각 바로잡으려 했다는—즉 기망을 지속할 의사가 없었다는—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관할 시·군·구청과의 공문, 시정 이행 결과 보고 자료를 처음부터 확보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3) 금전의 수령·관리 권한과의 인과관계를 끊어냅니다.
사기죄는 기망행위로 인한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의 편취를 요건으로 합니다. 조합원의 가입비·분담금이 A씨 개인 명의가 아니라 조합 명의 계좌나 시행사가 지정한 신탁계좌로만 입금·관리되었다면, 설령 광고 게시에 관여했더라도 그 임원이 재물을 '편취'했다고 볼 인과관계 자체가 약해집니다. 자금 흐름을 계좌 내역과 조합 규약상 관리 규정으로 명확히 특정해 두는 것이 이 지점에서 중요합니다.
결론
지역주택조합 사업에서 광고 문제는 조합장이나 시행사 대표만의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 수사는 광고 게시 과정에 이름이 오른 임직원 전체로 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조직 내 직함만으로 책임이 자동으로 귀속되지는 않으며, 그 임원이 문구 작성·검수·게시의 어느 단계에 있었는지, 어떤 자료를 근거로 판단했는지를 기록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결과를 가릅니다.
지금 광고 문제로 조사나 고소를 통보받은 상태라면, 결재 이력과 원자료부터 먼저 정리해 두시고, 이른 단계에서 그 경위를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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