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부동산 월세, 형이 혼자 챙겼다면 돌려받는 법
사건 개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남긴 부동산이 다세대주택이나 상가처럼 세를 놓을 수 있는 것일 때, 흔히 벌어지는 일이 있습니다. 형이 그 집에 그대로 눌러앉아 살거나, 세입자를 들여 월세를 받으면서 다른 형제자매에게는 한 푼도 나눠주지 않는 것입니다. "상속재산분할 할 때 한꺼번에 정리하자"는 말로 몇 달, 길게는 몇 년을 미루는 사이 월세는 계속 형의 통장으로만 들어갑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의 사연은 비슷합니다. "저도 상속인인데 형이 임대료를 혼자 받고 있습니다. 달라고 하면 나중에 상속재산분할심판에서 정리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 말을 믿고 기다려도 되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말을 그대로 믿고 기다릴 이유는 없습니다. 상속재산분할이 끝나기 전이라도, 형이 자신의 지분을 초과해 가져간 임료는 지금 바로 부당이득으로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 별개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문제는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상속재산분할심판이라는 서로 다른 절차를 어떻게 조합해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두 절차를 뒤섞어 "분할할 때 알아서 정리되겠지"라고 손 놓고 있으면, 시효가 흐르는 동안 받을 수 있었던 몫이 조용히 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분할이 끝나기 전 이 부동산은 공동상속인들의 공유 상태라는 점입니다(민법 제1006조). 둘째, 형이 상속지분의 과반수를 가진 지분권자인지 여부입니다 — 이에 따라 임대차 계약 자체의 적법성 판단이 달라집니다. 셋째, 형이 받은 임료 중 자신의 지분을 초과하는 부분이 정확히 얼마인지입니다. 넷째, 이 임료(과실)가 상속재산분할심판의 대상인지, 아니면 별도로 다퉈야 할 채권인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순서대로 이어져 있어, 앞 단계를 정리하지 못하면 뒤는 다툴 근거조차 없습니다. 그래서 결과는 감정싸움이 아니라, 공유물의 법리와 절차 구분을 얼마나 정확히 세워 두었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형의 단독 임료 수취를 부당이득으로 구성하고 입증하기
가장 먼저 세워야 할 것은 "형이 혼자 받아서 억울하다"는 감정이 아니라, 왜 그것이 법적으로 부당이득이 되는지를 정확한 법리로 구성하는 일입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접근합니다.
1) 공유물 지분초과 사용의 부당이득 법리를 세웁니다.
상속으로 여러 명이 공동상속인이 되면 그 부동산은 상속지분 비율대로 공유하는 관계가 됩니다(민법 제1006조, 제263조). 공유자는 각자 지분 비율만큼 부동산 전체를 사용·수익할 권리가 있으므로, 형이 다른 상속인과 협의 없이 세를 놓아 임료를 받거나 혼자 거주하며 사용하는 것은 자신의 지분을 넘어서는 범위에서는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지분권자 1인이 다른 공유자의 동의 없이 부동산을 임대해 보증금·차임을 받았다면 자신의 지분을 초과하는 부분은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이 되어 반환해야 한다고 판시했고(대법원 1991. 9. 24. 선고 91다23639 판결), 지분비율을 초과하는 점유·사용이 위법하다는 원칙은 최근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재확인되었습니다(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8다287522 전원합의체 판결). 형이 세를 놓지 않고 직접 그 집에 거주하는 경우에도, 다른 상속인이 사용하지 못하는 몫만큼 차임 상당의 사용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아 같은 법리가 적용됩니다.
2) 형이 '과반수 지분권자'인지에 따라 접근을 달리합니다.
배우자가 있는 상속인은 법정상속분이 다른 상속인의 1.5배가 되므로(민법 제1009조), 상속인 구성에 따라 형이 과반수 지분권자가 되는 경우도, 형제자매끼리 균등하게 나뉘어 누구도 과반수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형이 과반수 지분권자라면 다른 공유자와 협의 없이도 공유물의 관리방법을 정할 수 있어(민법 제265조) 임대차 계약 자체는 유효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다른 상속인의 지분에 해당하는 임료까지 가져갈 권리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그 초과분은 여전히 반환 대상입니다. 반대로 형이 과반수에 못 미치는 지분권자라면, 협의 없는 배타적 점유·임대 자체가 애초에 부적법한 관리행위여서 반환 근거는 더욱 분명해집니다.
3) 반환액을 지분비율에 따라 정확히 산정합니다.
막연히 "많이 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는 액수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임대차계약서, 임차인에게 받은 확인서, 임차인의 계좌이체 내역, 형의 계좌 입금 내역(임차인이나 금융기관에 대한 사실조회신청으로 확보 가능)을 통해 실제 수령한 임료 총액과 기간을 특정하고, 여기에 자신의 상속지분율을 곱해 반환청구액을 산정합니다. 형이 세를 놓지 않고 직접 거주해 임료 자료 자체가 없는 경우에는 인근 유사 부동산의 시세 자료나 감정을 통해 사용이익 상당액을 산정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상속재산분할심판을 구분해 함께 끌고 가기
많은 분들이 "상속재산분할할 때 다 같이 정리하자"는 형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가, 정작 분할이 끝난 뒤에도 임료 문제는 전혀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두 절차는 겨냥하는 대상 자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1) 임료(과실)는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합니다.
상속재산분할심판이 나누는 대상은 상속개시 당시 존재했던 상속재산 그 자체입니다. 상속이 개시된 뒤 그 부동산에서 발생한 임료 같은 과실은 상속개시 시점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별개의 재산이어서, 판례는 이를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즉 "분할심판에서 알아서 정리된다"는 형의 말은 법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고, 이미 발생한 임료는 상속재산분할심판과는 별도로 부당이득반환청구(민사소송)로 다투어야 합니다.
2) 상속재산분할심판과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병행하는 전략을 세웁니다.
가정법원의 상속재산분할심판은 그 부동산을 앞으로 누구 몫으로 할지 — 형 단독소유로 정리할지, 매각해 대금을 나눌지, 공유로 남길지 — 를 정하는 절차입니다. 반면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지방법원 민사소송으로 별도 제기해 이미 발생한 임료를 정산받는 절차입니다. 두 절차를 함께 끌고 가면, 형 입장에서는 부동산 귀속 문제와 과거 임료 정산 문제가 동시에 걸려 있는 상태가 되어 협의를 통한 조기 정산에 응할 유인이 커집니다. 실무적으로는 분할심판 과정에서 이미 발생한 부당이득 채권을 형의 몫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합의하는 사례도 있지만, 합의가 되지 않으면 별도 소송으로 확정지어야 합니다.
3) 소멸시효를 관리합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일반채권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됩니다(민법 제162조 제1항). 이 시효는 형이 임료를 받기 시작한 시점부터 각 달 몫마다 개별적으로 진행되므로, 분할심판 결론만 기다리며 오래 방치하면 초기에 발생한 몫부터 순차로 시효가 지나 소멸할 수 있습니다. 분할심판이 길어질 조짐이 보이면, 그와 별개로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먼저 제기해 시효 진행을 끊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결론
상속 부동산의 월세는 형이 먼저 살고 있다거나 먼저 세를 놓았다는 이유로 그의 몫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분할이 끝나기 전까지 그 부동산은 상속인 전원의 공유이고, 그 위에서 나온 임료는 각자의 지분만큼 나눠 가져야 할 몫입니다.
"나중에 분할할 때 정리하자"는 말은 상속재산분할심판의 대상과 부당이득반환청구의 대상을 혼동한 이야기일 뿐이며, 그 사이에도 소멸시효는 흐릅니다. 형이 임대료를 혼자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지금이라도 임료 수령 내역을 확보하고 지분비율에 따른 반환청구를 별도로 준비할 시점인지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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