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이나 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안전관리자나 현장소장뿐 아니라 대표이사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 입건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고를 직접 일으킨 사람이 아니라 안전보건을 확보할 의무가 있었던 경영책임자를 처벌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사고 원인 규명이 끝나기도 전에 대표이사가 먼저 조사선상에 오르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문제는 입건 직후 며칠 사이의 진술 내용과 제출 자료가 이후 재판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인데, 이 시기에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른 채 수사에 응하다가 스스로 불리한 진술을 남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입건되었을 때 법적으로 어떤 절차를 거치는지, 초기 대응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권리와 자료가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경영책임자등의 입건 — 대표이사가 수사 대상이 되는 이유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는 처벌 대상을 '경영책임자등'으로 정의하는데, 여기에는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이 포함됩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대표이사가 이 지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실제 작업을 지시한 현장소장이나 안전관리자와는 별도로 대표이사가 형사입건 대상에 오르게 됩니다. 이는 이 법이 사고를 낸 사람이 아니라 안전보건을 확보할 의무와 권한이 있었던 사람을 겨냥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오해가 있습니다.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별도로 선임하거나 사내 위임전결규정으로 안전 업무를 임원에게 넘겨두었으니 대표이사는 책임에서 비켜설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예산·인력·조직 편성에 관한 실질적인 최종 결정권이 여전히 대표이사에게 남아 있다면, 명목상 위임 사실만으로 경영책임자 지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습니다. 수사기관은 조직도상의 직함보다 실제 누가 안전보건 관련 예산과 인력을 최종 승인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같은 논리로, 등기상 대표이사가 따로 있더라도 회장이나 이사회 의장이 실질적으로 경영 전반을 총괄해 왔다면 그 역시 경영책임자등으로 판단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 명의 대표이사(각자대표·공동대표)를 두고 있는 회사라면, 그 가운데 안전보건에 관한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실제로 행사한 사람이 누구인지가 쟁점이 됩니다. 결국 입건 초기에는 조직 내 의사결정 구조를 스스로 명확히 정리해 두는 작업이 방어의 출발점이 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상 경영책임자등에 해당하는지는 직함이 아니라 예산·인력·조직에 관한 실질적 결정권을 누가 갖고 있었는지로 판단된다.
왜 사고 직후부터 조사선상에 오르나 — 안전보건 확보의무의 구조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는 경영책임자등이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유해·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이행,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이행, 중앙행정기관 등이 명한 시정사항의 이행, 안전·보건 관계 법령상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 조치가 포함됩니다. 사고가 발생하면 수사기관은 이 네 가지 축 가운데 어느 부분이 갖춰지지 않았는지부터 확인하기 때문에, 사고 원인 규명과 별개로 대표이사의 평소 의무이행 여부가 곧바로 수사선상에 오릅니다.
처벌 수위도 가볍지 않습니다. 제6조에 따라 이 의무를 위반해 종사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징역과 벌금을 병과할 수 있습니다. 사망에 이르지 않은 다른 유형의 중대산업재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하한이 정해진 징역형이 기본이라는 점에서, 벌금형 위주로 운영되어 온 다른 산업안전 관련 법규와는 무게 자체가 다릅니다.
제6조는 사망사고에 대해 하한 1년 이상의 징역을 두고 있어, 벌금형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다른 산업안전 관련 법규와는 처벌의 무게 자체가 다르다.
입건 초기, 반드시 챙겨야 할 절차적 권리 세 가지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은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신문하기 전에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조력권을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이사가 참고인이 아니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시점부터는 이 고지를 받을 권리가 있고,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개별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 이 권리를 모른 채 사고 정황을 성실히 설명하려다, 결과적으로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스스로 인정하는 진술을 남기는 경우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43조의2는 피의자 신문 전 과정에 변호인을 참여시킬 권리를 보장합니다. 사전 상의 없이 단독으로 조사에 응하기보다, 변호인과 함께 출석해 예상 질문에 어떤 순서와 범위로 답할지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이후 재판에서 훨씬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아울러 임의수사 단계의 출석요구는 원칙적으로 강제가 아니어서 일정 조정이 가능하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해서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등 강제수사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유의해야 합니다.
진술거부권 — 불리한 개별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할 수 있고, 거부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추정할 수 없음.
변호인 참여권 — 신문 전 과정에 동석시킬 수 있고, 부당한 신문 방법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음.
출석요구의 임의성 — 일정 협의가 가능하나, 정당한 사유 없는 반복 불응은 강제수사 전환 사유가 될 수 있음.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참여권은 입건 통보를 받은 즉시 행사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권리이지, 조사가 불리해진 뒤 뒤늦게 꺼낼 카드가 아니다.
압수수색과 자료 제출 단계에서의 대응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라 검사는 범죄 혐의를 소명할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으로 사업장이나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영장에는 압수할 물건과 수색할 장소가 특정되어 있어야 하므로, 그 범위를 벗어난 자료까지 임의로 제출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장에서는 먼저 영장을 제시받아 압수물과 장소의 범위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첫 대응입니다.
압수수색 이후에는 안전보건관리규정, 위험성평가 자료, 안전보건 예산 집행내역, 이사회·경영회의록, 도급업체 계약서 등에 대한 임의제출 요구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자료들은 제4조 의무이행 여부를 가르는 핵심 증거이므로, 실제로 갖춰져 있던 조치라면 미리 정리해 제출하는 편이 방어에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고 이후 뒤늦게 작성한 문서를 기존 자료인 것처럼 제출하면 증거인멸이나 별도의 형사 혐의로 번질 위험이 있어 절대 피해야 합니다.
자료를 정리할 때는 단순히 문서를 모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제4조가 정한 네 가지 축(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이행, 재발방지 대책, 시정사항 이행, 관계 법령상 관리조치) 가운데 어느 항목에 대응하는 자료인지 구분해 두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조사관이 특정 의무 위반을 특정해 질문할 때, 관련 자료를 바로 제시할 수 있는지 여부가 진술의 신빙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가 시작되더라도 조사 도중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변호인과 함께 자료의 맥락을 미리 공유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영장 제시 확인 — 압수물·장소의 범위를 벗어난 임의제출은 거부할 수 있음.
안전보건관리체계 자료 사전정리 — 예산집행내역, 위험성평가서, 관련 회의록.
사고 이후 사후 작성 문서를 기존 자료처럼 제출하는 행위 금지 — 별도 혐의로 번질 위험.
압수수색 대응의 핵심은 거부가 아니라 영장 범위를 정확히 확인하고, 실제 갖춰져 있던 안전보건 조치 자료를 빠짐없이 정리해두는 것이다.
구속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우와 방어 논리
사망사고로 입건되었다고 해서 모두 구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은 형사소송법 제201조의2에 따라 피의자를 직접 불러 심문하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거치고, 이 단계에서 도주 우려, 증거인멸 우려, 주거의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혐의가 무겁다는 사정만으로 구속이 자동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대표이사 입장에서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실제로 구축·운영해 왔다는 자료, 사고 직후 재발방지 대책을 즉시 수립·이행한 정황, 주거와 직업이 안정되어 도주 우려가 낮다는 사정을 심문 전에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무 위반이 일부 인정되더라도 그 위반의 정도와 사고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를 다툴 여지가 있다면, 그 지점 역시 함께 준비해야 심문에서 실질적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구속 여부를 가르는 것은 혐의의 유무가 아니라 도주·증거인멸 우려이므로, 이미 갖춰둔 안전보건 조치와 재발방지 이행 정황을 심문 전에 정리해두는 쪽이 유리하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와의 동시 수사 — 별개 사건인가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면 대개 같은 관할 수사기관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와 별도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 혐의를 함께 수사합니다. 두 법은 의무의 근거와 처벌 요건이 서로 다르지만, 사고 원인이 되는 사실관계는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조사 초기부터 두 혐의를 함께 염두에 두고 대응 논리를 세워야 합니다. 하나의 사고 행위가 두 법의 죄에 동시에 해당하는 경우 형법 제40조가 정한 상상적 경합 관계로 다뤄져 가장 무거운 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되는 것이 원칙이므로, 형이 단순히 두 배로 합산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어느 죄가 더 무겁게 인정되느냐에 따라 최종 형량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어느 한쪽 혐의만 다투는 것으로는 충분한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제7조 양벌규정에 따라 대표이사 등 개인이 제6조 위반으로 처벌되면 법인도 별도로 벌금형 처벌 대상이 됩니다. 다만 법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법인에 대한 처벌은 면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도 대표이사 개인의 방어와 별개로 준비해야 할 자료입니다.
대표이사 개인의 형사책임과 법인의 양벌규정 책임은 별개로 다투어지므로, 상당한 주의·감독 이행 여부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개인 방어 자료와 함께 준비해야 한다.
50인 미만 사업장 대표이사도 예외가 아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3조에 따라 상시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은 이 법의 적용에서 제외되지만, 2024년 1월 27일부터는 상시근로자 50명 미만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공사)의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에게도 법이 전면 적용됩니다. 소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는 대표이사라도 더는 이 법의 적용 대상에서 비켜서 있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장은 안전보건 전담 조직이나 별도 안전관리자를 두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대표이사 본인이 사실상 유일한 경영책임자로 지목되는 구조가 되기 쉽습니다. 사업 규모가 작을수록 오히려 대표이사 개인이 직접 조치의무를 이행했다는 증거를 평소에 세심하게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4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이 확대된 만큼, 사업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대표이사가 수사 대상에서 제외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Q.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입건되면 곧바로 구속되나요?
A. 입건은 수사 개시를 뜻할 뿐 구속과는 별개 절차입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법원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거쳐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 등을 별도로 판단하므로, 입건 사실만으로 곧바로 신병이 구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무에서도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경영책임자가 적지 않고, 구속 여부는 혐의의 경중보다 도주·증거인멸 우려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대표이사가 수사기관 출석 요구를 받으면 반드시 즉시 응해야 하나요?
A. 임의수사 단계의 출석요구는 원칙적으로 임의 동행이라 일정 협의가 가능합니다. 다만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해서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 등 강제수사로 전환될 수 있어, 무작정 미루기보다 변호인과 일정을 조율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출석 전에 예상 쟁점과 관련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면, 촉박하게 응하는 것보다 훨씬 정돈된 진술을 남길 수 있습니다.
Q.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갖췄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나요?
A. 안전보건관리규정, 위험성평가 자료, 안전보건 예산 집행내역, 관련 회의록 등 실제로 운영해 온 문서가 핵심 증거가 됩니다. 사고 이후 뒤늦게 작성한 문서를 기존 자료처럼 제출하면 오히려 별도 혐의로 이어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작성일자와 결재 이력이 남아 있는 전자문서 형태의 자료일수록 신빙성이 높게 인정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Q.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둘 다 처벌받나요?
A. 두 법은 의무의 근거와 처벌 요건이 달라 별개로 수사·기소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하나의 사고 행위가 두 죄에 동시에 해당하면 형법상 상상적 경합으로 다뤄져 가장 무거운 죄의 형으로 처벌되는 것이 원칙이라, 형이 단순 합산되지는 않습니다. 사고 원인이 되는 사실관계가 겹치는 경우가 많아 초기 단계부터 두 혐의를 함께 염두에 두고 대응하는 것이 실무상 일반적입니다.
Q. 50인 미만 사업장도 대표이사가 처벌 대상이 되나요?
A. 상시근로자 5명 미만 사업장은 여전히 적용 제외되지만, 2024년 1월 27일부터는 50명 미만 사업장의 대표이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됩니다. 소규모 사업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수사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규모 사업장은 안전보건 전담 인력이 부족해 대표이사 본인이 유일한 경영책임자로 지목되기 쉬우므로 더 세심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Q. 압수수색 영장을 받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먼저 영장에 기재된 압수물과 수색 장소의 범위를 직접 확인해야 하며, 그 범위를 벗어난 자료까지 임의로 제출할 의무는 없습니다. 영장 집행 과정과 제출한 자료 목록은 변호인과 함께 그 자리에서 기록해두는 것이 이후 대응에 도움이 됩니다. 압수 목록 교부를 반드시 요구하고, 이후 반환이 필요한 자료가 있다면 별도로 신청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맺음말
중대재해처벌법상 대표이사 입건은 사고 발생과 거의 동시에 시작되는 절차이고, 입건 직후 며칠 사이의 진술과 자료 제출이 이후 재판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진술거부권과 변호인 참여권을 정확히 알고 행사하는 것, 압수수색 영장의 범위를 확인하는 것,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실제로 갖췄다는 자료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초기 대응의 핵심입니다.
2024년 1월 27일부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이 확대되면서, 특히 화성·시화 산업단지처럼 공장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사업 규모와 무관하게 대표이사가 입건되는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고 이후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절차 하나하나가 갖는 법적 의미를 먼저 이해하고 대응 순서를 정하는 것이 결과를 가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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