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증축 건물인 줄 몰랐다면 — 고지의무와 이행강제금
사건 개요
살던 집이 아니라 투자 목적이든 실거주 목적이든, 다가구·다세대 주택이나 상가주택을 매수한 뒤 몇 달이 지나 구청으로부터 낯선 우편물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봉투를 열어 보면 "위반건축물 시정명령" 또는 "이행강제금 부과 예고" 같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확인해 보면 옥상에 증축된 방, 발코니를 넓힌 확장 부분, 주차장 자리에 들어선 별도 공간 등이 건축물대장에 없는 '무단증축'으로 등재돼 있었던 것입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본인이 그 부분을 지은 적도 없고, 계약 당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 어디에도 그런 이야기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상담에서 많이 나오는 하소연이 "제가 지은 것도 아닌데 왜 저한테 이행강제금이 나오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건축법은 위반 상태를 만든 사람이 아니라 지금 그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에게 시정 책임을 지웁니다. 결국 매수인은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떠안게 됩니다. 하나는 구청을 상대로 한 공법상 부담(이행강제금을 내야 하는가, 줄일 방법은 없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이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매도인·중개인을 상대로 한 사법상 책임(손해를 물릴 수 있는가)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단증축 사실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이행강제금 납부의무 자체를 면할 수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 부담을 결국 누가 최종적으로 지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매도인이 위반건축물임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다면, 매수인은 그로 인한 손해를 매도인에게, 경우에 따라서는 중개인에게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이 둘을 구분해서 접근해야 실제로 손해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이런 사건에서 실제로 갈림길이 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매수인이 현재 '소유자' 지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그 절차(매수인 앞으로 새로운 시정명령이 다시 이루어졌는지)가 제대로 지켜졌는지입니다. 둘째, 매도인이 계약 당시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알았는지, 알면서도 고지하지 않았는지입니다. 셋째, 매수인이 물을 수 있는 책임의 성격을 하자담보책임으로 구성할지,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불법행위·채무불이행)으로 구성할지이며, 이 선택에 따라 청구할 수 있는 기간과 손해의 범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이 세 지점은 서로 다른 법 영역(행정법과 민사법)에 걸쳐 있어서, 하나의 틀로 뭉뚱그려 대응하면 어느 한쪽에서 반드시 놓치는 부분이 생깁니다. 구청에 대응하는 논리와 매도인에게 책임을 묻는 논리는 완전히 별개로 세워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이행강제금 부과의 절차와 범위를 먼저 다툽니다
이행강제금은 형벌이 아니라 위반 상태를 바로잡도록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행정상 간접강제 수단입니다. 그래서 매수인이 위반 사실을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부과 자체를 막기 어렵지만, 그 절차와 범위에서는 다툴 여지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을 확인합니다.
1) 매수인 앞으로 새로운 시정명령이 있었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건축법 제79조는 시정명령의 상대방을 건축주뿐 아니라 현재의 소유자·관리자까지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 소유자에게 내려졌던 시정명령의 효력이 자동으로 매수인에게 넘어가는 것은 아니며, 구청이 매수인을 상대로 별도의 시정명령과 이행 기회를 제공한 뒤에야 그 불이행을 이유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 절차가 생략된 채 곧바로 부과 통지가 왔다면, 그 부과 자체의 절차적 하자를 다툴 수 있습니다.
2) 가중·반복부과 부분을 소유권 변동 시점 기준으로 분리합니다.
이행강제금은 최초 시정명령일을 기준으로 1년에 2회 이내의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 조례가 정한 횟수만큼 반복해서 부과됩니다(건축법 제80조 제5항). 위반행위 자체를 한 것이 전 소유자인 이상, 매수인에게는 반복·가중 부과의 기산점을 소유권을 취득한 시점 이후로 다시 계산해야 한다는 점을 등기사항증명서상 소유권이전일 등 근거자료와 함께 제시합니다. 전 소유자 시절의 위반 기간까지 매수인의 책임으로 합산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입니다.
3) 양성화(합법화) 가능성을 실측·검토합니다.
이행강제금은 위반 상태가 해소되지 않는 한 계속 부과됩니다. 증축 부분이 건폐율·용적률·이격거리 등 건축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철거 대신 사용승인 재신청이나 양성화 절차로 위반 상태 자체를 없애는 방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됩니다. 건축사와 함께 현황 실측을 진행해 양성화 가능 여부를 먼저 가늠하고, 불가능하다면 철거 범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 방침을 정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매도인·중개인에게 손해를 물리는 청구를 설계합니다
구청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과 별개로, 애초에 이 부담을 지게 만든 매도인, 또는 이를 제대로 확인·설명하지 않은 중개인에게 손해를 물어야 실질적인 회복이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특히 시간이 핵심입니다.
1) 하자담보책임과 고지의무 위반 책임을 함께, 그러나 다른 속도로 준비합니다.
민법 제580조의 하자담보책임을 근거로 하면, 위반건축물 상태를 매매목적물의 하자로 구성해 손해배상, 경우에 따라 계약해제까지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권리는 매수인이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내에 행사해야 하는 짧은 제척기간의 제한을 받습니다(민법 제582조). 그래서 위반 사실을 확인한 즉시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청구를 서두르는 한편, 매도인이 계약 당시 이를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신의칙상 고지의무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채무불이행 손해배상 구성도 함께 준비합니다. 후자는 하자담보책임보다 소멸시효가 길어, 6개월이 지난 뒤에도 청구의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2) 매도인이 '알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모읍니다.
고지의무 위반을 인정받으려면 매도인이 위반건축물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실거주 이력, 증축 공사를 직접 진행했거나 업자에게 맡긴 정황, 과거 구청으로부터 시정명령·이행강제금 통지를 받은 이력, 건축물대장상 위반건축물 표기 시점과 매도인의 소유 기간을 대조하는 작업을 통해 이를 구체적으로 밝힙니다. 반대로 계약서나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 위반 사실이 명시돼 있었다면 매수인의 청구는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계약 당시 교부받은 서류 전체를 먼저 재확인합니다.
3) 손해액에 이행강제금 부담분과 시세 하락분을 함께 반영합니다.
청구할 손해에는 이미 낸 이행강제금뿐 아니라, 위반 상태가 해소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 원상복구(철거) 비용, 위반건축물 등재로 인한 시세 하락분까지 포함해 설계합니다. 중개인이 확인·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정황이 있다면 공인중개사법 제30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도 함께 검토하되, 중개인의 고의·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 기각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의 기재 내용을 먼저 정밀하게 대조합니다.
결론
무단증축 건물을 모르고 매수했다는 사정은 억울하지만, 구청을 상대로는 '몰랐다'는 사실만으로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그 부담을 온전히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행강제금은 절차와 범위를 다퉈 줄이고, 그 근본 원인을 제공한 매도인에게는 하자담보책임과 고지의무 위반 책임을 나누어 신속하게 청구를 시작하는 것 — 이 두 갈래를 함께 가져가야 실제로 손해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하자담보책임은 6개월이라는 짧은 제척기간이 걸려 있는 만큼, 위반 사실을 확인한 시점부터 대응을 미루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금 이행강제금 통지를 받으셨거나 매매 이후 뒤늦게 위반건축물 사실을 알게 되셨다면,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부터 함께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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