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카트리지가 대마로 나왔다면, 고의부터 다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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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카트리지가 대마로 나왔다면, 고의부터 다투세요 

김강희 변호사


전자담배 카트리지가 대마로 나왔다면, 고의부터 다투세요


사건 개요


해외 직구 사이트나 지인을 통해 구한 전자담배 카트리지를 피우다가, 혹은 소지하고 있다가 경찰에 적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은 "니코틴 액상"이나 "CBD 오일"로 알고 산 것인데, 정작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에서는 THC(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성분이 검출된 대마 오일로 판정됩니다. 당사자는 "몰랐다"고 항변하지만, 수사기관은 이미 대마 소지 혐의로 사건을 진행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담을 청해 오시는 분들의 사정은 제각각입니다. 해외 여행 중 합법인 지역에서 구입해 온 경우, 온라인에서 "CBD 전용"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산 경우, 지인에게 카트리지만 받아서 내용물을 확인할 방법이 애초에 없었던 경우까지 다양합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감정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피우고 있는지 정확히 몰랐다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마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만으로 처벌이 곧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약류 범죄도 형사처벌인 이상 고의가 있어야 하고, 고의가 부정되거나 그 정도가 낮다는 점을 증거로 뒷받침하면 결과가 달라질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그 여지는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열리지 않고, 몰랐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갖추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핵심 쟁점


먼저 법적 틀을 정리하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는 대마초와 그 수지뿐 아니라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제조된 모든 제품, 그리고 이를 함유한 혼합물질까지 "대마"로 정의합니다. 카트리지 오일이라는 형태와 무관하게, 원료가 대마초에서 나왔다면 법률상 대마에 해당합니다. 같은 법 제3조는 이러한 대마의 소지·소유·수수·운반·보관·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제61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실제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소지·사용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입니다. 판례는 대마인지 정확한 화학적 명칭까지 알아야 고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규제 대상 물질일 가능성을 어렴풋이라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했다면 미필적 고의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몰랐다"는 진술 자체보다, 몰랐다고 볼 만한 구체적 정황이 있었는지가 관건입니다. 둘째, 감정 결과와 압수 경위의 신뢰성입니다. 감정 대상물이 실제로 피고인이 소지·사용한 물건과 동일한지, 감정 절차와 수치가 적정한지도 함께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몰랐다'는 사실을 증거로 재구성하기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몰랐다"는 말은 진술일 뿐, 그 자체로 증거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김강희 변호사는 인식 없음을 뒷받침할 구체적 정황을 처음부터 다시 세웁니다.

1) 구매·수수 경위를 시점별로 재구성합니다.

제품을 어디서, 어떤 표시(니코틴·CBD·무성분 등)를 보고, 어떤 경로로 구했는지를 시점순으로 정리합니다. 판매 페이지의 상품 설명, 결제 내역, 지인과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모아 "대마로 인식할 만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합니다. 앞서 소개한 서울고등법원 2021. 9. 30. 선고 2021노734 판결은, 피고인이 액상대마와 합성대마를 착각했다고 주장한 사안에서 용기·색상·흡연방법이 현저히 달랐고 반복적으로 대량 수입하면서도 정확한 성분을 확인하지 않은 정황을 근거로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표시와 실물이 사실상 구분되지 않았고 구매 횟수·수량이 소량·일회성이었다는 점을 갖출수록 고의를 다투기에 유리합니다.

2) 적발 당시 진술과 태도를 점검합니다.

수사기관은 적발 당시 당사자의 반응—당황했는지, 순순히 제품을 제시했는지, 첫 진술에서 무엇이라고 말했는지—을 고의 판단의 간접자료로 활용합니다. 조사 초기에 진술이 오락가락하면 나중에 "사실은 몰랐다"는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조사 단계부터 일관된 진술을 유지하도록 조력하고, 이미 불리한 진술이 있었다면 그 경위와 진의를 별도로 소명합니다.

3) 일상적 사용 패턴과의 정합성을 확인합니다.

평소 니코틴 전자담배를 오래 사용해 온 이력, 다른 대마 관련 정황(대량 구매, 반복 거래, 은어 사용 등)이 없다는 점은 "우연히 잘못된 제품을 구입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 줍니다. 통화·메시지 내역, 결제 이력 등을 통해 이런 일상적 맥락을 함께 정리해 둡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감정 결과와 압수 경위를 검증하기


고의를 다투는 것과 별개로, 애초에 감정 결과와 수사 절차 자체에 다툴 지점이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국과수 감정서 한 장으로 모든 사실관계가 자동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1) 감정 대상물의 동일성을 확인합니다.

압수된 카트리지 전체를 감정했는지, 그중 일부 액상만 채취해 감정했는지에 따라 감정 결과가 실제 소지·사용한 물건 전체를 대표하는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압수조서와 감정의뢰서, 감정서의 시료 채취 방법을 대조해 물건의 동일성과 보관 경위(증거보전 절차)에 흠이 없는지를 점검합니다.

2) THC 함유량과 감정 수치를 확인합니다.

감정서에 나타난 THC 함유량, 검출 방법, 감정 기관과 담당자의 자격 등을 확인해 절차상 문제나 수치의 모순이 없는지 살핍니다. 함유량이 극히 미량이거나 감정 결과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면, 이는 소지·사용의 정도나 고의의 강도를 판단하는 데 유리한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3) 압수·수색 절차의 적법성을 점검합니다.

영장 없이 이루어진 소지품 확인이나 임의제출 절차에 하자가 있었다면, 그 경위 자체가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적법절차를 벗어나 수집된 증거는 능력이 배제될 수 있으므로, 적발 당시 정황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세밀하게 재구성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


전자담배 카트리지가 대마로 판정됐다는 통보를 받으면 대부분 당황해 아무 대응도 하지 못한 채 조사에 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순간이야말로 구매 경위, 표시 내용, 진술 태도를 정리해 두어야 하는 시점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 내역이나 판매 페이지 같은 객관적 자료는 사라지기 쉽습니다.

대마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것을 몰랐다는 점을 얼마나 구체적인 정황으로 갖추었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 놓여 계시다면, 어떤 자료를 남기고 어떻게 진술을 정리해야 할지 방향을 한 번 점검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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