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한 배우자의 이혼 요구, 대응은 어떻게 할까
사건 개요
배우자의 외도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일인데, 정작 먼저 이혼을 이야기하는 쪽은 그 배우자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미 마음이 떠났다", "더는 같이 살 수 없다"며 협의이혼이나 소송을 요구해 오면, 상대방은 배신감과 함께 "잘못한 사람이 왜 먼저 이혼을 말할 수 있느냐"는 억울함을 함께 느끼게 됩니다.
실제로 상담을 청해 오는 분들 중 상당수가 이런 상황입니다. 이혼을 원하지 않는데 상대가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것입니다. 감정적으로는 "내가 피해자인데 왜 끌려다녀야 하느냐"는 생각이 들지만, 법정에서는 감정이 아니라 혼인 파탄에 누가 주된 책임이 있고, 그 책임 있는 사람의 청구를 법이 어떤 조건에서 받아들이는지가 판단의 틀이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외도로 혼인을 파탄에 이르게 한 배우자(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다만 판례가 인정하는 예외 사유에 해당하면 결과가 뒤집힐 수 있어, 방어하는 쪽에서는 그 예외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처음부터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핵심 쟁점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판례는 오래전부터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그 파탄을 이유로 스스로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유책주의 원칙을 지켜 왔습니다. 자기 잘못으로 관계를 깨뜨려 놓고 그 파탄을 근거로 이혼을 청구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 원칙에 제한적인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상대방 배우자도 이혼의 반소를 제기하고 있거나, 표면적으로는 이혼에 응하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는 혼인 계속과 양립할 수 없는 행위를 하는 등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함에도 오기나 보복 감정에서 이혼에 불응하고 있을 뿐인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청구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판단은 유책배우자의 책임 정도, 상대방의 혼인계속의사와 감정, 별거 기간, 파탄 이후 사정 변경, 미성년 자녀의 양육·복지 상황 등을 종합해 이루어집니다. 즉 이 사건의 승패는 "누가 잘못했느냐"가 아니라, 상대가 내세우는 예외 사유가 실제로 갖추어져 있는지를 방어 측이 얼마나 무너뜨리는가에서 갈립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원칙을 방패로 세우고 예외 사유를 조목조목 반박하기
이런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법이 정한 원칙을 정확히 세워 놓는 것입니다. 그다음, 상대방이 내세우는 예외 주장을 하나하나 무너뜨립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를 구성합니다.
1) 유책주의 원칙을 첫 방어선으로 삼습니다.
외도라는 유책사유가 상대방에게 있다는 사실관계를 소송 초기에 명확히 정리해 소장·답변서에 반영합니다. 문자메시지, 사진, 카드 사용 내역, 통화 기록 등 외도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시간 순으로 정리해 두면,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는 전제 자체를 흔들리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전제가 확고해야 이후 예외 사유 다툼에서도 법원이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2) "혼인계속의사가 없다"는 상대방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대법원은 혼인계속의사를 소송 중 말로만 밝힌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혼인생활 전체와 소송 과정의 태도까지 종합해 객관적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조정기일에 성실히 출석해 회복 가능성을 진지하게 논의한 태도, 부부상담이나 회복 프로그램 참여 의사를 밝힌 기록, 별거 중에도 자녀나 생활 문제에 협조해 온 정황 등을 재판부에 제출할 수 있는 형태로 남겨 둡니다. 이런 자료가 쌓이면 "형식적으로만 이혼에 불응한다"는 상대방의 주장이 설 자리를 잃습니다.
3) "오기·보복" 프레임을 걷어냅니다.
상대방은 흔히 "저쪽이 오기로 이혼에 응하지 않을 뿐"이라는 프레임을 씁니다. 이를 막으려면 반대로 자신이 취해 온 행동이 감정적 대응이 아니라 실제 회복을 위한 노력이었음을 구체적으로 보여야 합니다. 예컨대 별거 이후에도 먼저 대화를 요청한 기록, 자녀 문제를 이유로 접촉을 유지해 온 사실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감정싸움이 아니라 관계 회복을 위한 진지한 시도였다는 점을 소명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유책성 상쇄 주장에 대비하고 반소의 함정을 피하기
원칙과 예외 요건을 다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상대방이 꺼낼 후속 주장에 미리 대비해 두는 것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이 단계에서 다음을 함께 챙깁니다.
1) "유책성이 이미 상쇄됐다"는 주장에 대비합니다.
상대방은 "그동안 충분히 배려하고 사과했다"거나 "시간이 많이 지나 서로의 책임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졌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외도가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되었는지, 진지한 사과나 재발 방지 노력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구체적 사실관계로 반박할 자료를 갖춰 둡니다. 반성이나 배려가 형식적 언급에 그쳤다는 점을 보여줄수록, 세월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의 경중을 흐리기 어려워집니다.
2) 별거 기간이 불리하게 해석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별거가 길어질수록 상대방은 "파탄이 고착화됐다"는 근거로 삼으려 합니다. 그래서 별거가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상대방의 외도와 그로 인한 갈등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사정, 그리고 그 기간에도 동거·재결합을 시도했던 정황을 함께 남겨 둡니다. 별거 자체를 피할 수 없더라도, 그 원인과 그동안의 노력을 기록해 두면 기간의 길이만으로 불리하게 평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반소 제기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합니다.
대법원이 드는 예외 인정 사유 중 하나가 상대방 배우자도 이혼의 반소를 제기하고 있는 경우입니다. 위자료나 재산분할을 구하는 것은 별개이지만, 이혼 자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면 "이혼 반소"를 섣불리 제기하지 않도록 청구 취지를 신중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잘못하면 방어를 위해 낸 반소가 오히려 "혼인계속의사가 없다"는 근거로 상대방에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
외도한 배우자가 먼저 이혼을 요구해 오면 억울함이 앞서지만, 소송에서는 그 감정이 아니라 원칙과 예외 요건을 얼마나 촘촘하게 다투는가가 결과를 가릅니다. 유책배우자의 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을 출발선으로 삼고, 상대방이 내세울 예외 주장 하나하나에 대비한 자료를 미리 갖추어야 합니다.
혼인계속의사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남겨 둘지, 별거 기간과 반소 여부를 어떻게 다룰지는 사안마다 다르게 설계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지금 그런 이혼 요구를 받고 계시다면, 어떤 자료를 남기고 어떤 순서로 대응할지 한 번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