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 — 경영권 방어 목적 다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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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 — 경영권 방어 목적 다투는 법 

강대현 변호사

회사가 갑자기 전환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했다는 공시가 뜨면, 반대 측 주주나 소액주주는 가장 먼저 "경영권 방어용 아니냐"는 의심부터 합니다. 전환사채는 발행 당시엔 채권이지만 전환권이 행사되는 순간 새 주식으로 바뀌어 지분율과 의결권 구도를 통째로 흔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회사 쪽이 "자금조달"이라는 명분을 앞세우면 실제 목적이 경영권 방어였는지를 밖에서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고, 발행이 끝난 뒤에는 다툴 수 있는 시간도 6개월로 제한됩니다. 이 글에서는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가 어떤 요건에서 인정되는지, 경영권 방어 목적 발행을 실제로 다투려면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 정리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전환사채가 경영권 분쟁의 무기가 되는 이유

전환사채(CB)는 상법 제513조에 근거해 발행되는 사채로, 사채권자가 정해진 조건에 따라 전환권을 행사하면 회사 주식으로 바뀌는 사채입니다. 전환권을 행사하기 전까지는 순수한 채권이라 회사의 자금조달 수단일 뿐이지만, 전환권이 행사되는 순간 신주가 새로 발행된 것과 같은 효과가 나면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그만큼 희석됩니다. 이 때문에 대법원도 전환사채 발행을 "사실상 신주를 발행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고, 관련 법리 상당 부분을 신주발행 법리에서 그대로 끌어옵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전환사채는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됩니다. 이사회가 우호적인 제3자에게 전환가액을 낮게 잡아 전환사채를 대량 발행하고, 그 제3자가 이후 전환권을 행사해 신주를 받으면 경영진 우호 지분이 늘어나는 동시에 반대 측 지분율은 상대적으로 줄어듭니다. 채권 형태로 먼저 발행되기 때문에 신주를 곧바로 발행하는 것보다 시장이나 주주들의 즉각적인 경계를 덜 받는다는 점도,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전환사채가 선호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전환사채는 발행 당시엔 사채이지만 전환권 행사로 신주와 같은 효과를 내므로, 판례도 그 발행을 사실상 신주발행에 준하는 것으로 다룬다.

제3자 배정 전환사채, 경영상 목적 없이는 안 된다

상법 제513조 제3항은 주주 외의 자에게 전환사채 인수권을 부여하려면 정관에 근거가 있거나 상법 제434조의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도록 하면서, 이 경우 상법 제418조 제2항 단서를 준용하도록 정합니다. 그 결과 제3자 배정 전환사채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기존 주주에게 지분비율대로 배정하는 주주배정 방식에는 이런 제약이 없다는 점과 대비됩니다.

제3자 배정에 이런 추가 요건이 붙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제3자 배정은 기존 주주가 지분비율대로 우선 청약할 권리를 사실상 우회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에, 주주배정보다 더 엄격한 정당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정관에 이사회가 임의로 제3자 배정을 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경우가 많아, 발행 자체를 형식적으로 막기는 어렵고 결국 "경영상 목적"이 실체가 있었는지를 사후에 다투는 구도로 흘러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정관 근거 또는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있어야 함

  • 경영상 목적(신기술 도입·재무구조 개선 등) 요건을 갖춰야 함

  • 경영권 분쟁이 임박하거나 계속 중인 상황에서 방어 목적만으로 발행하면 요건 흠결

  • 요건 흠결은 발행금지가처분과 발행무효의 소의 근거가 됨

제3자 배정 전환사채는 주주배정보다 더 엄격한 요건을 요구받는다 — 정관 근거나 특별결의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영상 목적이라는 실체적 정당성까지 갖춰야 한다.

경영권 방어 목적 발행이 위법해지는 기준 — 판례가 보는 것

대법원 2019. 4. 3. 선고 2018다289542 판결은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대주주나 경영진이 경영권·지배권 방어 목적으로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것은 상법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다고 밝히면서, 그로 인해 회사의 지배구조에 심대한 변화가 초래되고 기존 주주의 지배권이 현저하게 약화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한다면 그 발행은 무효라는 법리를 확립했습니다. 상법 제513조 제3항이 제418조 제2항 단서를 그대로 준용하는 만큼, 이 법리는 전환사채의 제3자 배정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실제 사건에서 법원이 살피는 요소는 여러 갈래입니다. 임시주주총회 소집이나 표대결이 예고되는 등 경영권 분쟁이 얼마나 현실화·임박했는지, 발행 규모가 기존 지분구도를 뒤집을 정도로 큰지, 종전에 자금조달을 급히 해야 할 사정이 실제로 있었는지, 전환가액이 시가에 비해 적정했는지, 인수인이 지배주주나 경영진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집니다. 어느 한 요소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고, 이 정황들이 겹쳐 지배구조에 실질적인 변화를 초래했는지가 관건입니다.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지배권 방어 목적으로 제3자에게 전환사채를 배정해 지배구조에 심대한 변화가 생기고 기존 주주의 지배권이 현저히 약화되면, 그 발행은 무효로 평가될 수 있다.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 — 무효원인을 엄격하게 보는 이유

상법은 신주발행무효의 소(제429조)는 명문으로 두면서도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에 관한 규정은 따로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0다37326 판결은 전환사채가 전환권 행사로 장차 주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신주발행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신주발행무효의 소에 관한 제429조가 전환사채 발행에도 유추적용된다고 정리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무효원인을 가급적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법령이나 정관의 중대한 위반, 또는 현저한 불공정이 있어 주식회사의 본질이나 회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거나 기존 주주의 이익 또는 회사의 경영권·지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로서, 관련 거래의 안전과 이해관계인의 이익을 고려하더라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수인이 지배주주와 특별한 관계에 있다거나 전환가액이 발행 당시 주가보다 다소 낮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자체로 무효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명시했습니다.

같은 판결은 경영권 방어 목적을 무효사유로 인정하는 범위를 "오직 지배권 변경을 초래하거나 이를 저지할 목적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로 한정하지도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2018다289542 판결이 "지배구조의 심대한 변화"와 "기존 주주 지배권의 현저한 약화"라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면서, 이 법리가 실무에서 더 구체적으로 다뤄질 수 있는 틀을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전환사채 발행의 무효원인은 법령·정관의 중대한 위반이나 현저한 불공정이 있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하고, 인수인이 지배주주와 특수관계라거나 전환가액이 다소 낮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과 6개월의 제소기간

제429조가 유추적용되는 결과,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원고는 주주·이사·감사로 제한되고 피고는 발행 회사가 됩니다. 소는 회사 본점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제기해야 하며, 다른 민사소송처럼 아무나 이해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송이 아닙니다.

가장 결정적인 제약은 제소기간입니다. 전환사채를 발행한 날로부터 6개월 안에 소를 제기해야 하고, 이 기간이 지나면 소 자체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더 나아가 판례는 이미 소송이 진행 중이더라도 그 6개월이 지난 뒤에는 새로운 무효사유를 추가로 주장할 수도 없다고 보는데, 신주발행에 수반되는 복잡한 법률관계를 조기에 확정하려는 취지를 관철하기 위해서입니다.

  • 원고: 주주·이사·감사만 가능(발행 회사의 채권자 등 제3자는 별도 절차)

  • 피고: 전환사채를 발행한 회사

  • 제소기간: 전환사채 발행일로부터 6개월

  • 6개월 경과 후에는 새로운 무효사유 추가 주장도 불가

전환사채 발행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무효를 다툴 소 자체를 제기할 수 없고, 이미 소송 중이라도 새로운 무효사유는 그 이후 주장할 수 없다.

실제 다툼에서 무엇을 입증해야 하나

소를 제기하는 쪽이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은 경영권 분쟁이 발행 당시 얼마나 현실화·임박했는지를 보여주는 사실관계입니다. 임시주주총회 소집통지, 표대결을 예고하는 공시나 보도자료, 특정 세력의 지분 매집 관련 공시, 이사회 구성 변경 시도가 있었던 시점 등을 시계열로 정리해 발행 시점과 겹치는지를 드러내는 작업이 핵심입니다.

발행조건 자체의 불공정성도 함께 살핍니다. 전환가액이 시가 대비 현저히 낮게 책정됐는지, 발행 규모가 기존 지분구도를 뒤집을 만큼 큰지, 인수인이 지배주주나 경영진 측 특수관계인인지를 확인합니다. 다만 앞서 본 대로 2000다37326 판결은 이런 사정 하나만으로는 무효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으므로, 경영권 분쟁의 임박성이나 지배구조의 실질적 변화라는 요건과 결합해서 주장해야 설득력을 갖습니다.

정관에 제3자 배정 근거 조항이 있는지, 회사가 내세운 경영상 목적을 뒷받침할 실체 자료(신기술 도입 계획서, 구체적인 재무구조 개선안, 실제 자금 집행 내역 등)가 발행 당시 존재했는지도 다툼의 대상이 됩니다. 이런 자료가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뒤 뒤늦게 급조된 정황이 확인되면, 경영상 목적이 명목상 구실에 불과했다는 유력한 정황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경영상 목적을 뒷받침할 실체 자료 없이 정관 근거만 갖춘 발행은, 그 시점이 경영권 분쟁이 임박한 때와 겹치면 그 자체로 다툼의 대상이 된다.

발행 전 가처분, 발행 후 본안소송 — 시점별 대응

아직 발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전환사채발행금지가처분이 훨씬 실효적인 수단입니다. 발행 자체를 사전에 막을 수 있고, 본안소송보다 소명 정도의 문턱도 낮기 때문입니다. 이사회 결의 공시나 발행 예정 통지가 나오는 즉시 신속하게 신청해야 실익이 있으며, 발행이 이미 완료된 뒤에는 가처분으로 되돌릴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발행이 끝난 뒤라면 본안인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로 다툴 수밖에 없는데, 이때는 앞서 본 6개월의 제소기간을 넘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전환사채 발행 사실이 등기부에 반영되는 시점, 전환권 행사로 실제 신주가 발행되는 시점을 함께 확인해 두면 대응 시점을 놓치지 않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전환사채 발행무효 판결이 확정되면 이미 전환권이 행사되어 발행된 신주도 함께 무효가 되는 구조라, 회사의 법률관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큽니다. 법원이 무효원인을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도 이런 파급효를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승소 가능성을 가늠하려면 발행 경위 전체를 시계열로 재구성해 두는 작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발행 전에는 금지가처분이, 발행이 끝난 뒤에는 6개월 내 본안소송이 유일한 통로다 — 시점을 놓치면 다툴 방법 자체가 사라진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환사채 발행 공시만 보고도 경영권 방어 목적인지 알 수 있나요?

A. 공시 자체만으로는 알기 어렵고, 발행 시점이 경영권 분쟁과 겹치는지, 전환가액과 인수인 구성이 통상적인 발행과 다른지 등 정황을 종합해야 합니다. 판례는 인수인이 특수관계인이라거나 전환가액이 다소 낮다는 사정만으로는 무효사유로 보지 않으므로 추가 소명자료가 필요합니다.

Q. 소액주주도 전환사채발행무효의 소를 제기할 수 있나요?

A. 원고적격은 주주·이사·감사에게 있고 지분율에 대한 별도 제한은 없어, 소액주주라도 주주 지위만 있으면 제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발행일로부터 6개월이라는 제소기간을 넘기면 지분 규모와 무관하게 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Q. 전환사채발행금지가처분과 발행무효의 소, 둘 다 신청할 수 있나요?

A. 아직 발행 전이라면 가처분으로 발행 자체를 막는 것이 우선이고, 가처분에서 발행을 막지 못하고 실제 발행이 이루어지면 그 이후에는 본안인 발행무효의 소로 다투게 됩니다. 시점에 따라 실익이 있는 절차가 달라지므로 순서대로 검토해야 합니다.

Q. 전환가액이 시가보다 낮으면 그 자체로 무효인가요?

A. 전환가액이 낮다는 사정만으로는 무효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경영권 분쟁 상황, 발행 규모, 지배구조 변화 정도 등과 결합해 법령·정관의 중대한 위반이나 현저한 불공정에 이르러야 무효로 판단됩니다.

Q. 이미 전환권이 행사돼 신주가 발행됐다면 되돌릴 수 없나요?

A. 전환사채 발행 자체가 무효로 확정되면 그에 따라 발행된 신주도 함께 무효가 되는 구조입니다. 다만 발행일로부터 6개월이라는 제소기간이 이미 지났다면 전환권 행사로 신주가 나중에 발행됐더라도 다투기 어려울 수 있어 시점 확인이 중요합니다.

Q. 회사가 경영상 목적이 있었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반박하나요?

A.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을 뒷받침할 구체적 자료가 발행 시점에 실제로 존재했는지를 다툽니다. 경영권 분쟁이 임박한 시점에 뒤늦게 급조된 자료라면, 경영상 목적이 명목상 구실에 불과했다는 정황으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전환사채는 자금조달 수단이면서 동시에 지배구조를 바꿀 수 있는 수단이라, 발행 목적을 둘러싼 다툼이 끊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무효원인을 엄격하게 해석해 단순히 방어 목적이 의심된다는 사정만으로는 무효를 인정하지 않고, 지배구조에 심대한 변화가 초래되고 기존 주주의 지배권이 현저히 약화되는 수준에 이르러야 비로소 무효로 봅니다.

그만큼 다투는 쪽에서는 경영권 분쟁의 현실화 정황과 발행조건의 불공정성, 경영상 목적의 실체 결여를 함께 소명해야 하고, 발행일로부터 6개월이라는 제소기간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발행이 예고된 단계라면 본안소송보다 가처분으로 먼저 대응하는 편이 실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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