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 미이행 신탁사, 대출원리금 전액 배상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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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준공 미이행 신탁사, 대출원리금 전액 배상 판결 

강대현 변호사

부동산 개발사업에 돈을 빌려준 대주단이 정작 시공사가 아니라 신탁사를 상대로 대출원리금 전액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관리형토지신탁 계약에 신탁사가 준공을 책임지겠다는 확약이 들어 있었기 때문인데, 문제는 그 확약을 어긴 대가가 단순한 지연손해금인지 대출원리금 전액인지를 두고 신탁사와 대주단의 주장이 정면으로 부딪힌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2025년 5월 법원은 물류센터 개발사업에서 신탁사에 대출원리금 전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해 신탁업계 전체가 긴장하는 상황입니다. 이 글에서는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에서 신탁사가 지는 책임의 법적 성격과 그 범위, 그리고 대주단·시행사·시공사 각자가 분쟁 국면에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 — 신탁사가 시공사 대신 지는 의무

부동산 개발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에서는 대체로 시행사가 위탁자로서 토지를 신탁사에 맡기고, 신탁사는 수탁자로서 그 부동산의 소유권을 넘겨받아 사업을 관리하며, 대주단은 우선수익자로서 사업비를 대출해주고, 시공사가 실제 공사를 수행합니다. 이 구조에서 대주단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시공사가 자금난이나 부도로 공사를 끝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책임준공확약입니다. 신탁계약에 시공사가 정해진 기한 안에 준공(사용승인)을 마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그 준공의무를 대신 이행하기로 대주단에 약속하는 조항을 넣는 방식입니다.

이런 구조가 널리 쓰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시공사가 중소형 건설사인 경우가 많아 그 자체의 신용만으로는 대주단이 선뜻 대출을 실행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면 신탁사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고 자본력을 갖춘 금융회사이므로,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이 있어야 비로소 대주단이 PF 대출을 승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책임준공확약은 대출 실행의 전제조건이자 대주단이 믿고 돈을 빌려주는 실질적인 담보 장치로 기능해 왔습니다.

책임준공확약은 시공사가 준공기한 안에 공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그 준공의무를 대신 부담하기로 대주단에 약속하는 조항이다.

준공 기한을 넘기면 무슨 일이 일어나나 — 1차 채무에서 2차 채무로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에서 신탁사가 지는 의무는 단계가 나뉩니다. 1차적으로는 건물을 실제로 완공해 사용승인까지 받아내는 준공채무 자체이고, 신탁사가 정해진 책임준공기한까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그 순간 의무의 성격이 바뀝니다. 준공 자체를 이행할 의무가 아니라, 준공하지 못한 데 따른 손해를 금전으로 배상할 2차적 금전지급채무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이는 채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 민법 제390조의 일반 법리가 신탁계약상 책임준공확약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구조입니다.

실무에서 준공이 지연되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시공사의 자금난이나 부도가 가장 흔하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 중단, 인허가 처리 지연, 설계 변경에 따른 공정 차질도 원인이 됩니다. 신탁사는 준공기한이 다가오는데도 공정이 지연되면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직접 자금을 투입해 공사를 마무리하려 시도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기한 안에 사용승인을 받지 못하면 책임준공기한 도과라는 사실 자체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 책임준공기한 — 신탁계약서에 특정 날짜 또는 착공일로부터 기간으로 명시되는 것이 일반적.

  • 준공의 의미 — 단순 공사 완료가 아니라 관할 관청의 사용승인(준공검사필증 교부)까지 받은 시점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음.

  • 면책 여부 —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 사유는 신탁계약서에 별도 면책조항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

책임준공기한을 넘기는 순간 신탁사의 의무는 '준공하는 것'에서 '준공하지 못한 손해를 배상하는 것'으로 성격 자체가 바뀐다.

손해배상의 범위 — 지연손해금이냐, 대출원리금 전액이냐

여기서부터가 실제 분쟁의 핵심입니다. 신탁사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그 손해를 얼마로 볼 것인지를 두고 대주단과 신탁사의 입장이 정면으로 갈립니다. 대주단은 신탁계약서에 손해배상액을 대출원리금 및 연체이자로 미리 정해두었다면 이는 민법 제398조가 정한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하므로, 실제 손해액을 별도로 증명할 필요 없이 약정된 금액 그대로 청구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신탁사는 자신이 배상해야 할 손해는 책임준공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실제 손해, 즉 준공이 지연됨으로써 대주단이 대출금 회수가 늦어져 입은 손해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맞섭니다.

이 다툼은 단순한 이론 논쟁이 아니라 실제 배상액에서 몇 배의 차이를 만듭니다. 대출원리금 전액을 인정하면 사실상 신탁사가 대주단의 대출 원금 자체를 대신 갚아주는 결과가 되지만, 실손해만 인정하면 준공 지연 기간에 상응하는 이자 상당액 정도로 배상 범위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대주단 입장에서는 담보로 삼았던 부동산의 가치가 준공 지연으로 하락했거나 처분이 지연되어 발생한 손실까지 포함해 주장하는 경우가 많고, 신탁사는 반대로 부동산을 정상적으로 처분했다면 회수 가능했을 금액을 공제해야 한다고 맞서는 식으로 구체적인 손해액 산정 방식 자체도 별도의 다툼거리가 됩니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2025년 1월 31일부터 시행한 '책임준공확약 토지신탁 업무처리 모범규준'은 신탁사의 손해배상 범위를 책임준공의무 미이행으로 대출원리금 회수가 지연됨으로써 발생한 실제 손해로 한정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어, 법원의 판단과 감독당국의 정책 방향 사이에 온도차가 있는 상태입니다. 이 모범규준은 새로 체결되는 신탁계약에 적용되는 성격이 강해, 이미 체결된 기존 계약에서 벌어지는 소송에는 계약 당시의 문언이 여전히 그대로 기준이 된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신탁계약서에 손해배상액을 대출원리금과 연체이자로 미리 정해두었는지가 '손해배상액의 예정'을 인정받을 수 있는지를 가르는 핵심 문언이다.

법원이 내놓은 첫 판단 — 물류센터 개발사업 소송

이 쟁점에 관해 실제로 나온 판결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5. 30. 선고 2024가합69485 판결입니다. 경기도 소재 물류센터 개발사업에서 신탁사가 책임준공확약을 했음에도 정해진 기한 안에 준공을 마치지 못하자, 대출을 실행했던 새마을금고 23곳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신탁사를 상대로 미상환 대출원금과 지연이자를 합쳐 256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은 대주단의 청구를 모두 받아들여 원고 전부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에서 신탁사의 1차적 의무는 준공 자체를 이행할 채무이지만, 이를 위반했을 때 발생하는 2차적 의무는 손해를 직접 금전으로 배상하는 채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신탁계약서에서 정한 배상액 산정 방식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한다고 보아, 대주단이 실제 손해를 별도로 입증하지 않아도 대출원리금과 연체이자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신탁사는 이 판결에 불복해 2025년 6월 20일 항소했으므로, 아직 확정된 결론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이 판결이 나온 뒤 신탁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규모 때문입니다.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한 사업장이 2023년 말 19건(3,540억원)에서 2024년 1분기 34건(7,800억원)으로 급증한 상태였는데, 이번처럼 대출원리금 전액을 인정하는 판단이 항소심과 다른 사건들에서도 유지된다면 신탁사들이 떠안아야 할 배상 부담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합69485 판결은 책임준공 미이행에 대해 지연손해금이 아닌 대출원리금 전액 배상을 인정한 첫 사례로, 아직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신탁사의 방어 논리와 대주단이 준비해야 할 입증자료

신탁사가 항소심이나 다른 소송에서 내세우는 방어 논리는 대체로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신탁계약서상 배상액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이 아니라 단순한 손해액 산정 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는 문언 해석 다툼이고, 다른 하나는 설령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라 하더라도 그 금액이 지나치게 커서 부당하므로 감액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손해와 무관하게 대출원리금 전액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은 신탁사에 과도한 책임을 지운다는 취지입니다.

이런 다툼에 대비해 대주단 쪽에서 미리 확보해 두어야 할 자료도 분명합니다. 소송이 시작된 뒤에야 자료를 찾으면 이미 늦는 경우가 많습니다.

  • 신탁계약서 원본 — 책임준공기한, 배상액 산정 조항, 면책조항의 정확한 문언.

  • 대출약정서 — 대출원금·이자율·연체이율·기한이익 상실 조건.

  • 준공기한 도과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 — 공정률 보고서, 사용승인 신청 및 반려 이력.

  • 신탁사에 발송한 준공 촉구 및 채무불이행 통지서와 그 도달 증빙.

손해배상액의 예정 조항이 있는지, 그 금액 산정 방식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는지가 소송의 승패를 가른다.

시행사·시공사에 미치는 파장 — 구상권과 책임 소재

신탁사가 대주단에 대출원리금 전액을 배상하면 그것으로 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신탁사는 애초에 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원인 제공자인 시공사, 그리고 사업 주체인 시행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신탁계약서와 도급계약서에 구상 관련 조항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따라 시공사와 시행사가 신탁사의 배상액을 다시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더해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신탁사가 시공사 부도 이후 준공을 마치기 위해 자기 자금(고유계정)을 투입한 경우, 그 비용을 신탁재산에서 우선 상환받을 수 있는지의 문제입니다. 이 비용상환청구권이 대주단(우선수익자)의 대출채권보다 우선하는지는 신탁계약에 명시적 조항이 없으면 인정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아, 신탁사·시행사·대주단 세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한 사업장 안에서 복잡하게 얽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시공사 입장에서도 이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닙니다. 신탁사가 대주단에 배상한 뒤 시공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면, 원래 시공사가 부담했어야 할 지체상금이나 하자보수 책임 논의와 별개로 대출원리금 규모의 새로운 채무가 생겨날 수 있습니다. 시공사가 이미 부도 상태라면 신탁사가 회수할 재원이 마땅치 않아 구상권이 사실상 회수 불능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시공사에 다른 자산이나 보증인이 남아 있다면 그 구상 소송이 별도로 장기화되기도 합니다.

신탁사가 대주단에 배상한 뒤에는 그 부담을 시공사·시행사에 되돌리는 구상권 다툼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분쟁이 시작됐다면 — 실무 체크포인트

책임준공 미이행을 둘러싼 분쟁은 당사자가 대주단이든 신탁사든 시행사든, 결국 계약서 문언과 사실관계 정리에서 승패가 갈립니다. 소송을 준비하거나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래 사항부터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신탁계약서상 책임준공기한의 기산일과 종기를 정확히 특정할 것.

  • 배상액 산정 조항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실손해 배상인지 문언을 다시 확인할 것.

  • 준공 지연 원인이 불가항력에 해당하는지, 면책조항의 적용 범위를 검토할 것.

  • 구상권 행사 대상과 범위에 관한 조항이 신탁계약·도급계약에 각각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대조할 것.

특히 대출원리금 규모가 크고 다수의 금융기관이 대주단으로 얽혀 있는 사업장일수록, 초기 계약서 검토 단계에서 쟁점을 선명하게 정리해 두어야 소송이 길어지더라도 방향을 잃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책임준공확약이 있으면 대주단은 대출원리금을 무조건 전액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신탁계약서에 배상액을 대출원리금과 연체이자로 정해두고 그것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되면 전액 청구가 가능하지만, 신탁사가 실손해만 배상하면 된다고 다투는 경우가 많아 계약서 문언과 법원의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신탁사가 항소하면 이번 판결의 효력은 어떻게 되나요?

A. 1심 판결은 항소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확정되지 않으므로, 다른 유사 사업장의 분쟁에 곧바로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이런 1심 판단이 이후 협상이나 유사 소송의 방향에 상당한 참고자료로 활용됩니다.

Q. 시공사가 부도난 경우에도 신탁사가 책임준공의무를 지나요?

A.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의 취지 자체가 시공사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비한 것이므로, 시공사 부도는 오히려 신탁사의 책임준공의무가 현실화되는 대표적인 상황입니다.

Q. 시행사는 신탁사의 손해배상에 대해 아무 책임이 없나요?

A. 신탁사가 대주단에 배상한 뒤 신탁계약이나 관련 약정에 따라 시행사나 시공사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어, 시행사 입장에서도 최종적으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Q. 책임준공확약이 없는 신탁계약이라면 대주단은 보호받을 수 없나요?

A. 책임준공확약이 없다면 신탁사는 준공 자체에 대한 법적 의무를 지지 않으므로, 대주단은 시공사나 시행사를 상대로 한 별도의 담보·보증 수단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신탁업계에 어떤 영향이 있나요?

A. 책임준공 미이행 사업장 규모가 이미 수천억원대로 커진 상태라, 대출원리금 전액 배상이라는 판단이 유지될 경우 신탁사들의 우발채무 부담이 한꺼번에 커질 수 있어 업계 전반의 리스크 관리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맺음말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토지신탁은 시공사의 신용만으로 부족한 PF 대출을 성사시키는 실무적 장치였지만, 준공이 지연되었을 때 신탁사가 부담하는 손해배상의 범위를 두고는 여전히 법원과 감독당국, 신탁사와 대주단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대출원리금 전액을 인정한 이번 판결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신탁계약서의 배상액 조항이 어떻게 쓰여 있는지가 결국 분쟁의 승패를 가른다는 점은 분명해졌습니다.

수원·경기남부 지역에서도 물류센터나 지식산업센터 개발사업에 책임준공확약형 신탁이 활용되는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어, 계약 체결 단계부터 배상액 조항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이후 분쟁의 향방을 좌우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대주단이든 신탁사든 시행사든, 계약서의 문언 하나하나를 처음부터 꼼꼼히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010-3432-1451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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